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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키피아 전체글ll조회 1278l 6

 

 

 

 

 

 

 



매화빌라 사람들 01.



오늘이었다. 도경수 인생 21년. 여태껏 한 우물만 파 이수를 하고 드디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 기쁨을 누리게 된 날이. 주위에 넓게 펼쳐진 밭들 사이로 거치적거리게 날아다니던 새들도 꿈에 그리던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 안에선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작년 첫 수능점수가 나오지 않아 원했던 대학에 떨어지고 고모에게 등짝을 후드려 맞아가며 공부하던 아련한 지난 세월이 낡은 필름처럼 주르륵 훑어지나갔다. 나는 눈물을 글썽이다 이제 그런 생활도 지나갔다는 기쁨에 주먹을 꾹 쥐고 환희했다. 교과서로만 보았던 대도시를 직접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니 그럴만도 했다. 마을버스는 낡고 오래되어 심하게 덜컹거렸지만 그조차도 기분이 좋았다. 한참을 돌아 종점까지 도착한 버스가 멈춰 설 때까지 나는 창밖을 보며 환상에 젖은 채로 움직일 줄을 몰랐다.

 





* *




"아아아아아악!! 아저씨 가지마요!! 으아아아아아아악!!"




나는 채 잠구지 못한 바지춤을 부여잡은채 눈썹이 휘날려라 달렸다. 생전 처음타는 고속버스에 자축하며 사이다를 많이 마셨던 것이 화근이었다. 아랫도리가 묵직해지더니 얼마 되지 않아 소변을 볼 것을 종용했다. 휴게소에 도착 할 때까지 참긴 잘 참았는데 그 이후가 문제였다. 분명히 남자의 방광은 여자의 방광보다 두 배 정도가 크다고 들었는데 말이지. 끝도없이 서 있는 화장실 줄에 어찌 할 바를 모르고 동동 구르다 재빨리 몸을 움직였다. 마치 맨 앞에 동료가 있는 사람인 양. 한참을 신중하게 움직인다고 움직였지만 그것도 꼬리가 너무 길면 밟힌다고 했던가. 새치기를 세 번 정도 했을 땐 이상한 기운을 눈치 챈 아저씨들이 새치기라고 안 된다며 나를 바깥으로 밀어냈다. 결국 팔분 정도를 더 기다리고 나서야 화장실 안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터질듯한 방광을 부여잡고 어기적어기적 기어들어가 천국의 맛을 본 후 나와 휴게소나 조금 구경해볼까 싶어서 이리저리 구경하는데 그와 동시에 낯익은 고속버스가 움직인다는 것을 깨닫고 눈썹 휘날리게 달렸다. 마치 우사인볼트처럼. 뛰는 도중에 가운데가 잠기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건 여자들이 나를 보고서 비명을 지른 조금, 아주 조금 후의 일이다.

 

 


아주 길고 긴 전쟁을 끝마친 기분이었다. 나는 세상을 다 산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성격이 그다지 좋지 않은 운전사 아저씨는 버스에 올라타는 내게 욕을 한 바가지 퍼부었다.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사람들의 눈초리도 그다지 좋아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감사하게시리. 한참을 더 달려 파란만장한 버스타기를 끝낸 내게 한가지 시련이 더 다가왔다. 자리에 타고 있던 다른 사람들이 일제히 내리는 것으로 보아 분명히 서울에 내린게 맞긴 맞는 것 같은데, 온 주변이 똑같아서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거였다. 고모의 말로는 그 빌라에 사는 다른 분이 친절하게도 데리러 온다고 했지만 이 북적이는 버스터미널에서 찾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나는 짐을 든 채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어디라도 가 보겠다고 나대는 순간 내 인생은 마무리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나는 코를 부여잡은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서울사람은 눈 뜨고도 코 베어간다는 소리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터미널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연락이라도 주겠지 싶어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꼭 쥐고. 사람들은 왔다갔다 하는데 내 주위만 유독 조용한 기분이었다. 결국 포기할까 싶어 조용히 휴대폰 화면을 켜는데 시끄러운 버스터미널 내에서도 유독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아 씨발! 김종인 개새끼가 맛있는거 사준단 소리만 안 했어도 안 따라오는건데. 저 새끼 길도 잃고 사람도 잃었잖아!"
"백현아, 좀 조용히 하면 안 될까. 사람들이 다 쳐다봐.. 쪽팔려."
"뭐 이 도비새끼야?!"

 


터미널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것은 단 세사람. 민망하지도 않은지 마치 개처럼 생긴 남자는 팔을 휘적이며 거친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그 옆의 키 큰 남자는 자신보다 십센치나 어려보이는 남자 하나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는지 쩔쩔매다 종래에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욕설에 입을 꾹 다물었다. 그들이 신기하게 느껴진것은 나 뿐만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거칠 것 없는 남자는 힘차게 세번째 손가락을 들어 주위에 어필했다. 그나마 제일 정상으로 보이는 동남아시아인. 티격태격하는 그들의 앞으로 나와 유창한 한국어로 무언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여기 있을텐데."
"분명히 네 대가리를 쪼개버리겠다고 했을텐데."
"이름도 제대로 안 가르쳐주고, 어떻게 찾으라는거야. 주인아저씨 씨발놈."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욕설을 중얼거리는 것으로 보아 동남아시아에서 우리나라로 이민을 온 건 꽤 오래 전 일인 모양이었다. 동남아의 말에 동의를 하던 개가 자신의 말이 듣기좋게 씹혔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제 옷을 걷어올리곤 동남아의 머리를 후려치려 달려들었다. 옆의 도비가 말리지 않았으면 개의 기세로 보아 동남아의 머리통이 산산조각 났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나저나 저 셋이 시끄럽게 소리지르는데 왜 민망한 것은 나일까. 왜..?왜...? 나는 모자를 푹 눌러쓰곤 자리에 고개를 숙였다. 그들은 사람찾기에 실패한건지 점점 내 곁으로 다가왔다. 내 주위를 뱅뱅 맴돌더니 텅 빈 내 뒷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푸념이 늘어졌다.

 


"김종인 개새끼."
"분명히 도착했을 시간인데."
"김종인이 여기까지 데리고 오지만 않았어도 집에서 쉬고 있었을 텐데. "
"시골에서 갓 상경한 사람이라 이 곳 지리도 모른다던데 벌써 빌라에 도착 해 있나?"

 

 




나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말고 자리에 굳었다.'빌라'라는 단어 하나가 내 귀를 심하게 거슬리게했다. 나는 슬쩍 고개를 돌려 남자들의 인상착의를 파악하려했다. 그들의 손에 들린 종이가 눈에 띈 순간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종이를 찢었다. 눈 앞의 현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 분명 새로운 집에선 예쁜 여자이웃과 함께 재미있게 살아보겠다고 나 자신에게 호언장담했건만. 꿈 속에서 그리던 예쁜 여자는 우중충한 남자들로 바뀌어 해피해피 보이스앤딩을 그려내고 있었다. 뒷사람이 발악하는 것이 의자를 타고 그대로 느껴졌는지 모자를 부여잡은 내 뒤로 개의 독설이 들려왔다.

 



"쟤 미쳤나봐. 씨발 내가 여기 앉지 말자했지. 하여튼 김종인 개새끼는 믿을 수가 없어요."
"형."
"뭐 씨발."
"반사 무지개 반사."

 



반사 소리와 함께 뒤에서 들리는 거친 소리에 나는 자리에서 멀찍이 떨어졌다. 동남아의 머리를 부여잡은 개의 모습이 보였다. 그와 동시에 어떤 하나가 뇌리를 재빠르게 스쳤다. 분명히 저 개가 동남아의 머리카락을 뽑아먹을듯이 붙잡았단 소리는 동남아가 개에게 형이라고 이야기했다는 소리가 된다. 분명히 이들중 제일 믿음직해 보이는 형같은 동남아는 저 둘 보다 어리다는 말이 되는데. 나는 머리를 강타한 충격에 몸을 사리질 못했다. 손에 든 찢은 종이의 잔해물들을 들고서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들을 말리던 도비가 자리에서 부들부들 떠는 나를 보고는 내가 화났다고 생각했는지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며 둘을 말렸다. 그러다 바닥에 떨어진 하얀 종이를 보며 나는 아닐거라 외면하던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매화빌라. 꾸깃꾸깃한 에이포용지에는 분명히 그렇게 적혀 있었다. 나는 내 손에 쥐고 있던 잔해물들과 에이포용지를 떨어트렸다. 도비는 말리다 안 되겠는지 내게 성큼성큼 다가오다 내가 떨어트린 종이를 주워들어 내용을 확인했다. 매화빌라. 얼굴과 전혀 매치가 되지않는 목소리로 낮게 이야기하는 도비의 목소리에 나는 몸을 움찔했다.

 



"설마 그 쪽이?"

 

 


남자의 물음에 나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하지 않으면 죽을 지도 모른다. 그 오싹함이 나를 휘감았다. 예상과 달리 도비는 사람좋게 웃더니 아직도 서로 물고뜯는 짐승같은 둘을 소개했다. 저기 까만애는 김종인이고 저기 멍뭉이 같은 애는 변백현. 그리고 저는 박찬열이예요. 여기서 정상적인 이름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에 놀라 두 눈을 크게 부릅떴다. 무지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둘을 쳐다보자 짐승같은 눈매의 변백현이 나를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뭘 봐, 씨발. 그 말에 쇼크받은 나는 가슴을 부여잡고 비틀거렸다. 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거친 욕이라곤 바보야! 이 멍청이! 이것 뿐이었는데 직접적으로 듣는 씨발의 여파는 엄청났다. 찬열은 말릴 생각도 않고 나에게 말을 걸다 내 짐을 하나 들고 터미널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나는 아직까지도 짐승같이 물어뜯는 둘을 두곤 내 나머지 짐을 끌어 찬열의 뒤를 따랐다. 내가 찬열의 뒤를 따르는 것이 의아했는지 나머지 둘도 서둘러 내 뒤를 따라왔다.

 



"저 맹해보이는 새끼가 이번에 새로 들어오는 애라고?"
"그런가봐."

 

 




뒤에서 들려오는 엄청난 욕설폭풍에 내가 정신차리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어색하게 웃은 찬열이 내게 계속해서 말을 걸어왔다.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이십분거리. 가는 동안에도 얼마나 쌓인 한이 많은지 변백현은 그 순한 얼굴을 연신 일그러뜨리며 좁잖아 시발아, 떨어져 동남아년아. 욕설을 내뱉었고 종인은 특유의 나른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형, 좁다니까 좀 붙을게요. 이야기하며 아예 얼굴을 내 무릎위에 누였다. 좁은것과 눕는것의 상관관계가 무엇인지 궁금함과 동시에 나를 뚫어져라 보는 너른한 눈알을 쑤시고 싶은 충동에 손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참아달아는 박찬열의 순한 표정에 나는 차마 손가락을 쑤셔넣을 수 없었다. 그렇게 장정 넷이서 이십분동안 택시를 타고 나서야 빌라에 도착했다. 의외로 정갈하고 깨끗한 외관에 봄이라 그런지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나는 트렁크에 있는 캐리어를 꺼내 빌라앞에 내려놓랐다. 마치 짱아는 못말려에 나오는 멘션같이 생겼는데 그 보다는 외관이 좀 더 고급스러웠다. 뿌듯하게 앞에 선 찬열이 식 웃으며 캐리어를 하나 들었다. 변백현은 내 옆에 서서 내 차림을 힐긋힐긋 쳐다보더니 내 옷을 만지작거렸다.



"야, 너 촌에서 왔다며."
"일단은."
"옷은 개같이 비싼거 입네."



흥. 마치 저 개새끼의 뒤에 그렇게 적혀있는듯했다. 변백현과 함께 있으면 앞으로 하루하루가 새로운 나날이지않을까 싶었다. 물론 변백현 뿐만이 아니었다. 자기세계에 사는 김종인이라던가 적응 안 되게 병신같지만 친절한 박찬열이라던가. 촌에선 볼 수 없던 유형이었다. 촌에서라고 하면 대체로 힘을 쓰는 편이라 화가 나면 주먹을 쥔다던가 혹은 경운기를 탄 채 낫을 들고 화나게 한 아이의 집을 턴다던가 이런 류가 대부분이었는데 그 아이들 삶도 나름 나와는 맞지 않았다. 우리 집에 촌에 있던건 맞았지만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면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할 줄 아는것도 없는 어렸던 내가 자식없는 고모네집에 얹혀살게 된 것일 뿐이었다. 부모님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한 사업의 재산은 오롯이 내게로 물려졌다. 내가 가지고 있기에 적지않은 많은 양. 평소 나를 귀여워했던 고모는 다른 가족들의 유혹도 뿌리친채 나를 데리고 촌에 내려와 나를 가르쳤다. 그러면서 고모는 자신과 나의 선을 그었다. 그것이 전혀 원망스럽지 않았다. 나를 위해서 한 일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고모는 그 재산을 내게 그대로 전해주었다. 내가 일부는 주겠다며 이야기했지만 고모는 그것을 한사코 거절했다. 자신이 좋아서 한 일이라며. 생각을 마치니 씁쓸했다. 나는 손으로 뺨을 한 번 내려친 후 짐을 들고 주인 아저씨가 주는 빌라키를 받아들었다.

 



"짐 풀고 1층으로 내려 와."

 


변백현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변백현은 제 말만 하고 나는 보지도 않은 채 방으로 들어갔지만. 나는 그런 변백현의 뒤통수에 뻐큐를 날려준 후 방 안에 짐을 들려놓았다. 너저분하게 흩어진 짐들을 정리하기엔 시간이 좀 걸릴테지만 마음먹으면 그렇게 오래 걸릴 시간도 아니었다. 나는 짐들을 대충 던져놓고 간단한 복장을 차려입은 채 1층으로 향했다. 와글와글한 소리가 벌써부터 무슨 일이 벌어진 모양이었다. 간간히 씨발! 으악! 닥쳐! 하는 거친 서울남자들의 욕설이 들려오는 것으로 보아 한바탕 싸움이 일어난 모양이었다. 들어가고싶지 않았다. 나는 들고온 음료수 통을 문 앞에 내려놓은 후 슬그머니 뒤로 돌았다.


"어, 누구세여..?"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눈 앞에 왠 귀신 하나가 시커먼 다크서클에 떡진 머리를 한 채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승천을 하지 못 한 모양이었다. 비정상적이게 하얀 살결을 보아하니 장난 아니었다. 분명히 저 새끼들이 시끄럽게 떠들어서 나라도 데려가려고 하는 것이 틀림 없었다. 나는 자기본능으로 몸을 말았다. 손을 뻗은 귀신의 손이 내 손에 닿았다. 그와 동시에 주변이 조용해지더니 방 문이 덜컥 열렸다. 죄다 머리꼬라지가 장난 아닌 걸로 보아 '그냥' 한 탕 한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나는 덜덜 떨리는 몸으로 뒤로 물러섰다. 그래, 마치 지금 상황은 금방이라도 약한 초식동물을 씹어먹을듯한 육식동물들의 눈빛이었다. 여성이었다면 무섭지나 않지 달릴거달린 우중중한 사내새끼들이 쏘는 뜨거운 구애의 눈빛이란. 그 정적을 깬 것은 귀신이었다. 잔뜩 피곤해 보이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우리를 쳐다보는 남자들에게 뛰어들었다.



"형들! 저 만렙 찍었어여! 방금 찍었어여!"



감동의 쓰나미가 밀려오는듯 제 입술을 꾹 물고선 글썽글썽한 눈으로 남자들을 쳐다보는데 남자들은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나를 보며 저마다 한 마디씩 소감을 중얼거렸다. '뭐야 저 병신은?' '이번에 오는 애 직업이 행위예술가였냐?' '형 병신같지만 멋있는데여.' '몇살인데?' '나도 몰라 병신아. 물어보면 되잖아.'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것이 신기한지 주위에 한 차례 더 동요가 일었다. 오오오오. 일어섰다. 자기 힘으로 일어설 수 있는데? 혼자 힘으로도 못 일어서는 장애인으로 봤다는 충격에 몸을 비틀거렸다. 그들 사이에 그나마 정상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를 방 안으로 이끌었다.



"자 여기 앉아. 이번에 새로 온 입주민 맞지?"
"예. 일단은.."

 

 




이 곳에 온 이후로 다소곳 만렙을 찍은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주위를 둘러보며 식 웃은 성스러워보이는(그나마 제일 정상으로 보이는)남자는 날뛰는 짐승들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뭔가,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다는 것에 대한 흥분을 감출 수 없는 모양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방 안을 둘러보았다. 가만히 보니,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다는 것에 대해 흥분을 감출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다들 내가 가져온 먹을 것에 관심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들은 나와 옆의 남자를 두고 먹을 것에 집중했다.

 


"저 왔어…, 뭐예요, 이 개들은?"

 



친절한 인상의 남자가 문을 벌컥 열더니 개떼처럼 모여있는 남성들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어떻게 되어도 좋은지 선한 인상의 남자는 자리에 가만히 앉은채 나를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극과극, 대조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짐승들의 싸움에서 이겼는지 뿌듯한 얼굴로 고구마를 하나 까서 다가오는 거대한 남자의 모습에 나는 몸을 움찔거렸다. 고구마를 마초같이 우걱우걱 처먹는 인상에서 엿볼 수 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아, 소개해줄게. 나는 김준면이라고 하고, 여기 옆에 착한 인상 가진 친구는 레이. 고구마 처먹는 사람중에 제일 큰 사람은 크리스고, 찬열이랑 백현이, 종인이는 안댔고. 아, 아까 문 앞에서 마주 친 남자애는 세훈이. 오세훈이고. 아직 못 온 사람 몇 명 더 있는데 일단 지금 빌라 밖에 나가있는 애들도 있으니까 여기에서 짐 정리하다보면 마주 칠 거야."
"네에."
"보다시피 여기중에서 제일 정상인은 나니까 위급한 일같은거 있음 꼭 이야기해. 너 이름은 뭐야?"
"도경수고 스물한살…."
"박찬열이랑 변백현이랑 친구네. 잘 지내봐. 마침 빌라도 2층에 사이좋게 붙어있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나락의 구렁텅이에 굴러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세상에, 미친개랑 동갑이라니? 걸신들린듯 가져온것을 먹어치우는 박찬열과 변백현, 김종인의 모습에 나는 반 포기하는 행동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불안함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었다. 서울에서의 즐거운 생활은 고사하고, 피말리는 전쟁이 시작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머리를 쿵쾅쿵쾅 두드렸다.

 

 

 

 

*

 

가입하자마자 첫글은 글잡에게~ 안녕하세요 첫 연재입니다!

이걸 옴니버스 형식으로 갈지 스토리 형식으로 갈 지 고민중인데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만약 옴니버스형식으로 가게 되면 편마다 나뉘어서 .. 어 놓지마 정신줄이라는 웹툰 아세요? 그렇게 한 편씩 내용이 짤막하게 진행되는거고

스토리형식으로 진행되면 카디 사랑이야기 중심으로 가게 되겠죠!

어떤게 좋으세요? 좋은의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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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어떡해.....이거 뭐에요. 제 의견은요, 아 그냥 이건 대박이에요. 진짜. 완전 애들 하나하나 잘 까불고 귀여운데 박찬열이가 의외로 차분해서 오랜만에 절 제대로 설레게 했어요. 소심하게나마 의견을 보태자면 스토리 형식이 뭔가 끌립니다! 이유는 종인이랑 경수의 진득하게 이어지는 사랑을 보고싶어서...ㅎㅎㅎ 근데 옴니버스형식도 좋은거 같아요. 분위기가 대체로 귀엽고 코믹해서 심장이 간질간질 한게 ㅋㅋㅋㅋ그러니까 결론은 둘다 좋습니다 ㅠㅠ 도움이 못되서 죄송해요..그런데 어떤걸 해도 진짜 괜찮을거 같아요 이느낌 이대로만 쭉 이어주세요 ㅠㅠㅠ 경수야 넌 그냥 우쭈쭈 해주고 싶다ㅠㅠ
11년 전
프린키피아
엌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나머지 성격도 기대해주세여! 찬열이가 의외로 차분하다니 보시면 또 그러진 않을걸요? 스토리 형식이 끌리시는군여...! 사실 스토리형식이랑 옴니버스 형식이랑 다른 분이랑 상의하다가 옴니버스도 나쁘진 않겠다 싶어서 무심코 꺼낸 이야기예여! 결정은 물론 독자분들이 하는 거구여! 의견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2
흐흐흫흐흐작가님!!!!!!우왕제목에끌려왔더니금손이요기ㅋ있넹ㅋ!!!!!!
재밌게잘봤스영~~암호닉신청해도될까요!!? 까긍이요!!! 개인적으로기다리는재미가..있는..스토리형식^^..이..참좋아요..♥헹아무튼다음편기대할께용ㅎㅎ!!!

11년 전
프린키피아
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암호닉 감사합니다!!!! 스토리 형식이 좋으시다니 스토리형식으로 노력할게여!!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3
우앙ㅠㅠㅠㅠㅠ짱이시다ㅠㅠㅠㅠㅠ루루로암호닉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프린키피아
감사합닏!!!!!!!!! 암호닉도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4
신알신하고갈게요!!금손이셔서저는뭘해도좋을거같아요ㅠㅠㅠ
11년 전
프린키피아
헐 감사합니다 ㅜㅜ금손은ㅇ ㅏ니지만...!
11년 전
독자5
와 재밌을것같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암호니규수녀로♥
11년 전
프린키피아
으앙 감사합니다 암호닉도 감사드려여!!
11년 전
독자6
헐 재밋을거같다요ㅠㅠ암호닉감다팁으로ㅎ신청할게요!!
11년 전
프린키피아
헝 아니예여... 암호닉 감사드려여!
11년 전
독자7
허류ㅠㅠㅠ 경수 너무 귀요미ㅠㅠㅠㅠ 암호닉 딸기밀크 신청할께요ㅠㅠㅠㅠ 옴니버스... 스토리... 아 둘다 좋은데ㅠㅠㅠ
11년 전
프린키피아
휴ㅠㅠㅠㅠ 암호닉 감사드려여!!!!!!!!!!! 일단 스토리로 써보도록 할게여!!
11년 전
독자8
헐.....재미밌다... 둘 중 고를 수가 없네요ㅠㅠㅠㅠㅠㅠ 암호닉신청되나요ㅠㅠ 내남성김성규 이걸로 신청할게요! 신알신하고 갑니다~
11년 전
프린키피아
네 감사합니닷!!!!!!!!!!!!!!!!!!!!!
11년 전
독자9
재미있어요ㅠㅠㅠㅠㅠ암호닉 여세훈으로 신청하고갈께요!!
11년 전
독자10
낫들고 집을털러간다닠ㅋㅋㅋㅋㅋㅋ작가님씽크빅최고에요ㅠㅠㅇ
11년 전
독자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ㅏ영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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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 [블락비/피코] 정성들여키운동생이제내꺼임ㅋㅋㅋㅋㅋㅋ내사랑이여ㅕ27 누가나한테빼빼.. 01.2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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