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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죠-나윤권&아이유




*



첫사랑이죠








저번 주 월요일, 고등학교 3학년 실장이었던 재환이에게서 문자가 왔다.



[ㅇㅇㅇ맞지? 나 청하고 3학년 2반 실장이었던 재환인데, 우리 다음 주 금요일 10시 고기먹자에서 3-2 동창회 하려는데 참석 가능해?

늦어도 이번 주 금요일까지는 답장 부탁해. 미리 예약해야 해서 인원 파악하려고!]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미친 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가고 싶다, 가고 싶지 않다. 두 생각이 공존했다. 하지만 그 고민은 그 날, 그러니까 동창회를 한다던 그 날 야자 끝나고 간만에 1학년 담임들 끼리 간단하게 회식을 하자고 하는 부장선생님의 한 마디에 나는 결국 재환이에게 불참의사를 표시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혹시 늦게 라도 올 수 있으면 늦게라도 와!] 재환이의 답장에 [응] 이라고 보냈다. 조금, 아주 조금 아쉬운 마음이 생겼다.




*




그런데 회식 당일인 오늘 갑자기 따님이 열이 올라 병원에 데려가 봐야 할 거 같다는 부장님의 말 한마디에 우리의 회식은 최소가 되었다.



“ㅇ쌤! 오늘 야자 감독도 아닌데 남아있던 쌤들 시간도 아깝고 해서 우리끼리 간단하게 한 잔 하러 가려는데 ㅇ쌤도 갈래?”



옹쌤이 몇몇 선생님들과 의논을 하고 간단히 술을 마시러 가기로 결정했는지 나에게도 함께 가자고 물어왔다. 문득 오늘 10시에 동창회가 있다는 사실과 늦게라도 올 수 있으면 와도 된다고 답장해 준 재환이의 문자가 생각났다. 죄송해요. 오늘 급한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할 거 같아요. 다음에 꼭 같이 갈게요. 그렇게 답한 나는 학교를 빠져 나와 급하게 택시를 잡아탔다.




“고기먹자로 가주세요.”




*




문고리를 잡았다 뗐다 몇 번이나 이 문 앞에서 문을 열고 들어갈까 말까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그냥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되는 것이지만 나는 쉽게 그러지 못했다. 나는 고3, 아버지의 직장 문제로 개학하고 나서 한 달 정도 지나 전학을 오게 되었다.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그 반 아이들은 이미 친해 질대로 친해져서 서로 같이 지내는 무리가 생겼고, 나는 일 년 정도 지내고 대학가면 볼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굳이 먼저 친해지려 다가가지 않았다. 즉, 나는 청하고 3학년 2반에 친한 사람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어째서 나는 친한 사람 하나 없는 동창회에 와서 들어가지도 못 할 거면서 이렇게 앞에서 고민하고 있나 그 이유는,



“아이고, 아가씨 여기 이렇게 서있으면 우리가 음식 서빙하기 불편한데 들어 갈 거야?”



“아니에요. 죄송해요.” 차마 들어갈 용기가 없던 나는 아주머니가 지나갈 길을 내기 위해 옆으로 비키면서 아주머니에게 심심한 사과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기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틀어 밖으로 가려고 했다. 그 때 누군가가 내 손목을 잡아챘다. 나는 뭔가 해서 나를 돌려 세운 사람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네가 있었다. 




[워너원/강다니엘] 첫사랑이죠 上 | 인스티즈


“여기까지 와 놓고 그냥 가나? 같이 들어가자”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장본인.

나의, 첫 사랑

강 다니엘




*




너는 문을 열고 나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나와 같이 막 도착했음에도, 친화력이 좋아 반 아이들과 두루두루 친했던 너는 들어오자마자 자연스럽게 동창들의 사이에 자리를 잡고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그에 반해 나는 딱히 친한 사람이 없어 혼자 구석에 앉아 혼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혼자 의미 없이 한 두잔 홀짝이자 누군가가 잔을 들고 내 앞에 앉는 게 느껴졌다.



“일 있다더니 왔네? 근데 왜 혼자서 마시고 그러냐?”



재환이었다. 혹시나 네가 아닐까 기대를 했던 걸까. 조금은 실망한 마음과 함께 그래도 더 이상 혼자 마시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웃으며 재환이를 맞이했다. 아마 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술을 마시는 내가 마음이 쓰인 모양이었다.



“회식이 잡혀있었는데 취소되는 바람에... 오늘 동창회 있다는 거 생각나서 와봤어.”



그 뒤로는 한두 잔씩 걸치면서 고3 수능 끝나고 나와 재환이가 짝이 된 이야기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나는 재환이와 이야기를 하는 중에도 앞 테이블에서 다른 아이들과 반갑다는 듯이 건배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네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너 지금은 직장생활하고 있는 거야?”

“아, 회사를 다니는 건 아니고 사대 졸업하고 임용 붙어서 얘들 가르치고 있지.”

“오? 고등학교? 중학교?”

“△△근처에 있는 여고.”

“오, 여고생들 풋풋하겠다. 나도 그런 파릇파릇한 시절이 있었는데. 어떤 과목 가르치는데?”

“국어”



재환이와 둘이서 술 마시면서 이야기 하는 게 어색할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재환이와의 대화는 어색하지도 끊이지도 않고 계속 이어졌다. 그러다 재환이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아, 잠시만 전화 좀”



전화가 와서 받고 오겠다며 나에게 양해를 구하는 재환이에게 받고 오라 말하고 나서 나는 다시 혼자 있게 되었다. 그러다 네가 뭐하나 궁금해져서 너를 찾으니 너는 이번에는 나와 정 반대쪽의 테이블에 가서 아이들과 술을 마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 테이블을 옮겨가며 아이들 하나하나와 인사를 나누는 것 같았다. 네가 내가 있는 테이블에 오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 지, 네가 나에게 인사를 건네면 어떤 표정으로 대답해야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상상을 하면 할수록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나 술을 더 마시면 긴장이 풀릴까 해서 눈앞의 술을 몇 잔 연달아 마셨다. 그러다 내 손목에 차여진 손목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




고3, 수능과 입시가 지나고 어느새 졸업식이 다가왔다. 한 겨울이라 두꺼운 패딩과 빨간 목도리로 온 몸을 치장하고는 학교로 향했다. 졸업식, 결국 나는 일 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너에게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못 붙여봤다. 이미 지난 일에 대한 후회를 해도 이미 늦었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들었다. 내 눈에 들어온 하늘은 참 예뻤다. 그렇게 하늘만 보고 걷다가 그 전날 내린 눈이 얼어있는 빙판을 밟은 건지 발을 헛디뎠고 엄청 추하게 뒤로 나자빠질 거라 생각하고 눈을 감았다. 그러나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넘어지려는 나를 뒤에서 잡아줬다. 나는 감사를 표해야 한다는 생각에 뒤를 돌아 그 사람을 쳐다봤다.




[워너원/강다니엘] 첫사랑이죠 上 | 인스티즈


“괜찮아? 어제 눈 와서 바닥 미끄러운데 잘 보고 다녀.”



나를 도와준 그 사람은 너였다. 순간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는 생각과 내가 네 품에 거의 안겨있었다는 사실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고마워.”라고 너에게 이야기 하고는 혹시나 너에게 붉어진 내 얼굴을 들킬까 목도리로 최대한 얼굴을 가리고는 재빨리 자리를 떴다. 혹시나 네가 나의 붉어진 얼굴을 봤을 까봐 아 춥다. 라는 변명을 덧붙이면서.


물론, 도망쳐 오는 중에 어째서 제대로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지 고마우니 커피라도 사겠다는 둥 좀 더 이야기를 하지 않은 나를 원망했다. 평소라면 다음에는 꼭, 이러면서 넘어갔겠지만 오늘은 졸업식이었다. 오늘 이후로 너를 볼 수 있을 날은 아마 없을 것이었다. 자신의 미련함에 조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졸업선물 챙겨온 거 나한테 주면 돼!”



일주일 전 반 친구들에게 졸업선물을 사주는 게 어떨까라는 의견이 나와 인당 만원 내외의 선물을 사서 반 아이들에게 나눠주기로 했었다. 나는 무엇을 살까 고민을 하다가 길을 가다가 본 너를 닮은 새하얀 강아지 열쇠고리를 샀다. 선물은 랜덤으로 뽑는 걸 알고 있었고 이게 너에게 갈 거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샀다. 그냥, 너를 닮았다. 그 사실 하나면 내가 졸업선물로 사는 이유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선물을 달라고 하는 재환이에게 선물을 건네 줬다. 선물을 다 받은 재환이는 어디서 구했을지 모를 커다란 상자에 선물을 다 넣고는 말했다.



“이거 1분단부터 랜덤으로 선물 돌린다!”



내 자리는 1분단 맨 앞줄이었다. 그리고 내 짝은 재환이었다. 재환이는 내 앞에 상자를 놓더니 엄청 진지한 표정으로 박스 안을 뒤적이다가 나에게 선물 상자를 건넸다. 그리고 바로 옆인 자신의 책상에도 선물 상자를 꺼내 올려놓고는 뒤로 가서 선물을 돌리기 시작했다. 재환이가 뒷줄로 이동하는 걸 본 나는 나의 선물 상자를 확인했다. 그리고 터지는 기쁨에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고양이가 그려진 포장지에 분홍색 리본으로 포장된 상자. 그건 분명 아침에 네가 들고 있던 상자가 분명했다. 네가 이 상자를 들고 절친인 재환이와 장난치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었다. 네가 준비한 선물이 나에게 왔다. 그 사실 하나 만으로도 나는 아침에 너와 이야기를 못해 우울해 했던 기분이 조금은 좋아졌다.




그 뒤로 강당에 가서 이런저런 졸업식 절차를 거쳤지만 나는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도 담임선생님의 덕담도 그 무엇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오직 너에게서 받은 선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졸업식이 끝이 나고 반 아이들은 친한 친구들과 또는 담임선생님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졸업이니 너에게 사진 한 장 정도는 같이 찍자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 같아 네 주변을 맴돌면서 사진찍자고 말 할 타이밍을 노렸다. 그러나 사진을 찍자며 끊임없이 너에게 다가오는 반 아이들 때문에 결국 나는 너와 사진 찍기를 포기하고 뒤돌아 강당을 빠져나왔다.




집에 와서 너의 선물을 풀어보니 안에는 작은 엽서와 함께 아기자기한 손목시계가 있었다. 먼저 엽서를 펼쳐 보았다. 엽서에는 삐뚤삐뚤하지만 또박또박한 글씨로 [생일 축하해!] 라고 써져있었다. 엽서를 얼마나 급하게 쓴 건지 졸업을 생일이라 쓴 걸 보고, 그런 네가 귀여워 하늘로 치솟는 입꼬리를 주체할 수 없었다. 이 엽서를 고르는 네 모습, 그 엽서에 나름 열심히 또박또박 글씨를 쓰는 네 모습이 그려졌다. 아, 귀여워. 엽서를 보고나서 네가 고심해서 골랐을 시계를 보았다. 테두리는 로즈골드 톤으로 되어있었고 가죽 끈은 흰색으로 된 심플하지만 예쁜 시계였다. 시계를 확인하자마자 바로 찼다. 그리고 몇 번이나 내 눈으로 시계를 확인하고 만지작거렸다. 너와 나 사이에 비록 작지만 하나의 연결고리가 생긴 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나는 시계 반지 이런 걸 전혀 안하는 사람이었지만 너에게 시계를 받은 그 날부터 하루도 빼먹지 않고 그 시계를 차고 다녔다. 졸업식 다음 날이 생일인 나를 축하해 주러 멀리까지 온 예전 고등학교 친구들은 내가 시계를 차고 있는 걸 보고는 시계 같은 거 차면 간지럽다고 안하더니만 니가 이런 것도 하냐며 굉장히 놀라워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제가 써놓고 주인공이 다니엘인지 재환이인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다음편에는 다니엘이 많이 나올거에요!!!(아마...)

계획은 상하편+다니엘 외전 이렇게 생각중인데....

계획이니까요...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구요. 여러분 굿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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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다니엘이 원래부터 여주한테 주려던 선물같은 느낌....!ㅜㅜㅜㅜㅜㅜㅜㅜㅜ설레네요 뒷내용 궁금해집니다
6년 전
독자3
백퍼 노린 거네요 재환이가 일부러 녤이 선물 골라서 준 것 같은데...! 다음 날이 생일이라니 너무 빼박인데 여주는 왜 의심조차... 왜... 착각이라고 생각해도 괜찮은데... 왜...!
6년 전
독자4
우오 선물 노린건가요오 재환이랑 짜고치는건가요오 끼약..설래라..♡♡
6년 전
독자5
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뭐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요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6
다니엘 여주 생일인거알고 재환이한테 부탁해서 여주한테 가도록한건가??
6년 전
독자7
여주 선물도 다녤에게 갔으려나요ㅎㅎ 담편르로 얼른 가여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ㅎㅎ
6년 전
독자8
첫사랑이 다녤이라니...! 선물 백퍼 노린 거네 다녤,,, 귀엽다 ㅜㅜㅜ
6년 전
독자9
와우 ㅠㅠㅠㅠㅠ 풋풋한 사랑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보고갑니다ㅠㅠㅠㅠ 빨리 담편으로 넘어가야겠어여
6년 전
독자10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첫사랑 말로만 둘어도 너무 설레뇨ㅜ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1
헐헐 진짜 넘 설레버렸어요.,,ㅜ 선물 노린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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