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 이렇게 됬네 "
새벽 1시가 되서야 난 독서실을 빠져나왔다. 독서실을 나오니 오늘 따라 유독 등이 오싹했다. 기분 탓이 겠거니 하고 발걸음을 빨리하자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도 들렸다. 내 뒤에서
점점 더 발걸음을 빨리하니 뒤에서 어느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 저기 학생 "
뒤를 핵 도니 어느 할머니께서 서 계셨다.
" 학생 참 모범생이네 이 늦은 시간까지 독서실에 있고 "
할머니는 내가 독서실에 있었다는걸 어떻게 아셨을까 아마도 할머니께서 날 미행하신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뒷 걸음 질을 쳤다.
" 많이 힘들지? "
할머니의 말씀에 뒷 걸음 질 치던 발을 멈췄다.
" 어머니는 아버지랑 싸우고 나신 다음 어디론가 떠나버리셨고, 아버지는 지금 병원에 입원 중이시고 "
할머니는 토씨 하나 안 틀리시고 다 맞추셨다. 엄마 아빠는 내가 어렸을때부터 자주 싸우셔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중1이 되고 난 후 크게 싸우셔서 엄마는 결국 집을 나가버리셨고 아빠는 암 말기로 투병 중이셨다.
" 인간세계는 학생이랑 어울리지 않아 "
할머니의 말씀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이 세계가 나랑 어울리지 않다고 말씀하시는걸까
" 인간세계에서 살 빠엔 저쪽 세계에서 사는게 훨씬 나아 "
할머니의 말씀이 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쪽 세계란 어딜까 그 세상은 과연 인간세계랑 다를까
" 저쪽 세계도 많이 힘들테지만 인간세계보다 낫겠지 "
" 친한 친구끼리 경쟁하고,항상 최고를 강조하는 인간 세계보단 "
" 내가 보내 줄 세계가 더 학생에게 어울려 "
할머니의 말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이해가 되지 않을려는 순간 할머니는 허공에서 손을 휘두르셨다. 그 손놀림에 난 허공에 붕 떴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눈만 껌뻑이다가 할머니께서는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하셨다.
"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부디 이번에는 같은 일이 반복 되지 않기를 "
그 말을 끝으로 난 이 공간에서 없어져버렸다. 그 말은 즉슨 난 인간세계에 없다.
난 어느 시멘트 바닥에 떨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밤 하늘은 어두웠고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녔다. 시멘트 바닥에서 일어나 천천히 주위를 훑었다. 몇 발걸음 옮겼을까 누군가 내 손목을 잡았다.
" ..어? "
당황함에 어 라는 소리만 내 뱉는과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침과 동시에 그 남자는 내 손목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몇 분을 뛰었을까 어느 한 골목에 멈춰서 숨을 골랐다.
내 손목을 잡고 있던 남자는 푹 눌러쓴 모자와 마스크를 벗으며 말했다.
" 너 "
" .... "
" 아까 많이 위험했던거 알아? "
" ...네? "
그 남자의 말을 이해 할 수 없었다. 내가 위험했다니
남자는 의문이 가득한 내 표정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 아까 손에 칼 쥔 여자가 너 죽일려고 했던 거 몰라? "
" 저를요..? 왜요..? "
남자는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
" 이유가 있어? "
" ... "
" 여기 범죄가 번번히 일어나는거 몰라? "
범죄가 번번히 일어난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 그럼 절 왜 구해주신 거에요..? "
" 그냥 바보같이 서 있길래 구해줬어 "
" ..아 "
남자는 날 쳐다 보며 말했다.
" 너 왜 일하러 안가? "
" 네? "
" 지금 한참 근무 시간인데 "
" ..일 안해요 "
" 그게 무슨 소리야 "
" ..저 학생이에요 학교에서 공부해요 "
남자는 내 말에 다시 인상을 한껏 찌푸렸다.
" 혹시 오른쪽 손목 좀 보여 줄 수 있어? "
남자의 말에 흔쾌히 오른쪽 손목을 보여주자 남자는 내 손목을 다시 힘껏 잡았다.
" ..너 혹시 "
" ... "
" 다른 시티 사람이야? 카르트 시티? 아니면 루인 시티? 아 아니면 이번에 새로 생긴 미르 시티? "
" ..아니에요 "
" 아니면 엘르스 시티? "
" ..인간세계에서 왔어요 "
남자는 나의 말에 꽉 쥐고 있던 내 손목을 잡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 어디로 가는거에요? "
숨을 헐떡이며 묻자 그 남자는 내게 말했다.
" 그놈들 한테 잡히면 죽어 "
" 네? "
남자는 나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다른 말을 꺼냈다.
" 그 놈들한테 잡히면 죽는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