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e bye my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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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끝에 걸친 검은 바다가
금방이라도 날 잡아 먹을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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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몇시간을 내리 앉아있었다. 반지하 방 창문 반대쪽에서 서럽게 우는 아기 고양이 소리에 금새 내 눈앞에는 갈라진 유리조각이 비췄다. 넉넉히 먹고 살지도 못하는 형편이지만 그 소리 하나 듣기 싫어서 매일 그 어미 잃은 고양이의 밥을 챙겨주고 있다. 밥을 챙겨주고 난 후에 조용해진 놈의 머리를 몇번 쓰다듬어 주곤 집을 나섰다. 집 앞 고등학교는 이제 막 하교 종이 쳤다.
길가를 걸을때면 작은 소리 하나가 자꾸 눈앞을 막아버려서 큰길로 가면 오분도 안될 거리를 작은 뒷동네를 뺑 돌아서 가게를 간다. 어릴 때는 갑자기 오기가 들어서 큰길로 나섰다가 몇십초 되지도 않아 헛구역질 하면서 집으로 뛰쳐간 기억이 있다. 다시 생각해봐도 헛된 일이었다. 가게에 도착한 뒤 마음을 가라 앉히고 이어폰을 뺐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리들이 눈 앞에 나타날 듯이 퍼졌다 줄어들기를 여러번. 사장이 볼새라 빠르게 주머니 안으로 귀마개를 넣었다.
직원이 청소기를 돌리는 소리에 눈 앞이 캄캄해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게 내가 휘청이고 있을까 싶어 카운터를 단단히 부여 잡았다. 저기요. 저기요! 나를 부르는 손님의 목소리가 그 검은 배경을 요란하게 흔들어댔다. 청소기가 꺼지고 서서히 눈 앞이 돌아왔지만 손님은 팔짱을 낀체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몇번이나 고개를 숙였지만 제 딸아이의 손을 잡고는 가게를 나가버렸다. 뒤에서 원두를 볶던 다른 알바생의 눈빛이 따가웠다.
알바가 없는 날, 미뤘던 산책을 나갔다. 동네를 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주로 뒷산으로 향했다. 지저귀는 새 소리는 따뜻하고 청량한 색이 수채화처럼 그려져 그 소리는 어렸을 때부터 매일 보러다녔다. 태어나서부터 들은 소리중에 제일 예뻤다. 그 산 앞에는 작은 초등학교가 있는데 쉬는 시간이 되면 새어나오는 애들 소리가 병아리처럼 샛 노랗다. 가끔은 붉어지기도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귀마개, 이어폰을 꼽지 않아도 평온할 수 있는 곳이 이 곳 뿐이다.
주변을 돌며 벌써 우거진 초록 나무들을 둘러보는데 머리 위로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졌다. 우산도 없는데. 금방 그칠 소나기 같아 근처 정자로 빠르게 걸었다. 정자에 몇발치 남지 않았을 때 남색빛 교복을 입은 남자애 뒷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낮시간에 고등학생이라니 참으로 어색한 그림이었다. 흠칫했던 발걸음을 앞세워 걸으려 발을 떼었으나 이내 나는 자리에 다시 섰다.
- 여보세요.
그 남학생의 한마디에 평생 보지도 못했던 바다가 신발 코 앞까지 넘어왔다. 파랗다 못해 까만색이었다. 하얀 거품을 내며 다가온 그 바다가 금새 내 발등을 덮기에 뒷걸음질 쳤다. 놀라 고개를 들었을 때 넓은 바다 가운데에 남학생이 서있었다. 나를 보는 그 눈빛이 내 눈에 닿았을 때. 큰 파도가 그 뒤에서부터 몰아쳤다. 주춤 거리며 뒷발을 치다 곧 도망을 쳤다. 숨이 차고 다리에 힘이 풀리길 여러번 집 현관문 앞에 다 다라서야 나는 안에 들어가지도 못한체 문고리를 잡고 바닥에 주저 앉았다. 젖은 몸에서 나온 물이 바닥을 질질 기는걸 보자니 달리던 내내 그려지던 그 애 눈동자와 얼굴 그리고 그 뒤에 파도가 점점 또렷히 그려짐에 결국 눈을 감았다.
그 바다가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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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색청(음을 들으면, 음에 수반해서 색채적 직관(直觀)이 나타나는 반응)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