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성대감네 여식이 문안인사를 드리겠다며 뵙고싶다는데 어떻게 할까요?""들어오라고 해요, 원한다면."창 밖을 바라보던 남자가 문턱을 넘어 방으로 들어온 여인을 바라보다 입꼬리를 올렸다. 굉장히 조용하신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틀렸나봅니다. 남자의 말에 여인이 미소지었다. 몇일 전, 열병을 앓다 저 하늘로 가버렸다던 성대감네 여식, 성유리 였다. 민현 — 지금 여인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이름이었다 — 에게는 이 여인이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숨이 끊어졌었다며 어떻게 살아있는 것인지, 어째서 일어나자마자 횡설수설 하다가 저를 만나겠다고 했던 것인지. 이해가지 않는 것이 많았기에 듣고싶은 것도 많을 뿐이었다. 서로 다른 여인들이 저를 어떻게든 기둥서방으로라도 만들려고 하는 판국에, 이 여인까지 그런다면 내 너의 목을 치겠노라 — 스스로 다짐한 민현이었다."저는 살고싶습니다.""...어?""살고싶으니 살려주실래요?"여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살려달라는 말이었다. 이 여식이 어찌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옷긴 상황이지. 민현은 웃음이 나올 것을 꾸욱 참고는 사람좋은 얼굴을 했다. 가면쓰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그냥 미쳤다고 생각하세요, 여인은 얼굴을 가리고 있던 천을 걷으며 민현을 빤히 바라보았다. 죽었다 살아난 인물이 어찌 제 앞에서 살려달라 하는 것인지 민현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장난감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 요즘 잔치라던지 정치에는 신물이 나서 말이지."내가 어찌하면 그대가 살 수 있습니까?""약혼해주시어요."당돌한 여인이었다.그것도 생각보다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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