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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l조회 783l 1











딩동.





이른 아침 도어벨 소리에 레옹은 눈을 찌푸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가 다시 앉았다.너무 졸렸기 때문이다.
레옹은 다시 잠에 들어야지 생각하며 고래를 살짝 쓰다듬고 눈을 스르륵 감았다.
하지만 보복이라도 하는 듯 연속으로 딩동,딩동,딩동,딩동 네 번 울려오는 신경질적인 소리에 결국 레옹은 까만 안경을 벗고 모자를 덮어쓰면서 일어나 신발장으로 다가갔다.
물론 레옹은 킬러였기 때문에 장난감 총을 챙기는 준비성과 현관문에 달린 구멍 사이로 살펴보는 세심함을 잊지 않았다.
구멍 사이론 새까만 정수리만 보일 뿐,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그도 그럴 것이,레옹의 현관문 구멍은 레옹의 키에만 맞게 제작되었기 때문이다.건축가 나와라.
일단 나보다는 키가 작군,레옹이 생각했다.그렇다면 경계심을 풀어도 되겠다.레옹은 장난감 총을 츄리닝 바지 주머니에 대충 쑤셔넣었다.
살펴보는 동안 벨이 한 번 더 울렸다.레옹은 열어주지 말아야지 결심하고 몸을 돌려 화초개로 다가갔다.
화초개는 닫혀진 커튼 앞에서 조용히 자고 있었다.몇 초 후에 도어벨이 딩동딩동딩동딩동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러면 화초개가 깨고 도어벨이 고장 날 지도 모른다.어떤 미친놈이야!레옹이 생각하고 현관문으로 걸어가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




문 앞에 서 있는 건 다름 아닌 여자애였다.
여자애는 검고 긴 머리카락에 고릴라 인형을 껴안고,한 손에는 왠 종이뭉치를 쥐고 있었다.
입을 꾹 닫고 자신을 쳐다보는 기대에 부푼 눈빛을 보고 레옹은 왠지 모르게 겁이 났다.
레옹은 집을 잘못 찾아온 것 같아,말하고 문을 재빠르게 닫았
지만 여자애가 발을 뻗어 문이 닫힘을 막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다.레옹은 눈물을 머금었다.





"킬러죠?"

"어..어떻게 알았어?"





여자애는 구겨진 종이뭉치를 펴 레옹의 눈 앞에 펼쳐 보였다.
종이엔 '살인청부업자 고레옹을 고용하세요'라고 적혀 있었으며,오른쪽 하단엔 레옹의 집 주소,전화번호,레옹의 계좌번호가 쓰여 있었다.
레옹은 아..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얼마 전 고객이 너무 줄어서 레옹이 방방곳곳 붙이고 다닌 광고지였다.
레옹은 킬러랍시고 행동 하나하나엔 조심을 기울였지만 정작 이런 건 생각하지 못 했다.
그럼에도 경찰이 찾아오지 않은 이유는,레옹은 이미 경찰들 사이에서 유명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잡아야 하는 존재로 유명한 게 아니라,벌레 하나 못 죽이는 무능한 킬러로.
때문에 경찰들도 이 광고지를 보고 아,쟨 안 잡아도 돼.말로만 킬러거든.하면서 무시했다.즉,깍두기였다.
이건 킬러인 레옹의 입장에서는 꽤 굴욕적인 것이다.다행히도 레옹은 몰랐지만.
여자애는 다시 종이를 구겨 아무렇지 않게 땅바닥에 버렸다.레옹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이걸 여기다 버리면 어떡해!말하며 종이뭉치를 주웠다.
여자애가 왜요?들킬까봐?라고 묻자 레옹은 아니,지구가 아파.라고 답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레옹이였다.귀엽다.






"그런데 날 왜 찾아온 거야?"

"살인청부업자시라면서요."

"응..."

"아주,아주 능력있는 킬러죠?"

"무..물론이지."

"그럼 사람 좀 죽여주세요."






어린 게 벌써 그런 생각을...레옹이 얼어붙었다.
여자애는 살짝 열린 현관문 사이에 얼굴만 빼꼼 내민 레옹을 올려다보더니 좀 들어갈게요,라고 말했다.
그리곤 레옹이 대답하기도 전에 집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레옹이 아니..안ㄷ..라고 말 해 봤지만 이미 늦었다.여자애는 아무렇지 않게 부엌 식탁 의자에 앉아 레옹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레옹이 신발장을 내려다보았다.여자애의 보라색 운동화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정리정돈의 정 자도 모르는 애인 듯 했다.
쫒아내야 하는데,쫒아내야 하는데..레옹이 되뇌였다.그렇지만 역시 마음이 너무나도 약한 레옹은 어느 새 덩달아 식탁 의자에 앉아 있었다.





*



"그래서..그..음..이름이 뭐야?"

"사람 죽여달라니까요?"

"...일을 처리하기 전에 통성명은 해야지."

"마틸다."

"그렇구나..밑에 ㅇ이 없는 거 확실하지?"

"?"

"아냐..."






레옹은 손에 든 종이뭉치를 아무렇게나 휴지통에 던져 넣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마틸다가 고릴라 인형을 만지작거리며 건너편에 있는 휴지통을 멀리 기웃거렸다.레옹이 어색하게 웃으며 마틸다의 시야를 막았다.
휴지통을 보게 해선 안 된다.이제까지 클린을 실패한 흔적이 전부 그곳에 있으니까.마틸다는 자신이 매우 유능한 킬러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다행히 마틸다는 별 관심이 없는 듯 시선을 돌렸다.
레옹이 냉장고에서 우유팩을 꺼내 마틸다의 눈 앞에 흔들여 보였다.마실래?라는 제스처였다.마틸다는 고개를 저었다.
레옹은 싱크대에서 유리컵을 가져와 우유를 따랐다.






"흰우유 싫어해요."

"...애기 입맛이구나."

"흰우유를 좋아하는 게 애기 입맛 아니에요?"

"아냐.싫어하는 게 애기 입맛이지.초코우유나 바나나우유는 좋아할 거 아냐?"

"....그건 그렇고,우유 다 마신 거 같은데요.."





레옹은 마틸다의 말을 듣고 손에 들린 유리병을 내려다보았다.
텅 빈 우유팩에서 흰 우유가 두 방울 정도 떨어질 뿐,유리컵은 채워지질 않았다.
아 맞다,어제 우유 다 마셨지.레옹이 생각했다.새로 사는 걸 깜빡했네.
레옹은 고래를 빗고 하하 웃으며 우유팩을 냉장고 안에 집어넣었다.
자신을 멍하게 보는 마틸다의 눈빛을 애써 피하며 레옹은 대화의 화제를 돌렸다.






"근데 죽이고 싶은 사람은 왜...집안에 무슨 일이 생겼구나.그 고릴라 인형은 남동생거겠고."

"...아닌데요?집안 멀쩡하고 남동생은 없어요.오빠는 있지만."

"...그래?그럼 왜 그 사람을 죽이고 싶은 거야?"

"이름이 맘에 안 들어요."

"이름?"

"네.그 사람..이름이 곽부용이거든요."

"......"

"죽여주세요."





마틸다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아마 곽부용이라는 이름에 대해 엄청난 불만을 품고 있는 듯 했다.
레옹은 식은땀을 닦고 비장한 표정으로 마틸다의 어깨를 잡았다.






"마틸다.그러면 안 돼."

"?"

"사람의 이름을 가지고 그 사람을 죽이는 건 옳지 않은 행동이야."

"..."

"난 곽부용씨를 죽여주지 않을 예정이다."



물론,죽일 수도 없지만..레옹이 속으로 덧붙였다.



"알겠어요."

"........?"

"안 죽이죠 뭐."



마틸다가 고개를 끄덕이곤 어깨에 놓인 손을 치워냈다.
너무나 쉽게 포기하는 마틸다를 보고 레옹은 어안이 벙벙했다.
마틸다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눈썹을 까딱였다.



"관두는 거야?"

"네.전 포기가 빠르거든요."


내 화초개도 포기가 빠른데,레옹이 입을 열려다 말았다.마틸다는 화초개가 뭐냐고 물어볼 것이 뻔했다.
마틸다는 식탁에 고릴라 인형을 올려놓고 의자에서 폴짝 내려와 레옹의 앞에 섰다.레옹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덩달아 일어났다.
마틸다는 레옹의 앞에 손을 내밀었다.레옹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돈 주세요."

"도..돈..?"




삥 뜯기는 건가,레옹은 속으로 생각했지만 몸은 이미 마틸다에게 만원을 건네고 있었다.
킬러가 한낱 여자아이한테 삥을 뜯기다니...레옹이 머리를 쥐어 감쌌다.고래가 앞뒤로 흔들렸다.
마틸다는 만원을 받아들고 뒤돌아 현관문으로 총총 뛰어갔다.



"가는 거야?고릴라 놓고 갔....."

"우유 다 마셨잖아요.우유 사 올게요."

"응?응..."

"기다려요."

".....잠깐만!"

"?"

"두 팩 사와...."

"....알았어요."

"잠깐!"

"?"

"빨간색 통으로 사 와야 돼."

"당연하죠."





마틸다는 보라색 운동화를 아무렇게나 구겨 신고 긴 머리카락을 거슬린다는 듯 만지며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순서가 바뀐 듯 했지만 뭔들 어쩌랴,상관 없었다.
레옹은 식탁에 가만히 앉아 우유를 기다렸다.
우유는  젖으로,백색이며 지방, 단백질, 칼슘, 비타민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영양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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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가 높으면 뭐 해 맛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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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는 병맛












 
독자1
레옹 저 ㅂ신.... 마틸다는 귀엽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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