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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사랑



 

 

[워너원/박우진/김재환] 삐뚤빼뚤, 짝사랑 01 | 인스티즈







 

 쌓인 벌점때문에 선생님께 잔소리를 들어야했다. 그냥 얌전히 선생님의 말만 듣다가 죄송하다는 말을 했으면 빨리 끝날 수 있었는데, 선생님의 말에 '쌤, 제가 지각을 하고 싶어서 한게 아니라 진짜 2분도 안늦었는데 학주쌤이 너무 빡빡하게 벌점을 줘서 그런거라니까요.'라고 말대꾸를 하면서 잔소리가 길어지게 되었다.


 한번 더 지각하면 다음에는 벌점 5점이다라는 선생님의 말을 끝으로 길고 긴 잔소리도 끝이났지만, 아직 내가 할 일은 끝나지않았다. 서둘러 인사를 하고 교무실을 나가는 나를 붙잡고 종이뭉터기를 내 손에 들려주신 선생님덕분에 말이다. 운도 없지, 하필이면 12반이라니, 12반이면 여기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반이 아닌가. 우리반에서 12반에 가기 위해서는 계단으로 한층을 올라가는 것도 모자라서 복도끝까지 가야했다. 그래서 1반이 되고부터는 절대로 가지않은게 12반이었는데 이렇게 갈 일이 생길 줄 몰랐다. 더군다나 턱밑까지 올라오는 어마어마한 양의 종이들을 들고서 말이다.


 저질체력탓에 한층을 오르는것도 내게는 엄청난 미션이었다. 한걸음 내딛을때마다 속으로 선생님을 얼마나 많이 외쳤는지 모른다.


제멋대로 부르르 떨리는 팔로 종이뭉치를 겨우겨우 들고 12반 앞에 도착했다. 드디어 팔에게 자유를 찾아줄 수 있다는 기쁨에 열린 교실문을 발로 세차게 밀었다.




"하하하..."




 그런데 너무 세차게 밀고 들어온 탓일까, 자갈치 시장을 연상케하던 12반 교실이 나의 등장과 함께 침묵에 잠겼다. 하하...방금전까지 여기 교실까지 겨우 와놓고는 그런 힘은 어디서나서 문을 그렇게나 세차게 연건지. 일제히 내게 시선이 집중된 눈동자에 정수리에서 땀이 나는것 같았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 당당하게 교탁앞으로 걸어갔다. 원래 이럴때 창피한걸 티내면 더 창피한 법이니까. 그러나 참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교탁위에 내가 들고온 종이뭉치를 놔두고 조용히 교실을 빠져나가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는데, 그 간단한 일을 하지못했다. 교탁위에 종이를 내려놓고 팔을 뺏어야하는데, 급한 마음때문이었는지 팔도 안빼고 그대로 몸을 돌리는 바람에 그렇게 애지중지들고 온 중이들이 공중으로 흩뿌려 버리고 말았다.




 아까부터 내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아이들은 내 모습을 보고는 저마다 입에서 짧게 웃음소리들을 터트렸다. 그래도 내가 앞에 있다고 크게 웃음을 터트리지는 못하고 손으로 입을 막고는 웃음을 참으려는듯 큭큭거리는 모습에 민망했지만 고마움을 느꼈다. 아까부터 내 모습이 우스웠을텐데, 이렇게 나를 배려해줘서 고마워. 김재환이었다면 아마




"와ㅋㅋ혹시 개그맨이세요?ㅋㅋㅋㅋ"



 그래 저렇게 말했을 텐...김재환의 반응을 예상하며 서둘러 종이를 줍는데, 예상한 반응과 한치도 다르지않은 말을 내뱉는 목소리에 종이를 줍던 것도 멈추고 목소리의 주인을 쳐다보니 더욱더 크게 웃는 애였다. 참 잘생긴 얼굴과 다르게 정말 비호감이네, 그 애의 웃음소리가 신호라도 된듯이 웃음을 참고 있던 애들도 일제히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엄마, 나 이제 절대로 12반에 다시는 오지못할거같아...

 

 그렇게 웃지만 말고 도와주던가, 얄밉게 웃음만 터트리는 애를 한번 째려봐주고는 흩뿌려진 종이를 대충 모아서 일어났는데 그 순간 책상에 엎드리고 있던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눈이 마주친 순간 들고 있던 종이를 그대로 다시 바닥으로 떨어뜨리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로 서둘러 12반을 빠져나왔다. 교실안에서는 아까부터 얄밉던 목소리가 'ㅋㅋㅋ떨어뜨린건 줍고 가야지'하고 말을 했지만, 빨리 여기서 벗어나는게 우선이었다. 분명 눈이 마주친 그 사람은, 체리남이었다.







"아.....어떡해.....못봤겠지?응? 못봤을거야? 그치?"


"김여주 오늘도 한건 하셨구요"


"...엎드려 있다가 나랑 눈이 마주쳤으니까 못본거야.그래 봤을리가 없지"


"못봤어도, 애들한테 들었을걸. 우리반에 조금 모자란애가 와서 쇼하다갔다고"




 나는 심각해 죽겠는데, 옆에서 얄밉게 큭큭거리는 김재환의 발을 지그시 밟아주었다. 와 진짜 아까 걔만큼 얄미워.


 체리남을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나랑 같은 학교였어? 그것도 같은반? 와 이건 완전 운명아니야? 막 알고보니 나랑 새끼손가락에 붉은실이 이어져있고. 천생연분 그런거.

우울한 것도 잠시 잊고 체리남과의 운명을 생각하며 기쁨에 빠져있는데, 김재환이 소금을 뿌리며 들어왔다.




"야 꿈깨라. 운명은 무슨. 김여주의 원맨쇼지"




 저건 꼭 초를 친단말이야. 두고봐라 내가 꼭 체리남이랑 잘되서 운명이라는 걸 보여주고 만다.







"아 김재환 도와달라고."


"내가 니 연애코치냐? 맨날 좋아하는 사람만 생기면 도와달래"


"아 재환아 딱 한번만 응?"


"이번엔 일주일은 가냐?"


"일주일은 무슨 이번엔 진짜 다르다니까 완전 운명이야"




 보란듯이 체리남과 잘되는 것을 보여줘서 김재환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주려고 했으나, 겨우 물어물어 알게된 체리남의 이름을 김재환에게 말한 순간 나의 태도는 달라졌다. 박우진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니 체리 뭐시기가 박우진이었냐?'라고 묻던 김재환은 박우진과 중학교를 같이 나와서 아는 사이라고 말하였었다.




"멋있고 잘생기고 착한 재환님, 재환오빠, 제발 한번만 부탁합니다"


"아씨, 징그럽게 왜 이러냐, 나도 뭐 그렇게까지 친한 사이는 아니라고.."


"제발요 급식이라도 한번만 같이 먹게 해주세요"




 나를 벌레보듯이 보는 김재환의 시선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체리남과 밥 한번 같이 먹게 해준다면 그 무언들 못하리요.

역시 세상에는 간절하면 안 이루어지는게 없었다. 한참을 재환이에게 매달린 끝에 '오늘 점심'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제일 먼저 달려나가기위해서만 심장이 떨릴 줄만 알았는데, 살다보니 이런날도 오는구나. 아직도 10분이나 남은 시간을 보며 거울을 꺼내서 입술에다가 틴트를 한번 더 발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오늘 파우치라도 들고 오는건데. 아까부터 거울만 계속 들여다보는 내 모습에 김재환은 옆에서 못볼꼴을 봤다는듯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뿐이었다.








"박우진 오랜만이다, 배진영 너도"


"갑자기 연락하더니, 여친보여줄려고 그랬냐"


"헐? 대박 김재환 여친도 사귐?

어.....!?! 나 얘 알아 ㅋㅋㅋㅋ그 개그맨ㅋㅋㅋ"



 급식을 받고 먼저 앉아있다는 체리남쪽으로 다가가는데, 어떻게 걸어야지 조금이라도 더 예뻐보일까싶어서 신경을 쓴다고 걷는 방법을 잊어버릴뻔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체리남의 모습에 심장이 쿵쿵 뛰어댔다. 뭔데 멀리서부터 혼자 빛이 나는거지.


 김재환은 그냥 인사만 하는 사이라고 했으면서, 생각보다 친한 사이인것 같아 보였다. 오랜만에 보는 건데도 공백이 느껴지지않는걸보니 말이다.


체리남에게 나를 어떻게 소개시켜줘라할지 몰라서, 계속 속으로 연습을 하고 있는데 체리남의 입에서 아주 끔찍한 말이 튀어나왔다. 여친이라니. 너의 미래의 여친도 아니고 김재환의 여친이라니.... 체리남의 충격적인 발언에 표정을 굳히고 있는데, 뒤이어 체리남 옆에 앉아있던 애의 입에서 더욱 충격적인 말이 나왔다. 어쩐지 아까부터 이상하게 낯이 익다고 생각했는데, 허... 너였구나. 12반 얄미운 웃음소리.....하필 너가 왜 체리남과 친한 친구인거니?




"와씨..와!!!아니!!나!!!개그맨 아니야!!!!"



 체리남에게 청순하고 예쁜 이미지는 못 심어줄 망정, 웃긴 이미지를 남기기 싫어서 변명을 하려고 하는데, 정리가 안된 머릿속에서 나온 말은 고작 급식실이 떠나가라 크게 소리를 치는것이었다.



"아...그러니까....하하..나 알고보면 엄청 조용한 여자라고....

그리고 내 옆에 앉아있는 이 아이의 여친은 더더욱 아니구..."



 신나게 소리친덕에 아까처럼 급식실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또 다시 내게 집중된 아까보다 훨씬 더 많은 눈동자에 조용히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아무일없었다는 듯이 조용히 숟가락을 들고 국을 떠먹었다.




"ㅋㅋㅋㅋ와ㅋㅋㅋㅋ진짜 웃겨ㅋㅋㅋㅋ아무일없었다는 듯이 국먹는거봐ㅋㅋㅋ"


"ㅋㅋㅋ김여주 진짜 존경한다. 대단하다 정말.....ㅋㅋㅋㅋ"



 아까처럼 큰 소리로 웃어대는 배진영이라는 아이의 목소리보다, 그 몫지않게 웃어대는 김재환보다, 아무말없이 조용히 웃음을 흘리는 체리남의 모습에 얼굴이 붉어져갔다. 하...김여주 제대로 망했네, 망했어.




 힘들게 만든 기회를 아주 뻥 걷어차버리고 잘한다 김여주. 체리남이 널 어떻게 생각하겠니. 소리만 겁나 큰 여자로 기억하겠지, 천하의 급식실도 조용하게 만드는. 하....이렇게 체리남과 나의 로맨스는 멀어져만 가는건가. 냉수먹고 정신차리자는 심정으로 냉수를 들이키는데 물맛이 참으로 썼다.




"물을 무슨 술처럼 마셔?"


"....에?"


"머리에는 또 뭐고."




 물을 들이키고 세상의 짐을 짊어진 아버지처럼 크아하고 감탄사를 내뱉는데, 눈앞에 체리남이 서있었다. 타이밍도 참 거지같게. 예쁜 모습만 보여줘도 부족할판에 오늘 하루종일 못볼꼴만 보여주네. 가볍게 웃음을 터트리는 모습에 어벙한 대답을 하며 체리남의 웃는 얼굴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데, 갑자기 체리남의 손이 내 머리위로 훅 다가왔다. 생각지도 못한 손길에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감았는데, 조금전보다 더 웃음을 보이며 손가락에 밥풀을 들고서 내 눈앞에 내밀고 있었다.


 와 밥풀로도 사람을 심쿵하게 만들 수 있구나. 밥풀을 버리고는 애들이 저기있다며 빨리 가자고 말을 하는 체리남의 모습에 귓가에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


와ㅠㅜ 저번화에 댓글 달아주신 두분!!!정말 감사합니다ㅠㅜㅠㅜ 사랑해요 ♥

암호닉? 그거 하면 좋은 건가요? 음 뭔지모르겠지만 신청해주시면 받을게요 ㅎㅎㅎ

우진이랑은 아직 친해지지를 못해서 초반에는 분량이 조금 없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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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여주 넘 귀여워욬ㅋㅋㅋㅋㅋㅋ 다음이 어떻게 될지 너무 기다려져요ㅋㅋㅋ큐ㅠㅠㅠ 잘보고가요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2
앙 재환 너으 마음을 표현행!!!@!!!!!!!!!!
6년 전
독자3
헐 대박 완전 재밌어요 ㅠㅠㅠ이걸 오ㅑ 이제 봣을까요 이ㅠㅠㅠㅠ 언능 마니 써쥬세요!!
6년 전
독자4
짱짱 재밌고 완전 좋아하는 소재에엽...! 앞으로도 계속계속 봬용ღ
6년 전
독자5
이게 끝이면 안대자나여ㅠ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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