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설레임
A - Just pretty.
한열음 작성
* * *
"정지은, 안경 여기 탁자 위에 있었어. 얼른 넣어."
"오빠 바보야? 나 렌즈 다시 샀다고 말했잖아!"
"아 그랬나? 혹시 모르니까 챙겨."
"돼썽. 하여튼 언니밖에 모르지? 나 늦었어, 갈게!!"
커플 염색을 할거라며 탈색을 해 빗자루 같은 머릿결을 가진 오빠를 뒤로 하고 집을 나왔다. 개학식 진짜 세상에서 제일 싫다.. 으..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느려졌고 날 기다리고 있던 유정이가 소릴 질렀다. "정지은!! 버스 잠시후!!!" 첫날부터 지각하고 싶은 바보는 없다. 난 지각하고 싶지 않았다. 난 바보가 아니다. 결국 정류장까지 뛰어갔고 숨을 고를 타이밍도 없이 버스는 바로 도착했다.
자켓만 입은 유정이는 버스 안으로 들어오자 따뜻하단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가디건을 걸치고 있던 난 땀이 나는 기분이었다. 오늘 블러셔 안 했는데 볼이나 빨개져 있으면 좋겠당. 별로 시덥잖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이동혁과 연락을 하고 있던 최유정이 대박이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똥혁 -
ㅋㅋ 빨리 오셈 전학생 등판
참고로 캐나다 혼혈 1,2,3학년 다 난리남
전학생 인정.. 존잘 인정.. 1,2,3학년 다 난리났다는 이유를 바로 알았다.
* * *
"올 진짜 빨리 왔네?"
"고럼 얼른 전학생을 내놓아라!!!"
"담임이 데려갔어. 최유정 하여튼.. 정지은 많이 힘들어? 이거 물 마시고 있어."
고맙다는 표시를 하고 동혁이가 준 물을 마시며 숨을 고르게 쉬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내 손을 붙잡고 뛰는 유정이 덕분에 한달치 운동을 다 한 기분이었다. 풀린 고데기나 다시 해야겠다 싶어 가방을 뒤적거렸지만 고데기가 보이지 않았다. ..지 여친 만나러 간다고 고데기 붙잡으며 난리치는 오빠의 모습이 그려졌다. 유정이가 대신 고데기를 빌려줘서 남은 시간동안 고데기를 했다. 다시 말끔해진 머리가 마음에 들었고 딱 종이 쳤다.
여자애들은 다 기대된다며 반 분위기는 떠들썩했다. 새학기 첫날의 떠들썩이 아닌 전학생에 대한 떠들썩함. 나와 유정이도 그중 하나였다. 인정하긴 싫지만 오빠 얼굴을 매일 보면서 살아 잘생긴 사람이다!! 라고 느껴본 얼굴은 전학생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금세 나는 흥미가 떨어져 급식표를 찾고 있었다. 그 사이 이동혁과 전학생 얘기를 하는 최유정이었고.
(시끌시끌)(떠들썩떠들썩) (드르륵) (시끄ㄹ.. 정적) (환호)(칠판 탁탁)(다시 정적)
이 모든 것이 10초 사이로 일어난 일들이다.
학기 중 전학 온 것은 아니지만 소개는 해야할 것 같다는 담임의 말에 맞다며 동조하는 아이들이었다. 쑥스러운지 전학생은 목을 긁적거리다 입을 열었다. 가본 적은 없지만 열기가 아이돌 팬미팅 현장처럼 뜨거웠다.
"Hi ladies and guys. Glad to meet ya. 영어 이름은 Mark. 한국 이름은 이민형이야. 편한대로 불러줘.
캐나다에서 왔고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여자친구 있어?!!!"
"놉."
"쓉빨!! 나이스."
"..쓉빨? What's the mening what you said."
"저스트 어 트레쉬!! 우리 마크는 저런 말 들으면 안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전학생 소개가 끝났다. 최유정은 연신 대박이라며 내 어깨를 쳤고 흥미가 이미 떨어진 나는 급식에나 관심이 있었다. 자리를 정하겠다며 한줄로 서라는 담임의 말에 곧 급식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지만.
* * *
"2학기 때 자리 다시 바꿀거고, 싸우지들 말고 민형이 좀 챙겨주고. 1교시 수업 준비하고, 조회 끝."
담임이 나가자 마자 최유정은 심장을 붙들며 내 자리로 왔다. 내 짝이 된 이동혁이 헹, 하는 표정으로 유정이를 비웃었다. "민형이가 친해지고 싶대.. 이동수업 때 같이 이동하고 밥도 같이 먹자했어.. 어떡해 나 너무 떨려.." "뭐야, 진짜로 좋아하는 거야?" "아니요, 그냥 잘생긴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데 안 떨리는 최유정이 어딨냐.." 이동혁은 그럼 그렇지, 라는 표정으로 책상 서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휴대폰인지 교과서인지 둘 중 하나를 꺼내겠지. 나도 사물함에 갔다 올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났고 최유정은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1교시도, 2교시도, 3교시도 전부 OT와 자기소개만 하다 끝났다. 지루하다는 생각이 든다 싶으면 이동혁과 빙고를 해서 그런가 시간이 더 빨리 갔다. 점심시간이 되고 자연스럽게 나와 이동혁, 그리고 최유정과 이민형은 급식실로 향했다. 어쩌다보니 최유정과 이동혁이 티격태격 거리며 먼저 가버렸고 나와 이민혁은 어색하게 뒤를 졸졸 쫓아갔다. 무슨 말이라도 먼저 걸어야하나 싶어 고민을 하던 와중에 이민형이 먼저 말을 걸어줬다.
"혹시 나랑 친해지기 싫어..?"
"엥? 아냐아냐."
"난 너가 계속 나한테만 말도 안 걸고 안 웃어주길래 혹시나 했는데 다행이다."
"아하.. 그랬었구나.."
다시 말이 없어졌고 이민형도 나도 발걸음이 빨라졌다. "내 이름 뭔지 알아?" 내 물음에 킥킥 웃으며 대답해주는 이민형이었다.
"Of course, 정지은. 바보같은 질문 하지마. 너 이름부터 제일 먼저 봤는걸."
"우리 같이 안 있었는데 어떻게 봤어?"
"그냥 예쁘길래."
1)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가장 보통의 연애-가장 보통의 설레임 키키키키!
2) 사실상 옆학교청춘로맨스영화는 휴재..^ㅠ^.. 2화밖에 안 썼던데..
3) 옆학교에서 암호닉 받았는데 지금 연재하지 않고 있어서 다시 받을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