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너탄X고등학생 전정국의 신혼일기 번외
W.cg뷔쥬얼
"나 왔어."
정국이 퇴근을 하고왔다. 평소같으면 문을열고 나가 정국을 맞이했을테지만
몸살이 나 병가까지 낸 나는 그냥 누워있었다.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정국이 내게 다가왔다.
"왜 그래, 몸 안좋아?"
안색이 좋지 않다며 어디아프냐 다정하게 물어오며 내 이마에 손을 얹지는 정국이의 손이
차가웠지만 따스해 눈물이 났다.
"왜 울어,많이 아파?"
의사가 된 정국이 금새 맥을 짚어보며 초를 재더라.
"그거 가지구 알 수 있겠어..?"
"너 몸이 어떤 상태인지 대략 짐작 정도는..?"
"그래서 어떻다는데...?"
"글쎄..정상범위인데..."
그러곤 양 손을 목 뒤로 넣어 확인을 하는 정국이에 한 숨을 쉬고 정국이의 양손을 내 손으로 내렸다.
"속 안좋아."
"속 안좋아?"
"머리도 어지러워."
"..."
내가 하는 말을 집중해서 듣는 정국이에 말을 이어갔다.
"계속 잠도 와."
그래도 계속 멀뚱멀뚱 쳐다보길래 손을뻗어 침대 옆 협탁에 올려뒀던 것을 정국이 앞에 내밀었다.
"넌 왜. 의사면서 니 마누라 애가진 것도 몰라.."
내가 내민 임신테스트기에 한 번. 내 말에 한 번더 놀란 정국이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길래
푸흐ㅡ하고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오늘. 학교에서 밥먹다 헛구역질이 나오는거야. 어제부터 몸살기는 다분했지..
그래서 병가내고 일찍 병원가서 검사받았어. 7주..래"
"......"
"전정국...?"
아무 말도 안하고 멍하니 나만 보길래
정국이를 불렀다.
"진..짜야?..."
"응?"
"아기...."
"응. 진짜야."
"나 진짜 아빠 된대?"
"응, 너 정말 아빠된대."
정국이가 울 줄은 몰랐는데 훌쩍이면서 계속 되묻는게
귀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고맙기도 했다.
고맙다고 계속 우는 정국이를 토닥이며 달래는데.
완전 아기야,전정국 진짜ㅋㅋ
"이것도 못 먹겠어?"
본격적으로 입덧이 시작되고부터 여간 고생한게 아니였다.
물 조차도 맘대로 못마실만큼 심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그럴 줄 이야...
생수는 비릿한 맛이 느껴져서 보리차만 마시고
음식은 입에도 못댈 정도라 정국이도 옆에서 전전긍긍이었다.
오늘도 퇴근하는 길에 사왔다며 누워있던 나를 식탁으로 데려와
사온 죽을 내 앞에 놓여줬다.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먹어야 하는데..
훅들어오는 죽냄새에 또 다시 속이 울렁거려져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뭐가 미안해..내가 더 미안하지.
딴 거 먹고싶은건 없어?"
"응.."
"큰일이다..뭐라도 먹어야 하는데.."
식탁 아래 있는 내 손을 잡고는 다정하게 물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정국이였다.
결국, 또 물로 입 한번 적시고는 방으로 들어와
누웠다.
먹은게 없으니 축쳐지기만 하는 것 같다.
"정국아, 밥 챙겨먹어."
뒤따라 들어와선 계속 내 옆에만 있기에
저녁을 챙겨먹으라고 했다.
내가 못 먹기 시작한 이후로 정국이도 거의 집에선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너 이러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밥을 먹어.."
"나는..그렇다 쳐도,
넌 먹어야지..같이 굶는다고 해결될 일도 아닌데...
내가 미안해서 그래..응?"
"너 이렇게 고생하는거 우리 동글이 때문인데,
너만 힘들어하면 내가 더 미안하지. 나 괜찮으니깐..신경쓰지마"
아기태명은 동글이라고 지었다.
첫 초음파 검사때 아기가 너무 동글동글하다고 의사선생님이 그러셔서
태명을 동글이로 짓기로 정국이와 결정했었다.
결국은 정국이도 나도 같이 저녁을 굶게 되었다.
"이따, 오후에 병원한 번 들려, 강쌤한테 얘기 해둘게.
영양제라도 한 대 맞자."
정국이 일하는 병원의 산부인과를 다니기에 내 담당 선생님께선
정국이와 직장 동료분이시다.
정국인 올때 전화하란 말을 남기고는 출근을 했다.
나는 학교에 휴직기를 내놓은 상태다.
입덧이 너무도 심해지는 바람에 당분간은 집에서 쉬기로 결정했다.
정국이가 나간 후에도 당연하듯 침대로 가 누웠다.
몸에 힘이 쭉 빠지는게 하루종일 잠만 쏟아지는 기분이었다.
"어, 병원 앞이야."
[알겠어. 바로갈게]
정국이 말대로 4시쯔음 병원으로 갔다.
바로 앞으로 오겠다던 정국이 뛰어 왔는지 3분도 안지나서 오더라.
급히 온 것인지, 의사가운을 입은채로 말이다.
"혼자 가도 되는데.."
"안돼, 너 어떤지 나도 들어야하고.."
정국이가 미리 말을 해놓은 탓에 얼마 안기다리고 진료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어,정쌤. 어서와요, 탄소씨."
진료실 의자에 앉았다.
"먹질 못한다면서요,전쌤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던데.."
"아...네"
의사쌤의 말에 부끄러워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 포도당수액 맞힐꺼죠? 가능하면 비타민도 추가해줘요.
요즘 독감 유행이라서.."
"어우..사랑꾼 납시셨네, 알아서 제가 좋은 걸로 해드리겠습니다..ㅎㅎ
수액실로 안내해줘요."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수액실로 가는데 정국이도 따라와서
일보러 안가보냐 물으니 오후 스케쥴을 마쳤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오후에 오라고 한 거라고...
"야,정국아"
수액을 누워서 맞으면서 앉아있는 정국이를 불렀다.
"응, 왜?"
책을 보던 정국이 나를 쳐다보았다.
"갑자기 우리 고등학생때 생각나서.
그때는, 내가 막 임신하고, 입덧이런거 막 하게되고 그럴 줄 몰랐는데.."
"그때 김탄소 진짜 잘 먹었는데.
살도 포동포동 찌고"
"ㅋㅋㅋㅋㅡㅡ 먹을 꺼 얘기 하지마.
속 안좋아질려 그래.."
"에휴...언제 우리 돼지 다시 돼지 만드냐..."
그러면서도 이러고 있는 내가 안쓰러운지
바늘이 꽂힌 내 손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는 정국이였다.
그 이후에도 몇 번은 수액을 맞았다.
끝이 없을 것 같던 입덧기간이 끝나갈 무렵에
"정국아, 전정국"
"왜..?"
새벽에 양꼬치가 너무 먹고싶어서
자는 정국이를 깨웠다.
"나 양꼬치 먹고싶어...."
잠을 못 깨는 정국이기에 미안해져서
내일 사먹자고 엄청 먹고싶은건 아니라고 하니깐.
기다리고 있어라고 하면서 일어나 눈도 제대로 못뜨고 옷을 챙기러 가는 정국이였다.
"소스는, 뭐할까?"
"소금만...ㅎ"
기다리라고 하곤 양꼬치를 사러 나갔고
나는 폰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흘렀을까 정국이 사왔다며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
"왜뛰어와. 누가 쫒아왔어?"
"아니, 식을까봐. 얼른 먹어"
식을까봐 뛰어왔다는 정국이에 고맙다 하고는
얼른 먹었다.
양꼬치를 좋아하던 내가 아니였는데
임신하면 안먹고 싶은게 먹고싶다더니.. 틀린말이 아니었구나 싶었다.
"맛있어?"
"응. 너도 먹어, 너 양꼬치 좋아하잖아."
"아냐, 너 많이 먹어."
결국 정국이가 사온 양꼬치는 내가 다 먹었다.
먹으라고, 입 앞까지 들이밀어도 한사코 괜찮다고 하는 바람에..
오랜만에 이렇게 맛있게 먹으니 살 것같았다! 딱 그 표현이 맞았다.
그 뒤로도 정국이는 새벽에 식욕이 폭발하는 나때문에 밤에 잠깨는 날이 수두룩했더래다.
한 날은 미안해서 내가 몰래나갔다오다 정국이에게 걸려 된통 혼이 나기도 했다.
꼭 자기 깨우라는 약속까지 하고서야
사온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동글이는 9개월이 되었고
이젠 숨이 벅차는 걸 넘어서 편해졌다.
출산이 가까워지면 그렇다고 했다.
"정국아, 나 잠깐만 도와줘"
"자기야, 이거 봐. 동글이 그렸어."
동글이 초음파사진을 보고 따라 그렸다며 내게 스케치북을 들고 뛰어오는
정국이를 보고 한숨을 푹 쉬었다.
"여보, 나 좀 일으켜주라고..."
내 말에 아!하면서 그제서야 침대에서 나를 일으켜 주기에 내가 픽ㅡ하고 웃으며
정국이를 쳐다보니 그림 똑같지 않냐고 물어본다.
기승전 그림이다.
제딴에는 칭찬 받고싶어 그런다는 걸 알기에
불편한 몸으로 바로 앉아 그림과 사진을 비교하면서 똑같다고 칭찬해주었다.
"맞지? 똑같지? 다음에 동글이한테 보여줘야겠다."
"푸흐..그래."
"왜그래? 배아파?"
막달이 되면 가진통이 오는데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배뭉침이 더 잦아지고
가진통도 자주왔다.
금방도 알 수없는 통증에 배를잡고 인상을 찡그리니 정국이 더 당황해서는
표정을 굳히고 내 상태를 살폈다.
"괜찮아, 갑자기 아파서.."
배는 괜찮아졌지만, 출산이 다가올수록 심리적으로 불안함은 커져만 갔다.
금방도 통증을 느끼고 나니, 불안감이 더 커져서인지
쉽사리 굳은표정이 풀어지지 않았다.
"정국아..근데 나 무서워...."
"아기 낳는거. 너무 무서워"
결국은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쪽팔리는 일인거 아는데 기댈사람이 정국이 밖에 없어서인지..
괜찮다,괜찮다 혼자 다짐하던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지니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내 눈물에 정국이도 처음엔 당황해 어...탄소야..그러더니 이내 나를 자신의 품에 안고
일정한 토닥임으로 나를 달래주었다.
정국이의 품에서 한참을 엉엉 울어낸 다음에야
울음을 그칠 수 있었다.
"으유...애기야. 많이 무서웠어?
잘할 수 있다고 씩씩하게 굴더니... 눈가 발개졌다."
"아...뭐.."
하면서 눈을 비비니 그러면 안된다고 손을 끌어내렸다.
"전동글, 엄마 무섭다니깐 빨리 나와야한다. 엄마 덜 아프게.
속섞이면 나오자마자 아빠한테 혼날 줄 알아, 알았어?"
짐짓 정국이 엄한 표정으로 배에대고 경고아닌 경고를 하는데
그게 웃겨서 또 막 웃으니깐
울다 웃으면 안된다면서 막 기분을 풀어주려 애썼다.
"정국아..하...정국아..."
올 날이 온 것 같다는 느낌을 단번에 받았다.
자다가 엄청난 고통에 눈을 떴다.
반사적으로 얼굴이 찡그려지고 1분도 지나지 않아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자고있는 정국이를 흔들어 깨웠다.
"왜그래..탄소야..배아파?"
평소엔 잘 깨지 못하던 정국이도 다급한 내 목소리에 정신이 확 드는건지
급히 일어나 불을켜고 내 상태를 살폈다.
"병원...병원...."
"어..잠깐만. 병원가자..잠깐만"
정국이도 당황해서는 어쩔 줄 몰라하더라.
그래서 짐가방 저기 놔뒀다고 짐가방챙겨서 바로가자 그러니
곧바로 짐가방을 가지고 와 나를 곧바로 안아들고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흑...윽.....하....윽......."
진통은 생각보다 길어졌다.
지칠때로 지쳤지만 내가 지치면 아기가 위험할 수 있다고 하기에
있는 힘껏 정신을 놓지 않으려 애썼다.
"...."
난산에 내가 지쳐하자 정국인 그런 내 모습을 보는걸 힘들어했다.
처음엔 옆에서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손도 잡아주던 정국이
시간이 흐를수록 내 눈을 못마주치더라.
아픈와중에도 그런 정국이가 신경이 쓰여 괜찮다고, 나 괜찮다고 계속 말해도
정국인 미안하다는 말 밖엔 못하였다.
10시간이 넘는 진통끝에 분만실로 이동했고
아기 머리가 보인다는 말을 끝으로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줬을까,
아기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고생했어요, 예쁜 공주님이네요."
그제서야 눈물과 안도를 다 쏟을 수 있었다.
숨을 몰아쉬며 탯줄을 자르는 정국이를 지켜봤다.
"고생했어..고마워....진짜 예쁘다..우리애기.."
정국인 나보다 더 많이 울더라.
펑펑 울어내는 정국이를 보다 나도 더 울컥해 펑펑 울었다.
오늘은, 잊지못할 동글이와의 첫만남이었다.
3년 후.
"유주야, 유주는 엄마가 좋아요? 아빠가 좋아요?"
"음...어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정국 표정봐. 유주야 엄마가 더 좋아?
오구 내새끼~ 배아파 낳은 보람이 있네!"
일요일 오후.
유주를 데리고 근처 공원에 산책하러 나왔다.
유주를 가운데 두고 유주의 손을 한 손씩 잡은 우리는 햇살 따뜻한 5월의 봄내음을
만끽하고 있었다.
"전유주, 실망이다.
아빠가 맨날 장난감 사줬는데..
아빠가 엄마 몰래 초콜릿도 줬잖ㅇ...!!"
"야, 너 유주한테 초콜릿 줬어?
내가 안된다고 했잖아ㅡㅡ"
전정국의 철없는 행동에 순간 열이 오르는 기분을 느꼈다.
"아, 하나줬어.하나.
자기야, 인생 그렇게 각박하게 사는거 아니야"
"뭐? 각박? 너 진짜 각박이 뭔지 느껴볼래?"
"아! 어망 아빵 따우디마!"
"흠..즌증극 집에서 보자..."
"유주야, 엄마 아빠랑 싸우는거 아니야, 아빠가 잘못한게 있어서
혼나고 있는거야.
유주도 잘못한거 있으면 엄마한테 혼나지? 그런것 처럼"
"쪽팔리게 왜 혼나는 거라고 그래.. 유주가 나를 뭐라고 생각하겠어.."
"그럼 잘 하던가ㅡㅡ"
"참나ㅡㅡ 유주야 엄마 완전 나쁘다.
악당이야, 엄마를 물리쳐라 빵야빵야"
이젠 유주를 안고서는 유주팔로 나를 툭툭 때리기까지 한다.
"어쭈? 오늘 해보자는거냐?"
"아! 어망아빵 유티해.
유주 내려줘!"
유주의 당찬 말에 정국이랑 나랑 둘다 뻥져서는
유주야 미안..그랬다.
정국이가 유주를 다시 내려주고는
유주 손을 잡고 걸었다.
"야, 김탄소."
"왜?"
"화해하자고ㅋㅋ"
"생각해보고"
"뭐?ㅋㅋ"
"ㅋㅋㅋㅋ생각해본다구."
"참나..ㅋ"
"전정국"
"왜?"
"사랑한다고, 많이."
5월의 봄날처럼 우리가족 앞으로도
따뜻한 일들만 가득하자.
"김탄소."
"나도. 좋아한다고"
"치..."
변함없이 우리는.
서로의 사랑고백에 수줍어 좋아할 줄아는
변함없는 우리였다.
"어망아빵 유주느은"
"우리 유주를 엄마아빠는 제일 사랑하지~"
"유주야, 오랜만에 하나 둘 셋 점프 해줄까?"
"으응! 유주 점프!!"
"하나, 둘, 셋. 점프"
햇살 가득한 공원에 저 멀리서 보이는
한 남자와 여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예쁘게 만들었다.
1년이 지나도,10년이 지나도
그 울타리는 변치않을 두사람의 사랑과 그 사랑의 결실로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여려분.....
저 오늘 연재하는거요..... 인간승리 한 번 했습니다..
노트북의 문제인건지....백스페이스 한 번 누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