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형 옹 밥먹었옹? 오후 12:03
오후 12:04 아니 안먹었옹
그럼 학식? 오후 12:04오후 12:05 콜
성우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수업이 끝나가는 찰나에 지성에게 문자가 왔고 답장을 했고 같이 밥을 먹으러 왔을 뿐. 근데 뭔가 묘하게 찜찜했다. 어디선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느낌? 앞에 있는 이 형은 둔해서 안 느껴지나 밥먹느라 정신 없고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저 멀리 강다니엘이 째려보고 있다. 왜 째려보지? 나 쟤 모르는데? 그냥 체육학과 피지컬 좋은 남자애라고만 알고 있을 뿐 째림을 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는 아니다. 혹시 내 앞에서 밥 먹고 있는 형 보는 건가?
"형 강다니엘이라고 알아요? 체육학과"
"어 알지. 어제까지 나랑 사겼는데." 아 사귀던 사이, 네? 헐 대박. 성우는 방금 엄청난 얘기를 들었고 그 얘기를 듣고 나서야 강다니엘이 자기를 왜 저렇게 보고 있는지 짐작이 갔다. 쟤가 지성이형한테 미련이 남았는데 나랑 밥 먹는다고 오해하는 건가? 성우는 다니엘 쪽으로 고개를 돌려 최대한 맑은 웃음을 지어보았다. 저희 그런 사이 아니에요^^라는 뜻이 내포된 웃음이었지만 역효과가 났는지 성우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성우는 속으로 생각했다.아 x됐다. 성우가 그런 생각을 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강다니엘은 벌써 지성 옆자리에 앉아있다. "형 얘기 좀 하죠?" "뭔 얘기?" "무슨 얘기겠어요." "우리 헤어진 얘기? 어제 다했잖아." "나는 다 안했어요. 그리고 이 사람은 뭐에요? 그래요 나하고 헤어졌다고 쳐도 만 하루도 안됐거든요? 근데 다른 남자랑 밥을 먹어요?" "니가 뭔 상관인데. 니가 내 애인이야 엄마야 신경꺼라." "아 진짜" "얘기 다 끝났으면 가라." "그럼 다시 사겨요." "뭐?" 강다니엘이 옆에서 뭐라고 하든 말든 밥만 먹던 지성의 숟가락질이 멈춘다. 지성 앞에 있는 성우도 숟가락질을 멈춘다. 아 저기서 지성이형이 숟가락을 던지면 그건 로코가 아니라 액션물이니까 그럴 일 없겠지? 성우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든 말든,
"다시 사귀자구요. 그럼 상관해도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