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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 전체글ll조회 506l 3

 

원하시는 분들만 재생시켜주세요

 

 

 

남자의 집은 깔끔했다. 필요없는 잡동사니들은 무엇 하나 없는듯, 깔끔한 모양새였고 거실에는 피아노 한대와 소파, 티비가 전부였다. 두터운 커튼은 햇빛을 가려 대낮에도 거실을 어둡게 만들었고, 살짝 걷어진 커튼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은 대리석으로 된 바닥을 반짝반짝 빛나도록 비춰졌다.

맨발로 거실 바닥을 발로 문지르면 매끈한 촉감이 피부를 스쳤는데, 마치 유리같았다. 그 차가운 느낌은 발끝을 타고 올라와 절로 팔에 소름이 돋게 만들었다.

남자의 집은 항상 추웠다. 찬 공기가 거실을 가득 매우고 있었고, 들이닥치는 햇빛들도 그의 집을 따뜻하게 달구기에는 부족했다. 항상 후덥지근하고 열기를 가지고있던 내 옛적의 보금자리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였다. 그래서 남자의 집을 더 좋아하게 된걸지도 모르겠다. 차갑고, 조금은 건조한듯한 나의 집. 은연중에 내가 마담의 집을 싫어했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이제는 마담의 얼굴조차 흐릿해지고있긴 하지만-

 

 

남자는 요즘들어 나를 두고 집을 나가는 일이 많아졌다. 내가 눈을 감고, 다시 눈을 뜨기까지의 순간이 아닌 이상 그는 항상 내 눈에 보이는 곳에 있었는데. 항상 나의 옆을 지키던 그가 지금까지의 행동과는 모순되게 나를 혼자두는 행동에 하루는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아도 남자는 평소의 무심한 표정으로 아무일도 아니라고 나에게 대답해왔다. 그런 그의 대답에 내가 할 대답이 없어 말없이 그를 올려보고만 있으니 남자는 그저 내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었다. 남자의 손은 답지않게 부드러웠다.

 

남자가 없는 집안에서 할것이라고는 딱히 없었다. -함께 있는다고 해도 굳이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지만-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올려보며 천장문양을 따라 눈을 따라가다가 이내 시려오는 눈가에 두 눈을 꼭 감아버리기도 하고. 두꺼운 커튼을 확 젖혔다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햇살에 다시 꽁꽁 싸매기도 하고.
익숙하기만 했던 고요함이 나를 감싸고 조롱하는것만 같았다.


혼자는 아무것도 못하는 어린애네.


그 언젠가 들었었던 목소리가 그때와는 다르게 나를 놀리는듯한 투에 기분이 이상해졌다. 이래서 익숙해진다는게 가장 무서운거라고 얘기했나보다. 그 얘기를 사람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맞는 소리같다며 나는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


시커먼 정장의 남자들이 우르르 사라지고, 아이는 몸을 꿈지럭 거리며 일어난다. 아이의 여린 몸에 온갖 상처와 멍들이 마치 누군가 아이의 몸에 물감들을 뿌려논듯 선명하다. 아이는 몸을 천천히 끌어 조용히 누워있는 남자의 곁에 다가간다. 온갖 발길질과 매질들에 열을 일으킨 남자의 몸은 아직 뜨겁다. 아이는 손으로 남자의 몸을 잘게 흔든다.

 

아저씨... 일어나봐요. 어서요. 나 아파요, 나 온몸이 아파.

 

남자의 몸은 아이가 이끄는대로 흔들린다. 덜렁거리는 남자의 팔이 툭 아이의 몸으로 떨어지고 아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남자를 흔든다. 아이의 입에서 울음소리라곤 찾아볼수 없을정도로 침착하다.

 

나 아파요, 아저씨 아파 얼른 일어나요 아이는 남자를 흔들며 쉼없이 아프다는 말만을 반복한다. 마치 할줄 아는말이 그것밖에 없는 것같은 아이는 이내 남자의 얼굴에 손을 댄다. 차갑게 식은 얼굴이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차분한 표정이 금방이라도 눈을 뜰것 같다.

 

아이는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남자의 팔을 꽉 부여잡는다. 곧 멀지않아 짐승이 우는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

 

으... 우으... 흐으... 처음 울어보는 짐승의 소리처럼 아이는 울음소리를 냈다. 그 소리가 너무나 미세해서 숲에 부는 바람소리에 묻힐 정도였다. 아이의 울음소리는 점점 커지고, 남자의 몸은 점점더 차갑게 굳어갔다.

 

아이는 엉엉 울음을 터트렸다. 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조차 없는듯 엉엉 울어재꼈다. 그 소리는 너무나 우렁차서 주위에 사람만 있다면 누구라도 금방 여기로 달려올것만 같았다. 아이는 남자를 흔들면서 엉엉 울었다.

 

아저씨.. 아저씨. 나, 나...

 

아이는 마치 무언가를 찾는다는듯 말을 잇지 못했다. 숨이 넘어갈듯 우는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주체 못하는듯 했지만 몸만은 우두커니 움직이지 않고 팔만 기계적으로 움직여 남자의 몸을 흔들었다. 이제는 남자의 몸도 차갑게 굳어버려 더이상 흔들리지도 않았다.

 

아저씨, 나, 나... ...슬퍼요. 아이의 입새에서 탁 튀어나오는 한 단어가 바람에 타고 흘러갔고 아이는 더이상 울음소리를 내지 않았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더니 남자의 손을 천천히 잡았다. 차가운 체온을 느낀 아이는 자신의 두손을 자신의 목께로 가져갔다.

 

 

'아저씨, 왜 저 사람은 자기 목을 졸라요?'

 

'목을 조르면 사람은 죽는단다. 하지만 괜찮아, 저 사람은 죽지 않을꺼야.'

 

'어째서요?'

 

'인간이란 자신의 목숨에 어마어마한 집착과 욕망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거든. 자기 스스로 고통을 줘서 죽는다는건 있을수 없단다.'

 

'...'

 

'다른 물체의 손에 맡겨 죽는 순간에도 인간은 순간적으로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니까.'

 

 

아이는 하얀 두손으로 자신의 목을 꽉 부여잡았고, 아이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려갔다. 하지만 아이의 손에서 힘은 조금도 빠지지 않았고, 아이의 숨은 점점 밭아져 갔다. 아이의 입술이 새파래져 가고, 손들은 점점 붉어졌지만 목을 조르는 접합부의 살은 새햐앟게 질려있었다.

 

곧 아이는 남자의 옆에 풀썩 쓰러졌다. 파르르 떨리는 눈으로 아이는 남자의 얼굴을 보려고 했다. 밝게 떠오는 햇빛에 아이의 시야가 가려졌지만 아이는 필사적으로 남자의 얼굴을 보려고 했다. 하지만 햇빛이 남자의 얼굴을 집어삼키듯, 아이의 시야도 집어삼켜버렸고 아이의 눈을 조용히 감겼다. 나란히 누운 둘에게 아침 햇빛은 한없이 내려쬤고, 아이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는 아저씨가 틀렸어요.

 

그제서야 아이의 심장박동이 멈췄다.

 

 

 

 

 

+) 곧 해석본을 올릴 예정입니다. 이런 제 혼란스러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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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늘 처음 봐서 앞편도 보고왔는데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제 나름 해석하긴 했지만 작가님이 해석하신것을 보고싶네요 해석본 기다릴께요!:D
11년 전
:^)
독자님이 글을 읽고 하신 해석이, 곧 정답일꺼예요. 무슨 결론이 나오든, 다 맞는 답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런걸 원하기도 했구요.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2
글 잘읽고갑니다!
11년 전
:^)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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