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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 꼭 클릭해주세요! 진짜 노래 좋아요ㅠ 

 




"안됩니다. 나으리!"


 


 

[김재환/하성운/라이관린/박지훈]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5 | 인스티즈 

 


부탁일세. 한 번만 나를 도와주시게."

"아무리 전에 보직하였더라도 지금은 신관이 아니시기에..."


"....."
"그리고 신탁을 그런 사사로운 일에 사용하시면 나으리에게 해가 가는 것을 아시지 않으십니까."

관린은 신관 앞을 지키는 호위병에게 자신의 사정을 말하며 옷깃을 쥐다가 한숨을 쉬었다. 누군가를 설득하는 것이 이리 어려웠던 일인가. 나라에서 인정하는 재능 중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은 신력인데도 이런 초직(:처음시작하는 관직)인 관리 한 명 휘어잡지 못하다니. 관린은 한 숨을 쉬며 어쩔 수 없단 표정을 지었다. 과거를 캐내어 꼬투리를 잡는 것은 제 성격상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오늘은 달리 어쩔 방도가 없다. 관린의 고개가 주저앉은 바닥에서 서서히 올라가며 먹잇감의 숨통을 조인다. 신관의 고개가 움찔한다. 신력을 가진 대다수의 무리가 시샘하는 특출난 재능. 과거를 보는 것. 신관의 눈을 샅샅이 살핀 관린의 눈에서 영특함이 빛난다. 


"자네, 혹시 부인에게 숨기는 것이 있는가?"

"네? 아니...그것을 어떻..아니, 아니옵니다 나으리!"

"다른 여자와 내통을 하고 있는 것이 보이네."

"그,그, 그것이..."

"뭐, 열어주면 내 관용을 베풀어 입을 다물어 줄 수도 있네."


관리가 어물쩍대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린다. 옳다구나! 약점을 집은 관린이 그것을 더욱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사람을 조리하는 재주로는 이 빌어먹을 신력도 도움이 되는군. 신관은 결국 관린의 재간에 굴복하며 철문에 걸린 새끼줄을 풀었다. 신관의 손길에 끼익- 땅을 미는 둔중한 소리가 울렸다. 관린은 폐직 당하기 전에도 자신의 주군을 위해 축원할 때 빼고는 들어오지 않았던 곳이다. 언제 들어와도 등허리를 얼릴 적요(:적막과 고요)함과 저 뜻모를 동상, 발 끝에 느껴지는 찬 기운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8년만인가. 감회에 젖은 관린이 방석을 깔고 영기가 가득한 향로에 촛불 하나를 꽂았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의례는 여든 여덟개의 초를 꽂는 것이지만, 장황한 의식은 생략한다. 무릎을 꿇고 성냥을 그어 두 손으로 불을 붙이고 종이에는 글씨를 쓴다. 그 빌어먹을 신께 흐트러진 태도를 보였다간 천벌이라도 내릴까, 붓질이 조심스럽다. 정갈하게 써 내려간 글씨에 만족한 관린이 종이를 푼주(:아가리가 넓고 밑이 좁은 그릇)안의 물 속에 띄웠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관린이 손을 모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게 합장을 했다.   
 

이윽고 관린은 제 자신을 보아달라는 듯 몸을 흔드는 종이를 걷어 펼쳤다. 관린이 알고 싶은 것은 딱 세가지 였다.



하나는, 지금 세자저하의 행방이 어디 쯤인 것인가. 

둘은, 과연 처음 신탁이 점지한 세자는 살아 있는것인가, 살아있다면 어디에.


셋은, 전하의 병이 호전될 것인가..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훑었다. 글씨를 또박또박 읽는 관린의 눈에서 후드득-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숨이 콱 막힌다. 숨을 관장하는 흉부가 빠르게 헐떡댔다. 운명을 믿지 않는 제가 이런 종이뭉치 하나에 무너지다니. 답지 않구나, 이관린...




"예서 무엇을 하는 것이냐!!"  

 

호랑이가 물어갈 듯 쩌렁쩌렁한 호령이 신전 안을 가득히 메우며 진탕했다. 놀란 관린이 뒤를 돌자, 활짝 열린 철제 문 앞에서 민현이 잔뜩 노한 얼굴로 신전 바닥 위에 기립하고 있었다. 선녀 앞에선 언제나 엄숙함을 유지해야 한다. 언제나, 냉정하게. 침착하게. 그것이 신관이 가져야 할 첫번째 사명이었다. 민현은 그 통상적 규율을 깨고 성큼성큼 걸어와 그가 쥐고 있는 종이들을 빼앗았다. 촤악-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종이가 그의 손에서 갈가리 찢어진다. 공중으로 종이들이 조각조각 흩날렸다. 어서 나가거라! 등을 떠밀린 관린이 눈물을 소매로 훔치며 신전 바깥을 빠져나왔다. 민현의 일갈(:한 번 큰소리로 꾸짖음)하는 목소리가 대신 호위병들에게 쏟아졌다. 네 놈들은 어찌하여 저런 놈을 들인 것이야!! 관린은 눈물을 추스리며 벽의 모퉁이로 비척비척 걸어간다. 그리곤 조용히 벽에 기대어 새벽의 여명이 채 가시지 않은 하늘을 쳐다보며 섦은 울음을 쏟았다. 눈물이 제 청옷을 타고 손등의 힘줄까지 뚝뚝 적신다. 분명 제 두 눈이 말짱하다면 제가 본 것은 분명...


***

[김재환/하성운/라이관린/박지훈]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5 | 인스티즈 

 


"나 안 간다니까?"

"저하, 그래도...."


벌써 3일째 굶고 있었다. 드디어 식량이란 것이 떨어졌다. 거미 줄이 쳐진 닭장 안에서는 병아리 몇마리만 힘차게 울음을 제끼었다. 굶고 있는 것은 그것은 여주도 마찬가지였을터, 여주가 이제는 한계치를 본 듯 재환의 옷을 잡고 낑낑거렸다. 재환은 자신을 설득하려 굶고 있는 여주가 못내 미안해 자기가 가지고 있던 모든 음식들을 털어 여주한테 밀어주었다. 물론 여주는 공복감이 너무 심해 그것을 몇 입 먹다 못해 게워냈지만. 이 상태로 돌아가면 또 그 빌어먹을 왕이 날 죽이려 들지도 모르겠다. 공복에 지친 재환이 볏짚에서 모로 누워있던 몸을 일으켰다. 오랫동안 누워 있었더니 척추쪽 신경이 뻐근하게 뼈를 건드리며 몸을 옭았다. 기지개를 펴듯 허리를 핀 재환이 눈을 감고 생각했다. 일을 해야 

한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

"생선 사세요!!"

"저거다!!"

"네....?"


재환의 머릿속에서 반짝 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효율성이 없어서 문제였지만.


"우리도 물건 팔자!!"
"네에? 물건이 없잖아요!!"
"대신 팔면 되지이.."


재환이 여주의 어깨를 흔들며 호기롭게 외쳤다. 물건을 팔아보겠다니 이건 웬 귀신 씨나락 까먹을 생뚱맞은 소리냔 말이다. 곱디 고운 저 섬옥수수에 저 해맑게 말하는 품새가 누가 봐도 나 일 한번도 해본 적 없어요 하고 말하지 않는가. 벌써부터 피곤해진다. 여주가 검지손가락으로 제 이마를 꾹 누르며 머리를 흔들었다. 고삐가 또 풀릴때는 흔들면서 또 진정을 시켜줘야 하는데, 배고파서 그럴 기운도 없었다. 재환은 행동파였다. 여주가 말로 훈수를 놓기 전에 그는 이미 철조망이 걸린 닭장의 문을 열었다. 끼익- 오래된 문이 꺼이꺼이 울음을 울자, 문 뒤에 창옷을 입고 흰 두건을 쓴 남자를 보여준다. 바구니를 쓴 아저씨의 손에서 고구마가 쏟아진다. 이제 네 놈들을 재워줄 곳이 없으니 제발 나가란 뜻이었다. 


"이쯤하면 많이 재워 줬네. 알아서 순순히 나가주시게."


하기사 자본주의시대에 돈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가겠는가. 뭐 언젠가 겪어야 할 일이었다. 재환이 어깨를 으쓱하며 닭장 안에 놓인 생 고구마 하나를 이빨로 뜯으며 껍질을 퉤-하고 뱉었다. 



"나올래, 여주야?"
"예?"

"내가 너무 미안하다. 나 때문에..."



재환의 등이 작아보였다. 제가 굶는 것을 온전히 저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재환이였다. 전하의 탓이 아니고, 제가 미련한 탓이에요..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 눌러 참았다. 재환이 닭장 바깥으로 나와 옷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시전 바닥으로 자기를 끌려는 듯이 자신의 옷깃을 그러쥐었다. 풋! 



"저하, 그냥 손 잡으셔도 됩니다."

"어?"

"뭐 저한테는 괜찮아요... 잡으셔도 돼요."

[김재환/하성운/라이관린/박지훈]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5 | 인스티즈 

 


"앗, 아니 괜찮아!!"



재환의 동공이 갈팡질팡하며 빨개진 얼굴로 앞장서서 걸었다. 참으로 속이 다 보이시는 분이다. 호기심이 가는 남자다. 그 용기있는 기개도 상당히 칭찬해 줄 만한 일이고, 이 곳 사람들과는 답지않게 저 무구한 눈빛이라니. 여주가 잰 걸음으로 재환의 뒤를 밟으며 왁자지껄한 시장쪽으로 몸을 옮겼다. 재환은 상인을 아무나 붙잡는다.



"저희들이 물건을 대신 팔아 드리겠사오니, 그 수수료를 조금.."
"뭐야? 장사도 안돼 죽겠는데 아침부터 웬...에잉..."




우리들이 판매의 매개체가 될 것을 제안해 보지만 상인들은 족족 퇴짜를 놓았다. 어떤 사람들은 재수가 없다며 바구니에서 팥을 한 움큼 뿌리면서 대매(:욕을 하며 꾸짖음)를 놓기도 했다. 저리 꺼져라 저눔아! 팥을 한 움큼 처맞은 재환이 쓴 웃음을 지으며 안그래도 더러운 너적대기에서 팥을 훌훌 털었다. 쓰읍, 역시 처음부터 좋은 결실을 거두긴 어렵지. 재환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여주를 돌아보자, 여주가 그런 재환의 팔을 잡으며 제지했다. 그만 돌아가자는 표정이었다. 재환 역시 수많은 퇴짜에 지쳤던지 마지막 가는 시전에서도 거절을 당한다면 여주를 궁에 데려다 줄 생각이었다. 마지막 가는 시전은 소금을 파는 곳이었다. 조그마한 자루에 소복히 담겨 빨간 매듭을 지은 소금이 눈에 띈다. 검은 갓을 쓴 소금 장수는 장사가 안되는지 빨간 부채를 부치며 멍하니 넋을 놓았다. 짝짝 씹은 껌 때문인지 마른볼이 볼품 없게 너울댔다. 재환이 다가가 조심스레 말을 붙인다.



"저...혹시..."
"제가 소금을 좀 팔아도 될까요?"
"오늘 제가 판 이익금의 2할만 나누어 주신다면 기꺼이 팔아드리겠습니다."
".....?"
"뭐, 좋네."


소금장수가 재환을 올려다 보며 뭉툭한 코를 엄지 손가락으로 훌쩍인다. 그리곤 의자 하나를 재환에게 나누어 준다. 어찌 꾸역꾸역 받아낸 허락에 재환이 기뻐 허리를 조아렸다. 감사합니다! 소금을 팔고 있는 남자는 꽤 학식이 높은 세가의 자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운 비단 청옷을 입고 있었다. 어찌 권세가 있어보이는 집안 자제가 소금을 팔고 있단 말인가...? 세상이 참 요지경이다. 남자는 어설프게 골목을 쏘다니는 한량인지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제 콧수염을 뽑으며 말했다.


"한 30냥 정도에 팔면 되네."
"네? 이 조그만 자루를 30냥에 말입니까? 양이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데..."



가격이 너무 덤태기가 아닌가. 아무리 근래 경세에 들어 물가가 올랐다고는 하나...여주가 입을 벌리며 가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렇게 비싼 소금을 대체 누가 산단 말인가. 재환이 의자에 몸을 붙여 이런 비싼 것을 누가 산다 합니까 하고 반문하자, 남자가 재환을 꾸짖듯 말했다. 아마 이 시전에서 제일 잘 팔릴지도 모른다네. 소금에 금가루라도 넣었나. 재환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제 손바닥만한 자루를 눈 앞까지 들어올렸다. 큼큼, 어쭙잖게 허세를 떨며 남자가 부채를 접고 뒤를 돌았다. 그럼 가게 좀 잘 지키고!  


"보십시오 세저자하, 팔리기는요. 그 자가 분수에 넘치는 말을 하였사옵니다."

"그러게 말이다."


재환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하필 소금도 너무 비싸서 사달란 호객 행위조차 못하겠다. 어떡하지...여주 배고플텐데. 재환은 3일이나 굶은 여주를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녀의 머리는 3일동안 씻지 못해 까치가 집을 지은것처럼 지저분했고, 계속 닭장에서 생활한 탓에 옷이 잔뜩 구겨져 있었다. 재환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여주의 머리에 붙은 먼지를 털어주었다. 미안한 마음을 가득 담아.


"앗!..미, 미안. 난 그냥..."



제 머리 위로 올려진 따스한 손길에 여자가 얼굴을 살짝 치켜들었다. 그 곳엔 재환의 당황어린 검은 눈동자가 요동을 쳤다. 재환이 벌개진 얼굴로 황망히 손을 거두어 제 무릎에 올려놓았다. 바보, 멍청이. 김재환 뭐하냐! 재환이 호감이라고 생각할 여지를 주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며 저를 책망했다. 정작 주인공은 아무 생각도 없는데도. 재환이 한참을 그렇게 후회의 늪에서 북치고 장구를 칠 때, 손님들이 시선을 떨어뜨리며 조금씩 방문했다. 여주가 포기한 목소리로 심드렁하게 가격을 읊는데도 손님들은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 웬걸? 이게 이해가 되는 가격이라고? 곱게 상투머리를 틀어올린 아주머니 한 분이 소금 한 자루를 사겠다며 제 앞주머니를 들추었다. 그리곤 묵직하게 위엄을 뽐내는 것이 여주 앞에 내밀어진다. 세상에 돈냄새다 돈냄새! 여주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벌벌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받았다.


"세자 저하, 팔았사옵니다!!"
"어? 진짜로???"


재환과 여주가 등을 얼싸안으며 먹이를 발견한 사자처럼 기쁨의 포효를 질렀다. 우오아아아앙! 이윽고 여인들도 재환의 얼굴을 힐끔거리며 다가왔다. 한참 재환을 뚫어져라 보다가 재환에게 소금주머니를 받으니까 몹시 수줍어 한다. 딱봐도 제법 아름다운 미색의 얼굴에 마음이 동요하여 왔다고 생각될 진즉. 저 순수한 세자저하는 아무것도 모르시나 보다. 여주가 웃으며 소금 주머니를 봉지에 싸서 넣어 주었다. 꽤 두둑히 앞주머니를 불린 재환이 흐뭇하게 여주를 바라보았다. 재환은 제 주린 배를 생각도 못하고 여주의 공복을 채울 생각만 하였다. 이 중에 열냥만 받아도 여주가 무사히 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재환이 품을 벌려 자랑하려던 그때,



"저기요!"
"...네?"

"소금에 모래가 들었잖아요,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웬? 소금을 사간 아주머니가 씩씩거리며 자루를 제 쪽으로 패대기쳤다. 뭐지 이게. 소금에 모래를 넣은 것은 우리가 아닌데...아주머니는 소금이 든 자루를 벌리며 손으로 자루의 저변(:아래쪽)을 훔치자, 소금보다 조금 더 얇은 알갱이들이 바닥으로 쏟아져 나왔다. 뭐야. 이 상인 지금까지 모래가 든 소금을 판 거야? 재환은 허리를 황급히 굽히며 돈을 거슬러주려던 주머니를 벌렸다. 그러나 그것은 뭔가 운수가 꼬일 시초였던지 여기저기서 소금장수에게 피를 본 피해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모두 자신들의 손바닥을 검지로 두드리며 자기가 이 가게에서 소금을 샀다는 것이다. 그래 거기까진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그게 나한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문제였지! 


"저도 여기서 소금 샀는데 한달 전부터 소금 값도 오르고, 모래도 섞이고 이게 뭐에요?"
"나도 그렇소! 내가 어? 거 지체가 높은 양반 자제처럼 보여서 말은 못했는데 어? 


손을 어찌할 줄 모르며 갈팡질팡 하는 순간 재환의 반경으로 수 명의 사람들이 그를 힘껏 몰아붙였다. 우그르르 개미떼처럼 몰려든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의 행렬에 여주 역시 어쩔 줄 몰라한다. 이게 뭐냐고요... 관아에 신고를 하면 나을까 하는 심정으로 걸음을 옮기려던 그 때 누군가 품 안을 헤치고 돈 주머니를 내려놓았다. 가득 차게 넣은 은화에 사람들이 또다시 벌떼처럼 달려든다. 사람들의 손바닥에서 흘러내리듯 은화가 쏟아진다. 이정도면 충분히 소금값 하고도 배를 불릴 것이다.

"아이구, 이 여편네가. 내가 먼저 집었는데!"
"엇험, 내가 먼저 집었소!!"

갑자기 내려놓은 돈주머니에 놀란 재환이 고개를 들었다. 홍색의 머리장식을 묶고 허리께까지 머리를 늘어뜨린 남자가 구원자처럼 빛난다. 이제는 더 이상 고개를 숙이지 않고 당당히 제 얼굴을 쳐다본다. 그리고 힘껏 미소를 끌어올리는

 

 

[김재환/하성운/라이관린/박지훈]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5 | 인스티즈 

 


 

 


 

 


"세자 저하는 정말 재밌는 분이시옵니다."
"라이관린?"

"허얼...역관 나리?"

***


"오늘은 배를 탈 거야."

[김재환/하성운/라이관린/박지훈]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5 | 인스티즈 

 


"싫사옵니다. 도대체 언제쯤 궐에 데려다 주시는 겁니까?"
"알려주면 재미 없네 자네?"

성운이 지성에게 온 지 두 달이 되는 날이었다. 지성은 국자로 뚝배기 안에 시래기를 가득 주워 담는 성운을 수고하라며 눈을 찡긋했다. 지성은 성운을 거둬들이기로 마음먹은 때부터 온갖 심부름을 시켰다. 쓸모가 많을 것이라 예상했던 지성의 선견지명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확실히 그는 타고나게 야무져서 요리 청소, 물건을 관아에 조달 해오라면 한달음에 뚝딱 해왔다. 웬만큼 야무지다 칭찬을 들었던 대휘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부엌에서 가마솥 뚜껑을 덮고 불 쪽으로 부채질을 한 성운이 몸을 일으켰다. 밥은 거의 다 된 것 같았다. 자 그럼 보기 좋은 밥상을 위해서 무얼 해야 하느냐. 일단 상 쪽에 보기 좋게 찬합을 올려 놓은 다음 콩나물과 시금치 반찬을 가지런히 놓을 것. 그리고 시래기국을 푸고 젓가락을 선에 맞추어 놓으면!! 오색의 구실을 갖춘것이 퍽 마음에 든다. 우리 엄마 진짜 힘들게 요리하시네. 성운이 허리를 조금 굽혀 밥상을 들고 장지문을 열었다. 밥 왔어요!

"성운이 형님, 진짜 대단하십니다."



이제 서로의 나이 서열을 정리하여 제법 자신에게 형님 형님 소리를 하는 대휘가 말한다. 대휘는 제 인생에서 이렇게 완벽한 사람을 처음 봤다며 감탄한다. 성운이 쑥쓰럽게 웃으며 수저를 떴다. 하기사 성운은 오히려 칭찬이란 언어로도 모자랄만큼 거의 모든 방면에서 월등함을 뽐냈으니 그럴만도. 대휘가 손가락을 꼽으며 성운이 잘하는 것을 꼽았다. 두 달 전 처음 만날때까지만 해도 그르렁거리더니 그에게 푹 빠진 모양이었다. 검술도 잘해, 웬만한 몸싸움도 잘해. 요리 청소도 잘해, 말싸움도 안져. 못하는 게 뭐냐고 물은 대휘의 물음에 성운이 살갑게 미소를 늘어뜨렸다. 

"오늘 호패를 만들고 나면 배를 타고 너를 궁궐에 데려다 줄것이다."


"네에?"
성운이 수저를 뜨다 놀란다. 

"가짜 호패를 만들어야 하니, 내 돈이 많이 필요했다."
"어른, 근데 제가 가진 것이 없사옵니다."
"그래서 심부름꾼으로 고용 했잖은가 내가."
"....."
"그만하면 자네 가짜 호패값과 교통비는 하고도 남았네."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지성이 갑자기 큰 대인으로 보인다. 역시 거상엔 이유가 있었어.. 성운이 입을 벌리며 감탄한다. 지성은 황송하다며 허리를 끊임없이 조아리는 성운에게 괜히 무안해져 손을 휘휘 내저었다. 아휴, 이거 얘 두 번은 일처리 못해주겠네. 성운은 드디어 재환을 본다는 생각에 기뻐 입꼬리가 둥실댔다. 드디어 재환이를 데리고 이 세계를 빠져나갈 수 있다. 지성도 그런 성운을 기꺼워하며 여린 등을 두드려주었다. 



"이 구석진 모퉁이를 돌면 나온다. 호패를 만드는 것은 신관들의 담당이니 숨을 죽이거라." 



신관들에겐 영을 다스릴 수 있는 기가 있다하여 함부로 떠들면 아니 된다. 그것은 미신같은 이야기였지만 신관들은 보통 눈이 째지고 험악한 인상이 많아 울음을 울던 아이들도 그친단 소리가 많았다. 하현성(下弦城)의 가장 어스름한 곳. 호패를 만드는 관아청. 신이 개인의 재능을 평가한다 하여 호패를 만들때를 제외하곤 출입을 거의 하지 않는 곳이었다. 무슨 관아가 이렇게 어둑하고 길 좁은 곳에 있답니까? 가는 통로가 제 종잇장같은 몸 하나가 들어가면 꽉 들어찰 정도로. 악재 그 위에 악재인지. 경사가 매우 비탈져 땅에 돌 무더기가 많고 악취도 난다. 에이 젠장, 이런 곳을 사람이 어떻게 다닌단 것이야...그 와중에 구색은 내야겠던지 양쪽으로는 불을 붙인 홍등 무더기가 시야를 감았고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다람쥐 집 같은 검은통로가 지그재그로 뚫려져 있었다.


"여기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니로구나."


성운과 지성, 대휘가 일렬로 오르막길을 올랐다. 이따금 비단신의 앞코에 돌무더기가 치이는지 지성이 얼굴을 찌푸렸다. 아오씨, 어찌 이런 곳에 마을을 지을 생각을 했는지 신관들의 어리석음을 욕으로 탓한다. 좁은 통로는 곧 제 몸을 벌려가며 점점 넓어지더니 마침내 강 뒤로 관아청이 보였다. 게다가 겉과 속이 다름을 나타내려는 것인가. 초라한 바깥과 다르게 나무와 수풀이 무성하여 가히 절경이었다. 이런 곳에 마을 비슷한 것이 있다니.

[김재환/하성운/라이관린/박지훈]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5 | 인스티즈 

 


"거 관아 한 번 오기 더럽게 힘드네!!"



대휘가 침을 뱉으며 앙증맞게 소리치자, 성운과 지성이 넓게 웃음을 터뜨렸다. 대략 2층으로 구성된 관아는 들어가기 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말소리로 빽빽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곳 저곳 켜진 촛불이 제 존재를 알리며 반겼다. 어디보자 내가 가야 할 곳이...성운의 시선이 돌아가자, 몇 명의 하급 신관과 아직은 좀 앳되어 보이는 것이 길게 줄을 서서 팔을 내밀었다. 꼭 무슨 주사를 맞는 것처럼. 걸음을 걸어 도착해 신관을 빤히 내려다보니 그가 의자를 내려주고 턱 끝으로 가리켰다. 앉으란 뜻이었다. 의자에 몸을 단정히 붙인 성운이 팔을 내밀자 신관이 기름종이를 팔에 붙여 주었다.



"근데 이건 뭐하는 것이옵니까?."

성운이 아리송한 얼굴을 지성에게 돌려 답을 재촉했다. 지성이 기름종이를 꼼꼼히 관찰하며 검지 손 끝으로 돌리더니 이윽고 설명을 시작했다.  

"그냥 뭐 호패 만들기 위한 관문?"
"그게 무엇입니까."

"자네의 타고난 재능을 평가하는 곳인데 보통은 아무 글자도 안나오니 걱정마시게.
성인이 되기 전에 신력을 쓰는 아이를 골라내야 해서 그런것이니"

[김재환/하성운/라이관린/박지훈]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5 | 인스티즈 

 


"와, 신기하네"

신관이 별스럽게 재환을 쳐다보며 이마를 구겼다. 뭔데 이 곳을 이리 신기하게 쳐다보는 것인가. 꼭 자기가 동물원의 관람 상대가 된 것 같아 기분이 불쾌했다. 
마침내 신관이 촛불 하나를 키고 성운의 피부에 닿았던 기름종이를 물에 넣는다. 물에 유린당한 종이가 팔랑대며 제 몸을 흔들자, 신관이 그것을 들어 성운의 운명을 확인했다. 헉! 결과를 확인한 신관의 머릿속이 아득해지며 손이 자그맣게 떨린다. 뭐야 이거, 이게 말이 돼? 신관은 황급히 종이를 감추고 호패를 만들어 주겠다며 성운의 팔을 일으켰다. 그리고 나머지 손으로 급히 제 뒤에 종이를 숨겨 그것을 구겼다. 설마, 실수일 것이다. 신이 실수를 한 것이야. 신관은 황급히 기름종이를 구겨 통에 꾹꾹 눌러 담았다.


天(왕과 왕세자를 뜻함)



왕과 세자를 뜻하는 하늘 천 자가 나왔으니 어찌 기각하지 않을 일인가. 신관이 마른 땀을 닦으며 성운에게 성명, 나이, 태어난 해의 간지를 적어 올리라 말했다. 원래 이계의 사람에게는 호패를 만들어주지 않는다. 지성에게 뒷돈을 두둑히 챙긴 신관이 이윽고 도장을 크게 찍어준다. 신관이 황급히 성운의 등을 떠밀었다. 성운은 영문도 모르고 떠밀려 나오지만 그것조차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단지 이제 궁으로 들어갈 생각에 신이 났을뿐.

***


"소금을 궁에 매도하러 갈 것이다. 뱃사람들이 오면 배를 타거라."
"예. 상인어른." 


지성의 명령이 떨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뱃사람들이 배를 끌고 왔다. 지성이 먼저 배에 올라타자, 성운과 대휘가 그 뒤를 따랐다. 배는 가로 30척 정도 되는 엄청난 크기였다. 성운이 판자에 앉아 잔잔하게 퍼지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가는 것이다. 재환이를 보러. 해풍이 불자, 각자 자리에 앉은 하얀 두건의 뱃사람들이 커다란 돛을 끌어올렸다. 배는 순풍을 맞으며 수로를 따라 나름대로의 순항을 하였다. 돛이 흔들릴 때마다 정말 질리도록 먹고 자고 기거했던 땅들이 조금씩 멀어졌다. 멀찍한 곳에서는 밑판에 놓인 소금을 확인하기 위해 지성이 일일히 자루를 풀어보고 있었다. 와, 저일도 보통이 아니네. 새삼 성운은 지성이 존경스러웠다.  



"드디어 가는 것인가..."

[김재환/하성운/라이관린/박지훈]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5 | 인스티즈 

 


"형니임...형님 없으면 서운해서 어쩝니까."
"그래, 대휘야. 나는 떠나서 너무 즐겁구나."


   
차갑게 대휘의 투정을 끊은 성운이 장난스레 웃는다. 대휘가 벌써 토라져 소매품에 팔을 넣고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그래도 그동안 나름 정 많이 들 었었는데 아쉽네. 성운이 대휘의 몸을 돌려 등을 토닥이자, 아직은 정에 약한 소년인지 대휘가 조그맣게 훌쩍였다. 우에엥...형님 안 가시면 안돼요...
한참을 울다 지쳐 시진한 대휘가 먼저 볏짚을 덮고 잠을 청했다. 지성도 하루 종일 돌아다녀서 피곤한지 제 두루마기를 덮은 지 일각(십오분)이 지나지 않아 코를 골며 곯아떨어졌다. 오직 성운만 재환을 다시 만날 재회에 설레어 밤잠을 설친다. 새벽밤의 풍경을 음미하며 밤을 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누운 상태로 눈을 끔벅였다. 


"얼른 날이 새기 전에 이것들을 바꾸이."
"거, 알았네. 저들이 깨지 않도록 하세!"



무슨 소리지...? 한참 바다의 절경을 감상하던 중 누군가의 은밀한 밀담이 귀에 파고든다. 괜히 못들을 것을 들었나 싶어 몸을 뒤척인다. 에이, 설마. 괜히 상인들의 말에 끼어들었다 핀잔을 받을까 몸을 사렸다. 다시 제 거적대기를 덮으며 잠을 청하자, 이번에는 상인들이 아예 자루를 지하 계단 아래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들어간 지하계단에서 새 자루를 내왔다. 원래 사람에 대한 의심이 삼엄한 성운이 또 강박증이 도진다. 뭔 헛짓을 하려는 게야....?

"아니야, 너 뭔생각 하는거야. 이 좋은날에."

"아직 아무일도 안 일어났잖아."

  
성운이 고개를 흔들며 잠을 청했다. 부스럭 거리는 소음과 자루를 끄는 소리는 꿈 속에까지 나타나 저를 괴롭혔다. 

[김재환/하성운/라이관린/박지훈]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5 | 인스티즈 

 


"형님, 이거 받으시지요!"

아침이 되자, 대휘는 약간은 부은 듯한 눈으로 제가 마지막 밥을 챙겨주겠다며 봇짐에서 주먹밥을 꺼내주었다. 마지막 선물을 받은 성운이 대휘의 등을 토닥여 주며 이별을 위로했다. 인연이라면 언젠가 또 만날 것이니 너무 서운해 하지 말거라. 


"네 놈을 궁에 몰래 들여보내는 것이 문제로구나."
"원래대로라면 나는 소금을 팔고 다시 궁을 떠나야 한다."

제가 곤란하지 않게끔 알아서 잠행하여 제 동생을 데리고 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진즉, 이건 성운이 하기엔 위험 부담이 너무 크고. 다음 계책으론 무관이나 문관의 옷을 빌려 입궐을 편안히 시도하는 방법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차선책 역시 별로다. 휴우, 지성이 마지막 가는 길에 최대한 성운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터주고자 고민한다. 마지막 방법이 가장 좋긴 한데 친구한테 미안해서 원... 지성이 큰 맘 먹고 성운을 부른다.

"운아."
"아, 예 어른."

주먹밥을 챙기던 성운의 고개가 지성 쪽으로 돌아간다. 정말 제 성격에 맞지 않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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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안에 다니엘이란 내 오랜 벗이있다. 그가 모시고 있는 주인이 옹성우란 자인데 대단한 권세를 쥐고 있네."
'"맘이 여려 밑에서 일하겠다 하면 내치진 않을 것이다."


붓으로 서찰을 쓰는 것을 끝마친 지성이 종이를 구겨 성운의 소맷속에 넣어주었다. 상인 어른 감사합니다. 성운은 몇 번이나 허리를 조아릴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가는 길이 되어서야 성운은 지성이 얼마나 큰 어른이었는지 느낀다. 성운의 가슴이 뛴다.

***



"전하께 서찰을 드리지 않으셨더군요."
관린이 웃으며 말했다.



"아 ..제가 여기 있는 것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신을 싫어하긴 하지만 힘을 좀 빌렸습니다."

관린이 작게 떠듬거리며 말을 꺼냈다. 평소 말을 잘 하지 않는 관린이기에 이렇게 무리해서 말을 하면 늘 목이 아팠다. 미세한 통증에 찌든 이마를 조금 찌푸렸다.

"관린. 저는 안 간다고 몇 번을 말씀을 드렸어요."



역시 이 정도에 넘어간다면 세자가 아니지. 관린은 마지막으로 최후의 보루를 던졌다. 안 넘어올수가 없는 그런 미끼를 

"저하, 지금 세자 저하가 찾으시는 분이 이곳으로 오고 계십니다."

재환의 심드렁했던 눈이 번쩍 뜨인다. 뭐라고? 형이 이 쪽으로 온다고 궁궐쪽으로? 머리를 얻어 맞은 것처럼 멍해진 재환이 급히 뒤를 돌았다. 하지만 어떻게 왜 등의 육하원칙이 머릿속을 매우지만 그 어떤것 하나 명쾌한 해답을 내놓을 수 없었다. 역시나 제 예상대로 미끼를 덥석 물어준 재환을 향해 웃음을 몰래 지었다. 그래요, 그렇게 걸려 주셔야죠 세저 저하. 이제는 거의 사정에 가까운 설득에 지친 관린의 목소리가 걸그렁댔다. 네. 오세요. 세자 저하가 가장 보고 싶어 했던 사람 보셔야죠. 어차피 가진 것도 없이, 그렇다고 딱히 이렇다 할 능력 없이 이 세계를 살아남기는 힘들것이다. 결국엔 제 말을 들을 것이고. 관린은 재환을 잡아 끌었다.


[김재환/하성운/라이관린/박지훈]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5 | 인스티즈 

 



"지금부터 제 말을 잘 들으시옵소서."
"대신들이 모두 주청을 올리며 세자의 폐위를 기다립니다. 오늘이 전하께서 기다리겠다 하신 삼 일 되는 말미의 마지막입니다."




항상 진중하지만 그 날따라 더더욱 그 정도가 심했던 그의 깊은 눈망울이 재환을 담았다. 그 검은 비단같은 눈에 압도되어 재환은 관린의 말 한 자 한 자 경청하게 된다. 관린이 목이 아픈 듯 목을 쓰다듬으며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

"우진 저하를 다시 데리고 올 수 있도록 2년을 주십시오. 제가 원래의 세계로 되돌리는 방법을 갖고 있습니다."
"딱 2년이면 됩니다. 더도 필요 없사옵니다. 전하가 밤마다 생사의 기로를 걷습니다. 시간이 없어요."

'생사의 기로'라고 말을 읊는 관린은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주먹을 다부지게 쥐었다. 


    "도와주신다면 많은 금은보화와 함께 세계를 열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꺼번에 듣는 엄청난 말에 재환은 벼랑 끝에서 떨어진 듯 위태롭게 관린을 주시했다. 무탈하게 일정한 심박수를 유지하던 심장이 흥분한 상태로 뛰어올랐다. 얼굴이 붉어진다. 어떻게 그런 말을 지금에서야 말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저를 세자로 세운 왕의 목적도, 민현의 목적도 그저 정치에 나를 이용하기 위해서였단 말이야? 재환이 화난 얼굴로 관린의 등을 밀자, 관린이 힘 없이 고개를 숙였다. 온갖 잡념들이 섞여 머릿속이 하얘진다. 아연실색한 재환이 한 손으로는 이마를, 한 손으로는 관린의 팔을 붙잡았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멀어지며 이명을 만들고 장면이 흔들리며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럼 누명을 풀 때까지 돌아가지 못한다고? 허,허. 재환이 턱 막히는 숨을 황급히 내쉬었다. 관린 네 놈이 아니면 영영 돌아가지 못하는 것인가. 네 놈 덕에 2년동안 나를 밤낮이고 찾으며 통곡하실 부모님의 곡소리를 어떤 세월로도 보상할 수 없을 텐데...!!왕실에 대한 분노보다 부모님의 걱정이 더 앞선다. 모든 자식이 그렇듯. 엄마, 아빠...재환이 입술을 까드득 물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다. 안한다 거절한다면 영영 돌아갈 수 없을 터,

[김재환/하성운/라이관린/박지훈]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5 | 인스티즈 

 


 "해주겠습니다. 그 놈의 세자."

"왕이 원하는 대로 검술을 익히고 학문을 배우고,"
"....저하."


"누가 봐도 그럼직한 세자 제가 연기 하겠습니다." 




+오늘은 진짜 겁나게 재미없네요...봐 달라고 하기도 뭐한수준...재미없다고 치셔도 할 말 없습니다ㅠㅠ
 제가 수정과정을 많이 거치는데 오늘 조금 귀찮고ㅠ 걍 시놉시스대로만 막 써내려가서..후우..


신탁에 의지하는 씬에선 뭔가 사이비 종교같아서 정신이 약간 힘들어요...왜 이런 개 구린 설정을 했나 싶고 후회스럽지만 
원래 의도는 신이 내린 운명을 바꾸는 방법을 터득하고 제 힘으로 운명을 개척하는 설정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당분간 미래를 재거나 신탁을 올리는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러브라인! 러브라인!

(저는 연재중단을 따로 공지를 하고 올리진 않아요... 일단 제글 봐주시는 분이 적으면 제가 부족하다 생각하고 연중을 하거든요.)〈그렇다고 댓글 강요는 진짜 저럴대 아니에요ㅠㅠ
(5일안에 글이 올라가지 않으면 제가 그냥 일상생활로 돌아갔다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암호닉 명단: 링, 그리고 빙구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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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빙구입니다 ㅠㅠ 성운이가 원래 세자에 올라가야될 존재였던 건가요ㅠㅠ 재환이랑 성은이 얼른 만났으면 좋겠어요ㅠㅠ 마음이 조마조마 하답니다 항상 좋운글써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내통장주인은너
아니에요 독자님 ㅠㅠㅠㅠㅠㅠ항상 부족한 글 덧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2
작가님 전 이글 너무 너무 좋아해요ㅠㅜㅜㅜㅜㅜ이제 다니엘도 등장하네요! 작가님께서 인물들 만들때 진짜 신경쓰셨다는게 오늘도 느껴집니다! 근데 배 안에선 무슨 일이 있던거죠 성운 지성 대휘네가 잘 해결하길 바라요 이래저래 걱정이 너무 많네요ㅠㅜㅜㅜ으어 재환이랑 성운이도 얼른 만났으면 좋겠구...이제 만나는거 맞죠? 만나고 나서는 또 어떻게 사건이 흘러갈지 정말 궁금해요 그리고 브금 너무 너무 좋아요! 잘 읽고 갑니다
6년 전
내통장주인은너
네!! 구상을 애들 캐릭터에 어울리도록 배치를 해놨어요 부디 맘에 드셨으면 합니다ㅠㅠㅠㅠ사실 제가 글을 쓰는 시간도 그렇고 앞으로 글을 더 이어갈지말지 고민이지만 그동안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고맙습니다!! 사실 이제 약간 프롤로그가 끝난거라 다음편에 만나는거 맞아요!! 브금 칭찬도 감사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에요 ^ㅡ^
6년 전
독자3
안녕하세요, 작가님 링 입니다 :)
관린이가 본 지훈이의 운명은 무엇인지, 성운이와 재환이가 과연 만날 수 있을 것인지, 성운이가 밤새 본 것들은 과연 무엇일지, 성운이가 과연 지훈이의 반대 세력에 가서 어떻게 지낼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읽는 내내 궁금한 점들이 정말 많이 생겼어요! 이 또한 하나의 복선이고 앞으로 이 글의 내용을 이끌어 나가주겠죠..? 복선을 넣고 그것을 나타내기가 (어떻게 보면 글의 흐름을 좌우할수도 있는 거라) 어려운 과정일 것 같은데, 작가님께서 그러한 부분을 다 세심하게 설정하고 진행하셔서 글이 더 재밌고 흥미로운 것 같아요! 배경음악도 글과 너무 잘 어울려서 좋아요! (댓글을 수정하다가 실수로 지워서 다시 달아요..!ㅠㅠ) 늘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내통장주인은너
안녕하세요 링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ㅠㅠㅠ 사실 풀어가는 게 제일 힘든 과정인것 같아요 앞으로 우진이의 사건을 위해서라면 캐릭터의 사정을 더 부각시켜야 하기 때문에ㅠㅠㅠㅠ링님 항상 긴 피드백 감사드려요 모바일로 쓰시기 힘드실텐데...그리고 이런말을 하면 속좁다 하실지 모르겠지만 사실 제가 글쓰는 시간에 비해 피드백이 적어서 연중을 고민하고 있읍니다..또 전공과 글쓰기를 병행하려니까 몸이 힘들어서요ㅠㅠ그래서 따로 연중공지를 드리지 않는다 글 속에 미리 공지를 해드렸어요ㅠ.ㅠ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직 봐주시는 독자님들이 계시니까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아보도록 하겠읍니다! 언제나 저한테 힘주셔서 감사해요!
6년 전
비회원109.153
아 왜 이글을 이제서야 봤을까요ㅠㅜㅜㅜㅜㅠㅠㅠㅠ 앞으로 재환이가 어떻게 변화할지 성운이는 궁에 들어가 재환이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ㅜ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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