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좋아서 그랬어 A w. wnw A-1 “우리 민현 선배는 어쩜 이렇게 다정할까?” 유명했다. 누가? 황민현이. 왜? 유명한 이유에는 몇가지가 있다. 대충 나열하자면 제일 먼저 잘생긴 얼굴. 그 잘생긴 얼굴 에 듣기 좋은 목소리. 거기다 큰키. 그리고 제일 여자들이 설레한다는 다정함. 만약 황민현이 다정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말이 돌겠지? “우리 민현 선배는 어쩜 그리 까칠하실까.. 역시 남자는 까칠해야 돼.” A-2 황민현의 장점 중 하나는 다정함이다. 그리고 단점 또한 다정함이다. 그 다정함에 속아 상처 받은 여자들 또한 여러명인 걸로 알고 있다. 한달에 몇 번씩은 이런 말들이 나온다. “2학년 선배가 고백했는데 민현선배가 거절했다는데??!!” 그리고 이런 말이 나왔다. [민현의 다정함에 속아 고백하지 말자.] A-3 민현의 다정함에 속아 고백하지 말자라는 말을 여주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뼈저리게 느낀 이유는 여주 주변 친구들이 황민현의 다정함에 속아 고백했다가 거절당해 울면서 교실을 들어오는 장면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정말, 나한테는, 진심인 줄, 알았는데,” 울면서 하는 말이 저거다. 백이면 백이다. 괜히 민현의 다정함에 속아 고백하지 말자 라는 말이 나온게 아니다. 그런데 그걸 모른다. 그걸 아는 사람은 여주와 이미 남자친구가 있는 여주 친구 김별 뿐이다. 여주는 울고 오는 친구의 등을 토닥토닥 해주며 작은 한숨을 쉬었다. A-4 여주는 황민현과 마주하는 일이 거의 없다. 잠깐 스칠 뿐. 예를 들면 아침 등교 때, 매점에서, 황민현이 급식소를 가려고 1층 계단에 내려올 때, 체육시간이 겹쳐 운동장에서 만날 때. 아니면 친구가 황민현에게 고백한다며 같이 따라가달라고 할 때.(물론 여주는 뒤에 숨어있고) 정말 그냥 스치는 사람들 중 한명일 뿐. 여주는 황민현을 알고 싶지 않아도 알고 있지만 과연 황민현은 여주를 알까 싶을 정도로 여주와 황민현은 그저 스쳐지나가는 학교 선후배 사이일뿐이다. 그래도 처음엔 여주도 황민현에게 관심이 있었다. 연예인 뺨 치게 잘생겻는데 누가 뒤를 안돌아볼까. 좋아하지 않는 연예인이 내 주변에 있으면 한 번쯤은 보고 가지 않는가. 그런 존재다. 이 고등학교에 다니는 황민현은. 왜 연예인 안하냐고 제발 덕질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멱살 잡고 흔들어도 될 정도로 잘생겼다. 하지만 여주는 그냥 거기서 끝이다. 잘생겼다. 어짜피 나랑은 일도 관련없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에 일찌감치 마음을 접었고 제일 큰 계기는 지금 내 친구 중 한명이 울면서 이런말을 한다. “정말, 나한테는, 진심인 줄, 알았는데,” 여주는 우는 친구의 등을 토닥여줄 뿐이다. A-5 여주가 고2가 되고 황민현이 고3이 되는 해였다. 초반에 부서활동을 정하게 되어있다. 여주와 별이는 쉽게쉽게 영화감상부로 들어갔다. 그리고 소문에 의하면 황민현은 컴퓨터부라고 소문이 돌고 있다. 이 소문 또한 소문이기에 당돌한 여학생들은 황민현에게 찾아가 물어본다. “민현오빠는 어떤 부서예요?” 그럼 황민현은 대답한다. “하하하하” 별 소득이 없다. 악착같이 물어봐도 웃기만 할 뿐. 민현교에선 이 웃음을 “민현오빠가 말하면 모두 그 부서로 들어가기 때문에 혼란이 일어날까봐 절대 비밀로 하신거다.” 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럼 그 소문은 어디서 나왔나. “그렇게 궁금하냐? 이 오빠가 말해줘?” 황민현 옆에 있던 옹성우의 말에 모든 여학생들이 쳐다본다. 그리고 대답한다. “컴퓨터부.” 그렇게 해서 황민현은 컴퓨터부에 들어간다는 소문이 퍼졌다. 옆에 서있던 황민현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동아리에 한 번 들어가면 1학기 내내 바꿀 수 없다는 점. 또한 3학년은 2학기에는 부서활동을 하지 않는 다는 점. A-6 아마 지금쯤 모든 여학생들이 마음 속으로 울고 있진 않을까. 아니면 당장 부서를 바꾼다며 담임에게 찾아가 울고 있지않을까. 영화감상부는 3-2반으로 컴퓨터 기능이 제일 좋고 화면 크기도 제일 큰 곳으로 배정됐다. 별이와 여주는 룰루랄라 3학년 층으로 올라갔고 교실 문을 열고 아무 자리에 앉았다. 앞자리도 아니고 뒷자리도 아닌 중간자리. 바르게 책상 자리에 끼워져 있는 의자를 빼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서랍에 있는 교과서를 슬쩍 꺼내 이름을 봤다. 황민현. 글씨를 못알아봤다. 다시 교과서를 집어 넣고 다른 교과서를 꺼냈다. 황민현. 눈을 비볐다. 황민현 슬그머니 다시 교과서를 서랍에 넣으려고 할 때 뒷문이 열렸고 자신의 책상 서랍에 들어가있는 여주 손과 여주 얼굴을 번갈아보는 황민현과 자신의 손과 얼굴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는 황민현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알았다. 황민현은 3학년 2반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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