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다 알고있어 다 알고있다고.
내가 이렇게 맘에 안든다는 표정을 짓고 입을 삐죽거리면서 엎드리면, 너는 바로 알아채고 동동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내 앞에와서 앉겠지.
그리고 내가 고개를 들고 눈을 마주치면 살짝 웃으면서 이렇게 말해.
“뭐 때문에 이렇게 또 입이 툭 튀어나오셨데? 무슨 일 있었냐?”
봐봐. 맞지? 그리고는 퉁명스러운 말과는 반대로 내 머리에 손을 올리곤 사랑스럽다는 눈을 하며 날 쳐다볼거야. 하지만 넌 모르겠지.
여유로워 보이지만 지금 네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는 것도, 내가 뭘 잘못했나? 하며 빠르게 굴러가는 네 머리도, 또 저 말이 한참을 신경쓰고 고민하다 힘겹게 튀어나온 말인 것도, 그런 와중에도 내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너를 내가 눈치챈걸 말이야.
하지만 나도 지금은 조금 화났거든. 아까 보니까 송하경이랑 복도에서 이야기하더라 여자한테 관심도 없던 놈이 웬일이래...
“몰라. 나 어제 알바 때문에 피곤해. 잘꺼니까 건들지마.”
“어?...어."
평소와는 다르게 틱틱대는 나 때문에 놀라서 넌 당황하며 눈이 커지고, 그런 니가 너무 귀여워서 꽁해 있던 마음은 풀리고 만다.
그렇지만 조금 남아있는 뒤끝과, 너를 놀려주고 싶은 마음이 더해져 나는 눈치없는 척 연기를 해.
“아 맞다. 너 끝나고 너 먼저 가라”
“왜?”
“강세찬이 끝나고 나 남으래. 할 일 있다고.”
내 말에 순식간에 네 얼굴이 찌푸려진다.
웃음이 나오려는걸 꾹 참고 다시 엎드리니까 뒤에서 -강세찬은 왜 허구한날 아..- 이러면서 마음에 안든다는 듯 틱틱거리는 네 목소리가 들려.
한참을 삐죽대길래 웃겨서 몰래 킥킥거리다 내 머리에 올려지는 네 손에 재빨리 눈을 감는다.
“기다릴게.”
그래.
안다. 모르는 척 하지만 난 다 알고있어.
항상 눈치없는 척, 모르는 척 바보같이 굴지만, 니가 날 얼마나 좋아하는지, 날 얼마만큼 좋아하는지 다른 애들에게는 무섭게 차갑게 굴어도 나한테만큼은 따뜻하고 다정하다는것도, 나에관한 일이라면 중요한일도 내팽겨치고 달려온다는것도, 내가 아픈날이면 항상 우리집에와서 외로워하는 나를 달래준다는것도, 네가 세찬쌤한테 질투를 하고있다는것도 오정호가 나에게 시비거는걸 못마땅해하는것도, 내가 송하경이나 이강주랑 이야기하고 있으면 보면서 주먹을 꽉 쥐는것도, 입으로는 항상 못된말을 내뱉지만 속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것도...
그러니까 박흥수.
“흥수야.”
“어?”
슬슬 나도 기다리는거 지루한데
“오늘 우리집에서 라면 먹고가라."
“븅신. 내가 너랑? 왜?”
“그러면서 눈 흔들리는거 봐라. 먹고가는걸로 알게. 마치고 기다려라.”
“아씨 나 눈흔들린적 없거든? 야! 고남순!”
이제 고백할 때 안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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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ㅠㅠㅠ 감사드린다는 말을 깜박했네요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잘쓴글은 아니지만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ㅠㅠ 감사합니다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