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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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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Waiting for A while - Tanaki Alison 



경수야 네가 내 곁을 떠난지도 벌써 일년이 지났다



근데 그거 알아?


난 아직도 네가 너무 그리워








*
"종인아 종인아 이리와서 이것 좀 봐봐"
"뭔데"
"아기곰! 으아 너무 귀엽지 않아?"
"네가 더 귀여워"

종인의 말을 들은 경수가 민망한 듯 얼굴을 붉혔다.

"아 뭐야 여기 사람도 많은데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그런 농담은 집에서만 해."

집에서도 안하면 더 좋고...웅얼웅얼 말끝을 흐리는 경수를 보는 종인의 눈빛에서 애정이 뚝뚝 떨어졌다.
아 진짜 도경수 미치겠네

"농담아니야. 세상에서 제일 귀여워 도경수"

살짝 붉어졌던 경수의 얼굴이 다시 이어진 종인의 말에 결국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경수는 한쪽 손으론 종인을 건물 밖으로 이끌고 다른 한쪽 손으론 종인의 어깨를 퍽퍽 치며 말했다.

"하지마 진짜. 넌 오글거리는거 실어하면서 나한테는 그런 말 잘도 하더라."

그야 네 반응이 재밌으니까 입 밖으로 내면 또 열을 내며 투정 아닌 투정을 늘어놓을 경수를 잘 알아 종인은 늘 하는 생각을 머리 속에 묻어두었다.

"이제 얼추 다 본 것 같으니까 집에 갈까?"
"너 지금 힘들지."
"어..어? 아니 나는 그냥 네가 힘들까봐....으허 어떻게 알았어 자연스러웠는데?!"

경수는 어렸을 때부터 지병을 앓아 체력이 좋지 못하지만 여기저기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경수의 어머니는 어린 시절 또래 아이들은 다 뛰어 놀 때 병원 침대에 누워있던게 한이 된걸거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지 않고서 저렇게 빨빨 싸돌아다닐 수가 없다고.
반대로 종인은 체력은 남들보다 배는 좋지만 특유의 만사를 귀찮아하는 성격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즐기지 않았다.
그래서 늘 어디가자고 먼저 말하는 쪽은 경수였지만 먼저 지치는 쪽도 경수였다.

오늘도 그랬다. 몇 주 전부터 동물원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경수는 막상 오니 힘든 것 같았다.

"네가 그렇지 뭐. 밥이나 먹고 들어가자 배고프다"
"그래 그래 나도 배고프다. 나 삼겹살 먹고 싶어. 요 앞에 삼겹살 진짜 맛있는 집 있대 거기 가자."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경수는 오기 며칠전에 신나서 주위 맛집까지 검색해 봤나보다.

"그래 거기 가자. "






"분명 맛있다고 소문난 곳이었는데? 왜지? 대체 왤까 종인아? 내가 이상한거야? 헐 나 미각을 잃은건가봐!"


경수가 야심차게 말했던 맛집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로였다.
돈을 주고 방송이나 파워블로거들에 의해 맛집으로 소개되어 홍보효과를 보는 식당들이 있다는데 그런 곳 중 하나였나보다.
경수는 자신이 잘못된 정보를 찾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지 연신 호들갑을 떨었다.

"그냥 속은거야 우리는."
"그런거야? 우리 사기 당한거야? 으아아앙"

.
.
.
.











참 평화로운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네가 그렇게 될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네가 떠난건,


더 후의 일이었다.






*
나른한 주말의 오후
종인은 쇼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고 경수는 종인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 무료한 표정으로 TV 채널을 돌리고 있었다.
그러다 영 볼만한게 없는지 이내 텔레비전을 꺼버렸다.

"종인아."
"..응"

종인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한채 조금 느린 대답을 했다.

"만약에, 진짜 만약에 있잖아"

무슨 말을 하려는건지 경수는 답지 않게 오랜 뜸을 들였다.

"내가...없어지면 어떡할거야...?"
"..."

그제서야 종인은 눈을 돌려 경수를 똑바로 쳐다봤다.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오랜 시간 종인과 함께해온 경수는 알 수 있었다.
종인은 화가 난 표정이었다.

"아니 그러니까 만약에 말이야. 내가 멀리 떠난다거나 그럴 수 있잖ㅇ.."
"도경수."
"ㅇ,응?"
"빈말이라도 그런 말 하지마."
"...응....미안.."
"절대"

종인은 보던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향했다.
진심으로 기분이 상한 듯 보였다.
경수는 그런 종인의 태도에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리고 종인이 들어간 방의 굳게 닫힌 문을 보며 혼자만 들을 수 있을만큼 힘 없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도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아.....나도 너와 영원히 함께이고 싶은데......"

.
.
.
.








난 사실 이 날 네가 흐느끼는 소리를 어렴풋이 들었어
하지만 영문을 몰랐고 그저 내 감정과 자존심만 내세우느라 무시했지
그런데 경수야 나는 그 때 너를 달래주지 않은 것을, 화내기 전에 네가 왜 그런 말을 꺼냈는지 궁금해 하지 않은 것을,
아직도 미치도록 후회해








*
종인은 지금 이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노력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경수야. 경수야? 나야 종인이. 눈 좀 떠봐.."

종인은 차갑게 누워있는 경수를 살짝 흔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종인은 무서웠다.
그래서 경수의 미동없는 손을 힘주어 잡았다,
그러지 않으면 작고 여린 경수가 바스러져 바람에 날아갈 것 같았다.
그렇게 영영 사라져버릴 것 같았다.
살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크나큰 공포였다. 살이 떨릴 정도로 엄청난 공포였다.
그래서 종인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한참을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 때 경수의 어머니가 문을 벌컥 열고 병실 안으로 뛰어 들어오셨다.
종인과 마찬가지로 연락을 받자마자 급하게 오신 것 같았다.
어머니는 경수를 보자마자 쓰러지듯 주저앉아 우셨다.

"경수야...경수야.....내 아가......."

그 모습을 보고 잇던 종인도 눈물 한줄기를 흘렸다.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오고 수술동의서에 보호자로써 서명을 하고 수십년처럼 느껴졌던 수술이 끝나길 기다리고...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열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미숙아로 태어난 경수는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에서 각종 접종을 받은 덕에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다.
그중에서도 심장은 특히 제 기능을 잘 하지 못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수차례의 응급수술을 거쳤음에도 그때마다 당장 고비만 넘길 뿐이었다.
많은 병원을 다니며 아무리 저명한 의사에게 가도 완치는 불가능하다는 말에 심장병은 경수의 고질병이 되었다.
그래도 꾸준히 재활운동을 하고 약을 복용하며 오래는 아니더라도 뛸 수 있을 만큼 많이 호전되었는데 최근들어 다시 말썽이었나보다.
하지만 늘상 있는 일이라며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것이 상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결국 정기적으로 가던 병원을 예정보다 좀 일찍 가서 이것저것 검사를 받아보았는데 생각보다 심각했던 것이다.
그러다 오늘 오랜만에 학창시절 친구를 만나 약간의 술을 마신 것이 화근이 되어 일이 터져버렸다.
당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말한 바에 의하면 길을 걷다 왼쪽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져 놀라서 구급차를 불렀다고 한다.

네가 먹는 알약의 수가 많아진 것을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네가 동창회에 가는 것을 왜 말리지 않았을까
종인은 이미 늦은 후회를 하며 쉼없이 소리없는 눈물을 흘렸다.





경수는 마취가 풀린 뒤로 며칠이 지나서 깨어났다.
경수가 눈을 떴을 때 종인과 부모님은 물론 어렸을 때 부터 경수를 봐온 담당 의사조차 안도와 기쁨에 눈시울을 붉혔다.

"다들 많이 놀랐지...미안해...."
"아니야 다행이다, 다행이야. 하느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다행이다 경수야..."

경수의 어머니는 경수를 끌어안고 뒷통수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또 우셨다.
늘 근엄하시던 경수의 아버지도 뒤에서 조용히 눈물을 훔치셨다.

경수는 빠르게 회복되어 곧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일반병실로 옮기니까 좋다. 중환자실은 정해진 시간에 한명씩밖에 면회를 못왔는데 이렇게 계속 볼 수 있고."
"헤헤 나도 너 오래 보니까 좋다. 나 퇴원하면 우리 맛있는거 먹자."
"알았으니까 빨리 퇴원하기나 해."
"의사 선생님이 나 금방 퇴원할 수 있을거래."
"꼭 그래라."

그렇게 병원에 매일 같이 출근도장 찍기를 반복하다 경수의 퇴원날짜가 정해졌다.

"나 일주일 뒤에 퇴원해!"

그 사실을 전해듣자마자 우리는 환호했다.
.
.
.
.





예정대로라면 너는 그 날 퇴원해야 했다.

하지만 너는

그러지 못했다.





*
"박선생님! 여기 도경수환자 어레스트(심정지) 왔습니다. 심폐소생술 진행중이니 AED(자동제세동기) 준비해주세요!"

"도경수환자 하트레이트(심박동수)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수술 해야합니다, 선생님!"
"제길 남는 수술방 찾아. 갑자기 뭐가 문제 인거야!"

경수는 퇴원을 하루 앞두고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잠시지만 심장이 멈추기까지 했다.
급하게 진행된 수술으로 겨우 돌려놓긴 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그 뒤로 경수는 잠시 깨어났다 혼절하기를 반복했다.
경수 본인도 지켜보는 이들도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밥을 씹어 넘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영양분을 링겔으로 주입받고 있는 경수를 종인이 옆에서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을 때였다.
그 때 마침 경수가 깨어났다.

"종인아...나 살고싶어.....근데 나...너무..힘들다......"

인공호흡기때문에 잘 들리지 않는 막혀있고 작은 목소리에다 띄엄띄엄 말하기까지 했지만 종인은 경수의 말을 똑똑히 알아들었다.
종인은 경수의 손을 붙잡고 엉엉 울었고 경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너는 떠났다

그렇게 영원히 멀어져버렸다

.
.
.
.






경수야 나는 너무 힘들고 아파 죽을 것같아
네 몫까지 다 내가 아플테니까 너는 거기서 울지도 아프지도 말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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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똥글 쩌네요

원래 이런걸 원한게 아니었는데ㅔㅔㅔ

쓰다보니 이상해져서 급마무리한거 비밀...ㄸㄹㄹ

전개가 뭐 이렇게 병신같이 되는지 알 수가 없네요

이글에서 좋은건 브금밖에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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