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내가 담배를 끊게 된 건 내가 남자친구가 생겨서 그런건데 어떻게 끊었냐면
let me LOVE you !
"다들 수고했어! 우리 동아리 최고야 짜릿해"
"누나, 내일은 연습없죠? 물론 내일도?"
"그래, 너네가 홍보도 잘해서 공연 진짜 좋았으니까 선심 한 번 쓴다"
"와, 누나"
"알면 잘해"
내일은 연습이 없댄다. 하긴 이미 공연도 다 끝났는데, 회장언니한테 연습이 없다는 확답을 받은 형섭이가 진짜 신나보였다. 내ㅐ가 속한 음악동아리의 이름은 YOUTH다. 젊음을 연주한대나 뭐래나. 어쨋든 동아리에 속해 있는 나인데 마침 오늘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래서 그런지 동아리 사람들의 기분이 다들 좋아보였고 행복해 보였다. 물론 나만 빼고, 진짜 실수를 해도 무슨 그런 실수를 하냐! 애초에 스피커랑 거리가 멀어서 잘 들리지 않는데 아무 말도 없이 공연 시작한것 도 웃겨. 나는 피아노를 맡고 있어서 공연장 뒤 쪽에서 있기 때문에 공연장 무대가 있지 않고 순서표를 보면서 반주를 맞춘다. 그게 하필 순서표가 잘못 나왔던거지. 그래서 나는 힙합 노래에 발라드 반주를 깔았던 거고, 그 덕에 우리 래퍼들은 프리스타일로 자신드릥 사랑얘기를 나누게 됬다고 들었다. 흑역사를 방출한 사람도 있댄다. 근데 이게 진짜 실수 아니야..? 그나마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서 망정이지 반응까지도 별로였으면 그냥 진짜 망하는 거지. 어쨋든, 그래도 다들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하니까 기분은 나쁘진 않네. 그렇게 꼐속 마시는데 속이 너무 메스꺼워서 잠깐 편의점에 숙취음료 좀 살 겸 나가려고 했지.
"나랑 편의점 갈 사람"
"에이, 누나. 지금 누나 상태를 보고 누가 같이 가겠어요"
"야. 안형섭 까분다?"
"제가 같이 가드리-"
"내가 갈게"
"...?"
"가자"
엥, 존나 뭐지? 임영민이 왜 갑자기 일어나지? 솔직히 오늘 내가 실수 한 무대가 임영민 솔로무대도 있어서 공연 끝나고 나서 얼굴을 마주하기가 진짜 껄끄러웠어. 애가 누가봐도 귀엽게 생겼는데 그 귀여운 얼굴로 랩하는 거나 행동하는 거 보면 좀 의외라고 해야 할까? 원래 얘가 친한 사람도 잘못하면 왜 그랬냐고 묻는? 성격이거든. 근데 얘가 딱히 그런 말 안하고 수고했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난 더 쫄렸지. 음, 근데 웃긴게 이런게 썸인가. 주변에서 자꾸 나랑 임영민이랑 뭔가 있다고 썸 타는 거 같다고 그러거든 언제 사귈거냐는 사람들도 많아. 솔직히 나는 임영민 좋아하는데 딱봐도 나만 좋아하는 거 같구만 암만봐도 발전 관계 없어보이는 사이입니다만? 편의점을 가는 동안 아무 말도 없었고 이럴거면 차라리 혼자 올 걸 그랬나봐. 어색해. 편의점 갔다가 다시 술집으로 들어왔는데
"누나"
"왜"'
"둘이 가서 뭔 얘기 했어요?
"아무말도 안했는데?"
"아, 진짜요? 아니 누나가 나가자 마자 형들이 막 웃으면서 임영민 드디어 가나요? 막 이러는 거에요. 그래서 형이 누나 좋아한는 줄 알았죠"
"아닐걸. 진짜 그냥 왔다갔다만 같이 했어"
"그럼 말구요"
"형섭아 누나 담배 한 대만 할테니까 화장실이라고 말해줘"
"누나 그만 펴요, 좀."
"알았어,알았어"
오늘 하루종일 공연해야되서 사람들이랑 같이 있는다고 한 번도 손에 못잡은 담배를 드디어 피고 있었다. 딱 2개만 피고 들어갈려 했지. 근데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내 손목이 누구한테 잡혔어, 그러고 몸이 돌아갔는데
이게 누구야.
임영민이네ㅎ
"담배 펴?"
"아...응"
"왜?"
"..."
쟤가 막 쳐다보는데 심장이 벌렁벌렁 한 거 있지. 솔직히 쪽팔리기도 했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고 막 주변에서 썸 타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무려 그 소문의 본인한테 내가 담배 피는 걸 보이게 되면 ... 아 진짜 걔 보자마자 내 사랑은 끝이 나고 개구멍에 숨고 싶었어. 너는 계속 날 물끄러미 쳐다봤다. 뭔가 이상한 기류가 흐르는 거야. 아까 잡았던 손목은 왜 안놓는거며 왜 괜히 내 심장은 두근거리는 거냐구... 분명 잘못한 건 없는데 죄 진 느낌이랄까. 그리고 얘가 담배피는 여자 싫어한다고 말 한 적 있는 거 같기도 해서 더욱 창피한데 심장은 날 뛰고ㅠ 근데 아니 얘가 갑자기 내 손에 있던거, 곧 내가 입에 물었던거를 입에 가져가는거야
"ㅇ,야 너 뭐해"
"너가 피길래 나도 펴 보게, 난 담배피는거 싫어해"
"..."
"담배피는 여자도 싫어해"
저 말을 내 눈을 마주치면서 하더라... 가슴에 못 박히는 기분이 이런건가 싶었다. 좋아하는 거 다 티나니까 그만 좋아해라 이건가 싶기도 하고 또 내심 기대했던 그 '썸'이라는 단어는 대체 정의가 무엇인지 궁금해지고 ..에휴 근데 그 와중에 별로 타지 않은 담배가 땅으로 떨궈지는게 아깝더라. 으. 아까워
"이름아"
"응"
"나는 담배피는 여자 싫어해, 근데"
"..."
"너가 펴 그럼 어떡해?"
"어?..."
"너 좋아해, 너 담배 안폈으면 좋겠어"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는데 나 좋아한다는 한 마디에 기분이 너무 좋은거 있지 그래서 물어봤어
"나 좋아해? 나도 너 좋아해"
"응. 나도 좋아해"
"..."
"나랑 사겨주라"
저 말을 끝으로 영민이랑 입이 맞춰지게 됬어. 곧 내 뒷목을 잡더니 계속 입을 맞추더라고 1초전에 사귀게 된 커플인데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뭔 상관이야 나는 영민이가 좋고 영민이는 내가 좋다는데 그래서 나도 영민이를 끌어 안았지. 진짜 계속하다가 숨이 막혀서 거리를 뒀는데 얘가 웃으면서
"그럼 우리 이제 커플이야?"
"응, 너 이제 아무데도 못가"
"응, 너도"
이러고 뽀뽀를 하더라 너무 귀여웠어
그렇게 나랑 내 남자친구는 사귀게 되었고! 담배를 끊게 되었어!! 그럼 모두 금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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