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다른 사람들이 음악이라는 이 글자들을 듣는것만으로도 내 가슴 저릿하게 만드는 한음절을 자신들의 귀를 통해 듣는 것으로 어떤 것을 느낄지는 잘 모르겠다.
원채 다른 사람들에 대해 딱히 궁금증을 나타내지도, 아니 없을지도 모르는 나의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뭐 앞에 말한 것을 통해 대충 눈치가 있는 사람들은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난 믿는다.
난 음악을 진심으로 그 누구보다 사랑한다.
누군가 길을 가다 뒤를 돌아보게 할 만큼 좋은 목소리를 가졌고, 음역대도 선천적으로 타고 났으며, 집안의 사정또한 꽤나 넉넉했다.
부유하신 부모님 덕분에 학원도 집안 눈치 보지 않으며 다닐 수 있었던 덕에, 학원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돈만큼 나의 기교또한 차곡차곡 쌓여갔다.
"이번에도 남우현이 평가 1등이네"
"복받은놈"
"우쭈쭈 왜 또 심술이났을가 우리 용주가"
"아씨 남우현 저 자식 재수없어"
"뭐 하루 이틀 재수 없던것도 아니잖아"
"참 나도 금수저 물고 태어났으면 저만큼 못했겠냐?"
"어이구 어련하시겠어요"
이렇게 음악에 있어 탄탄대로 였던 나를 보며 사람들은 소위 복받은 놈이라고 비꼬았다. 그들의 아니꼬운 시선을 보며 난 생각했다. 그들의 시선은 당연한 것이라고, 그들의 베베 꼬인 시선 속 진흙속 진주처럼 숨어 있는 동경심과 또 그 동경심을 보며 우월감을 느낄때야 비로소 프로가 되는 것이라고
"우현아 너도 이번주에 공개 오디션봐?"
"응?"
"몇일 뒤면 오디션이 있는데...딱히 긴장한 기색도 안보이고 설마 너 오디션 안봐?"
참으로 멍청한 질문이 아닐 수 없었다. 얼마나 멍청했던 건지. 그의 물음의 한심함이 나의 입까지 막아버릴정도였으니 말이다.
오디션이라 음악을 사랑하고, 가수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봐야 하는 일종의 필수 관문과도 같은 것.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지금 이 질문은 지극히 정상이였다. 하지만 그 질문의 받는이가 남우현일 때, 그 공식은 처참히 무너진다.
"우현이가 왜 그런걸 보냐. 우현이가 돈이 없어 아님 실력이 없어 뭣하러 그 긴 연습생 거쳐가면서 시간을 썩히냐. 얜 그냥 가수야 가수"
"아 맞다맞다 그렇지 참.."
"낯 부끄럽게 왜그러냐"
틀리지 않은 용주의 반쪽자리 정답에 허허 사람 좋은 웃음을 지은 나의 모습이 꽤나 우스꽝스러웠다.저에 대해 아는체 하면서 꽤나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태도는 꽤 마음에 들었지만, 반쪽자리 정답이였다.
돈많고, 실력있다는 앞의 말은 맞았지만, 뒷말은 틀렸다. 연습생이라, 그 말은 가수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말이다.
저들은 모른다. 20년 동안 아무도 모를것이라 장담하는 나의 비밀.
이 비밀을 모르는 그들이라서나에게 저런 멍청한 질문을 던지는 것에 대해 난 이해할 수 있다. 아니 이해할 수 밖에 없다. 학원에서 치루어 지는 월말 평가에서는 무조건 1등.
자잘한 소 대회에서 부터 나름 대형 기획사에서 여는 대회까지 3등 밖으로는 벗어나 본적이 없는 남우현이 실용음악학원을 그것도 보컬선생님을 제 집에 있는 엄마보다 더 많이 만나는 남우현이 노래 부르는 것에 흥미를 느끼지 않고, 가수가 되고 싶지 않아 한다는 비밀을 알게된다면 얼마나 까무러치게 놀라겠는가.
이것은 자신이 백번 생각해도 이해해줘야 할 부분이였다.
처음부터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노래가 아닌, 작곡이였더라면 사람들은 자신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까 하는 쓸데 없는 궁금증만 하나 더 늘어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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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제 남우현 시대도 끝났다"
"왜?"
"아주 괴물이 들어왔어"
"괴물?"
"응 아주 끝내준다"
학원 계단에 앉아 평소처럼 자신의 이름을 마치 육포라도 된듯 질겅질겅 자신들의 가십거리로 씹고 있는 사람들,이것은 뭐 거의 사람들은 밥을 먹는다 라는 명제처럼 당연시 되는 일이였다.
이런 일상과도 같은 일에 쉽사리 지나치지 못하는 것은 아마 그들 마음대로 정해놓은 남우현의 시대를 끝내게 만든 장본인 그들 사이에서 괴물이라 통하는 사람의 이름을 듣고 싶어서 일것이다. 사람이란 그렇지 않은가. 나 또한 사람이기에 다를 수는 없었다.
"누군데?"
"이번에 새로 우리 학원 들어온 사람"
"음..그 광주에서 올라왔다는 사람? 이름이...김...김....아! 김성규"
"틀렸어"
성인 남자의 목소리 치고는 꽤나 앙칼진 목소리였다. 남들이 듣기엔 평범하다 할수도 있는 이 목소리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갖게 하는 데에는 그의 인상도 꽤 큰 영향을 줬다.
올라간 눈꼬리에, 하얀 얼굴 누가봐도 영락없는 고양이였다.
"네?"
"광주 아니고 전주야. 그리고 남 얘기를 할꺼면 좀 보안에 신경써줬음 좋겠다. 남의 입에서 내이름 듣는거 기분 별로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