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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gue of Legendary**03

 

w. 공대생

 

 

03:차조심, 사람조심, 개조심.

 

 

 "요, 디오경수! 너무잘생겼고, 오 노래도잘하고 머뤼부터 봘끝까지 완뷰ㅕㄱ해 그게바로 펄풱!그게바로 인쇙의 쥔리지!"


401호에 정적이 흘렀다. 자신의 랩이 정말로 완벽하고 조낸멋있다고 생각하며 합격을 기다리는 종인 빼고는, 모두들 충격속에서 잠시동안 벗어나지 못했다.


헐.
.
.
.


하라는 자기소개는 안하고.


 "노래를 하라고!!!!!!!!!!!!!!!!!!!!!!!!!!!!!!!!!!!!!!!!!!"


자신이 처음만난 하나뿐인 남팬이 저런 또라이라니!!!! 경수는 터져나오는 화를 참지못하고  앞에 잔뜩 쌓여있는 에이포용지들을 집어던졌다. 이승철을 따라잡기위해 쌓아놓은 에이포용지를 이딴 용도로 쓰게 될 줄이야.....(feat. 용도의 재발견.)
 까만 종인앞으로 하얀 종이들이 대비되듯이 흩어졌다. 그는, 충격받기 보다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멍- 한 표정으로 서있는 종인, 그리고 그를 보며 씩씩거리는 경수 옆에서, 찬열은 '오, 이거 괜찮은데? 리듬이 살아있어...인생의 진리가 느껴지는군' 하더니 랩을 흥얼거리며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경수형은 화를 내도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던 종인이 자신이 오디션에서 광탈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은, 상황을 관망하던 준면이 조용한 목소리로 '너 떨어진거라능... 나가세요.' 라고 말한 뒤였다. 내가...내가 광탈이라니...!

 

 

멘탈이 심하게 휴먼스러운 천상인간 세훈은 자습이 한창인 자신의 교실에서 자기자리에 가 앉자마자 책상에 머리를 박고 눈물을 찔끔찔끔 훔쳐내고있었다. 사내자식이 가오가있지 교실에서 처울순없... 흐어어어ㅓ어엉!!! 눈물이 멈추질않아...!

 

그때, 뒷문이 드르륵, 열리며 실망스러운 표정을 한 종인이 들어섰다. 아직도 내가 뭐가 문제였는지 모르겠어. 종인의 생각에 자신의 랩은 오탈자없이 완벽하고 인생의 진리가 녹아있는 섬세한 리듬을 가진 걸작이었다. 순식간에 저기 책상에 머리를 박고 존나열심히 공부하는척 하면서 질질짜고있는 세훈과 같은 처지가 되었구나. 혀짧은놈이랑 같은 수준 취급을 받다니.... 자리에 앉자 뒷자리에 앉은 세훈의 눈물에 젖은 목소리가 들렸다.


 "야핳..시발 너 광탈했지..."

 "어떻게알았지!"


오세훈 속좁은새끼, 니가 떨어지더니 날 저주했구나 네이놈!

세훈이 묻는소리에 저도 모르게 큰소리를 냈지만 자습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반은 시끌시끌했기때문에 누구의 이목도 끌지못했다. 다시 세훈이 물어왔다.


 "으흫..너뭐햇냫.흫.."

 "랩."


세훈이 종인의 뒷통수를 퍽,갈겼다. 이 등신! 보컬동아리 오디션에 가서 랩을 하니까 광탈하지, 기본도 모르는등신! (사실 그저 랩이라는 이유로 광탈한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종인은, 어떻게해서든 동아리에 들고말겠어!!! 속으로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재도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근데 아까전의 살벌한 분위기로 봐서 이대로 갔다간 노래 하나 못해보고 쫓겨날것같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렇다면.....
 약 5분간 정말 골똘하게 생각하던 종인은, 묘안이 떠올랐는지 입가에 보조개를 잔뜩 만들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  '한국어첫걸음'을 펴놓고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하고있는 교환학생 타오에게로 걸어갔다. 자신 앞에 드리운 그림자에, 타오가 고개를 들어 까만 눈동자로 종인을 쳐다보았다.

어, 우리반 깜쫑. 나랑 얘중에 누가 더 검을까? 이 말을 한국어로 할 수 있을때까지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타오야."

 "어..어"

 "부탁할게 있는데."

.
.
.

 한국에 온 뒤로, 잘못했다간 친구들이 다 자신을 무서워할꺼란 생각에 한번도 안했던 무술을 마음껏할수있다니!

"시..시나다!"

대걸레자루를 들고 신나서 층계를 오르고있는 타오의 뒤를, 종인이 보자기를 얼굴에 두르고 쫒았다. 이번엔 외국인 핸디캡이다!

 

 


 2명의 병신이 들렀다 간 후로 ,오디션시간이 거의 끝나갈때까지 아무도 오지않자 경수는 이제 그만 판을 접어야하나, 생각했다. 준면은 자습을 뺀 한시간이 끝나가자 아쉬웠고, 찬열은 '왜 병신들밖에 안오지...' 라는 경수의 중얼거림에 '니 면상 붙여놔서 병신들만 오는거야. 너 병신인거 알아보고.' 라고 응수했다가 쥐어터졌다.  얜 몸은 쬐끄만데 힘은 존나세. 초능력을 쓰는게 분명하다.

 이제 그만 다른 대책을 찾아보자, 하고 경수가 운을 떼는데  문이 달칵, 하더니 머리도까맣고 눈도까맣고 피부도 까만 학생이 들어왔다. 오, 완전  카리스마!
 이제야 좀 제대로 된 참가자가 들어오나 싶었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수 없었다. 앞서 2명도 겉모습은 멀쩡하다못해 잘났었기 때문에....

 세명의 시선이 모두 자신에게로 쏠리자 카리스마는 당황하더니 몸을 꼬기 시작했다. 카리스마 취소다, 요놈.


 "어,,쩌는.. 화..황쯔타어.. .산채하는 나만 팬더에여.어.."


 신입생중에도 있는 중국 교환학생인가보다. 같은 교환학생이었던 루한은 심하게 한국말을 잘해서 문제였는데 얜 심하게 못해서 문제네. 경수가 찬열에게 도움을 청했다.


 "뭐라는거냐?"

 "이름이 황쯔타오?인데 자기보고 쩐대. 그리고 산채나물에 밥을 비벼먹는대."


뭐라고?


 "어...항구..온지 어마안대써..마은 자ㄹ 모타느데...특기는 무수리에..여"

 "뭐라는거냐?"

 "항구온지얼마안된 마흔된 무수리라는데."


...뭐라고?


 "무수..를 해보케요.."

 "뭐라는거냐?"

 "무수리라 행복하다는데."


사극에 나오는 무수리? 경수의 표정이 점점 썩어가고, 찬열은 자신의 해석에 확신이 가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준면은 별 생각이 없었다. 이제 다음시간이면 다시 자습을 해야되나.....

타오가 무술시전을 했다.(자신은 분명 '무술을 해보겠다'고 예고했다.)


쉭쉭!


갑자기 장대(대걸레자루)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있던 셋은 동시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얘가 갑자기 뭐하는거야!!! 예고도없이!!!!


"뭐야!! 깜짝이야!"

"아이구!"

".......노래를 하라고!!!!!!!!!!!!!!!!!!!!!!!!!!!!"


경수는 다시한번 현란한 흑과백의 대비를 보여줄 요량으로 책상앞을 더듬었다. 근데 아까 다 집어던진터라 남아있는 에이포용지는 없ㅋ엉ㅋ. 허공에서 방황하던 손이 책상을 탕!! 내려치면서 소리지르자  씐나게 무술을 시전하던 타오의 쿠크다스심장은 산산이 부서져내렸다.


"쪼..쫑ㅇ이 자..하는거 구양 하믄..되ㄴ다 해눈데..."

(해석: 종인이가 잘하는거 그냥 하면 된다고 했는데.)


타오는 힘없이 대걸레자루를 바닥에 툭, 떨궜다. 그리고 다시 주울 생각은 못하고 질질 짜면서 밖으로 나갔다.엉엉엉.... 닫힌 문 밖에서 타오의 울음소리가 복도를 가득 울렸다.  카리스마가 아니라 칠칠이였어..... 소리를 지르면서 화를 낸게 미안해지는 경수다.


그때, 동아리실의 문이 다시 열리며 종인이 들어섰다. 얼굴엔 왠 보자기를 감고....
그렇게 하면 너인지 모를줄 알았니? 경수의 표정은 굳었고, 찬열은 이 상황이 재밌고 신나는지 경수를 콕콕 찔렀다. '야, 쟤다. 쟤 또왔어.' ...그리고 준면은 별 생각이 없었다.

 

 "싸와디깝. 나는 깜쫑이캅. 한국온지 얼마안됬깝."

.
.
.
.


 "............깝싸네."


경수가 살벌한 표정으로 앞에 있는 책상을 들어 던지려는것을 찬열이 몸을 던져막았다. 얜 힘이 존나세서 던지고도 남을애야..!! 저 까만애가 아무리 병신이라도 오디션보러왔다가 자신의 우상이 던진 책상을 맞고 뒤지는건 너무 비참한 삶일것같았다.

띵-동-댕-동- 오디션시간이 끝났다. 허무하게도 건진거라곤 세명의 병신들.
 

 찬열이 긴 팔다리를 허우적대며 경수의 힘자랑을 막는사이, 준면이 온몸의 힘을 실어 종인의 몸뚱아리를 문 밖으로 내 밀었다. 어어, 전 어떻게 되는건가요? 그걸 몰라서 묻니? 넌 평생 오디션을 봐도 광탈이라능...! 그리고 제앞에서 동아리실의 문이 걸어잠기는 것을 보면서, 종인은 다시 절망스러워졌다. 외쿸인핸디캡도 안통하다니 글로벌시대에 너무하는거아니에요? 도경수 생각보다 쟈가운 사람이네! ...하지만 곧 절망은 오기로 바뀌어 타올랐다. 그런다고 내가 포기할 줄 알면 오산이에요, 형.  종인은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다다다다, 자신의 반으로 달려 내려갔다.

 

+


 준면이 하얀몸으로 까만애를 밀어쫓아내고, (그모습이 마치 알까기 같았다고 한다.) 문을 걸어잠근뒤, 경수가 이성을 되찾고 책상을 내려놓는 것으로 살인이 일어날뻔한 것은 일단락되었다. 근데, 이제 어쩐다?


 "어서, 쉬는시간이 끝나기전에 대책을 강구해요!! 대책!!!"


경수가 준면의 어깨를 붙잡고 다급하게 외쳤지만, 준면은 쉬는시간엔 쉬고싶은데. 하며 고3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한시간내내 쉬어놓고 무슨소리야 이양반이!.. 아, 그렇다면 그 방법을 쓰는수밖에.


 "형. 다시 동아리의 리더가 되주세요."


준면의 눈이 동그래지며 무슨소리하냐,는 표정으로 경수를 쳐다보았다. 뭐긴뭐야, 윈윈하자는거지. 경수도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준면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형, 이번시간 자습 뺐죠."

 "어..어."

 "솔직히 말하면, 좋았죠?"


부정할수가 없다. 공부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어. 안하니까 좋지.데헷.


 "어..어.."

 "그럼 앞으로 계속 좋으세요."


그러더니 경수는 동아리 신청서명단 맨 위에 '김준면'이름 석자를 써내려갔다. 그 광경을 준면은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저기, 그러니까 공부를 안하는게 좋긴 하지만, 공부를 안하면 안되잖니..? 나는 고3이고 수능을 봐야하는데.저기, 경수야. 저기.... 하지만......쬬왕♡!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경수의 제안에 찬성하고있는듯한 기분에 준면은 수험생의 의무를 잠시 내려놓았다.

경수가 준면이 자신의 이름 옆에 서명하는것을 뿌듯하게 지켜보고있는데, 옆에서 찬열이 창밖으로 시선을 고정한채 자신을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왔다. 의아한 표정으로 찬열을 돌아보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뭔일이길래? 경수는 벙찐표정을 한 찬열에게서 시선을 돌려 창밖을 보았고, 곧 사색이 되었다. 왠 밧줄같은 것을 타고 아까 그 까만애가 슬금슬금 내려오고있었다. 창밖에서는 막 해가 넘어가고 있었고, 새빨간 석양을 역광으로 받으며 창문에 달라붙은 인간의 형체는 웃기다기보단 괴기스러웠다.그 괴기스런 생물체는 결국 사색이된 경수와 눈이 마주쳤다. 무서워.

 

 "경수형!!!!!!!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우윳빛깔! 도경수! 우윳빛깔 도경수! "

 "아아어아아아앜!!!!!!존나 씨발 저게뭐야!!!!!!!"


그 뒤로 찬열이 그놈을 '까만병신'이라고 지칭하기 시작했다. 왜냐면 아직 이름을 모르거든.

 


+

 


옥상에서 종인이 타고 내려간 밧줄을 단단하게 고정시키고 붙잡고 있던 세훈은, 아래에서 우윳빛깔 도경수, 를 외치는 종인의 음성을 듣고 진지하게 저 매듭을 풀어버릴까 생각했다. 게이새끼의 친구노릇은 너무 지치고힘들어.

종인이 단지 게이라서 힘든것은 아닐텐데....

 


+

 


찬열은 별명이 사마귀인것처럼 행동도 사마귀처럼 느릿느릿느긋느긋하다. 물론 그것때문에 사마귀라는 별명이 붙은건아니지만...  야자가 끝나고 애들이 텍사스소떼처럼 우르르몰려나가면 그것을 감상하면서 '음, 오늘은 소떼가 물을 찾아 대이동을 하는것같군' 이딴 생각을 하면서 짐을 싸기 시작했고, 학교에서 제일 늦게 나온다는데 자부심이 있다. 존나 쓸데없는 자부심임... 제일 일찍가는것도 아니고.


 여튼 오늘도 찬열은 제일 뒤늦게 짐을 싸고있었다. 애들이 교문을 향해 운동장을 가로질러 달려가는폼이, 마치 난자를 향해 수란관속을 존나 헤엄쳐가는 정자떼들 같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뒤에 '나는 오늘 너무 생물공부를 잘한거같아,' 같은 자뻑류의 상념을 덧붙이는것도 잊지않았다. 사실 찬열이 생물에서 잘하는 파트는 생식파트밖에 없었지만.
 덧붙이자면 자타공인 찬열은 남성의 생식기구조 그림을 정말 교과서에서 베껴온 것마냥 잘그렸다. 본인은 나름대로 그게 자랑이어서 필기구를 쥐고있고 그릴 곳이 있을때면 닥치는대로 그것을 그려넣었다. ㅡ 본인이 말하기로는, 펜을 잡고 멍을 때리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리고있다고 했다.ㅡ 그러다가 작년엔 여선생이 그걸 보고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학교에서 조용히 사는 자신같은 녀석에겐 가당치도 않은 반성문을 쓰라고 시키기도 했었지.
 10시가 한참이 지나가는 늦은 밤, 찬열의 상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그때 뭐라고 반성문을 썼더라? 별 쓸모없는 기억을 곰곰히 떠올려보면서 신발을 신고 운동장을 가로질러가는데," 컹컹."


어디서 개가짖나?


학교가 그렇게 외진곳에 있지는 않아서 떠돌이개가 짖고 돌아다닐리도 만무한데 말이지, 찬열은 아까 오디션 때 병신들을 너무 많이 봐서 내 귀마저 병신이된게 분명하다, 라고 생각하며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비며 다시 교문으로 휘적휘적 걸어나갔다.

그러니까 그때 반성문을 뭐라고 썼더라.

남성의 생식기는 정소,부정소,수정관,요도 그리고 부속선들로 이루어져있고 정소에서 정자가 생성됩니다. 생성된 정자는 부정소에서 꼬리치는힘을 기른뒤에 수정관에들어가서 발싸될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의로든 타의로든 발사가되죠. 그 수많은 생명의 씨앗들 중에서는 죽는 놈들이 대부분이지만 살아남은 최후의 정자가 되어 생명을 잉태하기도 합니다. 남성의 생식기는 생명의 씨앗을 품고있는 성스러운 기관입니다. 어째서 그 성스러운 기관을 묘사하는 저를 그저 '묘사'했다는 이유로 그렇게 타박하시는지요.
 .......그리고 그 이후로 1학년 내내 그 여선생은 찬열이 수업시간에 자도, 잠꼬대로 랩을 해도, 일어나서 춤을 춰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역시, 사람은 아는게 많아야해.찬열은 자신의 지론이 매우타당함에 감격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얘는 왜 선생이 지를 포기했다는 생각은 안하는걸까? 


그때 또,


 "컹컹!"


정말로 개가짖네.

 

짖는소리가 들리는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건물 뒤 쪽인가? 사실 야자끝나고는 바로 운동장을 가로질러 빠져나가기 때문에 한번도 밤에 건물 뒤쪽으로 와본적이 없다. 낮에 양아치새기들이 여기서 담배를 뻑뻑 펴대지. 폐암걸려 뒤져라. 찬열이 발에 걸리는 담배꽁초들을 툭툭치며 건물 뒷편 으슥한곳으로 걸어들어갔다.

 


 "자아, 멍멍아아. 이거처먹고...."


왠 몸집 큰 백구닮은 똥개새끼 한마리가 다소곳이 앉아 꼬리를 땅에대고 실룩대며 컹컹대고 있었고, 그 앞엔 같은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이 천하장사 소시지같은 것을 개 입에 쑤셔박고있었다. 처음보는애 같은데, 신입생인가? 눈은 웃으면서 개 입에 소시지를 쑤셔박는 모습이 왠지 살벌하다, 그리고......


 "존나 개같이 생겼다."
 

찬열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린터라, 허리를 잔뜩 수구린채 정말로 먹이를 먹이는데에 열중하고있는 그 학생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빨리먹어라. 빨리먹어라. 빨리먹어라. 빨리먹어라.

찬열은 그앞으로 천천히 걸어갔지만 위에 깜빡이는 가로등이 어둡기도 했고, 개에게만 온 신경을 쏟고있던 학생은 긴 인영이 제 앞으로 다가오는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자, 멍멍아..개새끼야.. 옳지, 잘먹는다, 개새끼가 처먹는덴 재주가 있구나?"

 

웅크려서 개에게 살벌하게 먹이를 주는 이름모를 학생과,그것을 좋다고 컹컹대며 받아먹는 똥개한마리, 그것을 아주 가까이서 내려다보는 찬열. 웃지못할 모양새가 되었다. 자, 귀여운 개새끼야, 어서...어서 이걸 처먹고......


 "똥.싸."


 "!!!!!헙!!!!"

 

찬열은 생각지도못한 개같이 생긴 학생의 발언에 깜짝 놀라서 발을 헛디뎠다. 그리고 긴 다리를 휘청하면서 땅을 짚는다는것이 모르고 똥개의 꼬리를 밟았고.

 컹!!!!!!!!!컹!!! 컹!!!!!

예민한 곳에 가해진 육중한 충격에 화들짝 놀란 똥개새끼가 팔짝팔짝뛰더니 컹컹컹대면서 찬열의 다리사이로 달려나가버렸다. 순식간에 그림자 속으로 사라져 멀어지는 똥개... 멀어지는 개짖는소리...... 일이 잘못되도 단단하게 잘못된것같아. 느껴지는 살벌한 시선에, 찬열이 흠칫, 떨었다.

 


 "야!!!!!!!!!!!!!!!!!!!!!!!!!!!!!!!!!!!!!!!!!!!!!!!!!!!!!!!!!!!!!"

 

누가 개짖는소리좀 안나게해라!!!!!!

찬열은 귀가 떨어져나가는 줄 알았다. 고함을 지를때 뻥뻥 울리는게 마치 .....도경수같다, 아니, 이 목청은 노래하는 자만이 낼수있는 목청이야...!!!
 혼자서 재빨리 판단을 내린 찬열은 눈을 부릅뜨고 자신을 죽일듯이 노려보고있는 개같이생긴 학생의 손목을 덥썩 잡았다.


 "놔 이미친새끼야!!!!!!!!!!!!!!!!!!!!!!!!!!!!!!!1"


존나 들을수록 노래를 잘할것같다. 왠지 고음을 쭉쭉 잘올릴거같아.
찬열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앞에서 눈이 벌개져서 성을내고 있는 상대방의 기분은 신경쓰지도 않았다. 자신의 목표는 도경수가 약속한 믹스테잎이 가득 든 usb일뿐.

 

 "널데려가면 도경수가 좋아할거야."

 "저게 무슨갠줄아냐이 미친새끼야!!!!!!!!!!!니가 뭔짓을한지알아?!?!?!!!!"

 "너 노래잘하지. 잘할거같다."

 "저 개새끼가 내 반지 먹었다고 새꺄!!!!!!쟤가 똥을싸야된다고!!!!!!!!!"

 

 적임자를 찾았다는 생각에 현실세계의 모든 상황을 배제한체 감동에 젖어 달달 떨리는 찬열의 손아귀를 뿌리치고, 정강이를 걷어차댔다. 찬열은 한참 작은게 힘은 좀 세다,도경수처럼...이라는 생각은 잠깐 했지만 곧 잊었다. ...퍽!.. 퍽!... 새끼야! 퍽퍽! 너땜에! ...믹스테잎!믹스테잎!
 이시대의 힙덕은 아닌게 아니라 정말 덕쿠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눈에뵈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의 눈에는 왠지 꿀성대가 들어있을것만 같은 하얀목덜미밖에 눈에 안들어왔다. 믹스테잎! 믹스테잎!

 

 "야!!!!!!!!!!!!!듣냐!!!!!!!!!!!!!"

 "어, 들어. 허헝. 허헣. 허헝 완전짱이다 진짜 어떻게 이러지?"

 

잔뜩 성을 내던 학생은 자신이 이렇게 욕을하고 때리고 퍽퍽차대도 자신의 목덜미 어딘가를 쳐다보면서 헤실헤실 쪼개는 찬열이 , 아닌게 아니라 정말 병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병신이아니라........지체장애인?... 생각하니 기운이 빠졌다. 내가 허우대는 멀쩡하고 얼굴은 쫌 생겼는데 뇌는 생기다 만 애새끼를 상대하고 있구나, 정신이 아픈불쌍한 사람을 상대로 욕을하고 손찌검을 하고있는 저에게 너무 죄책감이 들었다.
....어쩔수없지......재수털리긴 하지만 착한 내가 한발 물러나는 수밖에.....반지는 어쩐담.


 "하.... 야 미안.... 간다."


그때, 다시 덥석.


 "간다고?????어딜가???"

 

헤실헤실 쪼개더니 갑자기 얼굴을 확 굳히며 큰눈을 부라린다. 아...지체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보통 무지막지하게 힘이 세다더니.... 무슨 아귀힘이 이렇게 세. 정말 정신에 장애가 있는게 분명하다. 기운빠져...... 상황을 진술하고 이만 보내야겠다. 부모님이 걱정하시겠어......얼마나 정상적인 아이들과 섞여 키우고 싶었으면 야자까지 시키셨을까?

 

 "집에 간다구.. 야...천천히 말해줄게.응? 내가아, 오느을, 여친이라앙, 백일 됬거드은?"


 찬열이 금세 진지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면서 꽉 붙잡은 손목을 풀어준 덕에, 양손을 쫙 펴서 얼굴 앞에 들이밀면서 '100' 표시를 하는것도 잊지않았다. 허우대긴 남자가 자신의 '100'제스쳐에 목덜미에서 손바닥으로 시선을 이동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옳지. 이렇게하면 말을 알아먹는구만.

그때 찬열은 왜 저렇게 말꼬리를 늘이면서 말하지? 하는 의아함과 함께 손가락을 쳐다보면서 왠지 마이크를 잡으면 존나 잘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어, 커플링을 맞췃는데에, 응? 그걸 내가 잠깐 빼보고 요리조리 돌려보다가아. 떨어뜨렸거드은. 그때애, 저 개새끼가아, 저거얼, 먹었다고."


낼름. 학생이 손을 입으로 가져가면서 낼름, 하고 먹는 시늉을 했다. 허우대긴 남자가 진지한 얼굴로 다시금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그때 찬열은 다시한번 개새끼닮은 남자는 손가락이 정말길며, 굉장히 예쁜 손이기때문에 마이크를 잡으면 잘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어, 내가아, 저 개새끼르을, 잡아서어, 배를 가르려다가아."

 "삼식!"


소중한 동물의 배를가르다니!!! 자신이 기르던 페럿의 배가 갈라지는것을 떠올리며 찬열이 무심코 소리치다가 움찔했다. 삼식이는 페럿의 이름이었다.
 학생은 아차, 이렇게 충격적인 얘기는 하면 안되는거였나? , 하고 실수한 자신을 속으로 자책했다.근데 삼식은 뭐지?

 
 "야,,헐 시발 미안..배는 안갈랐어.그러니까 먹이를 존나많이 먹여서 배불려서 똥싸게해서 반지를 찾으려고했다구!!!!"


자신도모르게 말이 급히 나갔다. 다시 말해줘야되나? 학생이 찬열의 얼굴을 살폈다.
 찬열은 배가 갈라지는 삼식이의 형상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학생의 구구절절한 설명은 다 알아들었다. 그러니까, 저 사람을 우리 동아리로 데려가려면....

찬열이 학생의 손을 양손으로 덥석,잡았다. 학생은 움찔 놀랐다. 왜..왜이래.

 

 "그래! 알았어! 그 개새끼를 내가  찾아줄게! 도와줄게!"


학생은 벙쪘다. 얘 왜이렇게 말은 잘함? 자신이 티비에서 보고듣던 장애를 겪는 수많은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데? ... 하지만 곧 이런병도 있듯이 저런 병도 있을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러니까 내일 4층 401호로 와!!!!! 내이름은 박찬열이야!!!"


웬 전언같은 우렁찬 다짐을 남기고 마음대로 약속을 잡은채, 허우대좋고 얼굴은 쫌 생겼지만 뇌는 생기다 만것같은 불쌍한 학생은 긴 다리로 겅중겅중, 양손을 크게 흔들며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찬열의 양손에서 놓아진 학생의 손이 허공에서 인사를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하고 방황했다.


 "어...난 백현. 변백현."

 

 

 

-----

 

이번 편 너무길어효..하지만 찬백이 만나려면 어쩔수없었어욬ㅋㅋ 중간에 끊기가 너무 애매했음.
그니깐 다음편은 좀 짧게가겠슴다.

늘.. 웃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ㅋㅋㅋ 덧글로 키읔키읔남발되는거 완전좋아해요... 덧글을 달던가 말던가흥!

 

+암호닉 됴종이님,수녀님,여세훈님 사랑합니다 하트! 소통을 한다는것은 참으로 즐거운일이로군요..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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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진짜재밋어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스타일ㅇ이에요ㅋㅋㅋㅋㄲㅋㅋㅋ저암호닉 루루로 신청할게요!
11년 전
공대생
ㅋㅋㅋㅋㅋㅋㅋㅋ저랑 스타일이같네요? 반가워욬 루루님 ㅋㅋㅋ 스릉흔드...하트!
11년 전
독자2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드디어찬백ㅇ이만났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스릉흡느드
11년 전
공대생
3편이나 됬는데 겨우 만났어요.... 애들이 하도 ㅂ;ㅅ 짓거리를 해대는 바람에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만나긴만났네요 ㅋㅋㅋ 저도 스릉흡느드!!
11년 전
독자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아진짴ㅋㅋㅋㅋ신알신누르고가여 암호닉은 여우 할께용 아ㅋㅋㅋㅋㄱㅋㅋ새벽에 미친듯이웃기네
11년 전
공대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우님ㅋㅋ 미친듯이웃어줘서 감쟈합니당..헿헿 신작이 알려진다니 기뻐여!!!!!!...!!!!!! 깁... 깁뿨♡!
11년 전
독자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드뎌찬백이나왔당ㅋㅋㅋㅋㅋㅋㅋ짱재미써요!!!
11년 전
공대생
넹 드뎌 찬백이나왔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2편까지 쓰면서 아직도 한참이길래 이건 카디찬백인데 찬백은 언제쯤일까...하고 저도 생각했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짱재밌다니 짱고맙슴다ㅋㅋ
11년 전
독자5
여세훈이에요!아진짜새벽에혼자끅끅ㄷ거면서웃었네요ㅋㅋㅋㄱㄱ ㅋㄱㅇㅏ이고배야ㅋㅋㅋㄲㄲ
11년 전
공대생
여세훈님안녕하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히히히히웃어줘서고마워욬ㅋㅋㅋㅋㅋㅋㅋㅋ스릉흔드 ..
11년 전
독자6
오재밋어옄ㅋㅋㅋㅋ앞에편다시보고올게요 암호닉은감다팁으로요!
11년 전
공대생
지금봤네영!!!ㅋㅋㅋㅋ감자팁님댜릉댜릉...
11년 전
독자6
됴종이에요ㅋㅋㅋㅋㅋ작가님글 왜 이렇게 웃겨요???ㅋㅋㅋ이불속에서 끜끜대면서 웃음참느라 죽는줄 알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특히 타오 말하는거 찬열이가 해석해주는거 보고 미침ㅋㅋㅋㅋㅋㅋㅋㅋ중간중간 오타쿠 김준멘ㅋㅋㅋㅋㅋ데헷 나올때 음성지원되요ㅋㅋㅋㅋ작가님 귀여우뮤ㅠㅠㅜㅜㅜㅜㅜㅋㅋㅋㅋ제 하트를 드리겠어요♥ ㅋㅋㅋㅋ
11년 전
공대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윸ㅋㅋ감사합니닼ㅋㅋㅋㅋㅋ귀엽다는말이ㅈ제일맘에드네요..데헷! 스릉흡느듴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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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안녕!여러분 권지용톡100 글쓴이 01.20 14:13
기타 암호닉 확인100 하날소 01.20 14:11
기타 안녕!여러분 권지용톡 글쓴이 01.2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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