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OOO
나이는 열아홉
모태솔로
금사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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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OOO, 너는 왜 주기적으로 까이는 거 같지?"
"야 그러지 마. OO 기분 안 좋을 텐데..."
너의 그 동정 따위 필요 없어... 하 맞아 난 이제 정확히 태어나서 남자한테 33번째 차였다. 나는 운명의 상대가 없는 걸까? 고백하면 고백하는 족족 차이는 내 인생. 뭐, 평생 독거노인으로 살아버리지 뭐
"봐봐 OO 표정 더 안 좋아지잖아."
"아니 쟨 못생긴 것도 아니고 성격이 이상한 것도 아닌데 왜? 이해를 못하겠네."
저 자식들은 필요 없는 내 친구들이다. 남자로 치면 불알친구들이랄까? 한 명은 쓸데없이 착하고 한 명은 쓸데없이 나서는 스타일. 그런데 쟤네는 항상 남자친구가 있다. 근데 왜 나는????? 딱 저 둘 중간의 성격이 나인데?? 설마 신은 나를 버리신 걸까? 오 갓 하나님 부처님 제발요...
"야 OOO 진짜 기분 안 좋냐?"
"그러게... OO야 노래방이라도 갈까?"
"아니..."
저 말을 끝으로 나는 카페에서 나갔다. 그 와중에 들리는 목소리. 야!!! OOO 그래도 니가 쳐먹은 건 니가 계산해야지!!! 난 가볍게 무시하고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내가 차일 때마다 듣는 노래 '보이스메일'과 함께. 아, 근데 이제 이것도 맨날 들어서 지겨운데 다른 노래를 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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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선생님께 전화 오신다!!!! 지각이야!!!!"
아침부터 요란한 알람 소리가 내 귓속을 찌른다. 아? 오늘 토요일인데 왜 알람 켰지. 속으로 OOO 멍청이를 3회 외치고 머리를 툭툭 때린 후 이미 잠에서 깬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갔다.
"엄마 아침은?"
"김치찌개."
지극히 평범하 모녀의 아침 대화였다. 내가 알아서 밥과 국을 퍼서 먹는 동안에 엄마가 슬쩍 내 옆으로 와서 하는 말이
"OO야, 수영 배울래?"
"? 엄마 무슨 소리야 어디서 또 무슨 얘길 듣고 와ㅅ..."
"OO야 잘 들어봐."
운동은 말이지 아주 중요한 활동이야. 몸의 건강과 균형을 맞춰주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네가 아무리 건강하다 생각해도 운동을 안하면 아무렴 건강하지 않지. 암 그렇고말고!
"...그래도 안 할 거야."
"이미 수강 결제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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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안 한다니까!!!"
"어허 다 큰 애가 왜 이래?"
자 어여 들어가 수업 시작하겠다. 끝내 엄마는 나에게 수영용품이 들어있는 가방을 던져주고 내가 지금 있는 스포츠 센터를 나갔다... 오 갓 저 엄마는 내 엄마가 아닐 거야. 엄마의 뒷담을 속으로 하고는 나는 난생처음 입어보는 실내수영복과 수영모, 물안경을 착용했다. 아 진짜 못생겼다. 거울을 보고 1차 놀라고 수영장에 들어가서 2차로 놀랐다.
"아 씹 진짜 와 이거는 사람이, 아니 이거 추워서 말도 안나오네 아 추워."
처음 들어가 보는 실내 수영장의 물은 매우 차가웠다. 딱딱딱 추워서 이빨이 부딪힐 정도였다. 추워서 수영하기도 전에 죽겠네. 추위가 점점 익숙해질 즘 수업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물속에 들어가서 호흡을 하는 건데 아, 죽을 맛이다. 그래도 나는 물을 나름 좋아하기 때문에 금방 익숙해졌고 물속에서 잠수하다가 나오니 내 눈앞에 나타난...
(짤 현실성 없는 거 죄송합니다...수영장에서 얼굴 딱 나온 움짤이 없더라구요...)
"?!?!?!?!?!?!"
현실로 놀란 나는 "개존잘"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와버렸다. 아 맙소사 들었나 봐 갑자기 눈 마주치고 뒤돌아봤어. 아 근데 눈 마주쳤어. 어떡해 잘생겼어. 나 지금 심장이 뛰는 거 같아. 나 어떡해? 맙소사 지금 고백해야 되나?
"진심 사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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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내 34번째 짝사랑이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