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복숭아 언니 전체글ll조회 2275l 2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StartFragment-->

아주 평범하고 평범한 나에게 큰 관심을 얻는다는 것은 꽤나 고역이다. 그런 내가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큰 관심을 얻게 되었다. 당연히 내가 원해서가 아닌.  

관심을 받는다는 게 부정적이지만은 않지만 난 부정적인걸 보았기 때문에 관심이 극도록 싫을 수밖에 없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 중 하나인  

“아, 쟤가 걔야?” 

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두려운 말이 아닌가. 등교하면서도, 점심을 먹기 위해 급식 실에 올 때도, 다른 반이랑 겹치는 체육 수업시간에도, 심지어 조는 도중에도 관심을 받게 된 계기는 

 

“이름아!” 

사람 많은 매점 입구에서 나를 보곤 나밖에 안 보인다는 듯이 개새끼 마냥, 아니 정정하겠다. 강아지 마냥 뛰어오는 잘난 이태용 덕분이다. 

 

“야, 성이름! 너 이태용이랑 무슨 사이야?” 

전 날 유튜브를 신나게 돌려보고 새벽에 겨우 잠든 내가 피곤함에 절어서 학교에서 잠을 청하는 도중 친구가 다급하게 깨우며 물었다.  

이태용? 우리학교에서 유명한 그 이태용? 무슨 말이지. 

“상관없는데 전혀. 나 졸려 지금. 좀 자자.” 

“이 미친년! 너 왜 말 안했냐? 이태용의 그녀라며 네가. 지금 3학년 언니들이랑 이태용 좋다고 했던 애들 다 난리난건 알아? 너 얼굴 보겠다고 지금 너 몇 반이냐 뭐하는 애냐 다들 물어보고 있다고! 정신 차려, 잠 잘 때가 아니라니까!” 

이게 무슨 개 소리인가. 이태용은 학교 내에서 인기가 제일 많은 댄스부원에다가 잘생겼다고 소문나서 페이스북 잘생긴 사람들 페이지에 올라올 만큼 주목받는 나름 스타인데 그런 애랑 나랑은 전혀 관련이 없을뿐더러, 같은 반이 되어 본 적도 없다. 애들 따라 몇 번 보긴 했지만 말도 한 번 안 섞어 봤는데 어떻게 그런 애랑 나랑 엮인 소문이 나지? 

“무슨 소리야. 나 걔랑 말도 안 해봤는데.” 

“몰라. 어찌 됐든 오늘 너 되게 주목 받겠더라. 나가면 다 너 얘기야.” 

친구의 말을 듣고 주변을 보니 우리 반 애들은 물론 창문 밖에서 서성이는 몇몇 여자애들이 나를 보며 수군거렸다.  

시발 설마요.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쉬는 시간 마다 다양한 여자애들이 나를 찾아와서 학교 전교생 여자애들 얼굴을 알게 될 것 같았다. 

“이름아 너 태용이랑 사귀는 거야?” 

부터 시작해서  

“네가 먼저 고백했다며?” 

“야 네가 걔야? 딱히 예쁜 것 같지도 않은데.” 

라며 좋은 얼굴 평가도 받았다. 평범한 제게 왜 이런 관심을 주세요. 당사자인 이태용은 이런 이상한 소문을 아는지 모르는지 걔 빼고 모두가 나에게 찾아왔었다. 심지어 이태용의 친한 친구들로 보이는 남자애들도 지나가며 내 이름을 크게 부른다든가 나를 보며 이태용을 찾는 시늉을 하는 정신 나간 원숭이들도 봤다. 

누군가 내 앞으로 와서 책상을 툭툭치길래 올려다보니  

“너 성이름?” 

“맞는데…….” 

또 오셨습니다. 괜히 점심 빨리 먹었다. 

 

 

 

 

 

그러니까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여자애들은 우리 학교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소위 ‘잘나가는 애들’ 로 꽤 유명한 무리다. 그 중 저기 머리가 노란 것도 갈색인 것도 아닌 파마끼 있는 여자애가 보는 내가 아슬아슬하다 생각이 들 정도로 짧은 치마를 펄럭이며 나를 빤히 쳐다본다. 그래. 얘도 유명하다. 예쁘장하게 생긴 외모에 잘나가고 이태용 좋아하는 걸 모두가 알 정도로 질척인다고 유명하기 때문이다. 

“너 나 알지. 태용이 좋아하는 거. 알잖아. 나 작년부터 티 엄청 냈는데.” 

알다마다. 누가 모르니.  

하지만 찐따 같은 난 아무 말 하지 않고 고개만 연신 끄덕였다. 

“소문 네가 낸 거야? 그런 거면 정신 나간 거 같은데.” 

깔깔대며 한심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는 여자애에게 기분이 확 상해서 표정 관리를 못 했다. 딱 표정이 ‘설마 너를?’ 이였다. 

“기분 나빠? 나는 얼마나 기분 나쁘겠어. 태용이는 또 얼마나 기분 나쁠까.” 

뭐야, 기분 나쁘면 나랑 이태용이 기분 나쁘겠지. 왜 지가 기분이 나쁘대. 

“소문 어디서 어떻게 난 건지 나도 몰라. 근데 기분 나쁜 그런 말은 안했으면 좋겠는데. 나름 나도 소문 피해자야.” 

“뭐? 야, 네가 태용이랑 급이 맞는다고 생각해? 난 오늘 너 처음 본다-” 

여자애의 말을 듣고 같이 있던 여자애들도 따라 웃었다. 내 친구들도 나도 이 애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는 상태라 아무 것도 못 하고 고개만 숙였다. 그래,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태용이랑 난 소문인데 뭐라 할 말도 없었고. 

“나도 너 오늘 처음 보는데.” 

처음 듣는 목소리에 의아해하며 고개를 드니 나를 보고 있던 이태용과 눈이 마주쳤다. 소문 때문에 왔구나. 그래 처음 보는 애랑 그런 소문난 게 짜증날 만하지.  

“태용아! 뭐야, 너도 그 이상한 소문 들어서 왔구나? 내가 상황 처리 하고 있었는데 오지말지.” 

아까와 다른 목소리를 내며 있는 애교 없는 애교를 다 긁어모아 이태용에게 말을 하는 여자애를 보자니 내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너 말이야. 너 얘기하는 거잖아. 콧소리 더러워.” 

나를 보던 이태용이 여자애에게 시선을 돌려 얘기를 했다. 나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서 이태용의 얘기를 듣던 모두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거 소문 가짜 아니고 진짠데. 오해 아니고 나 너 좋아하는 거 맞아.” 

뭐야. 이거 무슨,  

“그러니까 나 이름이랑 얘기 하고 싶은데 이름이 친구들 나 이름이 데리고 나가도 되는 거지?” 

내 친구들은 혼 빠진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한 이태용이 나에게 가자- 라며 말하곤 운동장 벤치에 데려갔다. 

 

 

 

 

벤치에 앉고 단호했던 아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자신의 손만 보며 만지작거리는 이태용을 빤히 쳐다보다 간간히 고개를 들어 내 눈을 마주치는 이태용은 고개를 드는 법이 없었다. 

“할 말 있어서 데리고 나온 거 아니야? 아까 걔네 때문에 나 좋아한다고 무리수 둔 것 같은데 그거 사과 하려고 그러는 거면 괜찮아.” 

내 말을 듣는 이태용이 반응이 딱히 없자 민망해져 운동화 코로 모래들을 툭툭- 쳐댔다. 

“그게 아니라……. 네가 나 보는 게 좀 부끄러워서.” 

“응?” 

“그리고 아까 거짓말한 거 아니야. 나 진짜 너 좋아하는데.” 

제 손만 쳐다보던 이태용이 고개를 들어 얘기를 이어갔다. 마주치는 눈이 나로만 가득한데 늘 그랬던 것처럼 나로만 가득한 것 같았다. 

“소문 난건 얼마 전에 수학여행 갔을 때 반 애들이랑 진실 게임 했거든. 거기서 좋아하는 애 이름 말해보라고 하길래 아무 생각 없이 말했는데……. 미안. 애들이 소문 아무한테도 말 안하겠다고 했는데, 아 처음엔 친한 친구들만 알았어! 아니, 그냥 그렇다고.” 

변명을 하든 술술 나오는 이태용 말에 어벙해져 반응도 못 하고 있는데 이태용이 내 눈치를 계속 본다. 

“아니, 그러니까 나를 좋아.. 한다고…….?” 

내 말에 이태용은 볼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인다. 어떻게 나와 거리가 없던 이태용이 나를? 

“언제부터?” 

“모르겠어 언제부터인지…….” 

“왜, 아니 왜?” 

“왜냐니……. 일단 예쁘고, 착하고, 그냥 성격에 내 스타일인데. 너 좀 단호한 편이잖아. 너랑 너 친구들 대화하는걸 어쩌다가 들었는데 날 잘 조련해 줄 것 같아.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내 이상형이 날 잘 챙겨주는 그런 사람이거든. 아무튼 아까 걔네가 너랑 나랑 급이 되냐 마냐 거리던데. 신경 쓰지 마. 난 너랑 나랑 다른 게 뭔지 모르겠어. 단지 성별이나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의 차이뿐일 거야.” 

“정말 고작 그 이유로 좋아한다고?” 

“응. 잘 못 된 거야?” 

“아니 그건 아닌데. 이상하잖아. 뭔가, 거창한 이유도 아니고.” 

“너 좋아하는데 거창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거야? 그냥 네가 좋은걸 어떡해.” 

이태용의 마지막 말에 배와 가슴 중간 사이 즈음이 간질거렸다. 잘생긴 얼굴로 저렇게 말하는데 누가 현혹되지 않을까.  

“가끔 너희 반 지나가면서 자고 있는 모습도, 네 친구들이랑 얘기하는 모습도, 급식 실에서 밥 열심히 먹는 모습도, 어떤 음료수든 꼭 빨대 꽂아서 먹는 모습까지도 좋아해. 그냥 사소한 것 하나하나. 너는 그 전에 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아니 나를 알고 있긴 한 건지 알 수가 있어야지. 네 눈에 띄고 싶어서 얼마나 많이 스쳐가는 척 한 줄 알아? 너 좋아하는 거 아는 친구들은 그런 나 놀린다고 매일매일 즐거웠겠지만 난 너랑 어떻게든 접점 만들어보려고 매일매일 아등바등 노력했어 나름.” 

“아…….” 

정말 진심으로 말 하는 게 느껴질 정도로 말하는 한자 한자에 떨림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민망한지 머리를 긁적이는 이태용을 보자니 내가 이때까지 가지고 있지 않던 감정 때문에 딴 곳을 보았다. 

“사귀자는 거 아니야. 그냥 나 어떤지 알아 가보는 것만이라도 생각해볼래?” 

이태용의 말에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 가물 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어쩌다보니 번호를 주고받았고, 어쩌다보니 연락을 하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매일 매 시간마다 나를 찾아와 종알종알 얘기하는 핑계로 내 얼굴 보러 오는 이태용이 일상화가 되었다. 

 

 

 

 

어느 저녁 날엔 평소와 같이 이태용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 “응. 나 네 여보 해도 돼?” 

“그런 장난치지 말라니까.” 

- “아니 오늘 서영호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나보고 막 개새끼 아니냐구, 이름 네가 주인님이고 너만 만날 쫓아가고 네가 하라는 대로만 다 한다고. 진짜 친구한테 개새끼가 뭐야…….” 

자초지종 자신이 있었던 일을 아기마냥 주절주절 얘기하는 이태용이 귀여워서 푸흐- 하고 웃었더니 또 내가 웃었다고 이태용은 좋아했다. 

- “그래서 말인데, 내가 만약에 너한테 사귀자고 하면 어떡할 거야?” 

갑작스러운 질문에 내가 당황해서 아무 말 못 했다. 너랑 나랑? 나와 그런 소문이 있고나서 이태용이 나를 좋아하는 게 단순 소문이 아니라 진실임에도 너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그런 너랑 내가?  

내가 아무 말 하지 않자 거절 할 걸로 생각했는지 저가 어버버 거린다. 

- “아니 농담이야. 농담. 너 사람 놀라게 왜 아무 말도 안하는 거야.” 

말꼬리를 늘리며 말하는 이태용에게 뭐라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그냥 갑작스러워서. 나 오늘은 많이 피곤해서 지금 자고 싶어.” 

- “피곤해? 그러면 안 되지. 얼른 자야지 이름이. 내일 또 반에 갈게. 어디 가지 말고 있어야해!” 

“내가 어디가는거 봤어? 어디가도 너랑 만날 매점 가는 거 밖에 더 안 돼.” 

- “그건 맞아. 얼른 자. 끊을게. 내일 봐! 잘 자.” 

“응. 너도.” 

이태용은 내가 전화를 끊기 기다렸고 나는 전화를 끊었다. 늘 이태용은 나에게 배려를 해주었다. 그런 이태용은 정말 내가 어디가 좋은 걸까. 남 시선 의식하고 부담스러워하는 자존감 낮은 내가 어느 순간부터 이태용을 좋아하게 되었다. 물론 이태용이 알지 못 하게 티는 내지 않았지만. 내가 정말 이태용과 사귀게 된다면 그 뒤는 어떡해야 할까. 이태용은 여전히 잘생기고 인기도 많았다. 그런 관심들을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점점 더 내가 작아지는 기분이 들어 잠을 청했다. 

 

 

 

 

 

이태용은 오늘도 쉬는 시간 마다 찾아왔다. 늘 주던 마이쮸를 하나씩 들고선.  

“오늘 매점에 딸기 맛없어서 오늘은 복숭아 맛 사왔어. 완전 복숭아 닮았잖아 너.” 

당사자가 아닌 다른 이들도 민망하게 하는 말을 술술 뱉는 이태용을 보니 어젯밤 초라한 기분이 또 들었다. 내 표정이 어두워진 게 느껴졌는지 숙여진 내 고개를 이리 저리 돌려보더니 책상을 톡톡 쳤다. 

“기분별로야? 표정이…….” 

“응? 아니야. 그냥 다른 생각하느라.” 

“다른 생각하느라 그런 거 맞지?” 

“응.” 

내 대답을 듣고 정말이냐며 계속 묻는 이태용은 종이 쳐서야 겨우 자신의 반으로 갔다.  

다음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이태용은 우리 반에 와서 매점에 가자며 나를 앞장 세워 같이 내려갔다. 급 안 좋아진 기분 때문인지 오늘따라 나와 이태용이 같이 있는 모습이 보이자마자 힐끔대며 저들끼리 숙덕거리며 얘기하는 애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래 알아. 이상해 보이는 거 아니까 그렇게 티나게 얘기 하지말지. 그런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태용은 내 손을 붙자고 붕붕- 흔들며 음료수 먹자고 말했다. 나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자 신나하는 이태용을 뒤로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들 아직도 우리를 보고 있었다. 가슴 한 쪽이 따끔 거리는 것이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 나의 한 부분에서 숨겨져 있던 낮은 자존감이 더 바닥을 치는 소리 외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어떻게 반에 왔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점심시간이 되어도 내가 어제의 생각에 잠겨 굳은 표정을 내내 하고 있자 이태용은 친구들에게 나를 잠시 데리고 나가겠다고 하며 맨 처음으로 나와 이태용이 대화를 했던 곳으로 데려갔다. 

“너 기분 안 좋구나.” 

“아니야. 진짜 딴 생각 했다니까.” 

“그럼 무슨 생각을 하느라 그렇게 표정을 계속 굳히고 다녀.” 

“그냥 뭐 성적이라든가…….” 

“거짓말. 너 매점에서도 계속,” 

자꾸 말 돌리는 나 때문에 조금 화가 났는지 이태용이 언성을 살짝 높이다 말을 멈추었다. 그런 이태용에게 나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말을 할까. 아니 이런 생각을 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너 다른 애들 때문이야? 내가 너 좋아하는데 누가 그걸로 자기들끼리 이야깃거리로 만들고 하니까 그게 신경 쓰여서 그러는 거지.” 

“…….응.” 

“그걸 왜 신경 써.” 

“왜 신경쓰냐니? 너는 모르겠지. 너처럼 모두가 동경하는 애들은 이런 감정 모를 수도 있겠네. 나처럼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사람들은 그런 관심을 받는 게 힘들어. 원래 작다고 느껴졌던 내가 더 작아지고 있다고 느껴지는데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있어?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네가 좋아져서 나도 어떻게 할 수 없는데 그걸 너한테 말할 수가 있겠냐고. 다들 이 사실 알면 또 남 일이니까 좋다구나 하고 얘기하겠지. 그런데도 신경 안 쓰일 것 같아?” 

억눌렀던 무언가가 펑- 하고 터지듯 올라왔다.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던 나의 깊숙한 부분을 말하니 속이 시원하다기 보다 이태용에게 이렇게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나를 보여준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나의 내면이 혐오스러웠다. 이태용은 내 말을 듣고 묘한 표정을 짓더니 입을 뗐다. 

“미안해. 거기 까진 생각 못 했어. 아니, 우선. 네가 나 좋아졌다는 게 안 믿겨져서……. 아 미친놈 여기서 좋아할게 아니라.” 

내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정말 몰랐는지 횡설수설하기만 했다. 

“이름아. 난 정말로 남들을 신경 안 써. 네가 말 했듯이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정말 내 머릿속과 눈은 항상 너로만 가득한데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전혀 없어. 10명중에 9명이 너를 싫어하거나 관심없어해도 괜찮아. 1명은 너를 좋아하잖아. 그 한 명이 나야. 다른 9명은 신경 쓰지 마.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봐.” 

이태용의 말에 나는 눈물이 났다. 화를 낸 내가 부끄러웠고 이 순간에도 이태용은 나를 생각했다. 그런 너에게 난 왜 화를 냈던 걸까. 

 

 

 

그 날 이태용은 나를 집 까지 데려다 주었다. 데려다 주며 이 말도 놓치지 않았지. 

“난 아직도 너 좋아하는 거 알지? 어떡해. 나 진짜 점점 더 좋아하는 것 같아.” 

 

 

 

 

 

“00아!” 

많은 인파를 뚫곤 나를 보며 달려오는 이태용은 날이 춥지도 않은지 헤실 웃으며 온다. 

“무슨 생각했어?” 

“그냥 옛날 생각.” 

무슨 옛날 생각을 했냐며 물어대는 이태용을 보니 코를 훌쩍이는 게 보였다. 

“이제 날씨도 추운데 후드집업 지퍼 올리고, 마스크도 좀 쓰고 다녀. 감기 걸리면 어떡할래.” 

내가 지퍼를 올려주며 말하자 이태용은 그래도 좋다고 웃어대며 걱정해주는거냐며 웃기만 한다. 그러더니 제 손에 가지고 있던 제 후드티를 내 몸에 쑥 넣더니 내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한다. 

“너도 이렇게 두꺼운 옷 입고 다니고, 마스크도 써야지. 너 예뻐서 딴 남자애들도 보는 거 참고 있단 말이야~ 그리고 추워서 써야해. 감기 걸리면 너도 어떡할 거야. 물론 내가 옆에서 죽도 끓여주고 약도 사줄 거지만 히히.” 

"그래. 나 감기 걸리면 네가 책임지고 나 간호해야해. “ 

난 이제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되었다. 정확히는 조금은 신경 쓰이지만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 때 나를 데려다 주고 나에게 여전히 내가 좋다는 이태용의 말에 나는 그 날 밤 이태용에게 사귀자고 하였고 이태용은 내 말을 듣고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엄청 좋아했다. 사귀는 걸 티내지 않으려고 했으나 이태용이 그 다음 날 학교에 가서 동네방네 소문을 다 낸 덕분에 모두에게 또 한 번 관심을 받았다.  

처음엔 관심이 부담스러웠다. 그런 부담이 익숙해지고 슬슬 즐길 때 즈음 나와 이태용은 고3이 되었고 지금은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러니까 사귄지 1년이 조금 넘었다는 거지.  

물론 아직도 이태용과 사귀는 이유 하나로 눈길을 받기도 한다. 그래도 뭐 어때. 나한테는 이태용이 있는 걸. 

“다 샀다! 가자!” 

반에 가자며 추위 때문에 빨개진 내민 이태용의 손을 잡으며 나는 웃었다. 

 

 

 

 

 

 

 

 

 

 

 

 

안녕하세요. 복숭아 언니 입니다. 처음으로 글 잡 써봐요 두근두근  

글을 항상 써놓고 용기가 없어서 올리지 않다가 단편으로 하나 올려봅니당  

이름 치환 하는 법도 몰라서 한동안 헤맸는데 이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TT  

구독료를 저만큼 해놓아도 될까 싶기도 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태용ㅇ....넘나 구여운것.... 자까님 앞으로도 재미있는글 많이 부탁드령욧!!
6년 전
비회원65.92
날 잘 조련시킬 수 있을 거 같다니ㅋㅋㅋㅋㅋㅋ태용이 여기서도 역시 다정보스 ㅠㅠ 재밌게 잘 읽고가용!
6년 전
비회원153.19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날 조련해줄수 있을거같아 여기서 빵 터졌어요 위플래시 가사가 생각나서ㅋㅋㅋㅋㅋ태용이 너무 귀여워요유ㅠㅠㅠ여주 맘도 넘나 이해되는 것ㅜ,,,그래도 해피엔딩이라 다행이에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작가님!
6년 전
비회원10.242
아 태용이 이런 캐릭터 진자 잘어울려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이런글 또 써주세요 ㅠㅠ ㄱ꼬질이 이태용 너무좋아
6년 전
독자2
태용이 캐릭터가 너무 몰입이 잘되고,, 읽다가 위플래쉬 가사때문에 잠깐 흠칫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핫샷/노태현] 젊은 느티나무 Prologue2 09.11 02:09
[골든차일드/배승민] 하룻날 이야기 : 이상한 나라의 체셔 캣3 두두리 09.11 00:34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김태형] 오월의 소년 1314 티티 09.10 23:35
엔시티 [NCT/정재현/이동혁/이민형] 愛夢 :: 애몽 이민형 完221 니퍼 09.10 23:24
워너원 [워너원/황민현] 연애를 게임으로 해요911 애꾜 09.10 23:19
엔시티 [NCT/정재현/이민형/김도영] Triangle : 0432 어니언 09.10 23:1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민윤기] 의사쌤 민윤기 F5 .유화 09.10 22:50
워너원 [워너원/강다니엘] 우연에서 인연으로 075 알았다의건아 09.10 21:32
워너원 [워너원/하성운] 아주 발칙한 우리 사이 0429 토미 09.10 21:05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홍일점] 방탄탑시드의 숨겨진 얼굴 24화12 숭늉이 되고싶.. 09.10 18:21
워너원 [워너원/강다니엘] 오늘헤어졌어요 019 알았다의건아 09.10 14:41
워너원 [워너원/강다니엘] 구남친, 아니 구남편 강다니엘 0766 녤루 09.10 13:54
워너원 [워너원/김재환] 5년째 연애 중 13196 김코튼캔디 09.10 12:24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박지민] 저 결혼합니다. 그것도 국혼으로요 131 국혼입니다 09.10 03:34
워너원 [워너원/퇴마물/역하렘] 망자들의 거리 1152 너블리 09.10 02:52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전정국] 별과 이야기하는 밤2 솨솨 09.10 00:31
엔시티 [NCT/이민형/마크] 가장 보통의 설레임 A7 한열음 09.10 00:27
기타 [스타쉽/정세운] 돌아온 정세운 58 인생정 09.09 23:44
워너원 [워너원/강다니엘] 우연에서 인연으로 068 알았다의건아 09.09 23:40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새멤버 시즌2 (2화) - 여덟소년,그들의 청춘 그리고 사고4 흔설 09.09 22:42
프로듀스 [프로듀스101/워너원] 똘끼충만한 녀석들 38 대유잼 09.09 22:36
워너원 [워너원/하성운] 전남친을 과팅에서 만나는 게 어딨어 04149 전팅 09.09 21:56
워너원 [워너원] 열두 남매 prologue9 디그다 09.09 21:56
세븐틴 [세븐틴/단체] 도전! 연애 시뮬레이션!_Off The Record_113 ian 09.09 21:27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사장님 팔아요 05 3566 09.09 18:10
프로듀스 [프로듀스101] 레함뜨? 레저스포츠과랑 함 뜨실? Q&A 8 초로기 09.09 13:47
워너원 [워너원/뉴이스트/옹성우/황민현] 짝사랑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10126 교생친구 09.09 11:24
전체 인기글 l 안내
6/16 10:00 ~ 6/16 10:02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