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침X
남녀; 썸탄지 10년 째
남녀; 사귄지 7년 째
W.푸른장마
그와 그녀의 사이는 흔히 말하는 '친구'사이였다. 8살 때 처음으로 초등학교 같은 반에서 만나게 되어 초3,4 학년을 제외하고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모조리 같은 반이 된 덕에 안 친하려야 안 친할 수가 없었던 사이였다. 사실 영민과 이름이가 본격적으로 친해진 건 중학교에 들어와서였고, 영민이 이름이가 사는 아파트로 이사를 오는 바람에 자연스레 더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한참 사춘기에 접어들어 이성에 관심이 많아 둘은 친구라는 가면 안에 조금씩 사랑을 싹트고 있는 것 같았다.
남모를 사랑, 언제 식어도 모를 사랑, 네가 나일까 내가 너일까 헷갈려 하는 사랑. 우리는 그것을 '썸'이라고 한다. 영민과 이름은 친구로 지내는듯 싶었지만 분명 서로를 좋아하고 있었다. 단지 둘만 모를 뿐. 그와 그녀는 그런 관계였다. 내가 너를 좋아하고 너도 나를 좋아하지만 이게 나만의 착각이 아닐까, 하는 그런 두려움 때문에 애써 친구 사이로 남아있는 그런 관계. 그렇기에 둘은 서로의 마음을 꽁꽁 숨겨 보이지 않게 하였고, 그 마음은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해 조금씩 조금씩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그와 그녀의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가는데 마음껏 안아주고 싶은데, 둘은 친구이기에 그럴 수 없었다. 그렇게 무의미한 시간만 더해지고 그 작은 시간이 조금씩 모여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흘러 그들의 나이가 16살이 되었다. 고등학생이 되기 전 한참 진로에 고민이 빠져있을 단계에, 남자는 예고를 여자는 인문계를, 서로 다른 꿈을 가졌지만 둘은 참 많이 닮아있었다.
축제 때 예쁘게 터지는 폭죽을 향해 '예쁘다.', '멋있다'라고 한 게 아닌 서로에게 향한 말이라는 것도, 다른 이성과 붙어있는 모습을 보면 질투심에 사로잡혀 어떻게 복수할까 생각하지만 곧 얼굴만 봐도 스르륵 마음이 풀리는 것도, 중학생의 풋풋한 사랑에 맞게 작고 수수한 거에도 서로 마음이 커져가는 것도.
둘은 매우 닮았다.
그래서 새싹이 피어난 동산엔 아무런 향이 나지 않았다.
시간은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고교 생활을 보내다 사계절이 여러 번 흘러가 성인이 되어 영민이 군대에 다녀오고, 이름이가 꿈에 그리던 회사에 취직해 결국 퇴사를 하기까지 많은 해를 거쳐서 중학교 3학년이었던 영민과 이름은 24살이 되었다.
그들이 사랑한 지 10년이 되는 해였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지 10년이 되는 해였다.
이제는 더 이상 어리지 않은 그와 그녀는 그런 관계였다.
네가 먼저, 아님 내가 먼저, 알듯말듯하고도 조심스러운. 어쩌면 지금이 가장 괜찮을 시기일지도 모르는
'썸'의 관계.
"좋아해."
그 한마디를 하지 못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 못하는 그런 사이.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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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는 굉장히 가볍게 스토리 전개를 풀어보았어요!
다음화부터 본격적으로 영민과 여주가 나올테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
남녀; 썸탄지 10년 째
남녀; 사귄지 7년 째
이 둘은 전혀 다른 내용을 가진 글입니다!
'남녀' 시리즈로 짜여져있으며 번갈아가며 연재할 예정이예요!
남주는 미정이지만 아마 세운이나 영민이가 될 것 같습니다 ㅎㅎ
비가 많이 오는데 찝찝한 날씨에 스트레스 받지 마시라고 달달한 글 데려왔어요♥
앞으로 잘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