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재탕...)
제가 너무 기쁜 마음에 브금도 사진도 안넣고 확인 눌러버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 이번 편은 포인트 없이 올릴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
#6
알바에 가기 전, 재환이네 부모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반찬을 줄테니 끼니 거르지 말고 잘 챙겨먹으라고 하셨다. 재환이네 집은 항상 따뜻했고 화목했다. 혼자 사는 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 괜히 내가 더 기쁘고 신났다. 재환이네 어머님은 항상 밝고 연세가 무색할 정도로 유쾌하신 분이였다. 나도 언젠간 시간나면 부모님 뵈러 가야지.
"어머님 고맙습니다. 꼭 챙겨먹을게요."
"학연이 보면 너무 기특하다. 성격도 싹싹하고. 딸 있으면 딱 사윗감인데!"
"아효 어머님도 참. 이만 가볼게요!"
"그래. 잘 가. 우리 재환이 잘 부탁하고."
내가 나가려는데 집이 시끄러워 졌다. 홍빈이가 친구를 대려온 모양이다.
"아들 왔어."
"안녕하세요 어머님. 홍빈이 친구 김원식이라고 합니다. 늦은 시간에 실례가 되는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너가 원식이구나! 홍빈이한테 말 많이 들었어. 이홍빈이 집에 오면 너 얘기만 하더라."
"그런걸 왜 얘기해? 쓸데없이."
젊다, 젊어. 홍빈이도, 홍빈이 친구도 너무 예뻐보였다. 둘이 꼭 붙어 있는 모습이 예전의 나와 택운이의 모습같았다. 집에 들어가는데 문득 택운이가 보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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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디 푸르던 나뭇잎들은 벌써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 갔다. 그리고 오늘도 역시 택운이가 왔다. 문이 열리자 들어오는 익숙치 않은 한기에 몸을 떨었더니 택운이가 나를 흘긋 노려봤다. 그러고는
"이제 가을이니까 따뜻하게 입고다녀. 감기걸리지 말고."
라고 살짝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택운이가 나를 걱정해줬다. 간신히 가라앉은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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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자를 좋아하던 남자를 좋아하던 그런건 상관없다. 주위에서 나를 어떻게 볼 지도 신경쓰지 않는다. 단지 차학연이 좋을 뿐이다. 옛날에는 왜 몰랐을까. 내가 왜 차학연의 고백을 거절했을까. 좀 더 부드럽게 말하지 못했을까. 돌려말하지 못했을까. 그 때 내가 더 어른스러웠다면 아마도 우린 지금쯤 가장 친한 친구로 남을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더 나아갈 수 있었을텐데. 지금이라도 차학연은 나를 받아줄까.
마음을 정리했다. 답은 단 하나였다. '나도 차학연을 좋아한다.' 오늘 나는 차학연에게 갈 것이다. 그리고 사과와 함께 내 마음을 전할 것이다. 9년 전, 나에게 먼저 용기내준 차학연처럼.
실패해도, 또 다시 우리에게 9년이란 공백이 생겨도 상관없다. 지금은 그냥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기회는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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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 사이 바닥에는 소복소복 눈이 쌓였고 우리의 관계도 하나 둘씩 쌓여가며 회복되고 있었다. 전화번호도 교환하고 같이 놀러도 다니고. 놀라운건 전화번호도 내일 시간이 있는지더 택운이의 입에서 먼저 나온 얘기였다. 9년 전 그 때 처럼 우리는 다시 친구가 되었다. 나는 더 바라지 않는다. 이 관계가 유지되기만을 원한다. 내 욕심으로 다시 9년의 공백이 생기지만 않았으면 한다.
항상 택운이가 나를 찾아줬다. 편의점 앞에서 날 기다려주고 쉬는 날에는 만나자며 연락을 해줬다. 그에 보답하기 위해 오늘은 내가 먼저 택운이를 우리 집으로 초대했다. 꾸민 듯 안꾸민 듯 차려입고 주방 의자에 앉아 택운이를 기다렸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현관으로 가서 빵끗 웃으며 문을 열었다.
"어서와!"
택운을 맞이하는 순간 열린 문 사이로 재환이와 눈이 마주쳤다. 오늘따라 기분이 나빠보여 아는 척 하지 못했다.
"택운아, 여기 앉아."
"응."
"밖에 많이 춥지."
"조금."
"배고프겠다. 조금만 기다려. 내가 맛있는거 해줄게!"
냉장고와 찬장을 열어 갖가지 재료들을 꺼냈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연습하고 질리도록 먹은 스파게티를 만들어 예쁘게 접시에 담아내었다.
"맛있겠다."
"정말? 다행이다."
밝게 웃어보이자 택운이도 나에게 살짝 웃어주었다. 함께하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7
"택운아." "야."
"먼저 말해..."
"아냐. 너 먼저 말해."
"나 별 얘기 아니야."
고백하기로 마음먹었으면서 별 얘기 아니라고 거짓말 해 버렸다. 으으 차학연 이 멍청아. 할 수 없이 택운이의 말이 끝나고 나서 이야기를 하게 됐다.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은데...
"학연아."
"응?"
"그게..."
"......"
"내가 미친 것 같겠지만. 내가 너 좋아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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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물음표 난사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다. 어떻게 표현을 해야하지. 대충 정리해보자면 내 마음은
1. 놀랐고
2. 당황스럽고
3. 기뻤다. 날아갈 정도로.
이렇게 변해갔다. 주위는 고요하고 내 머리는 뒤죽박죽이고 볼은 점점 빨개지고 심장은 쿵쾅거리고 정작 정택운은 미동도 없고. 내가 잘못들은걸까. 하지만 너무 생생한걸. 볼을 꼬집어 보니 너무 아팠다. 진짠가봐. 어떡해.
"대답... 해줘..."
"......"
"... 지금도 너가 날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좋아... 아직도..."
다시 정적.
깊게 한숨을 쉬고는 나를 끌어안아오는 택운이다. 향도 품도 모두 그대로야.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16살 부터의 나의 짝사랑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됐다.
본 이야기가 끝이 났네요!! 항상 제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
정말 감사했습니다 재미도 감동도 없지만 끝까지 지켜봐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내일, 내일모레 각각 번외 두 편을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감사드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라세ㅠㅠㅠ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