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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Lovely D.O. 전체글ll조회 1188l













"잠깐 쉬었다 가겠습니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스태프의 말에 조명을 받으며 세트장에서 포즈를 잡고 있던 루한이 촬영장 한켠에 마련된 대기실로 향한다.

피곤한 몸을 소파에 기대고 앉아 물을 들이키다 유리로 된 탁자에 놓여있는 자신의 핸드폰으로 손을 뻗었다.

어디 연락온 곳이 없나 싶어 전원버튼을 누르니 밝게 화면이 켜지면서 카톡 몇 개와 문자 몇 통이 왔다는 알림이 뜬다.

대략 누가 보낸것일지 뻔히 짐작이 가는지라 얼른 확인하고 답을 보내려는데 그 새를 못참고 루한의 손 안에서 핸드폰이 진동을 하며 울린다.










"여보세요?"



- 촬영했어?



"응. 지금 잠깐 쉬는 시간이라 대기실 들어왔어"



- 화보 찍는다고 했지?



"응. 밥은 먹었어?"



- 아직. 그래서 말인데, 형네 촬영장 놀러가도 돼?



"뭐?"



- 왜? 무슨 문제 있어?



"아니, 그건 아닌데... 너 안바빠?"



- 나 오늘 스케쥴 없다고 했잖아. 흐흐... 그럼 나 놀러간다?



"자..잠깐!! 겨..경수야...!!"










이미 끊겨버린 전화에 대고 안타까움에 경수의 이름만 불러대던 루한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핸드폰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본다.

생전 촬영장에 얼굴을 들이미는 일이 거의 없던 경수가 왜 하필 날을 골라도 오늘 루한의 촬영장에 오겠다고 하는건지 할 수만 

있다면 촬영을 펑크내고 나가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평소같았으면 루한도 두 팔 들고 환영하며 오매불망 경수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겠지만 오늘은 사정이 좀 다른 것이었다. 루한 역시 촬영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안 사실이지만 오늘 찍는 화보는 

단독화보가 아닌 여배우와 함께 찍는 화보였던 것이다. 먼저 컨셉을 잡고 상의할 때에는 분명 루한 혼자 찍는 단독 화보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오늘 와서보니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는 젊은 여배우 역시 당연한 듯 촬영장에 한 쪽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게 아닌가.

본래 조용하고 혼자 있기를 즐기는 루한으로선 이런 상황이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더군다나 자신에겐 상의라던가 한 마디 통보도 없이-게다가 루한은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톱스타인데 말이다- 이렇게 맘대로 컨셉을

바꿔버린 감독이 마음에 들리 없었다. 하지만 워낙에 겸손하고 조용한 루한인지라 그저 감독에게 지나가듯 '단독 화보인 줄 알았는데요' 하고

말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점은 여배우와 함께 촬영하는 루한을 경수가 알기라도 한다면 분명 단단히 삐쳐버릴 것이란 사실이었다.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으로 보여지는 경수는 내성적에 말도 별로 없고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사생활에 대해서 나름 깨끗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연예인 중 하나지만 본래 경수는 질투가 많고 집착이 조금 심한 편이었다.

물론 겉으로는 표정관리하며 철저하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겠지만 후에 루한에게 닥칠 후폭풍은 제대로 무서운 것이라서 루한은 벌써부터

경수의 반응을 떠올리며 후덜덜 떨기 시작했다. 일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경수도 프로이니만큼 루한의 스케쥴에 관해서 터치하지 않았지만

루한이 이리 걱정을 하는 이유는 첫번째로, 얼마 전에 안면도 없는 이 여배우와 어이없는 스캔들 기사가 터졌기 때문이고, 두번째로는

일전에 루한이 분명 단독화보라고 말했는데 오늘 경수가 와서 보게 될 장면은 여배우와 붙어서 촬영을 하는 자신의 모습이었기에 마치

루한이 본의 아니게 경수를 속인 것 처럼 보일 것임에 분명했다. 항상 서로 촬영 전에 미리 어디에서 촬영을 하고 있는지 말해줬기 때문에

그걸 기억하고 있을 경수는 곧 루한의 촬영장으로 찾아올 것이 틀림없었다.










"무슨 걱정 있으세요?"



"어? 아니..."



"근데 표정이 왜..."



"아... 촬영장에 경수가 온대"



"도경수씨요?"



"응"



"근데 표정이 왜그러세요?"










옆에서 지켜보던 세훈 세훈이 걱정스럽게 묻자 루한이 고갯짓으로 어느 한 곳을 가르키며 한숨을 내쉰다.

이에 고개를 돌린 곳에 메이크업을 수정하고 있는 여배우가 눈에 들어오자 곧 알겠다는 듯 세훈 역시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역시 루한과 마찬가지로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시려구요?"



"뭘"



"도경수씨 오시면..."



"뭘 어떡해. 내가 뭐 죄졌나..."










그렇게 당당한 사람이 아까부터 왜 그리 불안한 눈치인건데.

세훈이 그리 생각하거나 말거나 경수가 왔을 때의 상황을 이리저리 떠올리던 루한은 타이밍 좋게 

손 안에서 울리는 진동에 화들짝 놀라 수신자를 확인할 새도 없이 냅다 전화부터 받았다.










"여보세요?"



- 어 형. 나 거의 다 도착했어



"벌써?"



- 마침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아직 쉬는 시간이지?



"어..."



-알겠어. 금방 갈게










역시 어두운 표정으로 통화를 마친 루한이 생각보다 빠른 경수의 행동에 어찌하면 좋을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뭐 딱히 뾰족한 수가 나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형님"



"왜"



"도경수씨 그대로 오신답니까?"



"어..."



"그럼 못오게 막으시던가 잠깐 나가서 둘러대고 보내십쇼"



"어떻게 둘러대..."



"일단 전화라도 해보시지 말입니다"










세훈의 말에 루한이 들고 있던 핸드폰의 화면을 켜 경수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 어 형. 왜? 나 지금 가는 중인데



"나 지금 촬영 시작한다고 해서 너 와도 못볼 것 같은데 그냥 가면 안될까?"



- 그런게 어딨어... 나 지금 거의 다 왔다니까?



"와도 너 기다리게 할까봐서 그러지. 끝나고 형이 너네집으로 갈게. 응?"



- 아냐 괜찮아. 내가 뭐 애도 아니고 나는 촬영 안해봤나? 형 끝날 때까지 구석에서 조용히 있다가 같이 가면 되지



"그래도... 내가 너 오면 불편해서 그래"



- 형 뭐 촬영장에 애인이라도 숨겨놨어? 왜그래?



"야 내가 널 두고 무슨 바람을..."



- 그럼 됐네 뭐. 나 이제 진짜 다 왔어. 촬영장에서 봐? 끊어










루한의 부탁아닌 부탁에도 기어코 촬영장에 오겠다며 바득바득 우긴 경수는 이번에도 매정하게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










"진짜 이 고집쟁이를 어떻게 말려"



"오신답니까?"



"그렇댄다. 어떡하냐"










제발 경수가 별 탈 없이 조용히 넘어가주길 바라며 몇분 째 마시고 있던 종이컵 입구 부분만 잘근잘근 

씹어대던 루한은 저 멀리서 웅성대는 소리에 번쩍 고개를 들고 주위를 살폈다.










"오신 것 같은데요"



"어..."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난 루한이 촬영장 입구 쪽으로 향하며 땀이 베어나온 손을 바지에 슥슥 문질렀다.

역시나 그 곳엔 양 손에 간식거리를 잔뜩 들고 수줍게 미소지으며 눈알을 굴리고 있는 경수가 서있었다.

곧 루한을 발견한 경수가 눈에 띄게 반갑다는 듯한 표정으로 살갑게 웃으며 루한에게 다가왔다.










"나 왔어 헤헤. 안 바빠?"



"아니... 곧 촬영 시작인데..."



"근데 왜 그렇게 땀을 흘려? 더워? 아님 어디 아파? 이거 마셔"










루한의 얼굴을 걱정스레 살피던 경수가 들고있던 꾸러미에서 음료수 하나를 꺼내 루한에게 내밀었다.

두 손으로 음료수를 받은 루한을 지나쳐 경수가 스탭들에게 가져온 간식들을 나눠주기 위해 촬영장 안으로 들어간다.

어우.. 어쩌지 어쩌지.. 하며 경수를 막아세우지는 못하고 본의 아니게 쫄래쫄래 경수의 뒤를 쫓아가는 모양새가 된 

루한이 제발 여배우와 경수가 직접적으로 마주치지 않기만을 빌고 또 빌었다.

아니, 여배우와 접촉신이 없기만을 바라며 경수의 뒷통수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갑작스레 멈춰선 경수에 멍하니 걷던 루한이 경수의 정수리에 얼굴을 들이받고 코를 감싸쥐었다.










"아야... 경수야?"



"형"



"엉?"



"저거, 뭐야?"










조용히 경수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옮긴 루한은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 곳엔 메이크업을 모두 마친 여배우가 붉은빛의 드레스를 입고 감독과 촬영컨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저 여자가 왜 여기있어?"



"어? 그게..."



"같이 촬영하는거야?"



"그러니까 그게, 나도 단독화보라고 알았는데... 분명 사전 미팅에서는 감독님이 그러셨단말야..."



"근데?"



"아니 근데... 오늘 촬영장 와보니까... 상의도 없이 투샷으로 여배우랑 같이 찍으시겠다고..."



"나한텐 단독화보라며"



"그러니까... 나도 그런 줄 알았어. 오늘 알았다니까...?"










점점 굳어지는 경수의 표정에 루한이 안절부절 못하며 눈치만 살피다가 어깨에 살짝 손을 올리는데 경수가 그 손을 매섭게 쳐내고 돌아섰다.










"경수야...?"



"아까 전화했을 때 미리 말해줄 수도 있었잖아. 설마 나 계속 못오게 하려고 한 이유가 이것때문이야?"



"아니... 다짜고짜 온다니까 나도 당황해서..."



"나 속이려고 한거야?"



"아니!! 당연히 아니지... 말 하려고 했어.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니까?"



"하- 내가 뭐 형이 여배우랑 같이 화보 찍는다고 뭐라고 하면서 화라도 내?"










지금 내고 있잖아요





이것저것 복합적인 이유로 단단히 삐친듯한 경수가 손에 들려있던 간식거리를 그 자리에 내려놓더니 다시 촬영장 입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경수야 어디가..."



"집"



"왜..."



"여기 오는거 꺼려했으니까 지금이라도 가려고. 촬영 잘 해"



"네가 그렇게 가버리면 난 어떡해..."



"뭘. 둘이서 촬영 잘 하라구. 난 빠져줄테니까"










계속해서 걷는 경수에 결국 루한이 경수의 팔목을 잡고 자신쪽을 보게 돌려세웠다.










"일단 있어봐. 응? 너 이렇게 가버리면 나 일에 집중 못하는거 알잖아. 

이왕 왔으니까 나 빨리 끝내고 같이 가자. 같이 가면서 얘기 해. 응?"



"......"



"형이 미리 말 못한건 미안한데, 정말 몰랐어. 알았으면 미리 너한테 얘기 했을거야. 

네 말대로 내가 여배우랑 촬영한다고 너 못하게 하고 안그러잖아. 그치?"



"대신..."



"응 말해"



"다음부턴 이 감독이 화보찍자고 하면 찍지 마. 자기 맘대로 상의도 없이 이러는게 어딨어"



"베테랑이 아니고 초짜래. 이번 촬영이 다섯손가락 안에 꼽나봐"



"그런 초짜가 어떻게 형같은 연예인을 모델로 세워?"



"그러게... 돈이 많나봐. 빽이 있거나..."










경수에게 나긋나긋하게 아이 달래듯이 얘기하며 슬슬 경수를 촬영장 안으로 다시 데리고 들어간 루한이 

자신의 대기실 소파에 경수를 앉혔다.










"너 온거 아무도 모르는 것 같으니까 굳이 인사하지 말고 여기 얌전히 있어. 촬영만 끝나면 금방 갈거니까. 알겠지?"



"어차피 형 촬영하는거 여기서 다 보여"



"그래그래. 다 보고 있어"










팔짱을 끼고 맘에 안든다는 듯 소파에 푸욱 기대어 앉은 경수가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눈 밑까지 올려 감싸고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었다.

때마침 다시 촬영을 재개하겠다는 감독의 외침에 루한이 주위를 휙휙 둘러본 뒤 경수의 볼에 촉- 소리가 나게 입을 맞추곤 대기실을 나섰다.

새로운 세트를 조금 손보느라 대기시간이 지체됐다고 미안하다며 사과한 감독이 곧 여배우와 루한에게 다음 찍을 컷의 컨셉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여배우가 자꾸만 루한에게로 가까이 붙어 슬금슬금 피하며 경수의 눈치만 보던 루한이 곧 들려오는 감독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해서 루한씨랑 둘이 연인 컨셉으로..."



"네?"



"왜요? 뭐 문제 있나요?"










네 문제 있어요. 그것도 아주 많이...





식은 땀을 흘리며 경수에게로 고개를 돌리자 먼 거리라서 대화내용은 듣지 못한 모양인지 여전히 부동자세의 

경수가 루한을 주시하고 있는게 보인다. 여자랑 같이 촬영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런 반응인데 연인 컨셉으로 

찍는다는걸 알면 경수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안봐도 뻔했다. 차라리 오전에 연인컨셉을 찍고 지금 각각 개인컷을 

찍었으면 좋으련만 어째 루한의 바람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촬영에 루한 역시 슬슬 짜증이 밀려올라왔다. 

경수의 말이 아니라도 다시는 이 감독과 촬영하지 않으리라 다짐한 루한이었다.










"몇 컷이나 찍으실건가요?"



"한 스무컷 정도? 잘 나온걸로 뽑아서 다섯개 정도 실을 생각인데"



"그럼 다섯컷만 가죠. 잘 나온거 뽑을 필요 없이"



"아니 왜요?"



"이제와서 이런 얘기 하기 뭐하지만 감독님께서도 사전에 여배우랑 같이 찍으신단 말씀 안해주셨잖아요.

개인화보로 알고 온건데 막상 와서보니 이런 식이면 곤란하죠. 감독님 덕분에 제가 지금 좀 난처한 상황이거든요.

그리고 빨리 끝날 것 처럼 말씀하시고 이렇게 늦게까지 지체되면 어떡합니까"










루한의 말이 틀린건 하나도 없었던지라 감독은 그저 입을 꾸욱 다물었다.










"대신 분량 하나 촬영할 때 마다 5분 씩 휴식하죠"










묵묵히 듣고 있던 감독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여배우를 쳐다보니 역시 별 불만 없다는 듯 알겠다는 표시를 해온다.

어쨌든 루한 덕에 스무컷 찍을 것을 다섯컷으로 줄였으니 촬영시간은 훨씬 단축될 듯 했다.

계속해서 촬영준비를 하는 동안 루한은 다시 대기실에 있는 경수에게로 향했다.










"무슨 얘기 했어?"



"다음 촬영 컨셉... 근데 그게 연인컨셉이라서..."



"... 가서 하고 와"



"그래도 돼?"



"그럼 뭐 안하고 집에 갈거야? 그런거 아니잖아"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퉁명스레 얘기하는 경수에 루한이 무어라 더 말하려 입을 열다가 경수의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대신 다섯컷만 찍기로 했어. 많이 찍는건 너도 싫지? 너무 붙지도 않을게. 살짝 터치만 있을거야. 응?

그리고 하나 찍을 때 마다 5분 씩 휴식시간 달라고 했어"



"알겠으니 찍고 와 이럴 시간에"



"잘 봐"










사정이 어쩔 수 없다는건 알지만 아직도 루한이 자신을 속이려고 했다는 사실에 조금 뚱한 듯한 경수였다.

루한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경수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고 세트로 향했다.

곧 프로답게 자세를 잡는 루한에게 여배우가 자꾸 터치를 가하는게 보이자 경수의 미간이 씰룩거리며 구겨진다.

형은 내껀데... 중얼거리는 경수를 옆에 서서 바라보는 세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는데 한 신(scene)이 끝난건지 루한이 대기실로

돌아오는게 보인다. 코디가 주는 옷으로 갈아입고 헤어스타일을 살짝 손 본 루한이 코디와 세훈을 내보내고 대기실의 문을 닫았다.










"뭐야?"



"잘 봤어?"



"뭘"



"나 촬영하는거 잘 봤냐고"



"아주 자알 봤지"



"그으래?"



"ㅁ...뭐야... 왜 그런 표정으로 봐"










한 쪽 입꼬리를 올려 비식 웃은 루한이 점점 몸을 숙여 소파에 등을 기대고 있는 경수에게로 다가가자 경수가 몸을 움츠리며 

슬금슬금 몸을 뒤로 젖히며 루한을 피한다. 점점 그 한계가 다다른 듯 이내 풀썩 소파 팔걸이에 머리를 댄 채로 등을 기대고 

누운 자세가 된 경수가 목도리 위로 두 눈만 동그랗게 내놓은 채 루한을 멀뚱멀뚱 쳐다본다. 고개를 경수의 얼굴 앞까지 내민 

루한이 두 눈을 마주보며 씨익 웃어보인 뒤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갑자기 왜 그래!!"



"내가 뭘?"



"이... 씨이... 누구 들어오면 어쩌려고..."



"내가 이럴 줄 몰랐어?"



"그, 그럼 어떻게 알아...!!"



"어? 아까 잘 봐두라고 했잖아"










그제서야 루한의 말 뜻을 알아차린 경수의 볼이 붉게 물들었다. 루한은 아까 여배우와 촬영했던 포즈를 

그대로 경수에게 똑같이 실행했던 것이다.










"ㅃ..뽀뽀는 안했잖아"



"내가 그 여자랑 그런걸 왜 해. 애인이 여기 이렇게 두 눈 부릅뜨고 있는데. 이건 너니까 진도 조금 더 뺀거고"










참... 루한씨 화 풀어주려고 여러모로 애쓰시네요...










"벌써 5분 다 됐다. 다음 컷도 잘 봐둬? 똑같이 해야하니까"










경수가 무어라 말 하기도 전에 윙크를 날린 루한이 여유롭게 웃으며 문을 열고 대기실을 나섰다.

안절부절 쩔쩔맬 땐 언제고 이젠 능글맞게 경수를 놀려먹을 생각을 한 것인지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촬영에 임하는 루한을 보자니 어째 경수가 당한 듯 싶다. 가벼운 터치만 있을거라던 루한의 말과는 

달리 감독은 뭐가 그리 요구하는게 많은지 이런 기세로 나가다간 둘이 입이라고 맞출 듯 싶어 경수가 

뚫어져라 둘의 동선을 주시한다. 이번에도 역시 곧장 대기실로 돌아와 아예 문을 닫아버린 루한이 입고 

있던 의상을 하나하나 벗기 시작했다.










"ㄸ.. 또 뭐야...!! 갑자기 옷은 왜 벗어..."



"다른 의상으로 갈아입어야 하니까"



"ㅇ... 아아..."



"무슨 상상을 한거야 우리 경수?"










상의를 탈의한 채 거울을 통해 경수의 얼굴을 흘끔 바라본 루한이 몸을 돌려 경수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이내 경수의 앞에 어두운 그림자가 생기고 루한이 손 끝으로 경수의 턱을 들어올려 자신을 바라보게 한 뒤 자신 또한 점점 고개를 숙인다.










"ㅎ.. 하지-"



"쉿- 이번에는 입술에 입맞출거야"



"누구 들어와...!!!"



"아무도 안 들어와. 혼자 옷 갈아입는다고 했어. 혹시 몰라서 문도 잠궜고"



"아흐..."










마침내 경수의 입술까지 내려온 루한이 그 입술을 단박에 덮어버렸다.

부드럽게 느껴지는 따스한 체온에 경수가 서서히 눈을 감고 다물려있던 입술을 열자 기다렸다는 듯 루한의 혀가 미끄러지듯 들어간다.

행여 꺾여진 경수의 고개가 아플 새라 자그마한 뒷통수를 한 손으로 감싸고 자신에게 끌어당긴 루한이 순순히 끌려온 경수의 눈높이에

맞게 테이블에 걸터앉아 입맞춤을 이어나간다. 한동안 질척이는 소리를 만들어내던 두 입술이 서서히 떨어지자 루한이 경수의 강아지털같은

머리를 부슬부슬 흐트러뜨렸다.










"5분 지났겠다... 빨리 옷 갈아입어야겠네"










소파에 앉아 자신의 눈치만 보는 경수를 뒤로하고 재빠르게 의상을 갈아입은 루한이 대기실 문고리에 손을 얹었다가 뒤돌아서며 말한다.










"다음 컷도 잘 봐두는거 잊지 말고?"



"ㅈ.. 잠깐..."



"왜?"



"이씨..."










루한이 의아한 듯한 표정으로 경수를 바라보자 결심했다는 듯 경수가 속사포처럼 말을 꺼냈다.










"다음 컷부터 5분 씩 쉬지 말고 그냥 이어서 빨랑빨랑 찍어...!!"



"왜? 해볼게 얼마나 많은데..."



"알았어!! 알았다구... 나 이제 화 다 풀렸으니까 자꾸 나 골리면서 이런 짓 하지 말고... 끝내고 집에 가자... 응?"



"골려주려는거 아닌데. 그냥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건데..."



"아 무튼!!"










부끄러워 소리치는 경수에 루한이 알았다는 듯 경수에게로 다가와 품에 슬쩍 끌어안는다.

가만히 안겨있는 경수의 볼을 쓰다듬은 루한이 대기실 문을 반 쯤 열다말고 경수만 들릴 듯한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대신 뒤에 하려고 했던건 집에서 몰아하기?"



"시끄럽고 빨리 가...!!"



"그래. 다음 컷 찍고 또 올게"



"ㅇ... 아... 알았어!!! 집에가서 뭘 하던 실컷 해!! 그러니까 빨리 가버려...!!"










경수의 외침에 피식 웃은 루한이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보내곤 대기실을 나섰다.

그 틈에 대기실로 들어온 세훈이 경수와 루한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다 얘기한다.










"무슨 얘길 그리 오래 하십니까?"



"저 인간한테 또 당했어..."



"네?"



"그런게 있어요. 몰라도 돼요..."










경수가 그러거나 말거나 루한은 남은 세 컷의 촬영분을 끝내고 얼른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 어느 때 보다 

열성적으로 촬영에 임했고, 경수는 그런 루한의 눈을 피해 호시탐탐 촬영장을 빠져나갈 기회만 엿봤다는 소문이...












(오랫동안 잠수를 탔던 징어 한마리가 주뼛쭈뼛 미끄러져 들어온다)

오랜만이예요 정말... 제가 이렇게 오래 잠수를 탔는지도 사실 몰랐다는....(미안해여..)

그동안 좀 바쁘기도 하고 여행도 다녀오고 하다보니까 글 쓸 시간도 없고 그래서..흡흡...

영화배우 루한이랑 한창 주가 올리는 가수 겸 배우 도경수씌... 곧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

도배우의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테니까요!(기대기대)

사실 이걸 업뎃하고 또 언제 올지 장담은 못하지만... 어차피 저 기다려주신 분들은 안계셨겠죠(징무룩)

저는 그럼 다시 사라질게요 뿅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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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독자2에요ㅠㅜㅜㅜㅠ와...달달달달 이런소재도너무좋은거같아오ㅠㅠㅠ
10년 전
Lovely D.O.
그대ㅠㅠ오랜만이예요ㅠㅠ달달물 저도 참 좋아해요 그게 제 주전공이기도 하고..ㅎㅎ이번에도 봐주셔서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2
좋당.....루디 흔하지 않은데 달달하고 좋네요 잘 보고 갑니다ㅠㅠㅠ
10년 전
Lovely D.O.
맞아요 루디도 정말 별로 없어서...ㅠㅠ달달하시다니 다행이예요!!봐주셔서 감사해요: )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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