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te - High without your love (Acoustic ver)
다짜고짜 이런말을 하면 어떻게 들릴런지 모르겠다. 나는 잘산다. 뭐 아주 엄청난 재벌 이런 건 아니어도 먹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게 치킨이든 초밥이든 구애받지 않고 먹고 입고 싶은 옷이라면 명품은 그 달 나가는 돈을 좀 아껴서, 쇼핑몰 옷은 눈치 보지 않고 사서 입을 수 있는 정도는 됐다.
근데 우습게도, 내가 돈이 넉넉한 집 딸이라는 걸 눈치 채는 데에는 한참이 걸렸다. 일단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중학교가 전부 있는 집 애들만 다니는 곳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알고 지낸 22년지기들이 엄―청난 재벌이었기 때문이었다.
전용기를 타고 비행기에서 샴페인을 따고 건물을 빌려서 놀고 섬을 생일선물로 주고… 그런 삶이 잘사는 집 사람들의 삶이고 나는 평범한 축인 줄 알았지. 사실은 나도 라스베가스 카지노에서 잭팟 터뜨린 유명 배우 어머니와 전국에 수백개의 체인점을 두고 있는 아버지의 딸이었는데도. …잠깐, 설마 나 '엄청난 재벌'축에 끼는 걸까? 22년만에 다시금 내 정체성이 확립되려는 순간이었다.
"야, 윤소아! 파리 가자!"
"갑자기?"
"뭐 어때. 갑자기 가고 싶어졌어. 여권만 들고 나와!"
"미친놈아 짐은 싸야할 거 아냐!"
"에이 웬만한 거 별장에 거의 다 있고 옷은 거기서 사면 되잖아~ 얼른!"
…아냐. 난 엄청난 재벌 아니야. 무조건 아니야.
김석진 (30)
화면만 보고 연예인인 줄 알았다가 밑에 굵은 글씨로 뜨는 'BKA 장남, 조용히 해오던 선행 밝혀져…' 같은 자막을 보고서야 이 사람이 그 존나 잘생겼다는 BKA 후계자야?! 하고 소리치게 되는 미모의 소유자. BKA 회장 이름이랑 얼굴은 몰라도 김석진의 이름과 얼굴은 아는 사람이 수두룩.
소아에게는 잘생기고 착한 아는 오빠. 나머지 형제들에게는 나 대신 귀찮은 후계자 자리 맡아준 고마운 형. 짬이 나면 가족이 아니라 소아와 시간을 보낸다. 소아보다 8살 연상이었기 때문에 소아의 기억이 선명해질 즈음에는 이미 완성형이던 사람. 요즘 부쩍 소아를 보며 '다 컸네' 라든지 '소아야 오빠는 연애 결혼 할거야.' 같은 말을 한다.
김남준 (27)
하나만 알면 RM 브랜드 수석 디자이너, 둘까지 알면 RM 브랜드 CEO, 셋까지 알면 BKA 차남. 일찌감치 패션 사업을 하겠다며 BKA의 후계권을 형에게로 밀어버린 사람. 패션 업계에 종사하면서도 사생활이 깨끗하기로 유명.
하지만 소아와 형제들에게는 '얘가 어떻게 수석 디자이너와 CEO를 하고 있는 걸까…' 라는 평가를 받는다. 분명 똑똑하고 유능한데 어딘가 허당이다. 디자이너의 꿈을 가진 후부터 지금까지 '소아 웨딩드레스는 내가 만들게 해줄래?' 나 '내 신부님 웨딩드레스는 내가 만들고 싶어.' 라는 말을 자주 꺼냈다.
김태형 (22)
美친 외모의 남배우, 라는 말 앞에 항상 붙는 수식어는 '취미로 배우하는' . 그리고 그 말대로 내킬 때 작품 받아서 연기하고, 내킬 때 학교 나가서 휘젓고 다니다가 내키면 여행가는 삶을 사는 중.
소아와 형제들에게 공통적으로 듣는 평가는 '으이그 이 철부지야, 철 좀 들어라!'. 본인은 내키는대로 먹고 살 능력이 있으니 그걸 즐기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석진이나 김형제의 아버지는 그에게 작은 자회사 하나라도 맡기고 싶어하지만 경영 같은 건 딱 질색이라고 온 몸으로 거부한다. 즐거워도 짜증나도 슬퍼도 소아와 함께!가 인생 모토인 듯 싶다.
윤소아 (22)
일반인이 보기에는 의심의 여지 없이 부잣집 따님인데 그걸 깨닫기에는 주변 환경에 더 잘 사는 부르주아가 너무 많다. 좋아하는 음식은 초밥, 좋아하는 스포츠는 승마. 백화점보다는 인터넷 쇼핑을 즐기는데 딱히 절약 정신이라기 보다는 그냥 나가는 게 귀찮아서다. 사진과 글쓰기 중에 글을 선택한 것도 비슷한 이유.
태어날 때부터 김가네 세 아들과 아는 사이라 셋이 다 대단한 사람인 걸 알아도 거리감을 잘 못 느낀다. 오히려 세 형제들이 대학 생활을 하며 본인의 인생을 살고 있는 소아에게 거리감을 느끼며 외로워 하는 중. 여러모로 하하버스 탑승자라고 불린다.
반갑습니다 벚뮬입니다XD |
안녕하세요! 인티에 글을 쓰는 건 처음이라 많이 어색하구 쫌 불안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현재 고3이라 정식적으로 연재하는 건 아마 입시가 끝난 다음이 될텐데 그래도 중간중간 단편이든 다음편이든 찾아올 수 있으면 오겠습니다! 잘부탁드려요o(〃'▽'〃)o |