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타임 CAST.
인생은 모두가 함께하는 시간여행이다.
(박지훈 / 21)
-형이 일단 교복 입고 오래서 왔는데 이제 어째요?
-어쩌긴 임마, 이러고 만나러 가야지.
-오늘 2월 1일,그러니까 이름누나 기억 다시 갱신되는 날인데 교복을 입어요?
내가 누군지도 모를텐데?
(김재환/22)
-민현아, 네 친구들이야?
-응, 인사해.
인사하라는 민현이의 말에, 떡볶이를 외치던 아이가
자신보다 키가 작은 나에게 시선을 맞추고 물어왔다.
-너 기타 좋아해?
(황민현/22)
조용한 방안, 그리고 고요한 공기.
가만히 앉아있던 민현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성이름, 그거 기억나? 우리 전에 먹었던 떡볶이하고 오징어 튀김
-… … 그럼.
가만히 말을 듣고 있던 민현이가 생각에 잠기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항상 당당하고 씩씩하고 흔들리지 않는 민현이였다.
지금 민현이는,
-그럼 제발… 더 이상은 아프지 마, 이름아..
무너지고 있다.
(옹성우/22)
성우가 조용히 다가와서 내 옆에 앉고, 가만히 눈만 굴리다 내게 물어왔다.
-성이름. 너 정말 그 때 기억나는거 하나도 없어?
-성우야…
내가 우무쭈물 하자 답답한지 성우는 격하게 머리칼을 헤집더니,
깊게 한숨을 쉬고는 처음 보는 눈을 하고, 처음 듣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제발 기억 좀 해봐 이름아그… 새끼 때문에 너 이렇게 된거야.
억울하지도 않아?
(하성운/24)
세상이 나를 버린 느낌이다, 이 답답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어서 미친 사람처럼 눈물만 흘리고
있는데 따스한 온기가 나를 감쌌다.
-이름아.
- … …
그는 조용히 나를 토닥여주더니, 따듯한 그의 품으로 나를 끌어 당겼다.
-너는 소중해 이름아. 이 세상에 너 혼자 남겨진 기분 이겠지만 아니야.
네 곁엔 민현이도 있고, 지훈이도 있고, 성우도 있고, 재환이도 있고…
그리고는 눈물 젖은 나의 눈과 그의 눈을 맞추더니 살며시 기분좋은 웃음을 짓는다.
- … 나도 있잖아.
(성이름/22)
뭐가 이상한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가 이상했다,
민현이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고, 알 수 없는 눈빛을 하고..
-민현아, 왜 그래?
-어? 아, 아니야
민현이 한테 집중하다 보니, 뒤에 있는 아이들을 눈치 채지 못했다.
누구지? 처음보는 아이들 이었지만 낯설지가 않았다.
-민현아, 저 뒤 아이들은 네 친구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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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억이라도 좋으니 제발 1년, 아니 두달만이라도 내게 머물러 있었으면 좋겠다.
내 기억은 한달이면 날아가 버린다.
아무리 잡으려고 손을 뻗어봐도, 전혀 닿지 않는다.
아마 내 기억의 유통기한이 한달밖에 안된다는 사실도
다음 달이면 내 머리속에서 사라져 버릴 것이다.
22살인 지금의 나는, 3년 전인 나의 19살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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