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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세븐틴] 벤츠남의 정석_01 | 인스티즈


벤츠남의 정석

01






오늘따라 상당히 북적대는 강의실에 어쩌지도 저쩌지도 못하고 결국 남은 자리에 앉은 나와 승관인데, 어째 자리가 딱, 그 선배라는 분 앞자리다. 그를 둘러싼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으려 고개를 푹 숙이고 책상에 엎드렸다. 그러자 옆자리에 앉아 강의실을 휙휙 둘러보더니




"와, 권선배 인기 이 정도다...다른 학과에서도 구경하러 왔어!"




하며 내 귀에다 속삭이는데 얼마나 얄미운지...입모양으로 '알았으니까 조용히 좀 해!' 하고 외치는데 그걸 또 잘못 알아듣고 




"엉? 이 자리 불편하니까 다른데 앉자구?" 




하고 이야기 하는데 어쩜 그 순간 갑자기 강의실이 조용해지는지...어금니를 꽉 물고 주먹을 들어보이는데,




"아, 미안 불편했지? 얘들아, 강의 시작 얼마 안남았는데 우리 자리에 앉을까?"




하고 들려오는 목소리와 함께 모두가 자리에 착석하는 매직을 볼 수 있었다. (여전히 강의실은 시끌벅적 했지만)





그리곤 살짝 뒤돌아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싱긋 웃다가 내 얼굴을 보곤 얼굴에 웃음기가 싹 빠지는 매직까지. 그와 동시에 강의실로 들어오신 교수님 덕에 순식간에 강의실이 조용해졌고, 출석을 부르며 강의가 시작됐다. 교수님이 권순영? 하고 불렀을 때 





"...예"





하며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나를 한층 더 좌절시켰다.





'알아봤다. 백타야'




하며 매우매우 심란하게 시작된 강의를 듣는데, 하나도, 단 1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어떻게 저랑 차주랑 같은 강의를 듣게 하시나요...! 아니, 애초에 왜 차가 벤츠였나요...! 점점 심각해지는 날 알아보았는지, 등을 툭툭 치는 승관. 그에 고개를 들어 승관을 보자니 어째 엎드려 자고있는 모양새다. 이새기가...?




'증는칠 기분 으니드'




하고 귀에 속삭이며 승관의 허릿 춤을 꼬집는데 어째 정말 자다 깬 듯 악!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승관에 강의실의 이목이 우리에게 집중되어버렸다. 그런 승관을 향해





"아, 쇼펜하우어의 토론의 법칙이 그 정도로 인상 깊었나요?"




하며 껄껄 웃는 교수님에 한 순간 웃음바다가 되어 버린 강의실이였다. 그런데 왜 부끄러움은 내 몫일까.




"아씨, 놀랬잖아!"




하고 속삭여오는 승관에




"아 미안, 니가 장난친 줄 알았지...!"




하고 답하는데 다시 등을 툭툭 건드려오는 무언가에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아냐, 설마. 하고 뒤를 돌아보자 싱긋, 웃는 얼굴로 내게 무언가를 건내는 차주에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그를 건내받았다. 다시 앞을 향해 보곤 손에 든 것을 내려다 보았다. 쪽지...?





전공서 귀퉁이를 찢은 듯한 모양새의 곱게 접힌 쪽지에 의아함도 잠시, 그를 피자 날카로운 글씨체로 쓰여진 문장 한줄.




강의 끝나고 1시에 교문 앞 스타벅스에서 기다릴게. 




누가 보면 달콤한 로맨스라고 생각하겠지만...색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쪽지네...하하





강의는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고 시계는 점점 강의의 끝을 가리킨다. 점점 초조해지는 마음에 절로 다리가 떨리고 손톱을  딱딱거리자 그가 거슬렸는지 전공서 귀퉁이에 낙서를 하던 승관이 팔뚝을 툭툭 치며 왜- 하는 입모양을 보낸다. 그에 아까 받은 쪽지를 승관 쪽으로 스윽 밀고 고갯짓으로 뒤를 가리키니 미간을 쭈욱 좁히며 경악하는 표정을 보인다. 그에 하아, 하며 고개를 숙이자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 승관이다. 




"오늘 강의는 여기까지. 과제는 다음주까지예요~"




하고 강의실을 나서는 교수님에 뒤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강의실을 나서는 차주다. 그에 강의실이 또다시 소란스러워지고 그의 뒤에 따라붙는 여학생들에게 눈웃음을 지으며 인사하는 그다. 




"와...완전 이중인격..."




나지막이 짓껄이자마자 내쪽으로 돌아보는 차주에 서둘러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곤 승관의 어깨를 툭툭 치며




"야 같이가줘 케이크 사줄게"




하고 이야기하자 단숨에 콜, 하고 외치더니 주섬주섬 짐을 싸고 일어난다. 









평소엔 그렇게도 멀던 교문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가까운지. 아무리 속도를 늦춰도 자꾸만 다가오는 별다방에 슬슬 시야가 뿌얘지려고 했다. 그리고 창가에 앉아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꼰 채, 발을 까딱거리는 그분이 보이자마자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어떡하지 나...돈도 없는데 무슨짓을 한거야 나는ㅠㅠㅠㅠ





부들부들 떨며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승관의 팔에 파짱을 끼고 문을 열곤 들어갔다. 혼자가 아닌 나를 발견하고는 살짝 당황했는지 눈을 조끔 크게 떴다가 턱짓으로 앞자리를 가리키는 차주에 천천히 그곳에 가 앉았다. 




"연락 안하기에 돈 떼먹으려나 했는데, 이렇게 만났네요"





상당히 아니꼬운 듯 한 표정으로 내게 말해오다 처음보는 자신의 그런 모습을 본 승관의 놀란 표정을 의식한건지 입꼬리를 살짝 말아올린 그였다.






"아...그, 돈 생기면 연락 드리려고 했던게 그만..."




하고 말끝을 흐리자 손바닥을 내게 보이며 내 말을 가로막고는 전화기를 귀에다 갖다대는 차주에 읭스러운 것도 잠시 




"최변호사 좀 불러주실래요?" 




하는 그에 등골이 서늘해지기 시작했다. 





"어, 최변, 난데. 어. 어제 차사고가 나서. 아니~저번주에 산 그 차 말고 그제 뽑은거 있잖아. 벤츠"





와, 이렇게까지 하는건가...? 이건 뭐 벤츠남이 아니고 리얼 악랄함의 극치잖아...?





"어. 그래서, 별건 아니고. 혹시나 뭔 일 있으면 너한테 좀 부탁할게. 어 그래 들어가~"





잠깐, 이게 뭐지? 러니까, 보류해주겠다...? 이런 느낌인건가?





"아, 미안. 지인이랑 통화 좀 하느라고"





"아...예"




"그래서, 돈은 언제 생기는데?"





"아...그게, 저 그 뭐냐, 어제 알바비가 들어왔는데, 한 절반 정도는 지금 드릴 수도 있을 것 같구요..."




"백이십?"




하며 눈썹을 슥 들어올리는 그에 




"어...백십...정도요"




하고 말하니 피식, 바람 빠지는 실소를 짓는 그였다.





"달에 백십받고 뭐 먹고 살 수는 있어? 아, 미안미안. 너무 신기해서"





굳어지는 나의 표정을 본건지 미안미안, 하며 웃음짓는 그다. 와, 이거 완전 재수탱이잖아...? 그때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승관이 한마디 거든다.





"근데, 선배님. 그...일주일 격으로 외제차도 막 긁으시는 분이 이백사십 가지고 되게...음 돈에 깐깐하시군요...?"




하고 이야기하자 잠깐 눈알을 굴리더니 




"뭐, 돈에 좀 예민해서 내가."




하곤 씨익 웃어보인다. 오...완전 별론데...?





"뭐 하여튼 그럼 백십은 지금 받고, 나머지는 할부로 받을게"





하곤 손가락을 척 펴보이더니




"3개월이면 될라나?"





그에 나는 온 힘을 다해 끄덕였다.




"네 완전 되죠"




감사합니다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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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부승관 ㅋㅋㅋㅋㅋㅋ승관이발언보자마자 순영이화낼줄알았더니 아니네요.. ㅋㅋㅋㅋ진짜귀엽습니다 ㅠㅠㅠㅠ글 잘보고갑니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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