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랑 한바탕 싸우고 지금 집안엔 나뿐이다. 브래드는 여자친구와 2박 3일 여행을 간 터라 집안이 조용했다. 하긴, 브래드가 없는 게 더 나았다. 방금의 그 피튀기는 현장을 봤더라면 브래드는 못 참았을거다. 불화를 제일 싫어하는 브래드는 우리 둘이 싸울 기세라도 보이면 분위기가 싸해지기 때문에 웬만하면 참는 편인데, 오늘은 마침 브래드도 없겠다 제대로 한판했다. 아니, 동기 여자애랑 술마셔다고 그렇게 화를 낼 줄이야. 게다가 둘이서만 마신 것도 아니고 친구들 몇명이서 같이 마시다가 문득 정신차리니까 내 무릎위에 여자애가 쓰러지다시피 안겨있고 형이 눈에 불을 켜고 날 보고 있었다.
여자애를 겨우 집에 데려다주고 나오는데 형이 날 보고 비꼬듯이
"김형태, 아주 착해 빠지셨네. 앵기는 걸 그렇게 받아줄줄도 알고." 한다.
뼈있는 말에
"그럼여, 그렇다고 아무하고나 뽀뽀하고 부비는 사람만 하겠어여?"
"....야! 너 그거...와, 그거 진짜 오해라고 했잖아!"
"누가 뭐래여?"
"니가 방금 뭐라했잖아!"
"그러는 형은? 형이 먼저 시비 걸었잖아여!"
"누가 시빌 걸어, 누가?"
저번에 친구들끼리 술게임 하다가 잘못 걸린 벌칙 때문에 옆옆자리 여자와 입술을 부비는 걸 눈앞에서 목격한 바 있기 때문에 꿀릴 건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싸움은 커졌고, 결국 형은 빵모자를 집어쓰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조용한 집안에 시계 째깍거리는 소리만 울렸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됐는지, 짜증이 나서 눈물이 슬슬 고였다. 따지고 보면 잘못한 거 없는데...괜히 내가 옛날얘기까지 꺼냈나 싶다가도 날 보며 비꼴 때의 표정을 생각하면 또 화가 치밀었다. 앵기는 거 다 받아줘? 참 나....
결국 흐르는 눈물을 참지못하고 울고 말았다. 소파위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 청승맞게 울다가, 무릎에 얼굴을 묻고 소리내서 울었다. 그냥 서럽고, 또 형이 보고싶어서...... 그렇게 울다가 잠들었는지 고개를 살짝 들었는데 어두컴컴해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 형은 이때까지 안들어오고 뭐하나 생각하다가도 내가 그 형 걱정을 왜 하나 싶어 고개를 저었다. 우선 불이라도 켜야겠다 싶어서 벽쪽으로 가는데, 물컹했다.
"흐억!!!!!!!!!!!"
"으악!!!!!!!!!!!!!!!"
분명 뭘 밟았는데...확인하기 위해 얼른 불을 킬려고 가는데 밑에서 뭐가 올라와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흐익!!!!!!"
"....형태야..."
.....형이다.
"형...태야아...."
"....형?..."
그럼 아까 밟았던건 형 배였나... 목소리가 잠겨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살펴볼려고 다시 불을 키러 갈려는데 형이 아까처럼 날 붙잡았다.
"가지마, 형태야...."
"....형, 울어여?"
"안 우는데...."
안우는데 하면서 흡 하고 코를 삼키는 형의 소리를 들으면서 괜히 미안해졌다. 왜 울고 난리야... 설마 내가 아까 밟아서 그런 건...아니겠지... 코끝에 술냄새가 돌았다. 많이 마셨을라나.
"형태야, 일로와봐...."
방바닥에 누운채로 날 끌어당겨서 할 수 없이 옆에 누웠다. 어둠에 익숙해졌는지 어렴풋이 형 얼굴이 보였다.
"형태야, 미안....."
"........."
"미안해애...."
"...뭐가여..."
"그냥...전부 다..."
"...알긴 아네."
퉁퉁거리는 내 대답에 픽 웃는 형의 목소리가 참 따뜻했다.
"너...너 울었어?"
내 볼을 만지더니 묻는다. 너무 울어서 까슬까슬해진 내 볼을 큰 손으로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어루만지는데 부드럽고 좋았다.
"왜 울어..."
"안 울었어여."
"웃기시네..."
분명 비웃고 있을 형의 표정이, 비록 어둡긴 하지만 보이는 거 같았다.
"우리 이제 싸우지 말자, 오늘처럼..."
"......"
"대답."
"...알았어여."
"그래, 착하네...형태, 우리 형태..."
"우리 형태여? 으웩."
"'우리 형태가 어때서."
"구려여."
"어쩔시구리"
"구려여, 구려, 너무 구...."
내 두볼을 잡고있던 형의 두손이 내 얼굴을 잡아끌고 형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이봐, 항상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기 바쁘다.
"형태야, 사랑해..."
잠긴 목소리로 나지막히 속삭이고는 다시 입술을 포갠다. ....이러니 내가 화를 못 내지... 술냄새는 온데간데 없고 달콤하게 입술을 감싸는 느낌에 나도 눈을 감고, 많이 울었는지 축축한 게 느껴지는 부드러운 형의 볼을 손으로 감쌌다.
단편치곤 좀 길다 그죠잉......아닌가 안기네요 이제보니까,...제가 그렇죠머...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달달한거 써보고 싶엇는데 이게 뭐야 하나도 안달달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슬프다ㅠㅠㅠㅠ이 똥손....똥손....똥손.....또르르
저 글 쓰면 아는 척 해주시기로 하신분들 계시져!!아는척 해주세여!! 저 아는 척 하는 거 좋아하니깐 막 해주셔도 되요....싫으시면 안해도 되유....^^ㅋㅋㅋㅋㅋㅋㅋㅋ벜벜분자들은 앞으로 서로 아는 척 하기로 해여 서먹하게 지내는 건 옳지않은거같애여....걍 글타구여....ㅋㅋㅋㅋㅋㅋ
여튼 하나도 안달달한 달달한 척 하는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