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지막 날, 결국 너는 내게 이별을 고했다.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너를 보고도 끝내 손을 뻗을 수 없었다. '가지마.' 입 안에서 웅웅대는 마지막 한 마디가 끝내
퍼져 나오지 못한 채 꿀꺽 삼켰다. 이를 악 물고 울음을 참았다.
버텼다.
안쓰럽게 나를 내려 보는 너의 눈길이 멎고 발걸음 소리가 이내 내 곁을 머무르다 점점 멀어졌다.
아직도 연기가 솔솔 피어나는 커피잔의 손잡이를 더듬었다. "아―." 짧은 탄식이 흘렀다.
너와 나 사이에 존재하던 마지막 인연의 끈이 싹둑 잘린 날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