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엔 독자님들이 생각하는 주인공들을 대입하시면 됩니다:)
너는 예뻤다. 그리고 눈부셨다.
上.
우리가 처음 만난건 중학교 때였나. 내가 한창 철이 없고 일진행세를 하기 시작할 때 너를 만났다.
너는 우리반의 반장이었다. 너는 선생님께 늘 칭찬을 들었고 나는 늘 교무실에 끌려가 야단을 맞았다.
어느 날 너는 지나가던 아이의 돈을 뜯고 있던 내게 무작정 주먹을 날렸다. 정의로운 척 쩌는 새끼네. 생각했었다.
그러나 겉으로 착한척, 바른척한다고 생각했던 네 모습이 진짜 너라는 것을 알게 되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게 주먹을 휘두른 다음날 괜찮냐며 미안한 얼굴로 밴드와 약을 가져오는 너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때부터였나. 내가 너를 좋아하게된것이.
다시 생각해보면 내게 주먹을 날리며 그 붉은 입술로 험한 욕을 하던 네 모습에 어쩌면 반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날을 계기로 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넌 내게 아침에 오면 안녕 인사를 건넸고 나는 네가 반을 조용히 시킬때 마다 너를 도왔다.
그러나 넌 여전히 선생님께 사랑받는 모범생이었고 나는 비행하는 반항아였다. 주위 어른들은 너와 내가 가까워 지는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담임은 나를 불러 너를 방해하지 말라 했다. 그 때 너는 예쁜 웃음을 띄며 내게 말했다. 너도 나랑 공부하면 되잖아.
공부. 그런 건 관심도 없던 나에게 '너'라는 존재는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너와 같은 고등학교를 가 같은 대학을 가고싶었다.
너와 동등한 위치에서 당당하게 내가 너를 좋아한다. 그렇게 고백하고 싶었다.
이 덕분에 나는 간당히 너와 같은 고등학교를 갈 수 있었다.
학원을 끊고 앞으로는 도서관에서 공부할거라는 너의 말에 무작정 나도 같이 하겠다며 너를 따라갔다.
공부. 성적. 모두 다 너와 함께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은 나의 핑계였다.
도서관 가서 눈에 너의 얼굴을 박아오겠다는 결심과는 다르게 시간이 늦어 아무도 없는 도서관에 너와 나 단둘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너와 마주앉아 공부하다 눈이라도 마주치는 날엔 정말 심장이 빵 터져버릴것만 같아 책에만 고개를 박고 몇시간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잠깐 내가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너는 졸렸는지 곤하게 자고 있었다.
그렇게 잠이 든 너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에 한번 마음에 한번 새기다 무언가에 이끌린듯이 너의 작은 입술에 입을 맞추고 말았다.
너는 깊이 잠들지 않았던지 나의 입맞춤에 눈을 떴고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도망치듯이 도서관을 빠져나갔다.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본거 아니까 답장좀 해라. 폰이 뜨거워지도록 너에게 카카오톡을 보내보았지만 너는 묵묵부답이었다.
메세지 옆에 사라진 너의 1이 정말 너의 마음일까. 그날 바보처럼 밤새 너를 그리며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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