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면 모든 것은 구부러지기 마련이다. 그 도도했던 벼마저도. 퍼렇게 뻗었던 생머리도. 팽팽하게 움직이던 애교살도. 무뚝뚝하다 하였던 입술도 환하게 구부러졌다.이젠 평탄했던 배마저 구부러진다. 발톱을 깎으려보니 도도록히 튀어나온 배가 나를 막은다. 동그랗게 몸을 움츠려보지만 세월이 쌓아놓은 짐들은 쉽사리 비키지 않는다. 낑낑거리며 애써 발톱깎이를 들이밀지만 손댈수 있는건 겉부분 뿐. 똑똑거리며 잘려나가는 발톱처럼 이 세월도 분지러지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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