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로 말할 것 같으면
"아니 오빠 평소에 내가 추천해준거 잘 안보길래 "
"그러게. 내가 미쳤지."
"근데 오빠ㅋㅋㅋ그렇게 슬퍼쬬? 눈물났쬬?"
"ㅅㅂ..."
아침에 본 눈물 콧물 훌쩍이는 오빠의 모습은 진짜 가관이였다.
순하게 생긴 얼굴에 걸맞게 눈물이 많아서 슬픈 영화는 잘 안 보는 오빤데
내가 괜히 추천해줬나 싶었지만 미안하지는 않다 ㅎ
오!눌!밤! 주인공은~나야 나~! 나야 나~
"김영심!!!!!!!!! 전화 받아!!!!!!"
"알겠어~"
"벌써 3번째야!!"
"롸? 세번째라고? 엄마?"
오늘 약속도 없는데 전화가 세번째라는 건
아 약속있었다
그 약속은 얼마만에 잡힌 과팅이였고 나란 등신은 새까맣게 잊어먹었다.
게다가 어제 라면까지 먹고 잤는데..
엄마아빠 난 평생 엄마랑 아빠랑 살래
"여보세요 미미야!! 지금 다 모였냐!!"
"김영심 왜 이제 받어!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까 얼른 와"
"ㅠㅠㅠㅠ지금 가고 있어ㅠㅠㅠㅠ"
.
"으유 너는 애가 어떻게 된 게.."
"미안 미안 늦어서 죄송해ㅇ.."
"...."
"..."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은
나도 모르겠다.
분명히 나는 과팅에 나와있는데 아침에 질질짜던 김재환이 앉아있었다.
너무 급하게 나와서 정신도 못 추리고 왔나 싶어 눈을 아무리 비벼봐도
저건 김재환이다.
같은 학교 다니면서 서로 마주칠 일도 없고 남매라고 밝히고 싶지도 않았는데
이런일이 일어날 줄 알았으면 밝힐 걸 그랬다.
놀란 오빠도 입모양으로 자꾸 뭐라고 하는데 못 알아듣겠다.
"재환씨는 영화 많이 보세요?"
"아 영화요~ 많이 보죠"
"킄ㅋ..."
뻥 치고 앉아있다.
저 새끼 절대로 지 돈주고는 영화 안봅니다 여러분
헌혈하고 씨지비 쿠폰받아서 영화 보는 그런 인간입니다.
"영심씨는 취미가 뭐예요?"
"전 주로 노래 부르는 거랑 운동 좋아해요 ㅎ"
"크흡ㅋ..."
김재환, 왜 웃지?
잘한다고 절대 안 했다.
그냥 좋아한다고 했다.
"근데 재환이랑 영심씨 조금 닮은 것 같지 않아요?"
"오 느낌이 있긴 있다~"
"무슨 소리야!"
"뭔 소리예요!"
"아니 그냥.. 닮았다고..."
과팅에서 핏줄만나본 사람 있나요?
네 접니다. 극혐입니다 극혐.
"잘 들어가세요~"
지옥 같았던 과팅이 끝났다.
과팅이라고 또 꾸미고 나온 김재환 진짜 웃겼는데
아 사진 찍어둘 걸
"영심아 그 재환씨 괜찮지 않아?"
"어?"
"내가 순한 얼굴 좋아하는 거 알지? 매너도 좋고 실음과면 노래도 잘 할거 아냐!"
'매너..?'
오빠가 노래 잘부르는 건 인정하는데
매너있는건 20살 인생 처음듣는 소리 같은데?
"다녀왔습니..."
"김영심 오늘 소개팅 뭐냐"
"아 극혐 극혐"
"근데 내 친구가 너 맘에 들어하던데. "
"진짜 지짜 진짜?? 누군데?"
"뻥이지ㅋㅋㅋㅋ 믿냐?"
'수ㅣ....ㅍㅏ...'
장난도 장난 같은 장난을 치셔야 합니다
안그러면 정말 파출소 갑니다 여러분.
"근데 내 친구 중엔 오빠 맘에 들어 하는 애 있어."
"뻥치지마"
"진짜야. 오빠 매너좋다고.."
"내가 한 두번 속냐? 김영심 표정봐라ㅋㅋㅋ"
"휘바!! 그럼 믿지마!!!"
1시간 후
"야 김영심!!!!"
"뭐"
"아 나 진짜아! 이거봐봐!"
-이거슨 문자-
[재환씨 폰 맞으세요?]
[저 오늘 같이 과팅한 김미미인데요]
[뻥치지마 우둔한 동생아]
[네?]
[아빠가 오늘 저녁 외식한대 준비하셈]
[나 먼저 샤워한다]
[저기 재환씨]
[야 장난 그만치고 내 방에서 빤스 갖다죠]
"ㅋㅋㅋㅋㅋㅋㅋ오빠 너 미쳤냐ㅋㅋㅋㅋㅋㅋ"
"난 니가 장난친 줄 알고 그랬지...나 어떡해?"
"뭘 어떡해ㅋㅋㅋ빤스 갖다죠?ㅋㅋㅋ햝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아빠 오빠도 평생 같이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