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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웬수 같은 파트너!
B. 립스틱 짙게 바르고.









대본 리딩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물론 감독과 배우만 빼고. 난생처음 보는 광경을 보며 경악스러움에 입을 벌렸다가 옆에서 푸스스 웃음을 터트린 민현 씨의 눈치를 언제 악어처럼 입을 벌렸었냐는 작게 미소 지었다






민현 씨는 한껏 건들거리는 걸음으로 옆자리에 앉은 배우에게 특유의 미성으로 조곤조곤 타일렀다. 민현 씨가 타이르든 말든 그저 사람 좋은 미소를 띤  허허, 웃어버리는 모습을 보아하니 전혀 어울리는 조합이지만 나름 친한 사이인듯싶다. 나는 민현 씨의 목소리를 들으려 몸을 살짝 비틀어 귀를 쫑긋 기울였지만 둘만 속삭이는 말소리는 귓가까지 전해오지 않았다.










집에서만 달달 외우던 익숙지 않은 멜로 대본 리딩을 직접 하다 보니 민현 씨가 나의 직접적인 파트너가 아니라 서브남주라는 너무나 안타까웠다. 더구나 남주는 아까부터 설렁설렁 대사만 툭툭 치고 앉아있고. 덕분에 전혀 감정 몰입이 되지가 않아 입술만 잘근잘근 깨물었다.






평소에 다른 영화를 찍을 했던 대본 리딩은 나름 활기차고 화기애애했었는데. 물론 밝은 성격 탓에 내가 주로 분위기 메이커가 되었기 때문인 것도 있었지만 말이다. 배우들의 대사를 빼곤 적막만 있는 분위기가 참으로 삭막하더라. 결국 후로 민현 씨와 사적인 대화를 나눌 없었다. 저게 건들건들한 자식 때문이다











누구 덕에 설렁설렁 진행된 대본 리딩 같지 않은 대본 리딩이 끝나고 왜 때문인지 기가 쪽쪽 빨린 느낌에 의자에 포옥 기대 한숨을 쉬니 뒤에서 매니저 지성 오빠가 어깨를 톡톡 두드려온다. '수고했어' 짐을 챙겨 먼저 밖으로 나가는 오빠를 보며 느릿느릿 자리에서 일어나니 매니저와 대화중이던 민현 씨가 성큼 다가온다










[방탄소년단/워너원/김태형/황민현] 오, 나의 웬수 같은 파트너! B | 인스티즈



"##이름 ."



", 민현 ."



"멜로 연기 나름 괜찮던데요. 리딩이었지만."



"그런가요. 손에 땀이 나더라고요."



"태형이 때문에 그런 거라면 신경쓰지 마세요. 나빠 보여도 괜찮은 친구에요. 행동이 저래서 그렇지."



", . 괜찮아요. 그래도 아직 초면인데요, ."










민현 씨가 그렇다면야... 그런 거죠. 아니어도 맞는 말입니다. 방실방실 미소 지으며 민현 씨와 대화를 나누기도 잠시, 다음 스케줄이 있다며 민현 씨를 불러내는 매니저 때문에 나누고 있던 이야기도 끝내지 못하고 아쉽게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아, 진짜 아쉽네






이만 가보겠다며 한참 후배인 나에게도 예의 있게 꾸벅 고개를 숙이는 민현 씨를 보며 작게 감탄하다 서둘러 같이 고개를 숙였다. 예의도 바르고... 못하는 뭐야. 밖으로 나서는 민현 씨의 넓다란 등을 발갛게 달은 볼로 하염없이 바라보다 분주한 걸음으로 리딩장을 빠져나왔다. 졸라 추워.

















***











입김이 솔솔 나오는 날씨에 기운 없이 노곤했던 몸이 순식간에 빳빳이 굳었다. 괜히 오빠 보고 겉옷 챙겨서 나가라고 그랬나. 박시한 티셔츠와  체크 남방 하나만 걸쳐 닭살이 오소소 돋아난 팔뚝을 손바닥으로 쓸다 서둘러 차로 가야겠단 생각이 들어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억."







아무 생각없이 바닥만 보고 뛰었던  실수였다. 느닷없이 입술로 내려앉은 둔탁함에 파드득 놀라 얼얼하게 아려오는 입을 손바닥으로 부여잡고 고개를 들으니 삐딱한 남정네 하나가 내려다보고 있다.










[방탄소년단/워너원/김태형/황민현] 오, 나의 웬수 같은 파트너! B | 인스티즈



"."












당황스러움에 요동치듯 빠르게 흔들리는 눈동자를 별 감흥 없이 마주하며 무성의하게 내뱉는 단발마의 음성에 찬바람과 함께 말랐던 손바닥이 다시 축축하게 녹아드는 했다. 그러니까... 나 좆된 거지, 지금?





"아.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어찌해야 할 줄 몰라 연신 고개만 꾸벅이며 사과를 하다 눈을 꾹 감아버렸다. 이건 꿈일 것이다. 꿈이었으면 한다. 하지만 매정하게도 억지로 떠낸 눈앞에는 김태형이 있었다.











사실 예의와 싸가지라고는 반푼어치도 없는 같은 남배우는 나 같은 배우에겐 차마 바라볼 수도 없는 탑급 배우라고 있다. 물론 나와는 거리가 장르에서. 평소에는 마치 방금과 같이 파사삭하고 얼어버릴 것 같은 차가운 외모 때문에 멜로가 아닌 액션이나 느와르에서도 곧잘 캐스팅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웬만한 작품이 아니면 제 선에서  털어낸다는 소문도 있더라. 누구는 작품이 그것밖에 들어오는데 말이다






사실은 인정하기도 싫다. 웬래 성격 자체가 멜로 영화를 봐도 감흥이 없는 성격이기도 했고, 리딩장에서 저렇게 연기에 흥미 없는 듯한 얼굴을 배우를 인정할 수가 없었다. 그게 마지막 남은 알량한 자존심이기도 했고.










[방탄소년단/워너원/김태형/황민현] 오, 나의 웬수 같은 파트너! B | 인스티즈


" 보고 다닙시다. 고렇게 땅만 쳐다봄 강냉이 털릴 같은까."





, 강냉이... 어휘력도 저급하다. 수치스러움에 눈꺼풀까지 파르르 떨린다. 내가 이런 배우와 파트너를 해야 한다니. 있을까. 밀려오는 근심 때문인지 다시금 아려오는 듯한 입술을 매만지며 미간을  구기니 입술과 맞부딪힌  어깨를 흘긋 쳐다보곤 눈썹을 까딱이며  옆을 스르륵 지나친다.










"키스마크 받았습니다."






, 립스틱. 진짜 좆됐다.




















***





늦어서 죄송합니다. 종강시즌이라 과제가 너무 많네요...

그래도 어찌저찌 잠과 싸워가며 틈틈히 써둔 글을 완성했습니다!

흔치 않은 퓨전에 반응해주신 독자 여러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하트를 날리고 싶지만 노트북이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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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 금방오셨네요! 재밌어요?
6년 전
독자2
다음편궁금하네요ㅜㅜㅜ둘이ㅣ어떻게친구인지신기하네요 ㅌㅋㅋㅋㅋㅋ
6년 전
독자3
흐억... 태형이의 양아치미(?)가 돋보이네요
짜식 그래도 너무 막 그러는거 아녀!!

6년 전
비회원119.42
헐 퓨전이라 한번들어와봤는데 너무너므 재밌어요 다음편주세요ㅠㅜㅜ
6년 전
독자4
아..어뜨케 내가 더 뻘줌해 ...ㅋㅋㅋㅋㅋㅋ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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