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w.솔민
너의 하루를 중심으로 나의 일상이 돌아갔다. 너에게 온 신경을 쏟고 있는 나는 너의 발걸음 소리에도 귀가 쫑긋거렸다. 고등학교 내내 나의 마음을 키워가면서 분홍빛 청춘으로 물들었던 지나온 날들. 그리고 걸어갈 날들. 너는 알고 있을까.
나는 고요했고 너의 주변은 별이 가득했다. 머릿속에 너를 그리면 나의 주위까지 환해지는 듯 했지. 그리고 너와 첫만남을 그려본다.
점심을 거르고 도서관에 가는 것은 나의 취미 중 하나였다. 점심시간의 반 정도의 도서관에 퍼진 침묵이 좋았다. 나의 발걸음이 부딪히는 소리마저 오후의 단조로움과 어울렸다. 그리고 창문 너머 급식실로 뛰어가는 아이들의 모습. 도서관 안에 사람이라곤 사서 선생님과 나, 그리고 몇 몇의 사람들 뿐이었다.
책장 안의 책을 살펴보며 오늘은 왠지 나의 키보다 높게 있는 연보라빛 책이 궁금했다. 나는 발뒷꿈치를 올리고 팔을 뻗었다. 손가락이 책에 닿는 느낌이 들어 뻗는 순간, 책은 나의 머리를 콩- 치고는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나의 손으로 쓰라리는 머리를 만졌다.
그때 너는 내 어깨를 두드리고 말했다.
" 괜찮아? "
그리곤 내게 책을 내밀었다. 나는 너를 마주했다. 미소와 남색 니트가 참 잘 어울렸던 너.
너의 손가락이 책갈피처럼 페이지가 표시된 곳. 제목처럼 사랑의 시작이었다.
'너는 내 마음의 유리창을 두드렸다.
나는 열고 말았다'
책을 건너준 너는 나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네가 몸을 숙이다 떨어진 건지, 너의 샛노란 명찰이 홀로 자리를 지켰다.
"강, 다니엘"
너의 이름조차 나의 소리로 발음하는 것이 부끄러웠다. 나의 심장은 넓은 바다를 달려가는 듯이 쿵쾅쿵쾅 주체할 수 없었다.
이런 감정은 무엇일까 내게 대답을 하였을 때, 이성적으로도 내려질 답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