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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울새 전체글ll조회 896l 1

 


첫 시작은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다.
성열이가 자기와 친한 친구의 무대라면서 모니터링을 해줘야 한다고 뿌듯하게 웃으며 나에게 노트북의 모니터를 가리키던 그 순간.
자신의 친구를 가리키며 '얘가 내 친구 찬식이야!!!' 하면서 헤헤 웃던 그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건 그 친구가 아닌 새카만 머리에 눈꼬리가 올라간 여우 한 마리였다.
성열이가 계속 해서 친구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내 눈은 계속 그를 쫓았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 지금 내 눈 앞에 있었으면'
그 이후로 난 좀 이상해졌던 것 같다.
그 날밤 내가 잠들기 전에 가장 먼저 한 일은 초록창에 B1A4를 검색해보는 것이었다. 그 여우의 이름은 '정진영'이었다.

그 날 이후 방송국에 갈 때마다 정진영을 찾아보았지만, 활동시기가 겹치지 않아서 그를 실제로 볼 수가 없었다.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내 머리는 자꾸만 정진영이 보고싶다. 한번만 만져보고 싶다. 그 볼에 입맞추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성열이를 이용해서 한번 만나볼 순 없을까? 라는 생각까지도 들정도로 나날이 나는 간절해졌다.

내 간절함을 누군가 알아준걸까
연말시상식 합동공연으로 아이돌밴드를 하게 되었다는 말을 하는 매니저형이 마지막으로 정진영의 이름을 부르며 말을 끝맺는 순간,
나는 너무 기뻤다.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냥 너무 기뻤다. 너무 기뻐서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그걸보고 성종이는 '명수형 호러다!!'라고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

 

지금 내 앞에 네가 있다. 정진영이 베이스를 연주하고 있다.
처음 보던 날, 자기 몸만한 베이스를 든 너는 베이스를 처음 배워보는 거라고 했다.
그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너의 머리를 쓰다듬을 뻔 했다.
손이 가슴까지 올라온 찰나에 '자! 다시 연습시작해보자!' 라는 말이 들리지 않았으면 말이다.

그 날 이후, 나는 아쉬운 마음에 계속해서 내 눈안에 너를 담았다.
마른 몸, 뒷덜미, 빨간 입술, 가지런히 내려 앉은 속눈썹. 정말 정진영이 맞았다. 모니터 속에서가 아닌 실제 내 눈 앞에 네가 있었다.
뚫어져라 쳐다보는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너는, 내가 그렇게 보고싶어했던 정진영이 맞았다.
차마 이 쪽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결국 너는 실수를 하고야 말았다.
푸욱 고개를 숙이던 너의 볼이 조금 빨갰던 것 같기도 하다.

 

"으아..죄송합니다"

"괜찮아! 괜찮아! 명수 너어~ 너가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니까 진영이가 긴장한거 아냐!
얼마나 뚫어져라 쳐다보던지 나까지 뻘쭘하더라!"

"아! 아니에요. 제 실순데.."

 

네가 민망할까봐인지 일부러 나를 더 타박하는 창민이 형과 내 사이에서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정진영이 묘하게 나를 자극했다. 지금 당장 달려가서 저 자그마한 머리통을 끌어안고 싶었다.

 

"그럼 끊긴 김에 좀 쉬었다 할까?"

 

그리고, 좀 쉬자는 요섭이 형의 말이 끝나자마자 다른 멤버들은 하나 둘 연습실을 빠져나가고
나는 아마 정진영의 앞에 서 있던 것 같다.
요새 며칠 노골적인 시선을 보내면서 부터 어떻게든 친해져보려고 한두마디씩 내게 말을 걸어왔던 너는 나와 절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조금 부담스러워한달까, 왠지 모르게 저릿한 마음이 들었다.
눈치 채지 않도록 조금씩 조금씩 나를 피하던 너는 우두커니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나를 보고는 또 고개를 푹 숙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 뒷덜미를 만져보고 싶다면 이상한 걸까나.
시간이 꽤 흐르도록 아무말 없는 내 발끝만 바라보던 너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물었다.

 

"..저한테 하실 말씀 있으세요?"

 

그 말을 하는 너의 눈동자가 너무 심하게 방황을 하고 있기에 나는 픽-하고 웃음이 났던 것 같다.

 

"아니, 왜?"

 

내 웃음을 보고 조금은 긴장이 풀렸던 걸까, 너는 말했다.

 

"아아.. 요새 며칠 저를..그러니까....좀....."

"......"

"아니! 그냥 저만 느끼는 건가 했는데 창민선배님도 그렇게 말씀하시니까!!..아아..아니에요..죄송합니.."

"예뻐서"

"아아..네..??? 아..선배님도 잘생기셨어요!!"

 

하면서 푸흐흐 웃는 너는 조금 바보같았다. 아직도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나 티가 나는데도,
너는 어떻게든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대답을 바란 것이 아니었다. 나는..나는, 그저 너를..

 

"만지고 싶어서"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있던 너의 눈동자가 정착할 곳을 찾았는지 멈추었다.
너의 눈은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똥그랗게 뜨여진 눈을 하고서는 쌔빨간 얼굴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하는 모습이 예뻤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너는 이내 멋쩍은 웃음을 짓더니

 

"더..더우시죠..? 으...음..료수나..뽑아 올게요!!"

 

하고는 엄청난 속도로 연습실을 빠져나갔다.
연습실을 빠져나가는 너의 모습이 귀엽기도 했지만 아쉬운 마음이 더 컸다.
이번엔 만질 수 있었는데.. 조금 더 당황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을 것도 같고..흐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음료수를 뽑아서는 다른 멤버들과 들어오는 너는 나를 잠깐 보더니 눈이 마주치자마자 홱 고개를 돌렸다.

 

"자~ 그럼 다시 연습 시작해볼까?"

 

베이스를 잡아 들어올리는 너의 손이 조금 떨린다.
네 얼굴을 닮아 조금 빨간 것 같기도 하다.

 

 

***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엘x진영 입니당

슈퍼아이돌밴드 때 그렇게 친해지라고 기도했는데, 별 소득은 없었던 것 같지만 제 상상의 날개는....

역시 이것도 익연에 썼던거에요 재탕글 !

그런데 제목짓기는 정말 어렵네요..그래서 결국....슈퍼아이돌밴드...참으로 유치하고...단순한 제목이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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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엘진영이다ㅠㅠㅠㅠㅠㅠ금손이여기있었넹ㅛㅠㅠㅠㅠ작가님bbㅋㅋ큐ㅠㅠㅠ엘진영이라니ㅠㅠ비회원이랖퓨ㅠㅠ
11년 전
독자1
헐 좋아요...엘진영 제가 둘 다 좋아하는아이들ㅜㅜㅜㅜㅜㅜ
11년 전
독자2
좋네요*-_-*김명수정진영.......처음읽어보는 커플링이네요ㅎㅎ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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