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소년기ㅡ01
햇빛이 직각으로 내리쬐는 땡볕 아래, 땀 냄새 폴폴 풍기며 죽어라 공을 차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경수가 끌끌, 혀를 찼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더운데 왜 사서 고생이야ㅡ 경수는 단순했다.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일이 귀찮아서, 다리가 아프다는 같잖은 핑계로 체육 수업에는 제대로 참여한 적이 없는 경수다. 여유롭게 스탠드에 앉아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경수가 자신의 왼쪽 뺨에서 갑작스레 느껴지는 냉기에 흠칫, 몸을 떨었다.
“ 으, 뭐야. ”
“ 마시라고. ”
경수의 손에 겉면에 물이 뚝뚝 흐르는 차가운 탄산음료 한 캔이 쥐어졌다. 안 그래도 딱 마시고 싶었는데, 콜라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ㅡ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자, 내리쬐는 역광에 경수의 눈이 절로 찌푸려졌다. 한쪽 눈을 잔뜩 찌푸린 경수가 손으로 그늘을 만든 뒤 보이지 않는 인영에 누구야? 하고 물었다.
“ 그거나 마셔, 날씨 더워서 지금 안 마시면 금방 미지근해진다. ”
“ …고마운데, 너 누구야? ”
“ 콜라 좋아하지? ”
“ 너 누구냐고. ”
생전 처음 보는 얼굴에 몇 번이고 누구냐고 물었건만, 돌아오는 대답은 영 생뚱맞다. 대답하기 싫음 말고, 고개를 돌린 경수가 손에 들린 콜라 캔을 탁ㅡ 하고 땄다. 뒤이어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에 벌써부터 목구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세 모금 정도를 쉬지 않고 꿀꺽꿀꺽 잘도 마셔대는 경수를 보던 콜라의 제공자가 피식,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마지막 한 방울까지 탈탈 털어마신 경수가 캬, 소리를 내며 입을 닦고 그제서야 옆을 돌아보았다. 뭘 봐, 아까부터.
“ 나 진짜 몰라? ”
“ 모르니까 묻지. ”
“ 와…. 역시 도경수ㅡ ”
“ 내 이름은 또 어떻게 아는데. ”
“ 나 너랑 같은 반이야. 어때, 좀 놀랐어? ”
놀란 것 같아? 아니, 전혀. 경수는 한 학기의 절반이 지나가도록 반 아이들의 이름을 반도 외우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외우지 않았다, 가 맞는 말이지만. 애초부터 남한테 관심이 없는 성격인지라, 그런 거 외워서 뭐에다 쓰나ㅡ 하며 지내왔다. 이런 성격이라면 왕따가 되고도 남았겠지만, 중학교때부터 친하게 지내왔던 세훈과 몇몇 아이들은 혼자 있는 자신을 어째 가만히 두는 법이 없다. 귀찮은 녀석들.
“ 내 이름, 안 궁금해? ”
“ 별로. ”
“ …야, 어디서 쿨워터 향 안 나냐ㅡ 킁킁. 대체 그 쿨함은 어디서 나오는 거지? 그렇게 귀여운 얼굴을 하고서? ”
“ …미친. ”
그 곱디 고운 입술에서 나오는 욕이란, 가히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 이렇게 성격이 안 좋으니 소문이 그렇게 나있지ㅡ 차마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을 속으로 꿀꺽, 삼키었다. 정말로, 그 시니컬함에 두손 두발 다 든다.
“ 김종인이야. ”
“ …그래. ”
“ 알려줘봤자 뭐해, 내일이면 또 까먹을 걸. 그치? ”
“ … 잘 아네. ”
기분 나쁘게도, 상대방은 이상하리만치 자신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인 것 마냥 행동하는 종인이 경수는 묘하게 신경에 거슬렸다. 난 오늘 널 처음 봤는데, 넌 어째서 그렇게 날 잘 아는 거야ㅡ 툴툴거리며 뭐가 그리 웃긴지 아직도 실실거리고 있는 종인의 옆모습을 슬쩍 바라보았다. 바람이 불어 종인의 갈색 머리카락이 조금씩 흩날렸고, 뾰족한 턱선과 곧은 얼굴선이 햇빛에 비추어 어딘가 반짝반짝, 빛나 보였다. 여자 애들한테 인기 많겠네, 잘난 얼굴을 보고 있자니 괜시리 배가 아파져 경수가 얼른 고개를 돌렸다.
“ 근데ㅡ ”
“ 응? ”
“ 나 콜라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았는데? ”
“ 바보도 아니고, 너 맨날 점심만 먹고나면 콜라 먹잖아. ”
“ … 기분 나빠. ”
“ 왜, 또 뭐가 기분이 나쁘실까ㅡ 콜라도 사다줬는데, 좀 예뻐해주지? ”
“ 왜 그렇게 날 잘 알아? 나한테 관심있어? ”
“ 관심이라…. 이것도 관심이라면 관심이지ㅡ 응. 너한테 관심 있어. ”
또 실실, 종인의 말에 경수가 인상을 찌푸렸다. 마치 오래전부터 자신에 대해서 알고있는 듯한, 자신을 꿰뚫어보는 듯한 말투와 눈빛에 진저리가 났다. 손에 쥐고 있던 콜라캔에 힘을 주자 요란한 소리를 내며 찌그러진다. 그에 종인이 또 실실 웃음을 짓고, 햇빛에 비추어 짙은 갈색이 된 경수의 머리를 슥슥, 헤집고는 운동장으로 뛰어 나갔다. 그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던 경수가 콜라캔을 발로 짓밟아 납작하게 만들었다. 역시, 기분 나빠.
입 안에는 아까 마셨던 콜라의 텁텁함이 아직까지 남아 있었다. 아주 찝찝하게.
으어 안녕하세요.... 리베입니다...... 글은 처음 써보네요.... 항상 읽기만 하다가......... 으어 암튼 반갑습니다! 허허허 커플링은 일단 카디로 정해놓긴 했지만 아마 찬백도 등장할 것 같구요! 세준.... 은 욕심이 나지만 제가 세 커플은 감당 못할 것 같네요 헝헝... 연재주기는 따로 정해두지 않구요...... 제가 1화를 올려두긴 했지만 2화는 또 언제쯤 나올지..... 허허 최대한 빠르게 연재할게요!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허허♥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