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d_ piper
w. 달 월
-오늘도 양이 꽤... 됩니다 늘 실패하는 분량조절 ㅠㅠㅠ
-오늘도 모든 브금은 필청인거 아시죠?! 이번에 브금이 좀 많아요 ㅠㅠ
- 도짜님들의 댓글은 자까에게 매우매우 힘이 된답니다!! 비타민 같은 존재랄까.. 무슨 말이든 헐 댓글이다ㅠㅠㅠ 이러고 몇 분동안 심장을 부여잡고 행복해하는 자까랍니다 희희 정말 아무말이나 상관없어요♡
-첫번째 브금입니당
28.
"그럼, 잠깐 시간 내줄 수 있어요? "
"... 응? "
아, 다른 게 아니라, 노래 정하려고...
내 되물음에 우물쭈물하며 내 팔목을 잡고 있던 정국이의 손이 살짝 떨어졌다. 그래, 뭐든 간에 일단 이 자리는 피해야겠다. 지금 우리 둘을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으니. 일단 나가자, 하는 생각으로 답 없는 내 모습에 제 두 손을 포개고는 꼬물거리고 있는 그 손을 덥석 잡았다. 동방 문을 열자마자 그 틈 사이로 차디찬 바람이 들어온다. 차가운 날씨에 맞잡은 손이 더 차갑게 느껴졌다. 이렇게 손을 잡게 될 줄은 몰랐네. 그것도 내가 먼저. 그 사실에 괜히 잡고 있던 손에 온 신경이 쏠렸다.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몽글거리는 느낌에 고개를 저으며 손을 놓고는 뒤돌아섰다. 살짝 얼빠진 표정을 하고 있는 전정국에 입을 열었다.
"어디로 가? "
"... 네? "
"노래 정하자며, 어디로 갈까. 추워. "
내 말에 맑은 웃음을 띠우고는 추우니까 빨리 가요, 하고는 내 어깨를 잡아 이끄는 정국이다.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게 느껴졌다. 그렇게 걷다보니 정국이의 반대쪽 팔에 끼고있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그건 뭐야? "
"아, 이거요. 제목 때문에 골랐는데 다 읽고 감상 꼭 말해줄게요. “
나한테?
왜 내게 말해준다는 건지 궁금했지만 확고해 보이는 표정에 가만히 입술을 다물기로 했다. 얘기를 하다 동방 근처에 있는 카페로 들어섰다. 따뜻한 공기에 몸이 사르르 녹는 느낌이 든다. 그제야 어깨를 감쌌던 정국이의 손이 풀리고 녹차 프라푸치노?하고 묻는 입모양에 웃음이 샜다. 저번에 한번 지나가듯이 얘기한 걸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저번에도 저걸로 가져다주더니. 고개를 위아래로 작게 고갯짓을 하니 카운터로 가서 주문을 하고는 빈자리를 찾아 앉는다. 그 앞에 가서 살짝 앉으니 어색한 공기가 우리 둘을 메운다. 그러다가 금세 정적을 깨고 울려대는 진동벨에 정국이가 반사적으로 일어난다. 그리고는 큼큼 헛기침을 하고는 내 앞에 음료를 놔주고는 앉는다.
"그... 누나 혹시 어제... "
"아... "
올게 왔구나.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우물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어제 그렇게 말해 놓고는 결국엔 하루 만에 이렇게 앞에 앉아 있는 내가 모순적이었다. 이렇게 엮이게 될 줄은 몰랐는걸. 어색함에 괜히 테이블 위에 있는 손만 꼼지락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어제 일은 ... "
"아니에요, 말 안 해줘도 돼. 나 사실 기억이 안 나서. "
기억이 안 나는 척인지, 정말 기억이 안 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정말 기억이 안 나는 거라면 굳이 끄집어낼 필요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 전자라면, 조금은 미안해지는데. 그렇다 하기에는 나를 보고 있는 저 눈이 너무 온전히 나를 담고 있어서, 정말로 기억이 안 나는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졌다. 계속 내가 네게서 멀어져도 늘 날 저렇게 봐줄까. 가만히 내가 가득한 그 눈망울을 들여다보는데 이내 내 시선을 피하는 정국이다. 아, 너무 뚫어져라 봤나. 나도 많이 변했다. 예전엔 눈도 제대로 못 봤는데. 시선을 아래로 내리곤 노래를 어떤 걸 할지 정해보자는 정국이다. 자꾸만 정국이의 모습에서 내 모습이 겹쳐 보인다. 살짝 붉어진 귀가 보여 웃음이 터졌다. 그런 내 모습에 왜 웃냐며 어리둥절해 하는데 얘가 원래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였나. 새삼 달라 보인다. 내 마음가짐이 주는 영향이 이렇게나 크단걸 다시 한번 느꼈다. 웃음을 참아내며 어떤 노래를 할지 진지하게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던 핸드폰에서 진동이 한번 울린다. 슥 시선을 옮겨 확인하니 태형이다. 아, 맞다. 팀 어떻게 됐는지 말해줘야 하는데. 잠깐만, 하고 핸드폰을 들어 태형이에게 카톡을 보내려는데 핸드폰을 집는 내 손을 잡아 꼭 잡는다. 고개를 드니 살짝 딱딱한 표정을 지은 정국이가 입을 연다.
"노래 정해야죠. "
"... 아, 이게 아까 팀 누군지 알려줬어야 하는 거라... "
"형이 어련히 알아서 잘 찾아보겠죠, 지금은 여기에 집중해요. "
아, 누군지 봤나 보다. 저런 표정으로 말할 건 없잖아. 짙은 눈동자가 내게 향하고 있었다. 마치 여기에 집중 하란 게 자기한테 집중 하라는 말처럼 들려왔다. 차갑기 그지없는 표정을 하고는 집중하란 듯 탁탁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치는 행동에 시선을 다시 정국이에게로 돌렸다. 이럴 땐 내가 당해낼 수가 없다니까. 그제야 빙글 웃어 보이며 다시 말을 계속하는 정국이다. 서로 잘 부를 수 있는 곡이 비슷하다 보니 얼추 어떤 느낌의 곡을 할지 큰 그림은 잡혔고, 세세한 건 나중에 정하기로 하고 일단 노래 이야기는 마쳤다. 전정국이랑 같이 공연을 할 줄이야, 지금 생각해도 상상치도 못한 일이다. 잘 할 수 있겠지, 하고 작게 웅얼거리니 걱정 마요, 잘 할 수 있어요, 하곤 나를 다독이고는 음료를 한 모금 마시는 정국이가 다시 천천히 입을 뗀다.
"누나, 엠티 갈 거에요? "
"... 아? 이번에 엠티간데? 언제? "
"이번준거 같은데. 이번주 금요일. "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하고 곰곰이 생각에 빠져있는데 딸랑, 하고 카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저벅저벅 이쪽으로 걸어오는 발자국소리가 가까워져 고개를 드니 빙긋 웃고 있는 김태형이 있다.
"여주, 너 나랑 약속 까먹었지. "
김태형이랑 약속이 있었나?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멀뚱히 눈만 감았다가 떴다. 그런 나를 보고는 의자 뒤에 걸어 놓았던 내 외투는 팔에, 그리고 내 가방은 제 어깨에 걸쳐매고는 따라오라고 고갯짓한다. 그래, 노래도 다 정했으니까 가야지,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전정국이 입술을 꽉 물고는 태형이와 나를 번갈아본다. 가지 말라는 듯 간절함까지 느껴지는 눈으로 나를 올려보는데 애써 무시하고 발걸음을 뗐다. 뒤에서 작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지만 김태형을 따라 밖으로 나왔다. 들고 있던 외투를 내게 둘러주고는 춥지, 하고 다정스럽게 묻는 태형이에 작게 고개를 저었다. 외투에 있는 단추를 꼭꼭 하나씩 다 잠가주고는 만족스럽다는 듯 됐다, 하며 싱그럽게 웃는 태형에 입을 열었다.
"근데, 무슨 약속?"
"아, 거짓말이지. 동방 갔더니 너 전정국한테 끌려갔대서. 구하러 왔지. "
"아... "
"괜한 짓 한 건가? 다시 들어가도 돼. 너 안 그래도 힘든데 팀까지 엮여서... "
"아냐, 노래 정하러 온 거여서 다 정하고 일어날 참이었어. "
혹여나 잘못했을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태형이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는 천천히 발을 맞춰걸었다. 이젠 적당히 선 긋는 게 맞으니까. 이제 진짜 춥다. 작게 숨을 몰아쉬니 하얀 김이 번진다. 엠티는 어떡하지.
"김태형, 근데 우리 엠티 가는 거 알았어? "
"... 에, 언제 간 데? "
"이번주 금요일이래. 갈 거야? "
"가면 가긴 가는데, 금요일이면 나는 밤에 와야겠는데, 나 다음날 알바있어서. 여주는? 갈 거야? "
"음... 그래, 가지 뭐. "
금요일이면, 당장 내일모레네. 간만에 술 좀 먹겠네, 하니 누구 고생 시키려고, 라며 표정을 찌푸리는 태형이다. 그의 말에 한 손가락으로 태형이를 가리키니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작게 한숨을 내쉰다. 아, 재밌겠다. 살짝 설레오는 마음을 안고 걸었다.
29.
일찍 수업을 마친 탓에 선발대로 출발하기로 했다. 어쩔 수 없이 장 보러 가야겠네. 학교 앞 이마트로 모이라는 단체 카톡 방의 공지를 받고는 발걸음을 빨리했다. 간만에 가는 엠티라 설레는 탓에 치마를 입었는데 괜한 짓했나 보다. 차가운 바람이 두 다리 사이를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미쳤지, 미쳤어. 이마트 앞에 도착해서 사람들을 기다리며 김태형도 선발대였나, 카톡이나 해볼까, 하고 핸드폰을 드는데 저 멀리에 익숙한 모습이 보인다.
"너 춥지. 괜찮겠어? "
저리 말하고는 제 청자켓을 벗어주려 하는 태형이의 행동을 막았다. 금방 들어갈 건데 뭐, 하니 그래도... 라며 풀이 죽은 강아지 같은 표정을 한다. 이렇게 착해서 어떡해. 그러면 추우니까 들어가 있자는 태형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안에 들어온 지 채 오분도 되지않아, 임원진들과 몇몇 선발대 사람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전정국은 안 오나? 이 순간에도 무의식적으로 전정국을 찾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안 보고 지내기는 무슨, 이렇게 내가 먼저 찾는데. 고개를 저으며 마트 안으로 들어섰다. 뭐 사야지, 카톡 방에 올라와 있는 목록을 스윽 한번 보니 일단, 햇반하고 라면을 사야겠다. 라면 코너로 가서 4개입 짜리 라면을 다섯 봉지를 바닥에 차곡차곡 쌓았다. 카트가 필요하겠는데, 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카트를 덜덜거리며 끌고 내 쪽으로 오는 김태형이 보인다. 바닥에 놓았던 라면 봉지들을 카트에 차근차근 넣고는 또 뭐 사야돼? 하고 웃어보인다. 표정을 보니 잔뜩 신이 나있다. 장 보는 걸로도 저리 좋아하는데 좀 있다가 중간에 가야 해서 어쩌나. 햇반을 사야 한다고 앞서 걸으며 손짓하니 쫄랑거리며 따라오는 태형이다.
햇반도 잔뜩 사고, 과자도 샀고. 술도 있고. 나머지 것들은 임원진 애들이 산다 했으니까, 이제 계산하러 가면 되겠다. 계산대에 하나하나씩 올려놓고는 봉지 대신에 커다란 박스를 가져다가 그 안에 넣었다. 옆 계산대에 잔뜩 쌓여있는 술들을 보니 아찔해진다. 족히 100병은 되는 거 같은데. 인원은 30명 정돈데 너무 많이 산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매번 엠티마다 술이 부족했으니 이번에도 그렇겠다. 그건 그렇고 저건 어떻게 들고 가. 적어도 한 한 사람이 족히 한 박스는 들어야 될 양이었다. 선발대 사람이 별로 없으니까. 낑낑거리며 과자와 라면, 음료수 등이 담긴 박스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하나둘씩 바닥에 들고가야할 박스들이 쌓이고 임원진들이 한 사람당 들고 갈 양을 배분한다.
"여주야, 너는 이거 술 박스 하나 들고, 태형이는... "
저걸 들으란 소리지, 지금. 소주병 15병 정도가 들어가 보이는 거대한 박스를 가리키는 임원진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나만 무거운 거 드는건 아니니까, 투정하고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이제 슬슬 출발을 하려는 분위기에 한 명씩 짐을 챙기고 이동하려는데, 김태형은 어딜 갔는지 보이지가 않는다. 화장실 갔나? 내가 태형이 꺼 까지 들고 가야겠다, 하고 묵직한 박스 두 개를 한 번에 들었다. 정말 잠시 들었을 뿐인데 허리가 나가갈 거 같은 느낌이다. 이걸 들고 갈 수 있을까. 아무래도 박스에 앞이 가려 앞도 못 본 채로 걸어가는데 누군가와 툭, 하고 세게 부딫쳤다.
"... 죄송합니다. "
아, 어떡해. 괜찮으세요, 하고 고개를 빼꼼, 내미니 아까 내가 무의식적으로 찾던 사람이 나를 내려다보고 서있다. 전정국. 언제 왔는지 딱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박스를 들고는 무표정하게 나를 내려다보는데, 살짝 화가 났나 싶을 정도로 차가운 표정이다. 저번에 그렇게 가서 화났나.
"... 어, 정국아. 미안, 미안. "
"... 이 들어요."
표정만큼이나 차갑고 낮게 깔린 목소리가 내 앞에 있는 박스 너머로 들려오는데 잘 들리지 않아 뭐? 하고 되물으니 옆으로 와서 다시 한번 말을 한다.
"왜 이렇게 누나만 많이 드냐고요. "
"... 아, 이게 태형이껀데, 얘가 잠깐 어ㄷ... "
"올려요. "
"응? "
"여기 올리라고요. 나 괜찮으니까. "
내 말을 뚝 끊고는 한 손으로 탁탁 제가 들고 있는 박스 위를 치면서 말하는 정국에 어떻게 그래, 됐어, 하고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니 뒤에서 탁, 하고 둔탁하게 박스를 내려놓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는 이내 내가 들고 있는 박스 두 개를 거뜬히 들고는 내려놓은 박스 위에 올려놓고는 원래 제 몫이었던 양 저벅저벅 걸어간다. 저걸 어떻게 세 개씩이나 들고 가냐. 살짝 간질거려오는 마음에 입술을 꾹 물었다. 안 되는데. 그저 멍하니 그 뒷모습을 보고 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 뒤도니 김태형이 있었다.
"여주, 우리 짐은? 나 잠깐 우리 숙소 예약 문제 때문에 전화하느라 늦었네. 미안해. "
별다른 말은 못하고, 누가 대신 들어줬어, 하니 어깨를 으쓱하며 얼른 내려가자며 나를 이끄는 태형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자마자 도착한 지하철에 급하게 오르니, 지하철 안에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고 있는 아이들과 혼자 떨어져서 박스를 내려놓고는 손잡이를 잡고 서있는 정국이가 보인다. 태형이를 자리에 앉혀놓고는 슬그머니 다가가서 내 몫의 박스를 가지고 가려 허리를 굽혔다.
"... 그냥 둬요. "
"아니, 너 너무 힘들잖아. "
"어차피 지하철 내려서 버스 금방 타. "
"... 그래도 ... "
"자리 났다. 미안하면 여기 앉아 있어 줘요. 나 선발에 친한 애들 없어서 심심해요. "
씩 웃어 보이며 제 앞에 난 빈자리에 나를 앉히고는 나를 내려다본다. 주책맞게도 이런 각도에서도 참 잘났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미안하게 만드는 거는 반칙이잖아. 그렇게 얼마 가지 않아 도착한 대성리 역에 내려 세 박스를 들고 있는 정국이에게서 맨 위에 있는 박스를 슬쩍 들고는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그런 내 모습에 뒤를 돌아 기가 찬다는 듯이 웃어 보이는 표정이 보인다. 다시 뒤를 돌아 계단을 내려가는 정국이를 확인하고는 천천히 발걸음을 떼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가벼워지는 느낌에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김태형이 서있다.
"... 정국이가 들어준 거 였어? "
살짝 묘한 표정을 띠곤 묵묵하게 앞서 걷는 태형이를 따라 걸었다. 내가 들겠다 해도 안주겠지, 싶어서 재빨리 따라가 안에서 소주병 몇 개를 꺼내서 팔으로 감쌌다. 됐다고 다시 넣으라는 태형이를 무시하고는 계단을 내려갔다.
-두번째 브금입니다!
개찰구를 나와 조금 걸으니 저 앞에 커다란 버스 한 대가 서있다. 모두들 분주하게 짐을 싣고 있었다. 빨리 가서 넣어야지, 하고 발걸음을 빨리하는데 신발끈이 풀려 걸리적거린다. 이럴까봐 아까 두번 묶었는데 또 이러네. 바닥에 짐들을 내려놓고는 별생각 없이 허리를 숙였다. 그러다가 곧 뒤에서 들려오는 태형이의 소리에 뒤를 돌았다.
야, 너 지금 치마야. 조심 좀 해.
신경질적으로 말하고는 제 옷으로 내 허리춤에 옷을 두르려다가 아니다, 이게 빠르겠다며 내 앞에 쪼그려 앉아 내 신발 끈을 묶어주는 태형이다. 꽉꽉 조여서 이쁘게 리본까지 만들어서 묶어주고는 나를 올려보면서 됐다,라며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어나 뒤에 두고 온 짐을 챙겨서는 버스 앞으로 걸어가는 태형에 아무 말도 못했다. 이런 식으로 문득문득 나를 챙기는 태형이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늘 그래왔던 건데, 이제 좀 다르게 다가온 달까. 살짝 웃음을 짓고는 태형이를 따라 버스에 올라탔다.
숙소에 도착해서 어느 정도 정리를 마치고 조금 쉬고 있으니 후발대 사람들이 슬금슬금 들어온다. 괜히 괘씸하네, 이제야 정리 마치고 쉬고 있는데. 가벼워 보이는 몸짓으로 방에 짐을 푸는 사람들을 살짝 째려보고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곤 표정 풀고 고기 먹으러 가자며 나를 일으키는 태형이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엠티에 왔으면 꼭 하는 필수 코스. 바비큐 파티. 고기를 뭐 이리 많이 사 왔는지, 불판에 가득 쌓아놓고는 조별로 자리에 앉아 고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나 또한 자리에 앉아 언제 고기가 나오나, 하고 기다리는데 태형이가 접시에 한가득 고기를 담아서 내게 건넨다. 노릇노릇 구어진 모양새가 꽤나 맛있어 보인다. 많이 먹으라며 싱긋 웃어 보이는 태형이에게 제일 커 보이는 고기를 입에 넣어주고는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먹다가 조금은 배가 차서 천천히 주변에 있는 조들을 살펴보니 여전히 식사가 한창이었다. 저 불판 앞에 보이는 전정국만 빼고. 저쪽이 1조 테이블이었던가. 조원들을 쓱 살펴보니 우리 윗기수 선배들이 쫘르륵 앉아 고기를 먹고 있었다. 꼰대로 유명한 선배들인데 어쩌다가 전정국은 저기에 갔대. 선배들 사이에 있는 탓인지 자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불판 앞에서 땀을 닦아가며 고기를 굽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너무들 하시네. 자리에서 일어나 불판 쪽으로 다가가니 매캐한 연기에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콜록이며 고기를 굽는 정국이가 보인다. 슬쩍 옆에 가니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연기 많이 난다며 절로 가라는 듯 손짓을 하는 정국이다. 그러는 자기는 그 연기 다 마시고 있으면서. 불판 쪽으로 가서 넌 좀 먹은 거야? 하고 물어보니 구우면서 먹었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정국이다. 그게 뭘 먹은거야. 살짝 화가 났던 거 같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무슨 생각이었는지 선배들 앞으로 걸어갔으니 말이다.
"선배님들, 식사 중에 죄송한데요, 정국이만 고기를 굽고 있는 거 같은데. 조금 너무 하시지 않나 해서요. "
"응? 여주네. 뭘 그래, 자기가 굽겠다고 해서 굽는 거구만. "
"아니... 눈치 보이니까 그런 거겠죠. 먹지도 못하고 계속 저러고 있는데, 선배님이어도 좀... "
"뭐라는 거야, 여주 많이 컸네. 예전엔 아무 말도 못하고 네, 네 거리더니. 좀 오래됐다고 이제 말도 하네."
비아냥 거리며 자기네들끼리 깔깔거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서 입을 열려던 참에 어느새 내 옆에 선 정국이가 한가득 구워온 고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뒤돌아 내 손을 잡아 이끈다.
"괜찮아요, 저 선배들 건드려서 좋을 거 없잖아요. 난 좀 있다가 먹으면 돼. "
"... 아니 넌 왜 ... "
"그래도 좀 감동이다. 나 못 먹는 거 걱정돼서 온거죠. 고마워요. "
그게 그렇게 되나.
괜히 오지랖 부린 느낌에 후회가 휘몰아친다. 얌전히 고기나 마저 먹을걸. 나도 모르는 새에 또 전정국을 보고 있었으니. 그런 거 아니라고 말하고는 뒤돌아서 자리에 돌아왔다. 진짜, 나 왜 그랬니.
바비큐 파티가 끝나고는 숙소에 들어와서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엠티 하면 역시 술게임이 아니겠는가. 조별로 새내기들이나 할 법한 술 게임을 한참 하다보니, 술 게임을 잘 하지 못하는 나인지라 알딸딸하게 취했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집에 가야 해서 짐을 챙겨 나오던 태형이가 그런 나를 보고는 술깨러 나갔다 와야겠다며 나를 일으켜 세운다.
"... 나 지그음 걸려서어- 마셔야 하는데?... "
"잔말 말고 그냥 나와. "
말꼬리가 듣기 싫게 길게 늘어진다. 취했나 보다. 새까만 어둠이 나를 반겼다. 너무 어두워서 드문드문 켜져 있는 가로등이 유난히 빛났다. 천천히 태형이와 발을 맞춰 내리막을 걸어 내려갔다.
"태태, 지금 가는 거야? "
"응, 나 내일 아르바이트 가야 되잖아. "
"아... 아쉽다, 너랑 좀 있다가 술 마시고 그러려 했는데. "
"그러게, 아쉽네. 술 좀 깨?"
"응. 진짜 좋은 타이밍에 네가 온 거야. 짜 김태형 매번 타이밍 대박이야. "
"... 아닌 거 같은데. "
"어떻게 딱 나 마셔야 할 때 빼내주냐구. 이래서 내가 김태형을 좋아해. "
술기운에 웃음이 실실 바보같이 새어 나왔다. 그런 내 모습에 잠시 멈춰 서는 태형이의 모습에 나도 따라 멈춰 섰다.
너 그런 말하면서, 그렇게 웃으면 우리 친구 못한다고.
"... 응? "
"... 아니다. 이제 술 깼지? 다시 돌아가자. 데려다주고 갈게. "
내가 뭔가를 잘못했나 보다. 태형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가시고 묘하면서도 씁쓸한 표정이 가득해졌으니.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숙소 앞에 나를 데려다주고는 뒤돌면서 한마디를 하곤 터덜터덜 내려가는 태형이다.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뭔 일 생기면 전화해. 갈게. "
-세번째 브금이에요! 꼭 들어주시기!!
숙소로 다시 들어오니 여전히 술 게임이 한창이었다. 정신을 좀 차리고 보니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었다. 헬렐레 거리며 이상한 웃음소리로 크게 웃어대는 여자들, 한쪽 구석에 쪼그려서 잠든 사람들도 보였고, 병나발을 불다가 화장실로 뛰어들어가는 아이까지. 진짜 난리구나. 조별로 모여서 노는 거보단 얘기 할 사람들은 모여서 얘기를 하고, 술 게임 할 사람들은 술 게임을 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아, 김태형 없으니까 어디에 낄 데가 없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가 벽 쪽으로 가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술게임을 하고 있던 한 여자애와 눈이 마주쳤다. 아, 잘 못 걸린 느낌이다.
"어? 여주 언니. 여기로 와요. "
"... 아, 나 좀 취해서. 좀 쉬려고."
"뭐예요, 빼는게 어딨어. 여기 앉아요. "
취기에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어마 무시한 힘으로 나를 이끄는 손길에 얼떨결에 여자애의 옆에 앉게 됐다. 아, 더 마시면 토할 거 같은데. 그렇게 어쩔 줄 모르고 난감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는데 누군가가 내 오른쪽 자리에 파고들어 앉는다. 고개를 드니 전정국이 빙글 웃고 있으며 나를 보고 있다. 왜 여기에 앉아는 거야. 불편함에 왼쪽으로 더 붙으니 나를 따라 자기도 왼쪽으로 온다. 그러고는 내 표정을 살피더니 가깝게 다가온다. 뭐야.
"누나 취했죠. 얼굴 완전 빨간데. "
이건 취기가 아니라 지금 빨개진 게 뻔했다. 코앞에 다가온 전정국의 얼굴이 너무 가까웠다. 이 상황 너무 익숙한데. 마치 동방에서의 우리의 그 첫 키스가 생각나서 열이 확 올랐다. 그게 지금 생각이 왜 나는데. 취하긴 취했나 보다. 지금 저 얼굴을 보니 더 취하는 거 같기도 하고. 너무 가깝게 붙어있던 탓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민망함에 술 게임을 하자며 내가 먼저 운을 띠웠다.
"그러면, 여주가 시작했으니까. 배스킨 라빈스 31. 귀엽고 깜찍하게 31! "
아니, 하필이면 이거야.
귀엽고 깜찍하게 라며 크게 외쳐대는 사람들을 향해 작게 브이를 만들어 1,2를 외쳤다. 그런 내 모습에 턱도 없다는 듯이 다시 한 번 귀엽고, 깜찍하게를 소리치는 사람들에 어쩔 수 없이 두 눈을 질끈 감고는 혀가 반 토막 난 듯한 발음과, 끔찍하기 짝이 없는 제스처와 함께, 1을 외쳤다. 그제야 애썼다, 애썼다.라며 차례가 넘어간다. 그런 나를 얼빠진 표정으로 보고 있던 정국이가 내게 들릴 정도로만 작게 웃었다. 아, 진짜 죽고 싶다. 하고 생각할 때 다음 차례인 내 왼쪽의 여자아이가 2,3을 외쳤고, 계속 실없이 웃고 있던 전정국이 내게 소곤거린다.
"그런 애교가 있었어요? "
연신 쿡쿡거리는 모습에 그대로 이 바닥이 가라앉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렇지 않게 태연한 척 게임에 집중했다. 어느새 게임이 한 바퀴를 돌아 전정국에게 돌아왔다. 30, 31 이 남은 상황이었는데, 백 퍼센트 내가 걸렸구나, 어떻게 시작을 했는데 내가 걸리나, 하고 마실 준비를 하는데 전정국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30, 31. "
그 순간 여기저기서 환호가 터지며 멋있다며 소리치는 선배들도 있었고, 내 옆에 앉은 여자애들은 소문이 진짜였나 보다고 수군 거린다. 망설임 없이 가득 채워진 잔을 한 번에 비우고는 당혹감에 빤히 자기를 보고 있던 나를 향해 살짝 웃어 보인다. 이런 식으로 내가 술 게임에 걸리면 내 잔을 가져다가 흑기사를 하고, 웬만한 게임은 다 자기가 자처해서 걸리는 바람에 나는 술에 입도 못 댔다. 얘가 진짜 왜 이래. 고개를 슬쩍 돌리니 살짝 불긋해진 귀가 보인다. 취한 거 아닌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족히 지금 8잔은 연속으로 마셨는데. 그런 정국이 때문에 계속 걸리니까 재미없다며 다른 게임을 하자며 준비해둔 제비뽑기를 꺼내는 선배다. 그러고는 한 명 한 명에게 뽑으라고 시킨다. 종이를 펴보니 9번. 아, 설마 이거 왕 게임인가.
"왕 게임이야. 수위는 높게 하지 말고. 잔잔하게 가자. 어쩌다 보니 내가 왕이네. "
저건 애초에 자기 거를 뽑아두고 뽑으라고 한 게 뻔했다. 기가 차서 고개를 들었지만 모두들 뭐, 나만 아니면 상관없지,라는 생각으로 가만히 있는 거 같았다. 그래,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걸리겠나. 조용히 숨죽여 선배의 입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9번, 11번. 이 과자로 1센티남기고 먹기. "
조그마한 포테이토 칩을 하나 들고는 번호를 호명하는 선배의 목소리에 눈을 질끈 감았다. 9번. 설마설마했는데, 나야. 한숨을 푸욱 내쉬며 11번이 누구지, 하고 두리번거리는데 제 손에 있는 종이를 보고있는 전정국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자신 있다는 듯 씩 웃고는 일어나 선배에게 그 자그마한 포테이토 칩 조각을 가져오는 정국이다. 그러고는 9번이 난 걸 안다는 듯 나를 향해 거만하게 입꼬리를 말아 올려 보인다.
-마지막 입니다!!꼭 들어주세요 ㅎㅎ
밖으로 나오니 차가운 바람에 열이 올랐던 볼이 조금은 식는 듯했다. 무얼 위해 이 엠티에 온 걸까, 하고 고개를 들었다. 깜깜한 하늘에 별들이 빼곡하니 박혀있었다. 서울 밖이라 그런지 별들이 무수히 많이 보였다. 예쁘다. 그렇게 잠시 별들을 올려다보고 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내 옆에 선 전정국이 보인다. 못 본척하고 내리막을 따라 걸으니 아무 말 없이 내 옆으로 와서 발을 맞춰 걷는다.
"누나. "
조용한 이 공간을 전정국의 목소리가 가득 메운다. 잔잔한 풀벌레 소리들을 배경으로.
"나 생각났어요. 그때 나 술 먹고 전화했던 거. "
"... "
"그렇게 말해서 미안해요. 누나가 힘든 거에 비하면 난 진짜 아무것도 아닌데. "
"... 아냐. 나도 심했어. "
"그냥, 나 더 힘들어져도 계속해보려고요. "
"... 어? "
"어, 위에 좀 봐요. "
고개를 드니 그 많은 별들 사이로 빠르게 떨어지는 별똥별들이 보인다. 얼핏 어제 뉴스에서 오늘 밤이 밤새 별똥별이 떨어지는 날이라고 했던 거 같기도 하고. 황홀한 광경에 잠시 말없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올려다보다가 시선을 돌리니 뭐가 그렇게 간절한지 두 손을 꼭 쥐고는 소원이라도 비는 지 눈을 꼭 감고 있는 정국이가 보였다. 그러다 슬쩍 눈을 뜨고는 저 별들보다 반짝반짝 빛난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예쁜 웃음을 만들어 보이고는 입을 연다.
"별똥별 떨어질 때 소원 빌면 이뤄진대서. 이런 거 안 믿는데 한번 해봤어요. 혹시 모르잖아. "
"... 무슨 소원이길래. "
여전히 그 예쁜 웃음을 입가에 가득 머금고는 고개를 들어 별을 잠시 보다가 나와 눈을 맞춘다. 어둠 속에서 보니 유난히 더 까맣고 반짝이는 듯하다. 잠시 동안의 정적이 감돌고, 이내 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누나가 다시 나 좋아하게 해주세요. "
"얼마나 걸려도 상관없으니까, 다시 나 좋아하게 해달라고. 그렇게 빌었어요. "
잔잔한 떨림이 나를 덮쳐온다. 잔잔했던 내 호수에 절대 일수가 없는 파도가 밀려들어 오는 느낌이었다.
조용한 풀벌레 소리만이 가득했다.
안녕하세요 달 월 입니다.
아휴, 이번편 쓰느라고 조금 고생을 많이 했어요, 너무 글이 안써져서ㅠㅠ 글태기가 왔나봐요.
사실 글테기는 아니고 pp 한정 글태기라 해야하나. 너무 안써져서 중간중간에 자각몽들고 오고 그랬잖아요 ㅎㅎ
나머지는 다 잘 써지는데 말이죠(긁적) 그래서 쪼오끔 늦어져서 죄송해요ㅠㅠ
아 드디어 전정구기~~~~~
이제 쪼오끔은 적극적이지 않나요?? 전에 비해서는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이 드는데 여전히 답답하실수도 있지만!!
그리고 오늘도 태형이는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죠 ㅠㅠ 여주 그렇게 행동 하면 안되는데 무의식적으로 친한친구 대하듯 행동하다 보니 태형이한테 자꾸 상처를 주는 것 같네요ㅠㅠ 좀 갈팡질팡 하는듯 보일 수도 있을 거같아요
근데 사실 현실에 김태형이랑 전정국이 있다면, 그리고 그 둘이 저를 좋아한다면 저도 저렇게 행동하지 않을까요?.?
(매우 나쁜 심보) 히히 네, 그래도 꼭 저 별똥별 장면을 넣고 싶어서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ㅎㅎ
어디서 봤던 썰인데 좀 설레서 한번 활용해보았어요 ㅎㅎ
별똥별 장면도 좋지만 제 개취로는 30. 31. 매우.... 발려버려따... 아닌가요?? 그때 그 정국이가 팬싸에서 아미 사랑하는 사람 접어, 하고 자기가 손가락 접는거 그거 영상보고 소재가 떠올랐습니다 히히
아그리구 비젬 추천감사해요ㅠㅠ
추천 엄청 받았는데 꼭꼭 한번씩 쓸게요 히히 모두 감사드려요
아그리구 자꾸 pp쓰는데 다른 단편 소재가 막 몽글몽글 떠다녀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 희희
지금 잔혹동화도 벌려놓고... 1편 구상은 다해놨는데 자각몽 쓰랴 pp쓰랴 하다보니 못 가져왔네요ㅠㅠㅠ
기다려주신 분들 죄송해오 금방 들고 올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용 ㅎㅎㅎ
아 그리고 드릴 말씀이 이씁니다... 제가 또 시험기간이 다가왔어요^^...(먼산) 그래서 pp연재 텀이 쪼오끔은 길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이래놓고 또 엄청 막 새로운 단편이랑 잔뜩 들고 올지도 몰라요. 일단 잔혹동화랑 자각몽은 들고올건데 일주일 보다 늦어져도 기다려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사족을 씁니다용... 히히
오늘도 너무 감사하고 늦어서 죄송해요 늘 사랑합니다 ♥
-맞춤법 지적 감사히 받겠습니다.
- 혹시 보고 싶으신 리퀘있다면 마구마구 던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