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 왕따는 모두의 기억 속에서 빠르게 지워졌다.(편의상 왕따를 A라고 칭하겠다.)
원래 존재감이 없던 A였기에 원래 없던 것처럼 그냥 그렇게 A는 사라졌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아이들은 새로운 장난감을 찾았다. A의 가장 친한친구였었던 B였다.
B가 갑자기 따돌림과 괴롭힘에 시달리는 것은 말 한마디때문이었다. 야,쟤 괴롭힐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각자 놀기에도 시시함을 느낄무렵 누군가 외친 소리였다.
어쩌면 악마의 속삭임이었을까?
시끄럽던 와중에도 그 소리는 놓치지않고 들었는지 한순간에 교실은 조용해졌다.
각자 시선을 마주치며 무언의 눈빛을 주고 받았다. 침을 꿀꺽 삼켰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다음 장난감은 B다. B는 세상 모르게 쿨쿨 자고있었다.
교실이라는 사각링에서 또 다른 장난이 시작되었고 교실 밖에서는 자살한 A의 유서가 공개되었다.
꼭 소설같이 느껴졌다,차라리 소설이었으면 더 좋았을껄…,하는 내용의 유서였다.
꽤 긴 내용의 유서였지만 간추리자면 이랬다.
A는 학교에서 꽤 착한아이였다고한다,아무 탈 없이 학교를 잘 다녔던 아이. 선생님께 간간히 칭찬을 듣던 아이.
새 학기가 시작되고 같은 반 아이들중에 힘이 쎈-일진이라불리는-아이가 같이 게임을 키우자고했다고한다.
그때 A는 친구들과 한창 유행하고있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고했다.
그렇게 반협박식으로 같이 키우기 시작한 게임은, -사실 그건 핑계일 뿐이었다. 그냥 심심하던 찰나에 A가 눈에 띈 것이었다.- 매일 A의 집에 찾아와 게임을 하고
통장에 들어있는 몇 푼안되는 돈도 가져가고 담배도 피우게하며 오만 심부름을 다 시켰다고 했다.
혼자 찾아오던 A의 집에 한명, 두명 사람들이 늘기시작했고 원을 만들어 A를 중심에 세우고 때리기까지이르렀다.
시발,오늘 존나 짜증나.
말이 되지도 않는 핑계를 대며 A를 때렸다. 그냥 말랑말랑한 장난감,반항 없는 장난감-살짝의 반항이 있으면 좋을수도?- 그런 장난감이 된 A.
시간이 갈수록 구타와 괴롭힘은 점점 더 심해졌고 나중에는 고문에 까지 이르렀다고했다.
연이은 고문에 견디지 못한 그날 밤, A는 잔뜩 멍든 가슴을 품에 안고 자살을 생각했다고했다.
그렇게 A가 세상을 떠났고, 유서의 전문이 발표되자 교실밖에서 들리는 분노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교실 안의 아이들은 여전히 B를 괴롭히며 낄낄댔다. 누구하나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선생님도,학생들도 그저 침묵만을 유지했다.
그리고 며칠뒤, A를 괴롭힌 가해자들이 법정에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