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당신 00
이젠 괜찮은데
사랑따위 저버렸는데
바보같은 난 눈물이 날까
2017년 7월
내가 싫어하는 노래, 하지만 오늘처럼 비 오는 날 생각나는 노래
'비와 당신'
이 노래가 너무나도 내 이야기같아서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 속에서 위로를 찾기 위해 듣기 시작했다. 시간은 흘렀고 벌써 이 노래를 듣기 시작한지도 3년째다.
" 여름을 시작하는 더위가 물러가고 오늘부터 장마가 시작됩니다. 우산을 항상 챙ㄱ.. "
" 으 장마철.. "
이제는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또박또박 말하고 있는 기상캐스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채널을 돌려 버렸다. 채널은 끝없이 위로 올라가고 그 행동마저 지루함을 느껴 결국 티비를 꼈다.
" 야 옹성우, 치킨 사들고 우리집으로 와라 영화나 보자 "
" 아 너는 친구가 나 밖에 없냐, 맨날 나만 가지고 그래 지금 비와서 나가기 귀찮다고오 "
" 나 심심하단 말이야ㅠㅠㅠㅠ "
" 혼자 치킨 뜯으면서 영화보는게 얼마나 힐링인데 넌 아직도 그걸 모르냐 이참에 혼자 먹어보렴~~~ "
" 아오 띠꺼워 알겠어 끊어 "
거의 유일한 친구인 옹씨마저 도움이 안된다.
" 하 우선 편의점이라도 가볼까.."
목이 늘어나 이젠 잠옷 신세가 된 반팔 옷과 7000원짜리 득템 반바지, 위로 질끈 묶은 똥머리 차림으로 슬리퍼를 대충 신고 밖으로 나갔다. 괜히 나왔나 싶을 정도로 밖에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고 나는 잠깐의 한숨과 동시에 우산을 펴고 편의점으로 향했다.
피슉 피슉..
엄청난 빗소리와 그 빗물을 잔뜩 머금은 슬리퍼 소리가 일정한 박자로 날 뿐이다.
" 노래나 들어야지 "
핸드폰과 이어폰을 꺼내 플레이리스트에 항상 존재하는 비와 당신을 재생했다.
이젠 지겨울 정도로 들었을 이 노래.
아무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재생했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이 노래는 나에게 당연한 존재가 되었나보다.
" 다신 안 올텐데, 잊지 못할 내가 싫ㅇ.. "
작은 목소리로 따라 부르던 내가 갑자기 노래를 멈췄다.
" 여주야, 오랜만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