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Copy & Paste; Coffee & Pasta
청바지에 하얀색 스니커즈
따가운 햇살아래 그늘진 곳
바쁜 평일날 여유있는 아침
이 세가지의 공통점
인생의 즐거움
소소한 행복함
하루의 기대감
달빛이 나를향해 눈웃음을 지을때
포근한 침대에 몸이 품어지고
누군가가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라고 물어본다면
오늘 하루는 어떻게 행복했는지
다시 생각하고 싶게 만드는
자꾸 대답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소중하고 의미있는 순간들.
잊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어느덧 학원다니는게 적응이 되어질때쯤,
성적이 오르고 화목토 반에서 월수금 반으로 올라갔다.
그 아이와 함께.
처음에는 학원친구인 민석이를 사이에 두고 앉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말없이 그 아이와 눈을 마주치는 일이 잦아지더니
아무 말 없이, 그 아이는 그 학원친구 자리, 내 옆에 앉았다.
내 옆자리에 앉으면서 아무런 핑계도 이유도 대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민석이가 늦게 와서 그 아이가 자리를 한칸띄어 앉기가 애매하니어쩔 수 없이 내 옆에 앉을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했다.
의미부여를 하지 않으려 최대한 애를 썼다.
마음은 있어도
그 아이를 향해 있어도
이 관계가 어긋날까
뭐든지 조심스러웠다.
그 아이는 수업시작 전 5분동안
몸은 정면을 향해있지만 눈길은 아래로 향하더니
내 자주색 컨버스 신발을 보는듯 했다.
나도 같이 내 붉게 달아오른 신발과 그 아이의 때타지 않은하얀색 스니커즈 신발을 번갈아 가며 눈치보듯 힐끗 쳐다보았다.
그 순간, 누군가한 말이 떠올랐다.
주변에 관심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사소한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따라하고
좋아하는것을 같이 좋아하고
싫어하는것을 같이 싫어하게 된다고.
그 다음날, 그아이는 브랜드만 다른 끈이 달린 빨간색 신발을 신은채 발만 꼼지락 댔다.
크림 파스타를 먹은 뒤, 산뜻한 커피 한잔을 하고싶은 날처럼
그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기분좋은 날을” 선물해 주었다.
그아이를 통해서 “기분좋은 나를” 보는게 가장 행복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이름은 “이지훈” 이라고 했다.
이름을 알게됨으로써, 지훈이에게 한발짝 다가가는것같아 설레었다.
그 뒤로, 지훈이의모든것이 궁금해지고 물어보고싶고 알고싶었다.
핸드폰과 지훈이에게 보낸 한통의 문자
이 문자를 이어가고싶었다.
최대한 그 아이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내 엄지 손가락은 지훈이를 포함한 친구 열명을 체크하더니
문자 내용에는
[문자할사람~]
이라 보냈다.
참 초등학생다운 발상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아이 한명에게만 보냈을것을
그리고 그의 답은 항상
[나!]
이제 그의 한 단어 조차도 내 골대에는 더블스코어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