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짝사랑 시점
"...."
"...."
'뭐냐고 이 어색함은!!'
불과 몇분 전 점심을 같이 먹으러 가자던 아이가
한 마디도 하지를 않아서 굉장히 어색한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였다
대화를 시도해보려고 말을 걸어도
"오늘 점심 별로다 그치"
"응 그러게"
"아 다음시간 수학이야 난 수학 별로 안좋아하는데 너는?"
"딱히"
대화에 이어짐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그런 장면이 계속해서 연출되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어서 빨리 이 상황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먹는 속도를 올림과 동시에 원래 같이 밥을 먹던 김동한이 너무나도 보고싶어졌다
......이러다가 체하겠다 정말
"벚꽃 좋아해?"
내가 열심히 질문을 해도 단답만 하던,
고양이 같은 그 아이가 내게 물어왔다
"응? 벚꽃?"
"아니 아까 수업시간에 계속 쳐다 보길래"
잠깐동안 내가 그렇게 계속 보고 있었나싶었지만 이내 그아이의 질문이 삼켜지기라도 할까 얼른 대답했다.
"응 좋아해 분홍분홍한게 예뻐서"
"닮았어"
"뭐가?"
"너랑 벚꽃이랑"
"...."
"분홍분홍해"
점심을 다 먹고 올라가던 중 밴드부 연습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다는 그 아이-알고보니 밴드부 보컬이였다-를 보내고 반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봄처럼 어딘가 나른하기도 여름날의 바다처럼 시원하기도하던 그 아이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서 맴돌았다
'닮았어'
'너랑 벚꽃이랑'
'분홍분홍해'
다시 생각해보면 굉장히 이질적이였다
너무 시원해서 파란색일 것 만 같은 그 아이의 목소리는
분홍빛 그 자체였으니까
***
그날 이후로 용국은-앞으로 서로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 종종 나의 밥친구가 되었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용국은 낯을 엄청 가린다고 했다.
자기도 왜 그날 너한테 밥을 같이 먹자고 했는지 모르겠다며 자기 때문에 내가 불편해하는게 보여서 미안했다고
"용국아 여주야 잠깐 교무실로 좀 올래?"
쉬는시간에 우리를 부르시는 선생님의 말씀에 나와 용국은 함께 교무실로 향했다.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종이를 하나 보여주시면서 우리에게 교내 중국어 스피치 대회를 나가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셨다. 보통 이렇게 불러서까지 무언가를 권유하시는 선생님은 아니셨기에 나뿐만 아니라 용국이 역시 적잖이 놀란 모양이였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반 담임 선생님의 담당과목은 중국어였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반에서 이 대회를 나간다고 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수 많은 학생들 중 우리에게 부탁한 이유는 그저 성적이였는데 중국에서 온 용국의 경우 말할것도 없었고 나 같은 경우는 한 때 중드에 미쳐서 중국어가 트인 경우였다
"그러면 선생님이 명단에 여주랑 용국이 올려 놓을게 대회 날짜는 두달 정도 남았으니까 넉넉할거야 선생님이 너네 덕분에 살았어 고맙다"
선생님의 너무나 간곡한 부탁에 우리는 못 이기듯이 알았다고 답하고 교무실을 나왔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아니, 사실 안 괜찮았다.
내가 다른 건 다 가능해도 유일하게 잘 되지 않는 것이 남들 앞에서 무언가 말하는 거였다. 1:1은 가능해도 1:다수는 정말 불가능한 일이였다
이런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 용국의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여주야"
"응...아 스피치라니 멘탈 나갈 것 같다"
"걱정 안해도 돼"
"잘 될거라니 그런 뻔한 말은 하지말아줘 나 발표 진짜 잘 못해.. 아 지금이라도 가서 못 한다고 해야하나"
"나 믿어봐 내가 생기부에 수상내역 하나 더 추가해줄테니까"
꽤나 비장하게 이야기하는 용국의 목소리에 웃음이 나왔지만 그렇게 웃어넘기기에는 너무나 진지해보여서
나는 그 아이를 믿어보기로했다
작가의 말 |
안녕하세요. 전지적 조이풀 시점입니다. 제대로 된 첫 인사는 이번이 처음이네요! 앞으로 전짝시를 독자님과 함께하게 되어 굉장히 기쁩니다! 실은 제가 글을 쓰는 속도가 굉장히 느려요 그래도 최대한 보시는데 불편함 없게끔 연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제가 캐해석이 잘 될 때도 있고 잘 안될 때도 있어서 가끔(사실은 자주) 캐붕이 올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하하 캐붕이다 싶을 땐 언제든지 댓글로 둥글게 알려주세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