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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마침표 전체글ll조회 932l 1

 

 

 

 "미쳤냐?"

 

 

축구부 경쟁률 생각보다 쎄던데 잘 신청하고 왔냐는 물음에 나…미술부 신청했어. 라고 답하자마자 이홍빈이 놀랐는지 눈을 한번 크게 떴다가 이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네가 생각해도 내가 미친 놈인 것 같지. 아무 말 안하고 가만히 서있자 이홍빈이 어깨에 팔을 걸치더니 제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더니 말도 안되는 장난은 그만 치라며 진짜 속을뻔 했다고 중얼거린다. 근데, 장난 아니고 진짜라니까 홍빈아.

 

이홍빈이 저렇게 말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나는 미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하는 건 아니고 딱히 좋아할 이유가 없을 뿐더러 잘 그리지도 못하는 편이라서. 

여지껏 나와 미술의 접점은 없었다. 체육이라면 모를까. 나는 초등학교때부터 다른 여느 남자애들처럼 점심시간이면 운동장에 뛰어나가 축구하는 것을 즐겼다. 그러다 체육선생님 눈에 띄어 5학년때 처음 '축구부'에 들어간 이후로 자연스럽게 중학교때도 축구를 했고,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그럴 생각이였다. 그런데 그런 내가 미술부에 들었다. 축구부에 들지 못해서가 아니라 미술부에 가면 너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단지 그 이유 하나 때문이였다.

   

 

 

 

봄을 그리다. 上

W.마침표

 

 

 

 

 학교는 무미건조했다. 이홍빈이랑 같은 반이여서 나쁘진 않았고, 또 운동장이 넓어서 축구하기 딱이였고 그게 끝이였다. 눈깜짝할 새 4교시가 끝나고 점심시간에 꽤나 친해진 녀석들과 어울려 밥을 먹었다. 다시 계속 수업을 하고 청소를 하고 또 밥을 먹고 야자를 하고 끝나겠지. 아 재미없다. 3년이나 이렇게 지내야한다니. 매점가자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학교나 둘러볼까 하는 마음에 B동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학교가 넓네. 휴게실도 있고 그 뒤는 … 안쓰는 교실인가? 복도에는 낡은 소파와 책걸상들이 놓여있었다. 아직 5교시 시작하려면 30분이나 남았으니까 여기서 시간 좀 때우다 갈까. 아니 그냥 수업듣지 말아버릴까. 외진 곳이라 그런지 오가는 사람도 없고.

 생각보다 깨끗한 소파에 푹 눌러앉았다.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흥얼 거리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고 창 너머 교실을 바라보았다. 비어있는 줄 알았던 교실에서 누군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여기가 미술실은 아닌 것 같은데 … 점심시간에도 그림그리는 걸 보니 미술 특기생인가보다 싶었다. 그렇게 계속 네 뒷모습만 바라보다 나는 다시 교실로 돌아갔다. 

 

이상했다. 이상하게 자꾸 네 뒷모습이 아른거렸다. 노랫 소리는 귓가에 맴돌아 멈추지 않았다. 너는 그 날 하루 종일 나를 괴롭히고선 그것도 모자랐는지 주말에도 날 가만두지 않았다. 월요일 점심시간, 나는 무언가에 홀린 것 처럼 또 몰래 네 뒤에서 너를 바라보았다. 그냥 왠지 모르게 좋았다. 그러다 화요일엔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이제 다신 오지말자 오늘이 마지막이다 라며 다짐을 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그 날엔, 처음으로 너의 옆모습을 마주했다. 귀여운 얼굴이였다. 살짝 보인 넥타이가 파란색인 걸 보니 2학년인 듯 싶었다. 

― 혹여나 네가 나를 봤을까봐 서둘러 상체를 숙였다. 그리고 속으론 내 자신을 한번 더 원망했다. 왜, 도대체 왜 남자가 그림 그리고 있는게 뭐가 좋아서 뒤에서 몰래 쳐 보고있냐 라고. 몇번이고 스스로에게 되물었지만 답은 찾을 수 없었다. 근데, 진짜 날 봤으면 어떡하지. 쪽팔린데. 혼자서 별별 상상을 하고 있는데,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또 노래를 흥얼거렸다. 다행이도 못 본 듯했다.   

 

무슨 병이라도 걸린걸까. 이제 네 얼굴까지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오기 전 했던 다짐은 아마 지켜지지 않을 듯 싶다.

 

 

 

 

수요일 오전부터 아이들은 바빴다. 동아리 신청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반장이 동아리 목록이라면서 유인물을 나눠주었다. 오디션보는 동아리를 제외하고는 저한테 와서 꼭 신청하고 가라는 말을 하면서. 어짜피 축구할건데, 뭐 볼 필요있나 싶어 위쪽에 적혀있는 축구부 관련 내용만 읽고 구겨서 이홍빈한테 던져버리려 했었다. 홍빈이 놀리는건 재밌으니까.  

 

 

"와 진짜 할거없다"

"그러게. 미술부 이런덴 진짜 하기 싫은데―"

 

 

뒤쪽에 앉은 여자애들이 중얼거렸다. 미술부? 서둘러 구겨진 종이를 펼쳤다. 축구부,농구부… 그리고 맨 끝에 미술부. 각 반 별 최대 2명모집. B동(후관) 4층 제1미술실. 담당교사 : 정택운(1-2학년 미술)  '미술'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다시 네가 떠올라 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기 시작했다. 미술부에 들어가면 동아리시간에도 너를 볼 수 있을까. 볼수 있겠지? 하긴, 매일같이 그림 그리는 사람이 미술부가 아닐리가 없지. 딱히 하려는 애들도 없는 것 같은데 한번 신청…해봐? 

 

멍하니 앉아있는데, 종이울렸고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이홍빈이 다가왔다. 바로 농구부 오디션 보러간다며 '너도 잘 하고와'라는 말을 남긴채 녀석은 내 어깨를 툭툭치고 가버렸다. 그 덕에 정신이 들어 에라, 모르겠다 그냥 일단 저지르고 보자 싶어 반장에게 미술부 신청을 해 두고 그렇게 다가 올 동아리 시간만을 기다렸다. 홀가분했다. 축구야 뭐 반애들이랑 하면 되니까 라고 내 자신을 합리화 시켰다. 지금 내게 중요한건 축구가 아니였으니까. 

 

점심을 먹은 뒤, 매점에서 빵과 우유등을 사 언제나 처럼의 그 곳이 아닌 강당으로 향했다. 아쉽긴 했지만 미술부에 든다면 5교시부터 쭉 널 볼수 있을테니 오늘 하루만은 점심까지 거르며 오디션을 치룬 이홍빈을 위해 할애하기로 했다. 1층에서 몇몇 아이들과 모여 놀고 있는 녀석이 보였다. 한산한 걸 보니 오디션은 끝난 듯 했다.

 

 

 

"야, 이홍빈 붙었어?"

"당연하지 너는? 너도 붙었지? 너네 경쟁률 장난 아니더라"

"홍빈아 나 그게 … 어…"

"에이 설마 떨어졌어?"

 

 

 

이홍빈을 불렀다. 가까이 다가오자 땀냄새가 느껴졌다. 얼마나 운동을 했길래 벌써부터 땀을 흘리고 그러냐. 농구야 워낙 잘하니까, 합격했겠지. 기쁜마음에 축하해주려고 입을 떼려는 순간 되돌아오는 이홍빈의 물음에 놀라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이홍빈은 당연히 내가 축구부에 들어갈거라고 생각했겠구나. 그래서 저렇게 물어보는거고.

후회했다. 괜히 왔나 싶었다.  뜬금없이 '미술부'에 들었다는걸 말하기가 곤란했기 때문이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왜 들어갔냐고 물어볼까봐. 그림에 소질없는거 쟤도 아는데, 이름도 모르는 어떤 '형' 때문에 그 형이 보고싶어서 신청했다고 말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머뭇거리는 나를 보더니 이홍빈이 장난을 치며 또 다시 말을 걸어왔다. 축구부 오디션을 봤으면 설마 내가 떨어졌겠냐 당연히 붙었겠지. 문제는 그게아니고 … 아, 몰라. 

 

 

 

"나… 미술부 신청했어." 

"미쳤냐?"  

"……."  

"야, 장난그만해 진짜 속을뻔 했네."

 

 

 

진짜라고 몇번이고 말을 해도 절대 안속는다며 이홍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만 했다. 난 사실대로 말했으니까 멋대로 생각하라지 뭐. 제 왼팔을 내 어깨에 걸고있던 녀석의 손에 봉지를 쥐어주었다. 그러자 녀석은 봉지를 받아들곤 몇번 요란스럽게 뒤척였다. 웃으며 잘 먹을게 라고하더니  갑자기 나를 안았고, 나는 그게 징그러워서 밀어냈다. 어짜피 5-6교시가 동아리인데 오디션에 합격한 홍빈이는 강당에 계속 남아 있을테고 나는 이제 너를 만나러가야지. 미술실이 어디였더라.  

   

 

 

 

 

 

 

안녕하세요 마침표입니다 ! 원식이의 사랑앓이가 시작됐어요 ()

PS. 미술 선생님 별명이 그림지옥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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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오 느낌 좋아요♥ 이런 소설 너무 좋네요ㅠㅠㅠ 빨리 다음편..다음편.. ㅠㅠㅠ
10년 전
마침표
감사합니다♥ 얼른 써올게요!
10년 전
독자2
그림지옥ㅋㅋㅋㅋㅋㅋㅋ ㅇㅏ 재환이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막 간질간질 해요ㅠㅁㅠ! 학원물인데도 분위기가 포근하니 좋네요 잘읽었어요!♡
10년 전
마침표
미술선생님은 역시 정택운이죠^_^b 다음엔 재환이도 데리고 나올게요!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3
헐헣허럴ㅜㅠㅠㅠㅠ작가님 귤껍질을기억하시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ㅠㅠㅠ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직가님완전오랜만이에여!ㅠㅜㅜㅜ근데진짜너무좋다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본격원식이의짝사랑으허어어ㅠㅠㅠㅠㅠ풋풋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환이를위해축구부를포기하고미술부로..진짜너무풋풋하고좋네요ㅠㅠ그리겈ㅋㅋㅋㅋㅋㅋㅋㅋ선생님별명이그림지옥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ㅋ진짴ㅋㅋㅋ웃곀ㅋㅋㅋㅋㅋ작가님다음편진짜너무보고싶어요ㅜㅜ잘보고가요♡♥
10년 전
마침표
귤껍질님 오랜만이에요 ^_^!
당연히 기억하고 있지요 잊을리가요 ~ 오랜만에 만나니 더 반갑습니다♥
그림지옥 미술선생님은 수업에도 잘 안들어오신다는 소문이 있어요 (속닥속닥)

10년 전
독자4
와ㅠㅠㅜ 저 오늘 처음 보는데 느낀 짱짱 좋네요ㅠㅠㅠㅠ미술쌤은 그림지옥 ㅠㅠㅠㅠㅠ축구 포기한 식이는 재환이랑 행쇼?ㅋㅋㅋ 다음편 보러 갈께요~
10년 전
마침표
독자님 덧글에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아마 행쇼..하겠지요^_^?
10년 전
독자5
흐엉 랍켄ㅠㅠㅠㅠㅠㅠㅠㅠ식아 이제 그렇게 재환이한테 말걸고 서서히 다가가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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