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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현성] amorejo
w. 제이민
' 따르릉 따르릉 '
규칙적인 종소리가나는 알람소리가 시끌벅적하게 울리고 눈이 떠졌다. 드디어 해가 졌다. 뻐근해진 몸에 기지개를 쭈욱 펴고는 시끄러운 알람을 꺼버렸다. 다른사람에겐 지금이하루의 끝을 달리고있을테지만 나는 지금, 지금 이시간이 하루의 시작이다. 햇빛을 가리기위해 쳐둔 커튼을 걷히고는 창문을 열어재꼈다. 햇빛이 있는 낮에는 할수 없는 일. 비록 바깥엔 아무도 없지만 바깥공기를 쭈욱 들이 마시니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아, 나는 색소 건피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렸다. 치료방법도, 이 병을 치료할수있 는 약도 없는 지독한 불치병 덕분에 나는 햇빛을 볼수없어 낮에는 커튼을 쳐놓고 밖에 나갈수도없으며 답답하게 집안에만 갇혀있을 수 밖에없다. 오직 해가 진 밤이 내가 유일하게 활동할수있는 시간이다.
[인피니트/현성] amorejo
간단하게 식빵한조각을 입에 물고는 기타케이스를 어깨에 걸치곤 바깥으로 나왔다. 바깥에 나오자 살랑이는 밤바람이 내 머리칼을 간지럽히듯 스쳤다. 낮엔 시끌벅적했던 골목이 고요했다. 아무도 없다는 공허함에 입안에 식빵을 우걱우걱 쑤셔넣고는 기타케이스를 다시 어깨에 단단히 매고는 아무도없는 골목을 달렸다.
집에서 10분, 15분 거리에 있는 하늘공원에 도착해서는 항상 나의 공연 무대, 가로등 밑에있는 쓰레기 몇개를 치운뒤 그냥 그자리에 풀썩하고앉아서는 기타케이스에서 기 타를꺼내 노래를 불렀다. 역시 내공연을 봐주는 사람은 아무도없었다. 항상 그래왔던거지만 괜시리 울컥 기분이 다운됬다.
" 오, 니가 없는밤 나혼자있는 밤 나혼자……. "
노래를 계속해서 꿋꿋하게 부르다 이미 우울해진 마음에 기타케이스안에 기타를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공연은 끝, 이제 뭘해야하나 딱히 할것도없는데 괜히 공연 접었나, 아니지. 공연봐주는 관객도없는데 뭐……. 속마음이 복잡한 거미줄처럼 얽히고 섥혀 더 복잡해질때쯤, 나도 모르게 그녀석이 매일같이 앉아 버스를 기다리던 버스정류장앞에 멈춰 서 버렸다. 이름도 모르는 그녀석이 매일같이 앉아있던 벤치를 한번 손으로 찬찬히 쓸어보았다. 왠지모르게 녀석의 온기가 느껴지는듯했다. 아, 너무 변태같은가? 아무도없는데 괜히 부끄러워져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볼을 손등으로 쓱쓱 문댄뒤 녀석이 항상 앉아있는 벤치 끝자리에 풀썩 하고앉았다.
그사람이 항상 앉아있던곳에 내가 앉았다니, 녀석은 내이름, 아니 심지어 내이름도 모를테지만 왠지 녀석과 같은 것을 공유한다는 그런느낌에 가슴속깊이 몽글몽글 방울 방울 비눗방울이 피어오르는것같았다. 그렇게 한참을 녀석이 앉았던 자리를 문대고 쳐다보고 냄새도맡아보고 혼자 별의 별 짓을 다하고있을때, 어디선가 인기척이 들려 고개를 번쩍 들었다.
" ………? " " ………? "
고개를 번쩍 하고 들었을때 내 눈동자 가득채워져 보이는건 그녀석이었다. 꿈인가? 갑자기 그녀석이 나타날리가 없는데 당황스럽고도 괜히 부끄러운 마음에 자리에서 벌 떡 일어나서는 터벅터벅 녀석의 앞으로 가 녀석의 눈동자를 빤히 쳐다봤다.
" …응, 있지! 내 이름은 김성규야 나이는 19살이고! 취미는 기타치는거랑 노래부르는거! "
" ……? "
" 어, 있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
" ……? "
" 나랑 친구할래? "
어디서 나타난 자신감인지 나도 모르게 녀석의 까만 눈동자를 본순간 자기소개를해버렸다. 처음 초등학교 입학한 초딩들이 입학 첫날 자기소개를 하는것처럼말이다. 아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하고있는건지 나조차도 상황파악이 잘안되고있을때 내 입은 그만 또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나랑 친구할래? 라니, 부끄러움 더하기 쪽팔림 더하기 챙피함 더하기 도망가고싶은 마음에 그만 눈을 꼭감아버렸다. 그러자 푸하하 하고 웃는소리가 들렸다.
" 푸흡, 김성규? "
" 어, 어? "
" 내이름은 남우현 나이는 19살 취미는 노래부르는거! "
" 우현, 남우현… "
" 그래, 나랑 친구해줘! 친구하자 " |
재밌게읽어주세요ㅠㅠ
암호닉 받아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