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프로듀서의 아내로 산다는 것
W.cg뷔쥬얼
예정일은 코 앞으로 다가왔고, 윤기는 회사와 조율을 해서 늘 내 옆에 있어주고 있다. 출산예정일이 다가올수록 심리적으로 불안한 감정선이 뚜렷해짐에 잘 웃지도 못하고 조금만 슬픈영화를 봐도 어느샌가 눈물을 뚝뚝 흘리는 내가 되어버렸다. 첫임신이다보니 아는게 없던 우리 인지라 배가 아팠을때 진통인줄 알고 병원에 급히 갔더니 진진통이 아니라고 가진통이라고 하는데, 출산일까지 잦을꺼라 했다. 진통이 오면 진통주기를 측정해야 하기에 윤기 폰의 진통측정기 어플은 상시대기조가 되었다.
“윤기야, 체크”
미세하게라도 아픔이 느껴지면, 곧 윤기에게 일렀고, 그럼 윤기는 곧바로 시간을 측정했다.
“40초, 앞에도 40초였고. 주기가 일정하진 않다...아까보다 더 아픈거 같아?”
“아니..똑같아, 가진통인가..?”
진진통의 경우 주기가 일정하고 갈수록 더 아파온다고 들었다. 반면 가진통의 경우 주기도 듬성듬성, 통증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임신초기에 입덧이 끝나면, 편해지겠지 했던 나의 안일한 생각은 처절하게 무너졌다. 중기부턴 배뭉침에, 막달이 되면 가진통때문에 심리적으로 지치게 된다는 말을 몸소 이해하겠다.
“도담아, 나올 생각이 없어?..”
부푼배를 쓰다듬으며 도담이에게 물었다.
그렇게 잘하던 발길질도 이젠 잘 하지 않는다.마지막 초음파 검사를 했을 때, 도담이 머리가 이제 아래로 향해있다고, 도담이도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있다 들었다.
그래서인지 조용하네.
"아,맞다. 그...도담이 이름..지었는데."
"이름? 뭔데,뭔데!"
"민...유찬.."
"유찬?"
"부드러울 유에, 빛날 찬.
도담이가, 따뜻한 사람이길 바래,
세상을 유하게 바라보며 도담이가 선택한 환경에서 빛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나는"
연애할때도, 결혼해서도
그리고 도담이를 가지고 나서 우린 자식에 대한 가치관에 대해
서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 적들이 몇 번 있었다.
윤기는 늘, 우리의 아이를 사랑을 줄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었다.
사랑의 의미보다,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나도 이에 늘 동의했다.
어떠한 것이든, 강요가 아닌.
그것의 참 뜻을 아이가 스스로 깨닫게끔 조력자 역할을 하는 부모가 되자고 말이다.
"그 이름은.
도담이 태어나는 날.
도담이 보고서 불러주자."
이름은 태어난 도담이를 마주보고 안으며 불러주고 싶었다.
윤기가 고심끝에 지어준 도담이가 세상에서 불려질 이름.
"진통은? 오는 것 같아?"
신호가 걸려 차가 멈춰서자 곧바로 윤기가 내게 물어왔다.
머릿속이 백지장 상태인 나는.
사실 잘 모르겠다. 아픈건지 아닌지도.
"모르겠어..."
만약 진통이 오지않는데 양수만 터진거면
유도분만을 해야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기에
더 심란하게만 느껴졌다.
"잘 할 수 있어. 잘 할 수 있으니깐,
너무 겁먹지 말고.
침착하게 해보자,같이. 알겠지?"
이 순간만큼 윤기가 든든하게 느껴진 적은
없었던거 같다.
가장 두려운 일이 눈 앞에 다가왔지만,
혼자가 아니라 손잡아 줄 윤기가 있기에 조금씩 침착해졌다.
병원에 들어가서 의사선생님을 뵙고
상황설명을 들었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다.
"음..네, 양수가 터진게 맞아요.
내진 해야할 것 같아요"
며칠 전 내진검사를 받아보긴 했었다.
내진검사는 산모들이 꺼려하는 검사 중 하나라고 듣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는데
상상 이상이였다.
울상이 되어 손가락만 만지작 거리니 윤기가 손을 잡아주었다.
"무서우면 같이 들어갈까?
너 그 검사 무섭다고 그랬잖아."
"아냐..괜찮아."
윤기가 옆에 있으면 왠지 더 어리광 부리게 될 것 같아서
혼자 하겠다고 했다.
곧 내이름이 불렸고 검사를 받았다.
자궁문이 열리지 않았고, 유도분만을 해야한다고 했다.
입원실로 올라가 수액과 촉진제를 맞았다.
시간이 갈수록 나는 조금 담담해졌는데, 되려 윤기가 안절부절 못했다.
수액이 들어감에 따라, 자꾸만 수액을 쳐다봤다가
나를 쳐다봤다가 부푼배를 쓰다듬었다를 반복하는 윤기였다.
출산의 과정에는 이 아픈 내진을 몇 번을 반복해야 하는건지...
또 내진을 해야한다고 했다.
"괜찮아..괜찮아, 잘하고 있다.."
여전히 적응안되는 내진에 내가 인상을 찡그리며 윤기가 잡고있는 내 손에 힘을 꼭
주자 윤기가 그런 나를 다독였다.
눈물이 찔끔 흘러나와 눈가가 촉촉해짐에
내진이 끝나고 조금씩 본격적인 시작이 될 것 같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진통의 간격도 좁아지고 강해졌다.
윤기는 새벽에 깨 피곤할 법도 한데 그런 기색하나 내지 않고 옆에 있어주었다.
적당한 악력으로 손마사지를 해주고, 간간히 물을 먹여주고.
힘든 진통시간들을 정말 함께 해주었다.
"산모님, 힘 주셔야 해요."
그렇게 꽤 오랜시간의 진통끝에 분만실로 이동했다.
"흐윽....윽....하...."
여름도 아닌데 불구하고 땀은 억수같이 흐르고
정신을 놓으면 잃을 것만 같았다.
"더는..못..하겠...어요, 진짜...하....
제발...살려주세요..."
눈물범벅이 되어서는 도와주는 간호사분의 팔을 붙잡고
애원하듯 말했다.
"미안해...미안해"
윤기는 힘들어하는 나를 보고 울컥한 것이지
미안하다고 같이 울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는 의사선생님의 말과 지시에 따라
힘을 줄때면, 윤기가 내 어깨를 잡아 위로 받쳐주었다.
그렇게 몇 번을 울며 젖먹던 힘까지 짜여낸 끝에
도담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축하합니다, 건강한 아들이네요"
"고생했어, 진짜...
고마워..고마워...."
의사선생님이 탯줄을 잘라야한다고 재촉하기 전까지 윤기는 도담이도 보지않고
힘들어 쌕쌕 가뿐 숨을 내쉬는 나를 끌어안고
고맙다고만 계속 반복했다.
결국 내가 우리 도담이도 봐 하고 나서야 윤기는 도담이한테로
시선을 돌렸다.
윤기가 탯줄을 자르는 순간부터 도담이를 품에 안는 순간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눈에 담았다.
가장 힘든순간이었지만, 가장 벅찬 순간이기도 했다.
"도담이래, 탄소야"
윤기품에 안겨 윤기의 옷자락을 살며시 잡는 도담이에 윤기가 또 한번 울컥한건지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는 내 품에 도담이를 건네주었다.
"유찬아, 엄마야."
윤기가 지은,
앞으로 이 아이가 불려질 이름을
처음으로 불러보았다.
손가락을 잡는 내 엄지손을 꼭 쥐는 유찬이를 보고
다짐했다.
지켜주겠다고.
나와 유찬이를 번갈아보는 윤기와 눈이 마주쳤다.
눈물 가득한 채 나를 보는 윤기와 나는 무언의 다짐을 했다.
이 아이에게 좋은 울타리가, 나무가, 그늘이 되어주자고.
오늘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세상에 나온 우리의 천사와 마주한 날이었다.
으하...아가를 낳아본 적없는 저는
인터넷을 뒤적거리며 막...썼네요.....
대한민국 어머님들 존경합니다........ (하투)
여러분...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ㅠㅠ더 일찍 오려했는데ㅜㅜ
오늘 눈코뜰새없이 바빠가지구...
진짜 집에오자마자 부랴부랴 노트북에 앉았네요..
연휴가 연휴가 아닌줄 알았어요,....내일은 프리다!!ㅎㅎ
이번주 안에 한 번 더 올게요!
다음편이 이제 막화가 될 것 같아요
처음부터 이 글은 아기 낳는 걸 기준으로 끝내야지라고 생각했었었구..
원래는 아가낳는 날을 이제 끝해야지 했는데 육아를 보고싶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번외식처럼 그렇게 넣으려고해요...ㅎ
정말 제가 다시 읽기 민망하고 쪽팔릴 정도로ㅠㅠ
부끄러운 글...늘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정말.......썰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썼지만
단 한 순간도 대충써야지 한 적은 없었어요!ㅎㅎ
그 마음만 전하구.....새해복 많이 받으시구! 올해도 행복한 일들만 가득합시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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