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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 전체글ll조회 89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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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W.몽상




 
 
 
 
 
 


"아 진짜 더워, 비나 한바탕 왔으면 좋겠다"
"이정도면 진짜 오징어 구이 될 수준이야.."
"제발 비 좀 와라"







그래, 이번 여름은 어느때보다 더 더운 여름이다. 한바탕 비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계속 했었는데 오늘 아침 눈을 뜨니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에 '비오네'라는 생각과 이제 더움이 좀 가겠구나 했다.
경솔한 생각이였다.
등교길부터 휘몰아치는 비에 학교를 왔을 때는 이미 깔끔하게 말린 머리는 촉촉한 물미역이 되있었고 뽀송뽀송했던 교복은 빗 자국이 가득, 무엇보다 제일 찝찝한건 젖은 양말.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신은 순간 짜증이 밖에서 내리는 비처럼 몰아쳤다.
젖은 머리를 조금씩 짜며 반에 들어가는 순간 다시 나가고 싶다는 욕구가 들었다. 이 습기 어쩔건데
어제까지 나와 같이 얘기하던 친구는 체육복으로 이미 갈아입은 상태였다. 자리에 가방을 놓고 일단 화장실부터 가야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를 데리고 문을 열려고 했는데 먼저 열리는 문에 움찔하다 앞에 있는 남자애를 올려다 보았다.

 
 
 
 
 
 

[워너원/박우진] 장마 | 인스티즈

"아.. 어 미안"


 

 

 


 

아 박우진? 나는 괜찮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박우진을 지나쳐 화장실로 가고있었다.

가던 중에 옆에서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친구가 주위를 살피다 입을 열었다.


 

 

 

 


"너 쟤랑 아는 사이야?"

"누구, 박우진?"

"어어"

"아니 뭐, 그냥 서로 얼굴만 아는 모르는 사이? 무슨 말인지 알지"

"아 어, 알겠어"

"근데 왜?"

"아니 내 친구가 쟤랑 친하다? 근데 쟤가 여자한테 관심이 없었대., 근데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데 그게 너라는거야"

"나? 에이, 아니겠지. 나 쟤랑 얘기해본 적도 없는데?"

"그러니깐- 그래서 그냥 한번 물어본거야"


 

 


 

친구에 말에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화장실에 들어갔다. 

근데 박우진 걔는 우리반에 왜 온거지



 

 

 

***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의자에 앉아 기지개를 피고있는데 뒤에서 어깨를 툭툭 쳐서 뒤를 돌아보니 손가락이 내 볼을 찔렀다.

이런 장난을 할 사람은 김재환 밖에 없지 하고 손을 치워 뒤를 제대로 돌아보니 김재환이 재미있다는 듯 웃고 있었다.


 

 

 

 

"재밌어?"

[워너원/박우진] 장마 | 인스티즈

"응, 너 표정 보는게 제일 재밌어"


 

 

 

 


정말 재밌다는 듯이 웃는 김재환에 안쓰럽다는 미소를 보여주며 '재환아 친구 없어?'라며 물어보자 김재환은 받아주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라며 내 어깨를 드럼치듯이 통통 두드렸다.

그때 누군가가 김재환을 불렀고 나와 김재환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돌렸을 때 보이는 사람은 아까 아침에 본 박우진이였고 박우진은 우물쭈물하다 김재환에게 손짓을 하며 나오라 했다.

평소같으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잠을 청했을텐데 아까 아침에 했던 얘기가 생각나 오랫동안 그 아이에게 시선이 머물 수 밖에 없었다.

박우진은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다 김재환과 얘기를 했고 김재환도 날 힐끔 보다가 이내 나에게로 다시 왔다. 

뭐야 왜 나한테 오는데, 보는게 그렇게 티났나?



 

 


 

"야, 이름아 너 문학책 있냐"

"있는데 왜?"

"박우진 빌려줘도 됨?"

"되긴 되는데 너꺼 두고 왜 내꺼를 빌려줘?"

"너 같으면 백지상태인 내 책 빌려줄래? 필기 다 된 너꺼 빌려줄래? 난 후자"


 

 

 


 

김재환의 나름 설득력 있는 말에 수긍을 하며 문학책을 건내주었고 뒤돌아 가는 김재환을 보다 다시 박우진을 쳐다보았다. 박우진은 날 쳐다보고 있었는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에 띄게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늘 무표정이길래 감정이 티가 안 나는 줄 알았는데 금방 나네

어, 귀 빨개졌다.



**


 

 

 

그렇게 장마는 계속 되었다. 

계속 되는 장마에 나는 우산 챙기는게 버릇이 되었다.

그런데 계속 되었던건 장마뿐만 아니라 박우진이 내 교과서를 빌리는 일도 계속 되었다. 박우진은 주위에 친구도 많았고 가까운 반도 있었지만 굳이 우리반으로 와 김재환에게 무엇인가를 빌리는 일이 잦았고 김재환은 박우진이 빌리는 물건을 모두 내게서 가져갔다. 그래서인지 박우진이 찾아오는게 익숙해졌고 안 오면 섭섭할 정도였다.

하지만 박우진과 나의 사이는 그대로였다. 아, 아주 약간의 변화가 있었는데 눈인사를 하게 되었다는 거다. 여러 애들한테 얘기를 들어보니 박우진은 낯가림이 심한 아이라고 하더라, 낯가림 심한 아이와 큰 접점도 없는데 눈인사까지 하는 정도면 큰 변화지.

물론 아직까지도 빌려간 물건은 다 김재환에게 받지만...


 

 

이럴 줄 알았다. 이럴 줄 알았어

청소시간이 되고 청소도구함으로 가 빗자루를 집어드는 순간 밖에서 들리는 빗소리에 스트레스로 쓰러질 뻔 했다.

오늘 아침 늦게 일어나는 탓에 급하게 준비하느라 우산을 가져오지 않은게 방금 생각났다. 청소는 무슨 지금 내가 비 맞고 가게 생겼는데...

청소를 하다 선반에 기대서 누군가와 얘기를 하는 김재환을 보고 터덜터덜 걸어가 팔에 머리를 쿵 부딪히며 짜증을 냈다.


 

 

 

 

 

"아, 야야야 아파, 야. 그만 그만"

"아 짜증나 진짜"

"왜, 뭔데 뭐"

"오늘 급하게 나오느라 우산 안 가져왔단 말이야.. 나 오늘 야자도 안 해서 혼자 집 가야되는데 어떡하냐고.."

"야 너가 우산 안 가져오는 날도 있냐, 그러길래 일찍 일어났어야지"

"아오, 공감능력 제로냐 넌?"

 

 

 

 


 

위로는 무슨, 약 올리듯이 말하는 김재환에 짜증을 내며 다시 청소하러 쿵쿵 걸어갔다.

아 근데 복도에 서서 김재환하고 얘기하던 애 누구지? 아 몰라.. 지금 그걸 신경 쓸 때야?


 

 

 

청소를 끝내고 우울한 표정으로 가방을 싸는데 다가와서 놀리는 김재환에 가방 안에 넣던 책들을 던질뻔 했다.

계속해서 놀리는 김재환에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준 후 아직 야자가 시작하지 않아 시끌벅적한 복도를 휘적휘적 걸어갔다. 차라리 야자를 하고 갈까 하고 생각은 했지만 불편한 포즈로 책상에 엎드려서 잘 것 같아 금방 포기를 했다.

역시나 중앙현관 앞에 서서 밖을 보니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었다. 이 비를 맞고 가면 이틀간은 학교를 못 갈 것 같다라는 직감이 들었다. 손에 꼭 쥔 핸드폰을 보았지만 부모님 두분 다 여행 가셨고 오빠는 멀리 대학을 가 있어서 연락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누가봐도 슬프다 라고 생각 할 수 있는 표정을 하고 있다 내가 내린 결정은 뛰어가자였다. 청승 맞게 걸어가는 것 보다는 뛰어가는게 비를 덜 맞고 괜찮겠지 라는 생각이였다.

가방을 벗고 머리 위로 올려 뛰기위한 자세를 잡는데 누가 내 손목을 잡아 뒤를 돌아보니 박우진이였다.

 


 

[워너원/박우진] 장마 | 인스티즈

 

 

 

 

"어..? 박우진? 왜?"

"어, 비 맞고 가려고?"

"응, 우산이 없어서"

"그럼 같이.. 우산 쓰고갈래?"


 

 


 

그렇게 친하지도 않은 사이여서 고민을 하다 지금 내가 고민할 처지인가 하고 박우진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라도 내가 싫다고 할까 긴장하던 얼굴이 알았다 하니 바로 펴지는게 꼭 강아지 같았다. 

박우진과 나란히 서서 걷고있는데 그 누가봐도 우린 어색해요 이게 보일 것 같았다. 나란히 걷고있다고는 했지만 거리차이는 꽤 있어서 큰 우산임에도 불구하고 어깨가 젖고있었다. 힐끔 박우진을 쳐다보니 마찬가지인지 어깨부분이 살짝 젖어있었다. 내가 옆으로 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어색한 사이기에 더욱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참에 박우진이 내 팔을 잡아당겨 안으로 들어오게 했고 옆을 돌아보니 엄청 가까이에 있는 박우진을 볼 수 있었다.


 

 

[워너원/박우진] 장마 | 인스티즈

"어깨 젖잖아, 불편해도 집 가는 길까지만 이러고 있자"


 

 

 

 


어벙벙한 표정을 하고 쳐다보자 박우진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했다. 덕분에 어깨는 더이상 젖지 않았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고자 용기를 내서 먼저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았는데 나랑 가까운 곳에서 사는 것을 알았다. 도착은 우리집이 먼저여서 집까지 가는 길은 비를 안 맞아도 될 것 같았다. 내 노력 덕분에 박우진은 짧게 짧게 하던 대답이 점점 길어졌고 먼저 나에게 질문까지 해줬다. 가까이서 보니 웃는 모습이 해맑은게 꽤나 귀엽다. 얘 덧니도 있네, 나도 있었는데. 비록 교정을 해서 없어졌지만 내 덧니는 못생기고 이상해보였는데 이상하게도 박우진은 매력으로 보였다. 자신을 뚫어져라 보는 것을 느꼈는지 박우진은 고개를 살짝 뒤로 빼며 왜 보냐며 물었다. 딱히 변명할 무엇인가가 없기에 그냥 웃으며 얼굴 관찰 중이였다고 했다. 박우진은 뭘 그런걸 보냐며 앞으로 시선을 돌렸고 나는 빨개진 박우진의 귀에 시선이 가게 되었다.

 

 

 


 

**


 

 

 

 

 

이것저것 얘기하다 보니 우리집 앞까지 다 오게되었고 나는 걸음을 멈춰섰다. 


 

 


"여기가 우리집, 고마웠어. 덕분에 비도 안 맞고 재미있게 왔어"

"어 뭘 고마워해, 나도 안 심심하고 좋았어."


 

 

 

 


 

이렇게 있다가는 집에 못 들어갈 것 같아. 귓볼을 살살 만지다 '이만 들어갈게, 집 조심해서 가'하고 손인사를 했고 박우진도 급하게 손을 올리며 조심히 들어가라며 내가 들어가기 전까지 서있었다.


 

 

 

 

 

 

 

[워너원/박우진] 장마 | 인스티즈

"성이름!"

 

 


 

 

 

안으로 들어서기 바로 전에 나를 부르는 박우진에 고개를 돌리자 박우진은 우산을 꼭 쥔채 입술 축이다 용기를 낸듯이 말을 했다.

그 말에 나는 웃으며 손을 한번 더 흔들고 들어갔다.

 

 

 

 

 

 

 


 

[워너원/박우진] 장마 | 인스티즈

"그동안 말 못 했는데 이것저것 빌려준거 고마워, 내일 보자"


 

 

 


너무 귀엽다. 박우진


 

 

 

 


 

**


 

 

 

 

집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와 핸드폰을 켰더니 페북에 알림이 하나 떠있어 들어가봤는데

얘한테 빠질 것 같네. 



 

 

 

 

 

 


박우진님이 회원님에게 친구신청을 보냈습니다.

 

 

 

 

 


 

비하인드

[워너원/박우진] 장마 | 인스티즈

"야 박우진, 우산 있냐?"

"있는데 왜"

"왜긴 임마, 너 오늘 성이름이랑 같이 집가"

"갑자기 왜"

"야 성이름 우산 없다잖아, 이거면 말 다한거 아냐? 너가 우산 씌어주면 되잖아

너 언제까지 그렇게  들이댈거야? 아니 들이대는 것도 아니지.

너 그러다가 성이름 남친 사귀는거만 보게 되는거야"

 

 

후회하지 말고 내 말 들어라 우진아.

 

 

 

 

***

 

 

 

 

 

아 있다.

말해 말어, 아 진짜

김재환 잘못되면 니 탓이다

 

 

 

 

그렇게 용기를 낸 우진이였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몽상입니다.

이번에는 로즈마리가 아닌 단편으로 찾아왔는데요. 이번주에는 로즈마리를 못 올릴 것 같아서 사과의 마음으로 올리는 글입니다.

다음주에 꼭 로즈마리로 찾아올게요. 미리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주에 봐요 우리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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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꺅 작가님 신알신 누르고 가요
6년 전
독자2
헐 ㅠㅠ ㅠㅠㅠㅠㅠㅠ 이런 글 최고입니다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3
헐 넘조아요...ㅠㅠㅠㅠㅜㅠㅠㅠ 페북친추 건거 왜케 귀여운거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진이 귀여운거 혼자 다해ㅠㅠㅠㅠㅠㅠㅠ 다해 다!!!
6년 전
독자4
신알신누르고갖니다 ㅠㅠㅠㅠ우진아넘귀욥뎌 ...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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