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아!"
회사 정문 앞 벤치에 앉아서 휴대폰을 쳐다보고 있는 정국을 발견하고 정국이를 부르자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웃어주는 정국이.
우리 정국이는 할아버지가 되도 귀여울꺼같아..
"배고파"
오늘 정국이 부모님이 모임에 가셔서, 늦게 오신다길래 저녁은 같이 먹고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정국이를 회사 앞으로 불러냈다.
누나 오늘 열심히 돈 벌었으니까! 우리 정국이가 먹고싶다는 거 다 사줄 수 있어!
"뭐 먹을래?"
"나 소고기"
순간적으로 동공지진이 일어난 나였지만...
그래..! 나는 못먹어도 우리 정국이는 먹여야지.
"그래, 가자!"
"정국아, 많이 먹어."
고기를 구워서 정국이 쪽으로 다 밀어주자, 말없이 자기 쪽에 쌓인 고기만 쳐다보는 정국이.
"왜?"
그런 정국이의 행동에, 내가 어리둥절해하며 말하며 정국이를 쳐다보자 빨리 먹어 라는 짧은 말과
자기 쪽으로 밀어줬던 고기를 다시 내쪽으로 다 밀어주고는 다시 고개를 숙여 고기 먹기에 열중하는 정국이다.
하... 우리 정국이 어쩜 이렇게 착할까.
누구 닮아서 이렇게 착해? 응?
눈물겨워하며 정국이가 밀어준 고기를 한 점 먹고있는데, 내 쪽으로 밀어준 고기까지 몇점 뺏어먹고는
또 고기가 없다고 보채는 정국이다.
정국아.. 네가 좀 구우면 안될까..?
누나 지금 눈물겨워한거 안보였어?
아니야.. 누나가 구워야지
너는 맛있게 많이많이 먹어
그렇게 한참을 굽고 먹고 굽고 먹고를 반복했을까.
2명이서 6인분을 먹고서도 배가 덜 불렀는지, 정국이가 아이스크림을 뜨러 간 틈을 타 계산서를 몰래 훔쳐봤다.
110000 ...? 만천원은 아니겠지만... 아니 그럼 십일만천원이라고?
하하하하하.. 내 이틀 일당아니야?
괜찮아.. 정국이가 맛있게 먹었으니까 된거야...
게다가 오랜만에 정국이랑 외식이니까...!
정국이가 꾹꾹 눌러채운 아이스크림콘 두개를 들고 다시 돌아오자, 황급히 계산서를 내려놓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휴대폰을 봤다.
"계산했어. 일어나"
?.. 계산서 내가 들고있었는데?
아니 고등학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계산을 해?
"나 요즘 알바해. 그리고 계산서 없어도 계산 가능해. 바보야? 일어나 빨리"
하? 알바를 한다고? 우리 정국이가?
누나도 용돈주고 부모님도 주실텐데 뭐가 부족해서?
정국이가 알바를 왜 해?!
"네가 왜 알바를 해?"
"내가 누나 사주고싶어서."
하... 아니 그렇게 말하면 나는 너무 고맙고... 할 말이 없긴한데...
우리 정국이는 이렇게 마음도 착해..
"정국아, 잠깐만 앉아봐."
빨리 나가자며 앉아있는 나의 손목을 잡고 보채던 정국이가 한숨을 쉬며 다시 자리에 털썩 앉았다.
"정국아 나는 네 마음만으로 충분해. 누나는 정국이 네가 더 나이들어서 더 크면 그때사주면 되잖아.
지금은 알바하지말자. 응? 용돈이 부족하면 누나가 더 줄테니까."
".....왜?"
내 말이 끝나고, 정국이는 기뻐할 줄 알았던 내가 예상치 못한 반응을 하자 실망한 눈치였다.
정국아. 기쁜건 기쁜거지만.. 그래도 네가 힘든건 싫어
정국이 마음만이라도 누나는 고마워
"그야, 누나는 정국이가 힘든일 하는거 싫으니까 그러지.
알았지? 나중에 정국이가 더 커서 누나 맛있는거 많이많이 사줘."
"알겠어.."
힘없이 퍼온 아이스크림을 먹고있는 정국이를 쳐다보다가 정국이가 생각보다 많이 실망한 눈치이기에,
오랜만에 정국이랑 밖에서 놀다가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정국아, 누나랑 더 밖에 있다가 들어갈까?"
"....."
기쁘긴 하지만, 살짝 삐져있고싶어서인지 정국이는 묵묵부답이었다.
난 너의 마음을 다 알고있단다...
전정국.. 넌 내 손바닥 위에 있어...흐흐흐
"우리 영화관 가자. 이번에 네가 좋아하는 공포영화 시리즈 나왔던데?"
그래도 아무 반응이 없자, 정국이 손을 잡아 끄니까 못 이기는 척 일어나는 정국이.
아, 왜 이렇게 귀엽냐 진짜...
귀여워 죽겠네
끄아아아아아악!!!
사실, 공포영화는 잘 못보기에 항상 정국이 따라 와서 돈아깝게 사운드만 듣고있는 나다.
오늘도 용기내서 모니터를 쳐다보다가, 결국은 속으로 온갖 소리란 소리는 다 지르고 사운드만 듣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달달한거 먹으면 기분 좋아질테니까, 정국이 손에 카라멜 팝콘 한 통을 쥐어주고, 콜라 한 잔을 사서 영화관에 들어왔다.
나는 괴롭지만, 겁도 없는 정국이는 행복해보였기에 만족했다.
그리고 정국이는 가끔 내가 움찔거릴때면 영화를 보다가도 걱정이 되었는지 내 손을 꽉 잡아주곤 하기에, 덕분에 많이 괴롭지도 않았다.
이 맛에 내가 정국이를 키우지...! (?)
그렇게, 우리는 영화를 다 보고서도 한참을 밖에서 서성거리다가 집에 돌아왔다.
"잘 자, 정국아. 내일 보자"
저도 자야겠슴미다... 자다가 늦게 일어났더니 잠이 안오네요 허허ㅓ
정국이가 먹는 모습이 저는 제일 좋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많이먹어 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