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그런 상상을 해본다.
있어도 없는것처럼, 살아도 살지 않는것처럼.
절벽의 끝에 서서 끝없이 뚫려있는 낭떠러지를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차라리 내가 없었더라면, 없는척 하기가 쉬울텐데.
나의 존재가 때로는 나에게 너무나 무겁기만하다.
너에대한 내 마음이…… 없어지기를, 나를 억누르는 이 검은손이 사라지기를.
그러나 여러 눈과 여러 손가락은 나를 가리키고 화살을 내리꽂는다. 아주 차갑고 날카롭게.
내가 없어지기를, 있어도 없어지기를…. 그러나 현실은 나를 외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