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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친 보고서 1장
(부제 : 술래잡기)




[워너원/옹성우] 남사친 보고서 1장 | 인스티즈



네? 가로등을 박았다고요? 뭐로요?




경찰서 데스크에서 뭔가를 작성하던 이 남자. 하얀 것이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로다 생각하며 ‘옹성우’ 세 글자를 꼼꼼하게 적어 다시 경찰관에게 내밀었다. 
뭐긴 뭐야. 저 아가씨 이마로 박았지. 경찰관은 이마에 빨간 자국을 단 채 데스크 앞의 소파에 편히 두 발 뻗고 자고 있는 아가씨와 남자를 번갈아 쳐다보다 다시 건네받은 서류로 시선을 돌렸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흉한데, 가로등이 아니라 남자를 박았으면 어쩔 뻔 했어요 진짜. 내가 내 딸 같아서 하는 말이에요. 알죠?”
“네네.”
“여동생 술도 못 먹게 하시고요. 
“네네.”
“데려가세요.”




잔소리를 끝낸 경찰관은 귀찮음이 가득 묻은 표정으로 성우에게 손을 휘저었다. 꾸벅 인사를 한 성우는 그제야 실신에 가까운 상태로 누워있는 여주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발개진 이마와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한 짝 밖에 남아있지 않은 구두. 피범벅이 된 오른쪽 맨발을 바라보다 성우는 여주를 들쳐 업었다. 


쌀쌀한 밤바람이 성우와 여주의 볼을 스쳐갔다. 으쌰- 잠에 취한 듯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뱉는 여주를 한 번 고쳐 업은 성우는 느린 걸음으로 여주가 깨지 않게 한적한 거리를 걸었다.
 



여주는 정말 아주 가끔 1년에 한, 두 번 정도 자기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술을 마시곤 했다. 너무 기분이 좋거나 혹은 너무 기분이 좋지 않거나 할 때. 작년엔 성우가 군대에서 제대하기 직전에 나온 휴가 때, 제작년엔 딱 한 과목에서 학점이 B+이 나왔을 때, 제제작년엔 아르바이트에서 억울하게 짤렸을 때, 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딱 하루 날을 잡아서 술을 퍼 마시는데 하필 그게 오늘일 줄이야. 이번엔 대체 무슨 이유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맨 이마로 가로등을 박을 정도면 절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했다. 


핸드폰을 꺼두고 밤늦게까지 팀 과제를 하던 성우는 핸드폰을 켜자마자 오는 전화가 경찰서일 줄은, 그 경찰서에 여주가 술이 취해 누워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보는 경찰서에서 신분증을 내밀 줄은 성우도 여주도 몰랐을 것이다. 




‘여자친구에요?’
‘아니요. 오빠인데요.’
‘성이 다른데..’ 
‘아 그게 설명하기는 긴데, 여주 아빠가 저희 엄마랑 친해서 어렸을 때부터 남매처럼 지내다가.. 제가 여주보다 생일이 빨라서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다가..’ 
‘아무튼 아는 사이 맞죠?’ 
‘네! 아주 잘 아는 사이죠.’




뜻하지 않게 신상정보를 훌훌 내뱉어버린 자신의 바보 같은 모습을 떠올리며 성우는 헛웃음을 지었다. 아주 가지가지 한다. 당장이라도 쥐도 새도 모르게 잠든 여주를 깨워 잔뜩 잔소리 하고 싶었지만, 그 마음을 꾹꾹 눌러 담으면서 성우는 편의점에서 사온 연고를 손가락에 짜 잔뜩 생채기가 난 여주의 발바닥에 덧칠했다. 자는 와중에도 고통이 느껴지는 지 움찔거리는 여주를 토닥였다. 참 하루가 길다. 유난히 길었던 하루의 끝에서 성우는 움직임을 멈춘 채 다시 잠든 여주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워너원/옹성우] 남사친 보고서 1장 | 인스티즈




오빠는 너 찾느라 개고생했는데, 잠이 오냐 지금





***





‘여러분은 신데렐라 유리구두의 진실에 대해 아세요? 사실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신고 춤을 추고 계단을 내려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유리로 뒷굽이 얇은 구두를 만들면 사람 체중에 의한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유리구두가 깨지고 말죠. 왕자님과 함께 하기 위해 유리구두를 신고 춤을 춘다면 발바닥이 피범벅이 되고 말거에요. 여러분은 그래도 신데렐라가 되기 위해 유리구두를 신으시겠어요? 아니면 신데렐라가 되는 걸 포기하시겠어요? .... 지금까지 K대 한 낮의 라디오 DJ 김여주였습니다.’ 



얼떨결에 맡게 된 DJ였다.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해야 하는 이유도 없었으나 아무런 말도 없이 휴학해버린 책임감 제로의 이전 DJ 때문에 그나마 콘솔 잡는 법과 사연 읽는 법을 대충이라도 알고 있던 여주가 등 떠밀려 DJ를 맡게 된 것이었다. 그냥 라디오나 듣고 끝내는 동아리라는 말에 혹해서 라디오 동아리에 들어와 버린 거였는데 여주는 DJ를 맡고부터 그 때의 자신을 내내 욕하는 중이었다. 특히나 지금 같은 상황에서 더욱.




[워너원/옹성우] 남사친 보고서 1장 | 인스티즈



“다니엘형! 김여주 여기 있죠?”
“아니 없는데.”
“없다구요? 방금 방송 끝났잖아요?”
“응. 그러게 어디 갔지?”
“아 뭐야. 오늘 하루 종일 연락도 안 되고, 학교에서도 안 보이고..”




여주는 라디오부스에 숨어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아무리 많이 취해도, 자취방 바로 문 앞에서 자더라도,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오는 귀소본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제는 그것도 아니었으니.. 그렇다면 어제 자신을 집으로 데려다 놓은 사람은 단 한 사람. 여주의 자취방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성우 뿐이었다.



무튼 형도 김여주 보면 저한테 연락 좀 해주세요.



동아리실에 여주가 없는 것을 확인하자, 성우는 미련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문이 닫힘과 동시에 몸을 일으켜 부스에서 나온 여주가 자신을 보고 있던 다니엘과 눈이 마주쳤다. 헤헤- 이번만은 그냥 넘어 가자는 듯 실없이 웃어보였지만, 그냥 넘어갈 다니엘이 아니었다. 



[워너원/옹성우] 남사친 보고서 1장 | 인스티즈



“왜 도망 다니는데?”
“사고를 좀 쳐서..”
“둘이 혹시..”
“미쳤어요? 아니 그런 사고말고요!”
“그래? 내가 아는 사고는 그런 거뿐이라.”




장난으로 내뱉은 말에 경기를 하며 아니라고 손을 휘젓는 여주를 보며 다니엘은 묘한 웃음을 흘렸다. 다니엘은 딱히 웃음이 헤픈 편이 아니었지만 장난치는 것을 좋아했다. 낚으면 낚는 대로 장난에 잘 걸려드는 여주는 평소에 무표정과 촌철살인 같은 말투로 사람들에게 냉미남이라고 불리는 다니엘이 유일하게 장난을 거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들의 첫만남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다니엘이 학교에 복학했을 때, 여주를 보고 다니엘은 그다지 여주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친구들 싸움을 말리다 넘어져 무릎에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그 덕분에 멈춘 싸움에 다행이라며 헤헤- 웃고 있는 얼굴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 뭐가 저렇게 좋다고.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같은 동아리에 있어도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동아리 회의시간에 그 박살낸 무릎을 끌고 오기 전까지는. 흐르는 피에 놀란 사람들을 보고도 헤헤- 웃는 모습에 그 미련한 모습에 관심이 갔다. 




“선배는 왜 맨날 나만 괴롭혀요.”


눈썹과 입술을 잔뜩 밑으로 내린 (´ㅅ`) 여주가 동아리 실에 마련 된 소파에 몸을 내던졌다. 방송 때 읽은 원고는 여전히 손에 쥔 채였다. 팔짱을 끼고 여주를 지켜보던 다니엘이 곁으로 다가왔다.


[워너원/옹성우] 남사친 보고서 1장 | 인스티즈



“괴롭히는 게 아니라. 애정의 척도라고 생각해.”
“아 진짜.”


간지러운 말에 미간을 좁힌 채 다니엘을 째려봐도 다니엘은 여주에 손에 들린 원고를 뺏어 훑으며 말을 돌렸다.


“드디어 헤어진 거야?”
“...... 어떻게 알아요?”
“이 원고만 봐도 알겠다. 꺼져줄게 잘살아, 이별 넌 쉽니, 혼자 하는 사랑,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 이거 다 네가 선곡한 거. 오늘.”



다니엘은 여주의 눈앞에서 원고를 한 두어 번 흔들었다. 가만 보면 참 거짓말 못해. 다니엘은 깨달음이 서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여주의 머리를 잔뜩 엉클인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주는 테이블에 있던 전공 책을 든 채 가방을 챙기는 다니엘을 눈으로 따랐다. 다니엘은 이내 동아리실에 쩔뚝거리며 들어오던 여주의 모습을 상기시키며 곧 가방을 뒤적거리다 슬리퍼 한 쌍을 내밀었다. 




“편한 거 안 신으면 상처 덧나.”
“운동화도 편한데..”
“통풍이 안 되잖아.” 



여주는 가만히 생각하다 고개만 끄덕였다. 다니엘은 슬리퍼만 내민 채 다시 가방을 정리했다. 다니엘은 여주에게 등을 돌린 채로 여전히 대화를 이어갔다. 




[워너원/옹성우] 남사친 보고서 1장 | 인스티즈




“네 발에 안 맞는 구두였어?”
“... 그런 것 같아요.”
“발에 밴드 잔뜩 붙이고 있는 거 보니까 알겠다. 잘 헤어졌네.”



구두의 암묵적 의미를 짐작한 여주가 다시금 이별장면을 떠올렸다. 일방적인 통보였다. 그쪽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여주는 내내 생각하던 이별이었다. 외로워서 만난 남자친구였으나 자신을 외롭게 한다면 더 이상 만남을 지속할 필요가 없다 생각했고, 내내 생각했지만 결단을 내린 건 어제였다. 사랑했지만, 아니 아직 사랑하지만, 자신을 내내 기다리게 하는 사람과의 미래는 막막했다.   



아 그리고



어제의 생각에 잠겨 다시 우울해질 무렵, 다니엘이 적막을 깼다.



“웬만하면 잡혀 줘라.”
“뭘요?”
“성우 말이야. 술래잡기 오래하면 술래가 지쳐.”




지칠 때 까지 숨어야 잔소리 안 들어요. 여주는 한숨과 함께 귀찮다는 듯 내뱉었다. 아까 성우에게 잡혔다면 얼마나 많은 잔소리를 들었을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잘못한 게 많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탓이었다. 고마운 건 고마운 거지만, 길어질 잔소리를 듣는 건 싫었다. 



“울 아빠 살아있어도 그 정도는 아니었을 거예요.”



잔소리하는 성우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처럼 귀를 막은 여주를 웃으며 지켜보던 다니엘이 가방을 어깨에 맨 채 문고리를 돌렸다. 술래가 꽤나 고생하겠다. 생각은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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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ㅎㅎ 제 주변에는 왜 성우같은 사람이 없을까요..ㅎㅎ 잘 읽고가요~!
6년 전
독자2
ㅠㅠㅠㅠ왜 잡히고 싶죠...ㅠㅠㅠㅋㅋㅋㅋ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6년 전
비회원153.64
저 댓글 처음 써봐요...
성우의 따뜻함과 자상함 그리고 위트가 글로 표현된 거 같아 읽는 내내 너무 좋았어요 :)
다음편도 다다음편도 마지막 완결나는 날까지 꼭 써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

6년 전
독자3
아 작가님 퓨ㅠㅠㅜㅜㅜ 옹성우 ㅠㅠㅠㅜㅜㅜㅜ 아 진짜 저 심장 없어져요 진짜 어떡허냐 ,,, 다음편 얼른 보고싶어요 ㅠㅠ 이 좋은 글에 댓글이 별로 없다는게 트루입니까 다 읽으세요 얼른 ㅠㅠㅠ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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