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전부터 이상한 꿈을 꾼다.
침대 옆 크게 나 있는 창문에 누군가 자꾸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나오는 꿈을 꾼다.
그럴 때는 차마 나는 문을 열 수도, 내가 있다는 어떠한 기척도 내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는다.
분명 꿈 속일 뿐인데 나는 이상하게도 겁이 나 숨조차도 편히 쉴 수가 없다.
꿈 이라지만 참 어이가 없다. 여기는 15층이고, 난간이나 그런 것도 없는데.
내 기가 요즘 많이 죽었나라는 생각도 든다.
오늘 꿈은 도통 깨질 않는다.
보통 삼십 분이면 깰 꿈을 지금 몇 분이나 더 느끼고 있는 건지.
나는 살짝 용기를 내 침대에서 일어났다.
밖의 손 주인은 내 기척을 느꼈는지 잠시 멈추고는 가볍게 두드리던 손으로
미친 듯이 문을 두드렸다.
유리창이 깨질 것 같이 두드리던 손은 다시 처음처럼 가볍게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나는 창문 가까이 다가갔다.
창문으로 다가가자 반대편에 있는 방문도 누군가 노크를 하기 시작했다.
꿈에서 처음 느끼고 들리는 방문의 노크 소리에 나는 손이 떨렸다.
뭐지, 방문의 노크 소리는 처음인데.
양 쪽에서 들리는 엇 박의 노크 소리가 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든다.
방 문 쪽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똑 똑 똑 두드리더니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계십니까."
손잡이가 돌아간다.
남자는 까무잡잡한 피부의 키가 컸다.
그리고,
손 하나가 없었다.
"창문에서 노크하면 안 열어주더니."
"....누구세요."
"진작에 이렇게 올 걸 그랬어."
내 이름은 차학연. 널 보러왔고, 널 죽일거야.
내 친구들이랑 같이 가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