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탁, 탁-
종인의 구두가 백현의 작업실 바닥에 잘 빠진 대리석 바닥과 부딪히며 작은 소음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냈다. 그 소리에 사각사각 바쁘게 소리를 내며 움직이던 백현의 연필 잡은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다 이내 톡 소리와 함께 심이 부러졌다. 부러진 심을 내려다보던 백현이 이내 신경질 적으로 연필을 책상 한 구석으로 굴려버리곤 뒷머리를 잔뜩 헤집어 놓으며 의자에 깊숙히 몸을 기댔다. 그 몸짓을 바라보던 종인이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백현의 책상 앞으로 긴 다리를 휘적거리며 다가왔다. 책상 위로 잔뜩 쌓인 백현의 디자인 스케치들을 손으로 뒤적거리다 이내 제 손을 주머니 속으로 감추었다. 그 모습을 가만 지켜보던 백현의 입에서 이내 잔뜩 잠긴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할 말 있으면 빨리 하고 꺼져라."
"Baek, 궁금한 게 있어서 말이에요."
"뭔데."
"Do you know D.O.?"
Design, Fashion, Photo 00
Written by Re.D
Kai가 택한 디자이너 Baek. 그는 누구인가?
모델 Kai 무명 디자이너와 이례적 콜라보 진행의사 밝혀...
패션계가 놀란 Kai와 Baek의 콜라보.
종인이 유명 브랜드 혹은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였지만 무명이나 다름없는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연일 신문에서는 콜라보에 관한 내용과 콜라보를 진행할 백현에 대한 추측글을 내놓기 바빴다. 그에 이미 백현의 사무실의 전화선은 뽑힌 지 오래였고 백현은 핸드폰 마저 꺼버린 지 오늘로써 3일이 되었다. 갑자기 쏟아지는 관심에 죽을 맛인 백현과는 다르게 정작 이 모든 사건의 중심지인 종인은 여유롭게 백현의 사무실 안을 활보하고 있었다. 종인의 소속사 측에서도 어떠한 반응과 인터뷰가 없는 지경이라 날이 갈수록 소문과 추측만 무성해졌다. 거기다 본인은 전혀 관심이 없어보이는 모습에 백현은 질린다는 표정을 지어보이고선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이봐요, 카이 씨. 이렇게 냅둘 거에요?"
"뭘요? 기사? 소문? 추측? 거기에 일일이 대응하는 게 제일 멍청한 짓이에요."
어렵게 입을 열었건만 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담담히 말을 뱉는 종인의 모습에 백현의 안색은 더 창백해질 수 없을 정도로 하얗게 변했다. 제 말에 반응이 없어 고개를 슬쩍 들었던 종인이 하얗게 질린 백현의 얼굴을 보고선 오히려 자신의 얼굴에 의문을 품은 표정을 지었다. 일주일 정도만 지나면 가라앉는 게 여론이고 사람들의 관심이었다. 이런 관심이 처음인 백현이 당연히 잘 모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남을 잘 신경쓰지 않는 종인이 알아차릴리 만무했다. 괜한 백현의 가슴만 타들어가는 꼴이었다. 이내 제 머리를 휘집어 놓으며 한숨만 폭 쉬는 백현의 모습에 종인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만 보낼 뿐이었다.
***
"다시 한 번만 더 갈게요"
사진을 찍는 경수가 아닌 옆에 있던 세훈의 목소리가 스튜디오 안을 울려 퍼졌다. 경수의 목소리를 들어본 이는 많지 않았다. 함께 일하는 스튜디오 직원은 매니저 세훈과 조명과 세트를 만지는 루한과 민석, 보정 작업을 하는 준면까지 4명 밖에 없었지만 세훈과 준면을 빼고 루한과 민석은 경수의 목소리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세훈과 경수 사이에는 정해진 수신호 같은 것이 있었고 그저 경수가 손짓하면 세훈이 대신 말해주는 형식이었다.
"민석이 형, 조명 위치 좀 조절해주세요."
사진기를 들었던 경수가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카메라를 다시 내려놓고는 세훈에게 손짓했다. 그 손짓에 고개를 끄덕인 세훈이 이내 민석에게 조명 위치 조정을 요청했다. 이 모든 것에 익숙한 듯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저 모델인 크리스만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조명 위치가 조정될 동안 잠시 짬 아닌 짬을 얻은 크리스는 자신의 매니저에게 조용히 다가갔다.
"종대, 저 작가님 말 못 해?"
"어, 크리스 그거 몰라? 저 작가가 디오잖아."
"디오? 그 작가는 Baek을 통해서만 작업한다고 하지 않았어?"
"Baek의 추천으로 이번 작업에 참여한거래. 유명하잖아. 말을 안 하는 사진작가로. 그렇다고 벙어리는 아니지만."
조용조용 속삭이는 목소리였지만 워낙 조용한 스튜디오라 그 목소리가 준면의 귀에 들어갔다. 준면은 조용히 뒤를 돌아팔짱을 끼고 컴퓨터가 있는 책상에 엉덩이만 살짝 걸쳐앉은 채 크리스와 종대를 응시했다. 그 시선이 느껴진 듯 동시에 고개를 돌린 크리스와 종대가 민망한 듯 미소를 짓자 준면이 몸을 움직여 둘에게 다가왔다. 그 모습에 엉거주춤한 크리스와 종대가 자신도 모르게 뒷짐을 지고 차렷자세가 된 채 준면의 앞에서 고개를 푹 숙였다.
"궁금한 건 좋지만 때로는 모르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조용히 읊조리는 목소리에 종대가 먼저 고개를 까딱한 후 죄송합니다. 하고 조용히 속삭였다. 그 모습에 준면이 가볍게 둘의 어꺠를 탁탁 두들기며 다음부터 기억하시면 되죠. 하며 사람 좋게 웃어보였다. 이내 뒤를 돌아 다시 컴퓨터로 발걸음을 옮기는 준면의 모습에 둘은 마주보며 안심을 했지만 굳어버린 준면의 얼굴은 스튜디오의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시발- 하고 입모양을 낸 준면이 이내 입술을 꾹 깨물었다. 경수가 작은 목소리로 할래. 하는 그 모습에 냉큼 허락을 내려버린 제 자신을 책망하며 마우스를 움켜쥐었다.
레디 액션 |
저는 레디라고 합니다. 사실 저 레디 액션의 레디는 아닌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쩌다 보니 저런 oh 드립탄생 oh 이건 제가 좀 오랫동안 구상해놓은 겁니다. 디자이너 변백현 모델 김종인 사진작가 도경수 제목도 그래서 Design, Fashion, Photo... 심플의 극치죠 ㅋㅋㅋㅋㅋㅋ DFP 아니면 디패포 라고 불러주시면 될 듯합니다. 디패포는 제 홈과 인티에서 일단은 동시연재 할 듯 싶습니다. 암호닉과 신알신은..언제든..환영..하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