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남매
우리 집엔 열두 남매가 산다.
내 위로 친오빠만해도 다섯인 탓에, 이 구역의 미친년을 타고났다.
그 남자들을 받아주려면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하자.
+ 오구오구
"다들 뭐 해?"
또네, 또야.
"그거 지겹지도 않냐."
주말,
오후가 돼서야 눈을 뜨자 다들 옹기종기 티비 앞에 모여 앉아있었다.
"엄마..조금만 더 힘내..."
저건 볼 때마다 저 지랄이야.
[4형제, 드디어 여동생이 생기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모두의 관심을 한몫의 받은 몸이었다.
발 디딜 곳 없이 좁았던 집, 그곳에서 작은 형제들의 도란도란은 방송 소재로 아주 적합했다.
거기에 쌍쌍둥이 출산, 첫 여자 아기 출산은 더할 나위가 없었겠지.
"아 저 때 아직도 생생해."
"미친 놈아, 너 저 때 4살이었어."
여동생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나보다 5분 먼저 태어난 지훈은 어딜 가나 관심 밖이었다.
'아들은 이제 필요 없잖아~ 딸 낳았으니 됐지.'
'딸만 나왔으면 좋았을걸, 하필 또 쌍둥이라 애가 몇이 된 거야.'
방송이 나간 후, 지훈이가 커가면서 숱하게 들어왔던 말들.
쟤는 저게 보고 싶을까, 나는 죽어도 보기 싫던데.
어쨌든 우리 부모님이, 형제들이 선택한 길이었지만, 이용당한 것 같아서.
저 방송 때문에 우리 가족들이 들은 얘기가 몇 갠데, 쟤네는 속도 좋나 봐.
다큐는 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1년을, 시간이 지나 4살 때부터 또 3개월을, 다음은 8살 초등학교 입학, 다음은 14살 중학교 입학.
끈질기게도 우리를 다큐에서 놓아주지 않았다.
광고도 찍고 출연료도 꽤 받고, 우리를 도와준다는 사람이 많아져서 그게 마지막이긴 했지만.
우리는 언제나
'형편도 안되면서 애를 왜 저렇게 많이 낳아? 부모도 진짜 책임감 없다.'
이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생긴 걸 안 낳는 것도 책임감 없는 거 아냐?
그래도 우리 때문에 행복하다는 부모님 때문인지, 여전히 금슬이 너무나 좋은 부모님 때문인지, 다들 너무 긍정적으로 자란 것 같다.
물론 나만 빼고.
나는 그 망할 관심 때문에 병도 얻었고, 이렇게 삐딱해졌으니까.
1. 윤지성
우리 집 맏이, 27세
2. 하성운
막내 이모 아들, 25세
3. 황민현
우리 집 둘째, 24세
4. 옹성우
큰 이모 아들, 24세
5. 김재환
우리 집 셋째, 23세
(다니엘과 이란성 쌍둥이)
6. 강다니엘
우리 집 넷째, 23세
7. 박지훈
우리 집 다섯째, 20세
(ㅇㅇㅇ와 이란성 쌍둥이)
8. ㅇㅇㅇ
유일무이 딸, 여섯째. 20세
9. 박우진
막내 이모 아들, 20세
10. 배진영
큰 이모 아들, 19세
11. 이대휘
막내 이모 아들, 18세
12. 라이관린
우리 집 막내, 18세
프롤로그.
열두 남매가 사는 집에서 유일무이한 여형제가 불을 꺼달라고 한다면?
1. 윤지성
집에 있을 때는, 절대 동생을 혼자 방에 들여보내는 법이 없다.
"오구, 우리 ㅇㅇ가 잘 거야? 가자, 가자 자러 가자! 오빠가 불 꺼줄게~"
2. 하성운
불을 꺼달라고 할 때가 거의 없지만, 집에 성운 오빠와 단둘이 있는지 모르고
"오빠!!!" 하고 불렀는데
후다닥- 달려와서는
"왜, ㅇㅇ야? 지금 집에 나 밖에 없는데..."
"아, 그럼 불 좀 꺼줘."
"어? 그래..잘 자.."
자기를 부려먹는 동생에 조금 놀라기는 하지만, 실행해준다.
3. 황민현
"오빠!!!!!"
"ㅇㅇ가 왜? 오빠가 재워줘?"
달려와서 세상 스윗하게 묻는다.
"아니, 불만 좀 꺼줘."
"그래~ 언제든지 필요하면 불러~"
4. 옹성우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오빠!!!!!!!!!!!!"
"왜!!!!!!!!!!!!!!!!"
오지 않고 더 크게 대답한다.
"이리 좀 와봐!!!!!"
"할 말 있으면 네가 와!!!!!!!!!!"
5. 김재환
"오빠!!!!!!!!!!!!!"
"야, ㅇㅇㅇ!!! 야 이거 뭐야!!! 야 이리 와봐!!!"
놀래서 달려가면
"불 끄고 가~"
그러면 불 끄고 이불 던져서 후다닥 때리고 나온다.
"아, 뒤질래!! 왜 때려!!!!"
6. 강다니엘
"오빠!!!!!!"
"왜!!!!!"
역시나 쉽게 오지 않는다.
"오빠 이리 좀 와봐!!!!"
"아 진짜, 불 꺼라 이런 거 하면 뒤진다, 진짜."
오기는 온다.
"불 좀 꺼줘, 헿"
"하..... 내일 일어나고 보자, 어?"
그러면서 불 끄고 나간다.
물론 다음 날에는 아무것도 없다.
7. 박지훈
"야 박지훈!!!!!!!!!!!!!!!!!"
대답하지 않는다.
"아, 박지훈!!!!!!!!!!!!!!!!!!!!!!"
"불 니가 꺼!!!!!!!!!!!!!!!!!!!!!!!!!!!!!!!!!!!!!!!!!!!!!!!!!!!!"
8. 박우진
"박우진!!!!!!!!!!!!!!!!!!!!!!!"
대답하지 않는다.
"아 박우진!!!!!!!!!!!!!!!!!!!!!!!!"
대답하지 않는다.
"아 뭐 하는데 대답을 안 해."
짜증 나서 가보면.....
나보다 일찍 잘 때가 많다.
9. 배진영
"배진영!!!!!!"
내 방을 지나가길래 불 좀 꺼달라고 부르면
"응?"
"나 불 좀 꺼줘."
"...니가 꺼, 지는 손이 없어, 발이 없어."
고3이라 예민하게 구네.
10. 이대휘
대휘에게는 시키지 않는다.
대휘는 내가 유독 예뻐하는 애교 많은 동생이라
불을 알아서 꺼주거나, 내가 불을 꺼줄 때가 많다.
11. 라이관린
"이관린!!!!!!!!!!!!!"
"왜!"
"누나 방에 불 좀 꺼줘!"
그 이후로 대답이 없다.
자기 방문 잠그고 나오지 않음.
● 성이 다 다르지만, 같다고 생각하고 봐주세요ʕ·ᴥ· ʔ
● 이야기 속 라이관린은, 이관린으로 중국 유학을 다녀온 설정입니다.
ㄴ 어릴 적 모두 떨어져서 살았던 에피가 나올텐데, 거기서 자세하게 풀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 큰 이모= 엄마의 언니, 막내 이모=엄마의 동생으로 세 가족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 ( ━☞´◔‿ゝ◔`)━☞읽으신 후 댓글과 신알신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새오? 저는 디그다애오.
처음 글 써봐써오.
애쁘게 봐주새오.
댓글도 꼭 부탁드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